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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01일 14시 11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10월 01일 14시 12분 KST

'안철수가 부산에서 출마해야 하는 이유'가 해괴한 이유

김의겸 선임기자님은 평생을 민주화를 위해 싸워 온 투사들이 군정종식이라는 대의 앞에서도 이루지 못했고, 그리고 독재자 이승만의 3선 개헌을 저지해야 한다는 대의 앞에서도 남은 야당 후보한테 표를 던지지 말고, 그냥 무효표를 만들어 이승만 3선 개헌 계속 가자는 셈인 말을 했던 반독재 투사들도 못했던, 대선 후보 자진 사퇴와 단일화, 그리고 상대 후보의 선거운동 돕기라는 3단 콤보(뭐래니?)를 시전했던 안철수 의원에게 그걸로는 부족하다, "단일화 과정이 석연치 않았"고 "뭔가 흔쾌하지 않았던 모습"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시쳇말로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말을 반사시켜 주고 싶은 울컥하게 만드는 막걸리가 아닐 수 없다;;

연합뉴스

필자주(註) : 필자는 새정치연합의 안철수 전 대표님의 팬을 자처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 글은 안철수 의원님을 지지하는 편파적인 입장에서 쓰여졌음을 미리 알려 드린다. 하지만 필자는, 필자가 이 글에서 비판하는 한겨레신문의 아래 칼럼이 새정련 주류의 시각을 지지하면서도 짐짓 중립적인 양 그것을 감춘 것에 반하여, 이 글은 필자의 그러한 입장을 투명하게 드러냈다고, 즉 투명하게 편파적이라고 자부한다. 물론 연예인들의 팬이라는 사람들이 그 대상이 된 스타와의 관계에서 대개 그렇듯이 이 글도 안철수 의원님과는 전혀 관계없는 필자 개인의 시각에서 쓰여진 것이고 모든 책임은 필자에게만 있다.


필자가 구독 중인 한겨레신문의 선임기자라는 김의겸이란 분은 오늘자 신문에서 "안철수가 부산에서 출마해야 하는 이유"라는 글을 통하여 서울 노원병을 지역구로 하여 당선된 새정치연합의 안철수 의원이 내년 4월로 예정된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기존의 지역구를 버리고, 부산에서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 글에서 김의겸 선임기자님은 지난 주 한겨레신문 토요판에 실린 외부 필자인 정치 컨설턴트 박성민의 글을 비판하겠다고 하면서 얘기를 꺼낸다.

그런데 "안철수의 부산 출마"란 이 글에서 처음 주장한 것이 아니라 새정치연합의 이른바 혁신위원회는 얼마 전 발표한 소위 인적 쇄신안에서 그간 새정치연합의 당 대표를 지낸 사람들은 새정치연합의 지지도가 열세인 지역에 출마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고, 혁신위원인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조국 교수는 특히나 안철수 의원은 (현재의 지역구인 노원병을 버리고) 부산에서 출마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즉 김의겸 선임기자님이 안철수 의원의 부산 출마를 주장한 것은 이러한 혁신위의 주장을 반복한 것인데, 혁신위의 그러한 방안은 혁신위를 구성하여 "권한을 위임"하였다는 현재 새정련의 당권을 쥐고 있는 문재인 대표 및 그 추종자들(김의겸 선임기자님의 글에서도 나오는 이른바 '친노'세력)의 입김이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김의겸 선임기자님의 '안철수 부산출마론'은 그 논리의 정합성이나 사실의 과장과 왜곡, 그리고 견강부회의 정도가 너무 심하여 글을 다 읽기조차 참담하기 그지 없는(그럼에도 필자는 이 글을 쓰기 위하여 꾹 참고 여러 번 읽어야만 했음, 쿨럭;) 수준이다.

