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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4월 12일 09시 28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11월 06일 06시 02분 KST

다 큰 아들의 빨래를 해주는 엄마가 진짜 문제다

Jim Corwin via Getty Images

난 14번째 생일 선물로 배꼽 피어싱과 세탁기 돌리는 법을 배웠다.

이젠 아이가 아니라며 내 빨래는 내가 해야 한다는 것이 엄마의 주장이었다. 그 순간부터 난 내 속옷을 포함한 모든 옷의 진정한 주인이 되었다. 그리고 너무 두려웠다.

그런데 이런 내 경험이 사춘기 통과 의례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어른이 된 후에야 깨달았다. 빨래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는 20세가 훌쩍 넘은 내 Y 세대 남자친구들은 아직도 일주일에 두 번씩 세탁된 빨래가 자기 침대 위에 마술처럼 나타나는 것을 당연히 생각한다. 그들의 찌든 와이셔츠는 표백되고 더러운 시트는 드럼 세탁기로 들어간다. 그런데 옷이나 침구류를 더럽힐 나이가 됐다면 빨래를 혼자 할 수 있는 나이도 됐다는 뜻이 아닌가?

내가 아는 어느 엄마는 아들들이 빨래하는 것을 반대하는데, 잘못 건드려 세탁기를 고장낼까봐 걱정됐다고 한다. 또 한 엄마는 독립한 아들보고 대신 빨래를 해주겠다며 주말마다 집에 가져오라고 한다. 놀랄 일도 아니지만, 그의 여동생은 같은 제안을 못 받았다.

내가 지금 아무 과장 없이 이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이 나를 슬프게 한다.

아이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양육에 대해 조언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자식을 어떻게 갖든, 먹이든, 키우든 상관 안 한다. 다만 엄마들이 아들의 노예처럼 구는 것은 그만하라고 호소하고 싶다. 왜냐면 그런 이상한 환경 아래서 자란 당신의 아들을 책임져야 할 사람이 우리 세대의 여성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여성도 가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구호가 시끄럽게 울리는 2016년 현재에도 여자는 손해를 보고 있다. 어느 2012년 연구에 따르면 여자아이들이 남자아이들보다 30%나 가사 가담율이 높은데도 용돈은 덜 받는다고 한다. Y 세대 여성은 자기들의 엄마가 직장, 양육, 가사를 동시에 운영하는 것을 보고 자란 반면 우리 남자 형제들은 직장에 다니는 아빠가 집에 돌아와 발을 탁자에 올리고 쉬는 것을 보고 자랐다. 따라서 그런 유형이 어른이 된 지금에 재현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난 딸에게는 주방일을 도우라고 하면서 아들은 채소를 잘 못 자르거나 뭘 깰까봐 주방에서 쫓아내는 엄마들을 많이 안다. 여자친구 중에 하나가 사귀는 남자친구의 집을 방문했을 때 일이다. 그 집 엄마는 컴퓨터 게임을 하는 아들은 놔두고 내 친구에게 저녁 준비를 도와달라고 했다. 남자친구도 와서 도우라고 했더니, 그의 엄마 왈: "내버려 두렴. 제는 요리할 줄 몰라."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우리 집도 마찬가지다. 크리스마스 만찬이 끝나면 청년들은 묘하게 사라지고 주방 뒤치닥꺼리는 여자들 몫으로 남는다.

문제는 이런 대접에 익숙해진 남자는 미래의 아내나 여자친구 입장에서 함께 살기 어렵다는 거다.

그런 남자를 만나면 여자에겐 전혀 이상적이지 못한 3가지 선택이 주어진다. 바닥에 굴러다니는 더러운 수건과 싱크대에 쌓인 그릇을 무시하든지(사랑에 빠진지 얼마 안 됐다면 약간 옹졸하게 느껴질 수 있음), 치울 때까지 남자친구에게 잔소리를 하든지, 아니면 대신 치워주는 거다.

정말로 이상한 것은 남자친구가 설거지나 요리 같은 아주 평범한 집안일을 거들었을 때, 그를 칭찬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내가 그보다 두 배는 더 오래 일하고 돈은 반밖에 안 버는데도, 그가 내 의무를 대신해줬다는 듯이 말이다.

이건 옳지 않다. 다 큰 남자에게 와이셔츠 표백하는 방법, 오븐 청소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은 내 책임이 아니다. 또 남자보고 퇴근 후 슈퍼에 들려서 우유 좀 사 오라고, 또는 내가 늦으니 저녁 준비를 먼저 시작하라고 부탁하는 것을 내가 미안해할 이유가 없다.

세탁기 돌리는 것, 그릇 씻는 것은 배우기 힘든 일이 아니다. 아들들에게 그런 기본적인 집안일을 가르치든지 아니면 우리 엄마처럼 혼자 깨달을 때까지 내버려둬야 한다.

몇 달 동안 고약한 냄새를 피울 수도 있고 속옷을 뒤집어 가며 입는 상황이 될 수도 있지만, 언젠가는 세탁기에 흰색과 짙은 색을 함께 넣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울 거다. 아무도 오줌에 찌든 바지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도 깨달을 거다.

안 바뀐다면? 상관없다. 당신(엄마)의 문제가 아니지 않나.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AU의 'Mothers Who Do Their Sons' Laundry Should Be Hung Out To Dry'(영어)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