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

1966년생. 1998년 독일 킬대학교(Christian-Albrechts University in Kiel, Germany)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한동대학교와 광운대학교의 교수를 거쳐 2003년부터 현재까지 고려대학교에서 헌법학 및 인권법, 차별금지법과 같은 인권 관련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이정미 재판관은 헌재 '8인 체제'가 위헌이라고

이정미 재판관은 헌재 '8인 체제'가 위헌이라고 주장했는가

8인 체제 혹은 7인 체제의 헌법재판소가 내린 결정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탄핵(파면)결정이 내려지면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대통령 대리인단이 불복의사를 표시했다. 하지만 1~2명의 재판관 공석은 대통령 대리인단이 주장하는 민사소송법 제451조에 열거된 재심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각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헌법재판소법은 심리정족수를 7인으로 규정했으므로(법 제23조 제1항) 민사소송법이 열거하는 "법률에 따라 판결법원을 구성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특정 신문은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도 8인 체제에서 헌재가 내린 결정이 위헌이라는 주장을 했다는 기사를 내놓았고,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쪽에서 이 기사를 사실인 것처럼 인용하고 있다.
2017년 03월 02일 10시 21분 KST
청와대와

청와대와 법치주의

작금의 게이트와 연루된 대통령은 두 번이나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거부했다. 탄핵소추가 되어 권한이 정지된 후 특검의 압수수색을 거부한 것은 형식적으로 비서실장과 경호실장이지만 실제로 거부한 주체가 대통령이라는 사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2017년 02월 13일 16시 03분 KST
헌법재판에서 변호사 강제주의의

헌법재판에서 변호사 강제주의의 목적

헌법재판소 제9차 변론기일에서 1월 31일 퇴임을 앞둔 박한철 소장은 탄핵심판의 최종 선고가 내려져야 할 데드라인으로 3월 13일을 제시했다. 이 날은 이정미 재판관의 퇴임 예정일로 두 명의 재판관이 퇴임하여 결원이 생기면 7명의 재판관이 탄핵심판을 수행함으로써 결정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대통령 대리인단은 즉각 재판의 공정성을 문제 삼으며 변호사 전원이 사퇴(사임)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헌법재판소법(헌재법)에 규정된 이른바 '변호사 강제주의'를 볼모로 재판을 지연시키겠다는 의도가 다분히 깔려 있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2017년 01월 27일 11시 17분 KST
어젠다 2017, 선거권 연령

어젠다 2017, 선거권 연령 18세

한국의 경우 병역법에서 현역병에 지원할 수 있는 연령을 18세로 정하고 있고(법 제20조),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18세 이상이면 독립적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으며 근로장소나 근로시간 등에도 전혀 제약을 받지 않는다. 이처럼 병역이행능력이나 근로수행능력을 18세로 규정하고 있는 다른 법률들과의 관계를 고려하면 한국에서 18세는 독자적인 정치적 판단능력을 갖춘 나이로 인정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정치적, 경제적 측면에서 대부분 선진국에 속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 35개국 중 한국은 유일하게 선거권 연령을 19세로 규정하여 선거권 연령이 가장 높다.
2017년 01월 23일 10시 13분 KST
대통령선거일 현재 5년 이상 국내 거주의

대통령선거일 현재 5년 이상 국내 거주의 의미

대통령 입후보자가 피선거권의 자격요건을 갖추고 있는지는 대단히 중요하다. 대통령 피선거권이 없으면 선거소송(당선소송)을 거쳐 당선이 무효로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대통령직을 둘러싼 논란이 얼마나 중대한 사안인지를 이미 충분히 경험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대통령 피선거권의 자격요건으로 국내 거주 기간의 의미를 명확하게 해석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만약 공직선거법의 개정 없이 현재 상태로 대통령선거가 실시된다면 피선거권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국회가 대통령선거의 기본규칙인 피선거권에 관한 규정부터 명확한 의미로 개정해야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2017년 01월 16일 10시 49분 KST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사회적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사회적 해악

블랙리스트는 문화예술인들의 활동과 성향을 수집, 분석, 관리한 것으로 '민간인 사찰'에 해당한다. 그동안 정부의 민간인사찰이 여러 차례 문제되었다. 법원도 이러한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국가배상이 필요한 불법행위임을 확인하였다. 범죄인도 아니고 국가안보에 해악을 끼치지도 않는 민간인의 활동과 성향을 감시하는 것은 해당 국민을 범죄인이나 간첩으로 취급한다는 혐의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더욱이 그것은 법률적 근거 없이 자행되는 국가감시로 불법행위가 되어 반드시 형사적, 민사적 책임이 부과되어야 한다.
2017년 01월 02일 10시 46분 KST
최순실 일가의 재산 환수는 헌법적