우선 김의겸 선임기자님의 글 중에서" 찢어진 당을 이제 겨우 꿰매 놓았더니 또다시 실밥이 터지려는 시점이다. 공천이 불안한 세력들은 여전히 문재인 대표에게 돌을 던지려고 벼르는데 마침 안철수가 나선다."라는 부분부터 살펴 보기로 하자. 김의겸 선임기자님의 글만 놓고 보면 김의겸 선임기자님은 "1. 새정치연합의 분열(찢어진 당)은 나쁜 일이다. 2. 문재인 대표는 그러한 분열을 종식시켰다(꿰매 놓았더니)."는 입장처럼 보인다. 분단국가 국민으로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 노래 부르며 하다못해 식당에 가서도 메뉴를 "통일"시키는가 하면, 야권 지지자로서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유리한 여당에 맞서기 위해서는 야당은 연대하고 통합해야 한다는 논리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꽤 소구력이 있어 보이는 주장이다.

그런데 김의겸 선임기자님은 도대체 야권 내부에서 분열 즉 의견 차이가 왜 발생하였는지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그는 야권에 왜 "문재인에게 돌을 던지려고 벼르는" 사람들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문재인 대표는 지난 2월 이기는 야당을 만들겠다면서 당 대표에 출마하여 막판에 경선룰을 바꾼 것이 아니냐는 논란 속에서 당선되었다. 그러나 당 대표가 되고 나서 처음 치른 4.29 재보궐 선거에서 문 대표는 4 대 0으로 참패한다. 참패한 지역구 중에서는 새정련의 텃밭이었던 광주와 서울 관악을도 포함되어 있었다. 얼마나 참담한 패배였는지 문 대표의 서울(응?) 집에서도 통곡 소리가 흘러나왔다는 보도까지 있을 지경이었다.

정당은 정권 획득을 목적으로 하는 조직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당이 정권을 잡는 방법은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선거에서 패배한 정당은 당연히 패배한 선거를 이끌었던 지도부를 교체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더군다나 "이기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공언하였던 문재인 대표의 경우에는 퇴진하라는 요구가 거세진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대표는 퇴진을 거부했고, 대신에 이른바 혁신위원회라는 것을 만들어 당을 혁신하겠다며 자신의 책임론을 비껴 나갔다. 선거에 패배한 정당이 선거에 이기는 방향으로 혁신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인, 선거에 패배한 지도부를 교체하는 방법을 거부하고 고른 길인지라 당연히 이에 대해서는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김의겸 선임기자님은 새정치연합 내에서 왜 현재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러한 원인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아니한 채 통일/통합/연대는 좋고, 갈등과 분열은 나쁘다는 프레임을 이용하여 분열을 겨우 봉합하여 놓았더니 다름 아닌 안철수 의원이 나서서 이러한 분열을 조장하고 나서며 "문재인에게 돌을 던지려고 벼르는" 자들에게 "숨어서 팔매질하기에" 좋은 "등 뒤"를 제공하여 주고 있다고 함으로써, 문재인 대표의 책임론을 묻는 이들이 실은 전통적 지지층에게도 외면 받은 지난 4.29 재보선 패배의 책임(그리고 "이기는 정당"을 만들겠다더던 문재인 대표 본인의 약속을 어긴 것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있다는 것을 슬쩍 덮어 버린 것이다.

김의겸 선임기자님의 글이 더욱 고약해지는 부분은 그 다음이다. 김의겸 선임기자님은 안철수 의원의 잠재적 대선 후보로서의 지지율이 현재 낮은 이유를 들면서, "지난 대선 때 단일화 과정이 석연치 않았기 때문이리라. 뭔가 흔쾌하지 않았던 모습에 옛 민주당 지지층은 께름칙한 기분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고 하고 있다.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야권에서 누가 실제로 출마했고, 누가 양보를 했는지 그 과정을 전혀 모르는 (예컨대 한국 사정에 밝지 않은 외국인) 사람이라면 김의겸 선임기자님의 저 문장만 보면 지난 번 대선에서 안철수 의원은 독자 출마하였고, 그 때문에 문재인 대표가 본선에서 패했나 보다라고까지 오해하기 딱 좋게 쓰여진 문장이다.

