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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16일 07시 13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11월 16일 14시 12분 KST

'새천년'의 송영길과 광주, 그리고 5·18

연합뉴스

송영길 전 인천시장이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무소속 천정배 의원 지역구인 광주 서구을에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출마 의사를 밝혔으며, 새정련에서도 송 전 시장을 광주 서구을에 공천하는 것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는 취지의 보도가 있었다. 아시다시피 천정배 의원은 현재 새정련에 대항하는 야권 신당을 준비 중이다. 따라서, 송영길 전 인천시장과 같이, 인천에서 세 번이나 국회의원에 당선되었고, 인천시장을 지낸 거물 정치인이 천 의원의 지역구에 출마하여 그와 맞설 소문이 있다는 것은 천 의원의 신당의 싹을 잘라 버리려는, 현재의 새정련 지도부와 송 전 시장의 뜻이 맞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하는 이들이 많을 것 같다.

실제로 위 기사에 따르면, "야당 핵심 관계자는" (이 기사를 보도한 조선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야당에 대한 광주·전남 민심의 이반에는 '호남 출신 차세대 주자가 없다'는 상실감이 깔려 있다"며 "송 전 시장과 새로운 인물들의 투입은 광주의 분위기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송 전 시장 역시 조선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후방(호남)이 무너진 상황에서는 전방(수도권)에서 제대로 전투를 수행할 수 없다"며 "서울과 인천에서 야당이 승리하려면 호남의 분열부터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 것을 보면, 천정배 의원의 지역구에 출마하여 신당 바람을 잠재우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송영길 전 인천시장은 11월 12일에는 광주시의회 기자실을 찾아서 천정배 의원을 직접 거론하며 "광주시민은 경고와 심판의 의미로 천 의원을 당선시켜준 것이지 야당을 분열시키고 신당을 만들라는 뜻이 아니었다"며 "에너지가 있으면 대여투쟁에 집중하고 당내개혁에 동참하는 게 낫지 불필요하게 정당을 만들어 운영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는 언론보도도 있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송 전 시장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당을 채울 인력이 없으니 조직 논리상 손을 벌리게 되고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 정운찬 전 총리에게 구걸하면서 무슨 신당이 되겠느냐"며 "결국에는 정당을 유지하려고 돈 있는 사람, 때 묻은 사람이 들어가게 돼 목적이 없어지는 딜레마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고까지 한다고 했다. 다만, 송 전 시장은 광주 출마 의사는 뚜렷이 밝히지 않고, "2017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느냐 고민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고 한다.

그런데, 송영길 전 시장이 다른 곳도 아니고 광주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더군다나 천정배 의원의 신당에는 "결국에는 정당을 유지하려고 돈 있는 사람, 때 묻은 사람이 들어가게 돼 목적이 없어지는 딜레마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말까지 하였다고 하니, 필자로서는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에 광주에서 일어났던 송 전 시장이 관련되었던 어떤 사건(?)이 떠오르지 않을 수가 없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특히나 새정련의 현 지도부에서는 송영길 전 시장을 차세대 호남인물군으로 보는 모양인데, 이 사건에 대해서는 제대로 검토나 하고 그런 고려를 하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아래 당시 상황을 재구성한 것은 (달리 표시하지 않는 한)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보도한 한겨레21의 고(故) 구본준 기자님의 기사에 거의 전적으로 힘입은 것이다.

송영길 전 시장은 2000년 5월 18일의 광주민주항쟁 20돌을 하루 앞둔 17일 당시 집권당인 새천년 민주당의 초선 국회의원으로서 광주를 찾았다. 당시 송 전 시장과 광주를 방문한 이른바 386 정치인들 중에서 현재도 활발히 활동하며 눈에 띄는 이들은 이종걸(현 새정련 원내 대표), 우상호 의원(지난번 새정련 당 대표 선거 출마), 임종석 서울시 정무 부시장 등이다. 이들은 광주민주항쟁 희생자들께서 묻혀 계신 망월동 구묘역을 오후 1시께 참배했으며, 참배자들 중에는 이른바 '통일의 꽃'으로 불렸던 임수경씨(현 새정련 국회의원)도 있었다. 당시 유학 중이던 임 의원은 전야제 행사의 사회자로 초청받았기에 광주에 온 것이었고, 참배를 마치고는 전야제 행사 준비를 위해 당시 광주에 있던 전남도청 앞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송영길 전 시장은 남은 사람들과 함께 망월동에서 나와 광주비엔날레를 참관한 뒤 광주 시내의 일송정이라는 식당에서 저녁 7시까지 간담회를 한 후 금남로 도청 앞에서 열린 5.18 전야제에 참석하였다고 한다. 송 전 시장 등은 당초에는 전야제에 참석한 후 숙소인 금수장호텔에서 '정치개혁-초선의원이 해야 할 일'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 예정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송영길 전 시장은 새천년민주당 초선의원들의 세미나 장으로 가지 않았다.

