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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 04일 13시 16분 KST | 업데이트됨 2015년 08월 04일 13시 19분 KST

터키가 아마겟돈으로 변하고 있다

터키의 현재 상황은 세상의 종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가 모르는 척하는 동안 터키를 시리아로 가는 '지하드 고속도로'로 바꿔놓은 극단적 이슬람주의자들은 이제 터키 내부에서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지난 주 국경 도시 수루치에서 ISIS와 관련된 폭탄 테러로 민간이 32명이 사망한 지금, 터키는 더 이상 ISIS의 위협을 무시할 수 없다. 공식적으로 집계된 바로는 700명의 터키인이 ISIS 조직 내에 있으며, 이스탄불과 앙카라 등 주요 도시에 수십 개의 ISIS 조직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런 도시의 주민들은 최근 며칠 간 공공 장소에서 언제 폭탄 테러가 일어날지 모른다는 경고 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걸로는 부족하다는 듯이, 지난 주에는 2년 반 동안 유지되었던 PKK(쿠르드족 반군 쿠르드 노동자당)와 터키의 휴전도 끝이 났다. 수루치 테러(지난 20일 IS가 처음으로 저지른 대규모 자폭테러. 최소 30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쳤다) 사고의 희생자들은 대부분 젊은 쿠르드 활동가들이었다. PKK는 이에 대한 응답으로 테러 이후 터키 경찰 2명을 살해했다. 불과 며칠 뒤 터키 전투기들이 이라크 북부의 PKK 캠프를 공습해, 지난 30년간 4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터키의 악몽과 같은 내전 재개를 암시했다. 터키의 현재 상황을 이해하려면 지난 4년간 시리아에서의 터키의 대외 정책을 살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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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대통령의 수렁: 시리아

터키의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이 2011년부터 고수해온 시리아 정책은 터키 역사상 가장 큰 대외 정책상의 재난이었다. 2011년에 아랍권 봉기가 일어났을 때, 터키 정부는 사우디 아라비아, 카타르와 함께 터키 남부 캠프에서 시리아 반군들을 무장시키기 시작했다. 에르도안과 다부토을루 외무장관은 아사드 정권에 맞선 무력 봉기가 있을 것이고, 카다피 독재 정권이 미국과 나토의 공습으로 무너졌듯, 아사드 정권은 몇 달 안에 공습에 굴복할 것이라고 계산했다. 그렇게 되면 아사드의 빈 자리는 AKP의 후원을 받는 시리아의 무슬림 형제단이 채울 것이다. 에르도안은 스스로를 시리아의 해방자라고 생각하며 즐거워했고, 2012년에는 곧 다마스커스의 '우마야드 모스크에서 기도를 올리게 될 것'이라고 호언했다. 다부토을루는 터키가 새로운 중동의 '주인이자 지도자'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에르도안이 기대했던 서방의 공습은 일어나지 않았다. 1982년의 하마 대학살 이후 세력을 회복하지 못했고 대중적 인기도 높지 않았던 시리아의 무슬림 형제단은 곧 무대에서 아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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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IS의 등장

시리아의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극단적 이슬람주의 집단들이 터키, 사우디 아라비아, 카타르의 지원을 받기 시작했다. 이 세 국가의 연합이 '시리아의 친구들'이라고 불린다는 것은 의도하지 않은 아이러니다. 한편 시리아에서 ISIS의 힘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 터키와 IS 사이에 은밀한 관계가 있다는 주장이 무수히 나오고 있다. 지난 주의 가디언 기사에 의하면, 미국 특수 부대가 지난 5월에 시리아 동부에서 펼친 군사 작전에서 ISIS가 터키에 휘발유를 판매한 정황이 담긴 '수백 종의 플래쉬 드라이브와 문서'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 기사에서는 '터키 정부와 ISIS 고위급들 간에 직접적인 거래'가 있었음은 이제 '부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작년 6월부터 석 달 간 모술에서 인질로 잡아두고 있던 터키 외교관 49명을 석방했을 때 어떤 조건을 요구했는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에르도안 본인이 그 사건은 '정치적, 외교적 흥정'이었다고 묘사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특히 터키는 2014년 9월에 조직된 반 ISIS 연대에 참여하기를 거부했고, 터키 국경에서 불과 몇 백 미터 떨어진 시리아 마을 코바네가 ISIS에게 점령당하는 것을 터키 군은 느긋하게 구경만 하고 있었다.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자 터키 내 쿠르드 족은 격분했고, 곧 전국적으로 폭동이 일어나 30명 이상이 사망했다.