그러나 실상은 다들 아시다시피 야권의 대표주자로 사실상 유일하게 출마한 사람은 문재인 대표이고, 안철수 의원은 투표용지가 인쇄되기도 전에 사퇴하였으며, 문재인 후보의 유세에도 가담하여 문재인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왔다. 그런데 김의겸 선임기자님은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말하자면 안철수 의원이 문재인 후보를 도우면서 "석연치 않았"으며, "뭔가 흔쾌하지 않았던 모습"을 보였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속된 말로 "도우려면 왜 화끈하게 돕지 않았느냐"라는 좀 어이 없는 말을 하고 있는 셈인데, 말하자면 김의겸 선임기자님의 주장은 우리 선조들이 썼던,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란 말한다"는 속담에 딱 들어맞는 경우라고 할 수 있겠다.

대권을 앞에 둔 우리나라의 정치인들 중에서 단일화를 이룬 예는 그다지 많지 않다. 평생을 민주화 운동에 헌신하여 온 김대중 전 대통령님과 김영삼도 1987년에 군부 독재 정권을 끝장 내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대의 앞에서도 각자 출마하여 과반수가 넘는 당시 유권자들이 군부정권의 종식을 바랐음이 확인되었음에도 평화적 정권교체에 실패한 예는 유명하다. 멀리는 1956년 독재자 이승만의 3선을 저지해야 하는 중차대한 상황 속에서도 민주당 후보 신익희가 급사(急死)했음에도 당시 민주당은 이로 인해 남게 된 유일한 야권 후보인 조봉암으로 단일화하는 것을 거부하고 신익희에게 추모표(라고 쓰고 무효표라고 읽는다)를 던지라고 한 일까지 있었다. 지난 대선의 안철수 의원처럼 대권을 앞에 둔 야권 정치인이 대선에서 단일화에 합의하여 사퇴하여 준 일은 1963년 대선에서 윤보선 후보에게 양보한 허정 후보가 거의 유일한 예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김의겸 선임기자님이 스스로 말하듯이 "정치판에서 선량한 의도가 통하지 않는다는 걸 누구보다 뼈저리게 경험한 사람이 안철수"이기에 김의겸 선임기자님은 평생을 민주화를 위해 싸워 온 투사들이 군정종식이라는 대의 앞에서도 이루지 못했고, 그리고 독재자 이승만의 3선 연임을 저지해야 한다는 대의 앞에서도 남은 야당 후보한테 표를 던지지 말고, 그냥 무효표를 만들어 이승만 3선 연임 계속 가자는 셈인 말을 했던 반독재 투사들도 못했던, 대선 후보 자진 사퇴와 단일화, 그리고 상대 후보의 선거운동 돕기라는 3단 콤보(뭐래니?)를 시전했던 안철수 의원에게 그걸로는 부족하다, "단일화 과정이 석연치 않았"고 "뭔가 흔쾌하지 않았던 모습"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시쳇말로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말을 반사시켜 주고 싶은 울컥하게 만드는 막걸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김의겸 선임기자님은 아무런 법적, 도덕적, 정치적 의무도 없는 단일화를 위해서 자진해서 대통령 후보직을 내려 놓았던 안철수 의원을 향해서 "석연치 않았"으며 "뭔가 흔쾌하지 않았던 모습"이라고 볼멘소리를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외따로 떨어져 한자릿수 지지율에 머물러 있"는 안철수 의원에게 마지막 남아 있는 것(if any)마저 내어 놓으라고 하니 그것이 바로 "안철수 부산출마론"이다.