송영길 전 시장은 대신에 새천년 NHK 단란주점으로 갔다.

더군다나 술값도 이 단란주점의 주인이 모두 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여성 접대부가 '술시중'까지 들었다고 한다.

이러한 당시 상황을 증언하여 준 사람은 바로 임수경 의원이다. 동석자 중 한 사람의 권유로 전야제 행사 후 다른 사람들과 모임을 갖고 있던 임수경 의원은 아마도 당시 전도유망했던 송영길 전 시장과 다른 386 출신 새천년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초선의원들이 정치개혁을 위하여 해야 할 일'에 대해서 토론 중이라고만 생각하였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임수경씨는 경악스러운 상황에 마주치고 만다. 임수경씨의 증언을 직접 보자.

방에 들어서자 여자 접대부 여럿이 중간중간 함께 앉아 술시중을 들고 있었고, 한 참석자는 '부르스'를 추느라 내가 들어온 것을 모르고 있었다. 송영길 당선자는 마침 노래를 부르다가(뒤에 송 당선자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부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어서 오라'고 맞았다.

다른 날도 아니고 광주민주항쟁이 일어났던 5월 18일에, (임수경씨가 도착한 것이 자정 무렵이었다니 이미 5월 18일이 되었을 것이다), 다른 곳도 아닌 광주시내 한복판에서('새천년 NHK' 단란주점은 전남도청에서 걸어서 5~6분 거리인 광주그랜드호텔 바로 옆에 있었다고 한다), 당시 전도 유망하던 초선의원 송영길 의원이 보여준 모습이었다.

임수경씨는 당연히 격분했고 (누가 그 자리에서 격분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이 내용을 2000년 5월 24일 새벽 1시께 386세대들의 모임 중의 하나인 '제3의 힘' 홈페이지에 올렸으며, 이 모임에서 해당 글을 삭제했음에도 불구하고(이것이 우리를 더 슬프게 한다), 송영길 전 시장을 비롯한 386 국회의원들의 추태는 널리 알려지고 만다. 송영길 전 시장 역시 한 인터뷰에서 "아가씨도 들어오고 노래도 한곡씩을 부르고 박수도 쳤다"며 접대부가 동석한 것을 실토했다"고 한다.

수꼴 날라리(쿨럭;)에 지나지 않는 필자가 송영길 전 시장이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치인이 되어야 한다고 감히 주장할 입장은 전혀 되지 못한다. 다만 송영길 전 시장은 지금도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하여, 야권의 통합을 간절히 원하고, 정권교체가 제1의 목표라고 힘주어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민주화를 위해서 광주민주항쟁을 통하여 가장 큰 희생을 한 광주에서, 다른 날도 아니고 바로 광주민주항쟁이 일어났던 날인 5월 18일에 다른 건 모르겠고 광주의 민주영령들을 최소한이라도 존중할 마음이 있었다면 위 기사 속의 송 전 시장과 같은 태도는 보여서는 안 되는 것 아니었을까? 그리고 새정련의 현 지도부도, 안 그래도 호남에서 대표인 문재인 의원의 지지도가 폭락 중이라는데, (대중의 짧은 기억력을 믿는 것인지), 다시 "호남 출신 차세대 주자군"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곳도 아니고 바로 그 광주에서 송영길 전 시장을 국회의원 후보로 내다니, 그들은 과연 광주를, 5.18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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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송영길 전 인천시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 역사교과서 국정화 및 민생복지 축소 저지 결의대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