터키가 최근 ISIS와 싸우기로 결정한 것은 터키 내 ISIS의 공격뿐 아니라 시리아 내의 새로운 국면에 대한 대답이기도 하다. ISIS는 터키와 시리아의 900km에 달하는 국경의 땅 대부분을 잃었다. 현재 이 지역 절반은 시리아의 PKK 지부인 PYD(시리아 민주동맹당)의 손에 넘어갔다. 그러므로 반 ISIS 작전을 펼치는 터키는 아직 ISIS가 점령하고 있는 국경 지역을 PYD가 아닌 자유 시리아군 등 다른 이슬람 그룹에게 넘기려 한다. 이런 그룹들이 가로 100km, 세로 40km에 달하는 이 지역을 장악하게 되면, 터키는 이곳을 200만 시리아 난민들을 위한 안전한 피난처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그를 통해 터키는 시리아에 영향력 있는 군사 지대를 만들고 싶어 하고, 시리아 북부를 비행 금지 지역으로 만드는 것에 대한 러시아의 거부권을 피해 갈 수 있다. 이것은 터키가 지난 3년 동안 요구해오던 일이다. 한편 터키는 미국에게 '인시를릭 공군 기지'(İncirlik Air Base)를 ISIS에 대한 공습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이곳은 시리아에서 가장 가까운 미군 기지다.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지 4년이 되었고, 에르도안은 서로 싸우느라 바쁜 과격 분파 여남은 개로는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아사드를 끌어내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게다가 이란에서 받은 상처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미국은 아사드의 후임이 누가 될지 명확하지 않다면 정권 교체를 지원할 리가 없다. 그러나 아사드를 즉각 퇴임시킬 수 없다 해도 에르도안은 시리아 내에서 더 큰 영향력을 갈구하고 있다. 터키가 구상하고 있는 안전 지대는 시리아 최대 도시 알레포 외곽 근처까지 확장될 것이다. 터키가 지원한 반란 세력이 알레포를 통제하게 된다면 에르도안에게 있어서는 아주 큰 홍보 상의 승리가 될 것이다. 다마스커스 정복에 실패하고 국내에서 손상된 정치적 이미지를 회복하지 못한 데 대한 아차상 정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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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장난

지난 주에 터키 군은 이라크 북부의 PKK 캠프들을 공습하기 시작했다. ISIS와 PKK를 상대하는 두 개의 전쟁이 개시된 셈이다. PKK와 30년 동안 싸우며 비정규 게릴라군과 전쟁을 해서 이기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배운 터키로선 위험한 선택이다. 한편 터키는 6월 7일 선거에서 집권당이 의회 다수를 점하지 못한 뒤 AKP 정부가 임시로 집권하고 있는 상태다. 터키가 재앙 직전에 와 있는 지금, 에르도안 대통령은 문제 해결보다는 자신의 권력 확보에 더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간 에르도안은 사실상의 대통령제를 만들며 터키의 '선출된 술탄'이 되려고 해왔다. 그러나 그의 기대와는 반대로 유권자들은 AKP를 다수당으로 만들어주지 않았다.

PKK와 전쟁을 벌임으로써 AKP는 PKK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쿠르드 족 HDP(터키 쿠르드계 야당인 '인민민주당')를 터키 사회에서 고립시키려고 하는 것이 분명하다. HDP가 6월 7일 선거에서 거둔 주목할 만한 성공 - 터키는 전국에서 지지율이 10%가 넘어야 의회에 진출할 수 있는데, 쿠르드 당이 10% 이상의 지지율을 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은 AKP가 의회에서 다수를 점하지 못한 큰 원인이었다. 에르도안은 HDP 의원들 일부가 테러 지원 혐의로 재판을 받을 거라고 선언했다. 1990년대 쿠르드 족 의원들이 투옥된 것을 연상시키는 이 무서운 발표는 HDP를 불법화하려는 명백한 시도로 보인다.

에르도안은, 연합 정부 구성에 실패하고 11월에 때 이른 선거를 치러야 된다면, 커져가고 있는 국수주의와 반 PKK 정서의 도움으로 AKP가 의회에서 다수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수 있다. 요컨대 에르도안과 AKP는 주저하지 않고 당리당략을 국가 안보보다 우선시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터키와 터키인들이다.

*본 기사는 허핑턴포스트 US의 'Turkey Is on the Road to Armageddon'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