안철수 의원은 현재 잠재적 대선후보로서 지지율이 나오지 않고 있고, 그건 그가 지난번에 문재인 대표에게 대선에서 제대로 양보하고 흔쾌하게 돕지 않았기 때문이니 이제는 더 열심히 문재인 대표를 위하여 견마지로를 다하라는 것이다. 괜히 문재인 대표로는 이길 수 없으니 당 대표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문재인 대표에게서는 "공천이 불안한 세력들"을 "등 뒤"에 숨겨주어 그들이 "팔매질"하게 만들지 말라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안철수 의원은 기존의 지역구인 노원병에서의 지역구민들과의 약속 같은 것은 헌신짝처럼 버리라는 것이다.

호머의 [오딧세이아]에 나왔던 마녀인 사이렌의 목소리처럼 김의겸 선임기자님의 주장은 감미롭다. 그는 "안철수에게 가장 시급한 건 문재인·박원순 지지자들과 자신 사이에 놓여 있는 심리적 벽을 허무는 거다. 그러려면 부산으로 내려가는 게 최고다. 물론 문재인과 함께 말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김의겸 선임기자님은 문재인 대표와 함께 안철수 의원이 "이른바 '친노'의 본거지인 부산에서 함께 뒹굴며 하나가 돼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은가? "이른바 '친노'의 본거지인 부산"이라는데 현재 부산에서 새정련의 현역의원은 문재인과 조경태 뿐이며, 새정련의 현 지도부는 그나마 문재인 대표 외의 유일한 현역의원인 조경태 의원은 징계하겠다고 하고 있는 판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문재인 대표는 지난 번 지방선거에서는 자신의 지역구에서는 구청장마저도 당선시키지 못했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친노'의 본거지가 부산이 될 수 있는가? 다들 알다시피 부산은 현재의 집권당인 새누리당의 대표인 김무성을 비롯한 새누리당 현역의원들이 줄줄이 포진하고 있는 새누리의 아성이지 결코 친노의 본거지가 아니다. 18개의 선거구에서 꼴랑 2명만 자당 의원인 지역을 두고서(그나마 한 명은 자기네 정파의 견결한 반대파) 어느 정파의 '본거지'라는 말을 쓸 수 있는가? 그렇다면 한겨레신문은 국어 어법을 다시 규정한 것이거나, 김의겸 선임기자님은 친노가 부산에서 다수 의원을 배출한 평행우주에 산다고 할 수밖에.

그러니 암만 김의겸 선임기자님의 주장대로 "씻김굿"을 하고, "문재인 지지자들의 마음을 통째로 훔쳐 오"고, "갈가리 찢겨 있는 지지자들을 하나로 모으고 그들의 가슴에 확 불을 지르는" 난리 부르스를 춰 봐야 전체 의석 중 9분지 8을 새누리당이 독점하고 있는 부산에 안철수 의원을 출마하라고 하는 것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이기고 지고는 다음 문제" 정도가 아니라 다음 총선에서 낙선하는 것이 불을 보듯 분명한 지역구에 출마하라는 주장일 뿐이다.

그렇다면 김의겸 선임기자님은 "안철수의 시간"은 오지도 않을 것이며, "외따로 떨어져 한자릿수 지지율에 머물러" 있는 안철수 의원의 정치적 생명을 어찌하여 그렇게 끊지 못하여 안달인 것인가? 이는 김의겸 선임기자님이 자신의 칼럼에서 애써 숨겼던 사실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새정련의 분열은 그야말로 새정련의 진정한 "본거지"인 호남 및 관악을 같은 곳에서조차도 철저히 외면당했던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 부족 때문인데, 안철수 의원이 얄밉게도 "숨어서 팔매질"하게끔 그러한 분열의 진정한 원인들을 지적하였으며, 지난번 대선에서도 "석연치 않"은 과정과 "흔쾌하지 않은 모습"의 도움이라도 받지 않았다면 도저히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에게 맞설 수 없었던 문재인 대표의 결핍과 부족 때문에 패했는데 안철수 의원은 그 존재만으로도, 한자릿수의 지지율만으로도 끊임없이 문재인 불가론을 상기시키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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