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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5월 03일 08시 09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07월 16일 14시 07분 KST

여자가 "No"라고 말하면 정말 No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기간에 나는 섭취하는 음주량을 확인하고 혼자 돌아다니지 말라는 소리를 끊임없이 들었다. 오해하지는 말길 바란다. 그건 굉장히 유용한 조언이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그 방식은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여성이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여성에게 성폭행 당하지 않는 법을 말하는 대신, 왜 우리는 남성에게 성폭행을 하지 말라고 말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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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언젠가 친구와 함께 얘기하던 중 대학교 내 성폭행이 대화 주제로 떠올랐던 적이 있다. 나는 성폭행으로 기소돼 처벌받은 몇 명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내 친구는 "아, 남자애가 성폭행한 게 아닐 거야. 그 여자애가 분명히 고주망태가 됐다가 아침에 후회한 거겠지. 매번 그렇지 뭐" 라고 말했다.

"맞아!" 또 다른 친구도 맞장구를 쳤다. "매번 그런 식이라고. 여자애들이 완전 야하게 입고선 남자애들 파티에 가서 술에 맘껏 취하는 거지..."

위 발언을 한 내 친구들 모두 19세의 여성이라고 내가 언급했던가?

이들의 말을 들으며 내 친구들이 성폭행 피해 여성을 매춘부와 같이 묘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그 순간 나와 같은 여성인 그들이 성폭행 문화를 당연시하는 것에 대해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슬펐다. 성폭행에 대한 이런 광범위한 인식 때문에 성폭행을 당한, 혹은 잠재적 성폭행 피해자가 오히려 의심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서글펐다. 성폭행에 대한 이런 인식이 계속된다면, 결국 진짜 피해자는 고립되고 신고조차 못하게 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만약 내가 성폭행의 피해자가 돼도 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을 거라는 사실이 나를 슬프게 했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성폭행 신고 중 거짓 신고는 단지 2% 미만이라고 한다. (자료 인용: 로저 윌리암스 대학교, 2012)

성폭행을 피해자의 잘못으로 보는 시선은 약간 미묘한 방식으로 우리의 문화에 존재한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기간에 나는 섭취하는 음주량을 확인하고 혼자 돌아다니지 말라는 소리를 끊임없이 들었다. 오해하지는 말길 바란다. 그건 굉장히 유용한 조언이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그 방식은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여성이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왜 우리는 남성에게도 똑같이 말하지 않는가? 왜 여성을 대상으로 한 反성폭행 캠페인은 없는가? 여성에게 성폭행 당하지 않는 법을 말하는 대신, 왜 우리는 남성에게 성폭행을 하지 말라고 말하지 않는가?

나는 우리가 남성들에게 무엇이 성폭행인지에 대해 교육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법률상 술에 취했다고 판단된 사람과 성관계를 맺으면 성폭행으로 여긴다. 나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기간에 이와 같은 교육을 통해 성관계를 맺는 당사자들 간의 합의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로빈 시크의 주문과도 같은 노래 '흐릿한 경계'처럼 명확하지 않은 상태로 되돌아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

여성이 그만두라고 말할 때면, 정말로 그만둬야 한다는 것을 젊은 남성에게 가르치는 건 어떨까? 아니면, 여성이 (혹은 남성이) 의식을 잃을 만큼 술에 취했다면, 그 상황을 이용하기보다는 그들을 도와주도록 가르치는 건 어떨까?

성폭행 예방 노력에 있어서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여성에게 피해자가 되지 않는 법을 가르치기보다는 성폭행 가해자를 만드는 현문화를 공격하도록 가르치는 건 어떨까?

나는 미래의 내 딸이 성폭행에 대한 두려움 없이 거리를 맘껏 활보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 그리고 나는 매춘부 같이 입었다는 세간의 시선 없이 내가 입고 싶은 옷은 마음대로 입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성은 자신의 충동을 조절하지 못한다는 소리는 구식일 뿐만 아니라 불쾌하기까지 하다.

성폭력 인식 주간을 맞아 익명의 독자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공유해주었다. 특히 월요일에 공개된 이야기는 나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누가 그 이야기를 썼든, 나는 그분에게 갈채를 보낸다. 자신의 이야기를 우리와 공유해 준 당신의 행동은 굉장히 용기 있는 것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 이야기를 접한 독자라면 성폭행 피해자를 우리 문화에 만연한 편견과 비난이 아닌 연민과 사랑으로 대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 글은 성폭력 인식의 달을 맞이해 미국 허핑턴포스트가 기획한 시리즈를 번역한 것이다. 미국판에 실린 관련 글은 여기서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