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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9월 15일 13시 18분 KST | 업데이트됨 2014년 11월 15일 14시 12분 KST

충만한 개인적 선의와 빈곤한 정치력의 공존 - 문재인 의원님의 경우

문재인 의원님을 만나 보신 분들에 의하면 매우 인격적으로 훌륭하시고, 정치적으론 반대 성향을 가진 분들조차 감화시킬 수 있는 분이던데 도대체 왜 때문인지 최근의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분 사태가 다시 한 번 보여주듯이 이렇게 정계에 들어 오셔서는 손 대시는 일마다 삽질(그 전에도 2012년 4월 총선에서의 통진당과의 연대, 그 해 대선에서의 패배, NLL대화록 정국에서 스텝이 꼬이셨던 일, 그리고 최근 머쓱하게 끝난 단식 등의 일들이 있었다)-_-;이신 불행의 아이콘이 되신 것일까?ㅠㅠ

한겨레

필자주(註): 필자의 글을 처음 접하는 분들을 위하여 글을 시작하기 전 미리 분명하게 밝혀 두자면 필자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안철수 전(前) 대표님에 대하여 호감을 갖고 있는 (팬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람이고(물론 팬이란 입장이 대개 그렇듯이 안철수 전 대표님은 필자를 전혀 모르시고 이 글도 안 대표님과는 전혀 무관하다) 우리나라의 주요 사회문제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문재인 의원님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여 왔고, 이 글도 그렇게 투명하게(?) 편파적인 관점에서 쓰여졌다.

문재인 의원님을 만나 보신 분들에 의하면 매우 인격적으로 훌륭하시고, 정치적으론 반대 성향을 가진 분들조차 감화시킬 수 있는 분이던데 도대체 왜 때문인지 최근의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분 사태가 다시 한 번 보여주듯이 이렇게 정계에 들어 오셔서는 손 대시는 일마다 삽질(그 전에도 2012년 4월 총선에서의 통진당과의 연대, 그 해 대선에서의 패배, NLL대화록 정국에서 스텝이 꼬이셨던 일, 그리고 최근 머쓱하게 끝난 단식 등의 일들이 있었다)-_-;이신 불행의 아이콘이 되신 것일까?ㅠㅠ

감히 추측해 본다면, 르네상스기 이태리의 정치철학자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에서 극명히 보여주었듯이 "정치적인 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도덕적인 것"과는 다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마키아벨리에게 사후 600년 가까이 두고두고 욕을 먹게 한 [군주론]의 악명높은 한 챕터에서 그는 군주는 관대할 필요는 없지만 관대하다는 인상을 주어야 하며, 인격적이어서는 안 되지만ㅜㅗㅜ 인격적이란 인상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표리부동의 마키아벨리즘이란 악명을 대대로 얻게 한 유명한 구절인데 당시(르네상스기) 인문(풉)주의자들이 우리로 치면 군주들에게 수신제가(修身齊家)하라 즉 도덕적으로 살라고 설교한 것을 마키아벨리가 의도적으로 뒤집어서 말한 것이라고 마키아벨리 연구자 퀜틴 스키너 교수는 지적한다.

마키아벨리 자신은 [군주론]에서 그러한 역설적 주장을 한 그 이유를, 군주가 관대하면 아랫 사람들에게 퍼주기 때문에 결국 군주는 가난해지고 아랫 사람들도 다 떠나고 만다며 차라리 인색하더라도 그로 인해 국고를 튼튼히 하면 그게 오히려 아랫 사람들이나 백성들을 결국 돕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마키아벨리는 인색하더라도 관대하다는 평판을 얻게끔 애써야 한다는 것을 주문했으니 실제 르네상스기 문화예술의 후원자로 자처한 페라라 공작의 딸이자 만토바 후작의 부인인 이사벨라 데스테 같은 경우 엄청난 짠순이(쿨럭;)였지만 적절히 문화계 인사들한테 돈을 뿌려 두고두고 찬미를 받았는데 그게 좋은 예일 듯 싶다. 또 후대의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대왕은 심지어 [반(反)마키아벨리론]까지 쓰며 이런 마키아벨리의 표리부동함을 맹공격하고 볼테르 같은 계몽철학자랑 교류하는 코스프레를 하고선 뒤로는 폴란드를 오스트리아와 러시아랑 갈라먹는 신공을 시전하셨는데 아마도 나중에 지옥에서 만났을(웃음) 프리드리히 대왕더러 마키아벨리는 낄낄 웃으면서 당신이야말로 내 책을 완벽히 이해했다고 했을듯.

즉 정치적인 것이란 것은 개인적인 도덕적 선악을 초월하는 것이고 공동체의 입장에서의 선악이란 건 개인의 선의와는 때로는 정반대로 방향을 달리할 수 있다는 것이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에서 강조한 것이고 결국 정치를 도덕과 신화의 세계에서 분리해낸 근대의 시작을 알린 게 아닌가 싶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난 남한에서 마키아벨리즘을 (긍정적인 의미로) 실천한 분은 김대중 전 대통령님이라고 생각한다. 그 분 말씀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들은 "조건 달린 돈은 받지 않았다"와 "서민과 중산층을 위해야 한다는 생각만은 바뀐 적 없다"라는 취지의 말씀들이다. 이 말씀들은 내가 기억하기로는 당신을 두고 표리부동하다 말을 자주 바꾼다, 돈을 밝힌다(쿨럭;)라고 정적들이 비난한 것에 대한 답이었다.

그러면서 김대중 前 대통령님께서는 [별주부전]에서 토끼의 '거짓말'에 대해 그건 민중(토끼)이 강대한 권력자(용왕)에 대해 한 말이니 이해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시기도 했었다. 필자가 비록 보수적인 입장을 지지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님께서 남한에서 선거를 통해 최초로 수평적 정권교체를 달성하신데 이어 미증유의 외환위기를 극복하시고 같은 정당의 노무현 전 대통령님이 정권을 계승하게 한 성공적인 임기를 마치신 것에는 이렇게 정치적인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명징한 이해가 있으셨기 때문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이제 문재인의원님의 선의나 도덕성은 지지자분들 뿐만 아니라 이제 새누리당 출신 이상돈교수님까지 인정(웃음)하실 정도로 누구도 의심하지 않을 터이니 대권에도 다시 도전하실 큰 뜻을 이미 분명히 하신 분인지라 그렇다면 우선 새정치민주연합에서부터 당신의 도덕성 외에도 정치력을 발휘해주시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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