최순실 일가의 재산 환수는 헌법적 요청

헌법은 "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하여 ...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헌법 제13조 제2항) 재산권을 박탈하는 소급입법을 금지하고 있다. 만약 최씨 일가가 과거 40여 년에 걸쳐 부정하게 축적한 재산을 환수하려면 소급입법을 제정해야 하는데 바로 이 헌법조항에 때문에 위헌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박탈을 금지하는 헌법적 원칙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므로 이 원칙보다 더 중요한 공적 가치나 이익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재산권을 박탈하는 소급입법은 허용될 수 있다.
2016년 12월 26일 10시 28분 KST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범위는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범위는 어디까지인가

현상유지적인 권한행사는 말 그대로 국가기능이 정지되지 않고 현재상태로 유지되도록 관리하는 범위의 권한행사를 의미한다. 현상유지적인 정도의 권한행사는 원칙적으로 새로운 정책의 결정 또는 기존 정책의 내용변경이나 폐지, 공석인 공직의 임명 또는 기존 공직자의 면직이나 보직변경처럼 새로운 상태를 만들어내는 권한행사를 포함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될 수 있는 국무총리나 국무위원도 탄핵의 대상이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이 허용한 권한범위를 넘어서 권한을 행사하면 법위반으로 탄핵소추가 가능하다.
2016년 12월 19일 11시 47분 KST
신속한 대통령 탄핵심판이 필요한

신속한 대통령 탄핵심판이 필요한 이유

헌법은 대통령이 궐위된 때에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대통령 궐위의 상황에 대한 언급이지만 대통령의 사고도 궐위와 마찬가지로 국가의 비상상황이라는 점에서 왜 헌법이 대통령 궐위 시 60일이라는 비교적 단기간 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요구하고 있는지를 숙고해볼 필요가 있다. 사실 대통령이 사망하거나 탄핵결정을 받아 궐위된 비상상황이라고 하더라도 후임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를 60일 이내에 실시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상당히 짧은 기간 내에 후임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도록 하는 이유는 대통령의 권한대행이 국민의 선거로 직접 선출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2016년 12월 12일 10시 40분 KST
가장 '질서 있는' 대통령 퇴진 방식은

가장 '질서 있는' 대통령 퇴진 방식은 탄핵이다

대통령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국민의 염원을 받아들여 국회는 탄핵이라는 가장 질서 있는 방법으로 대통령을 사퇴시켜야 한다. 일정한 시간을 두고 '명예롭게' 퇴진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은 단지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다. 벌써 대통령은 여러차례 말을 바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주장하며 대통령이 퇴진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 혹여 대통령의 약속이행을 강제하기 위해 국회가 법률을 만들어 대통령이 약속한 시기로 임기를 단축하려 한다면 그것은 위헌적 법률로 선언되고 말 것이다. 헌법사항인 대통령의 임기를 단축하려면 헌법을 개정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2016년 12월 05일 11시 21분 KST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대통령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대통령 탄핵요건

'최순실 게이트'로 형성된 탄핵 국면에 직면하여 헌법재판소가 201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 제시한 탄핵요건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헌법재판소에 따르면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을 파면시킬 만큼의 '중대한 법위반' 또는 '국민의 신임에 대한 배반'이 확인되어야 한다. 만약 헌법재판소가 직접 제시한 탄핵기준이 충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각결정을 한다면 헌법재판소의 존재 자체를 스스로 부인한 것으로 헌법재판권을 포함한 모든 국가권력의 주인인 국민의 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16년 11월 28일 12시 25분 KST
탄핵이

탄핵이 정도(正道)다

'입헌주의'로도 불리는 헌정주의(constitutionalism)는 헌법에 입각한 정치를 요구한다. 헌정주의의 진가(眞價)는 정치가 헌법을 위반한 현실을 처리하는 방식에서도 헌법에 입각할 때 비로소 발휘된다. 작금의 최순실 게이트는 헌법으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대통령이 스스로 권한을 포기한 채 헌법적 권한을 갖지 않은 사인(민간인)에게 그 권한을 행사하도록 함으로써 헌정주의 질서를 뒤집었다는 데 본질이 있다. 전복된 헌정주의는 어떻게 회복될 수 있는가. 헌정주의를 끝까지 견지하려면 뒤집힌 헌정주의의 회복에서도 헌법에 입각한 방식만이 허용된다.
2016년 11월 15일 17시 11분 KST
헌법재판소가 놓친

헌법재판소가 놓친 것

헌법재판소가 놓친 것이 한 가지 있다. 미국 헌법의 아버지들이 고민했던 지역의 평등한 대표성이다. 단순히 인구수에 비례하여 대표를 선출하게 되면 인구수가 많은 지역의 이해관계는 국가의사 결정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반면에 인구수가 적은 지역의 이해관계는 그렇지 못하게 된다.
2014년 10월 31일 16시 32분 KST
김영란법의

김영란법의 쟁점

대법관 출신의 국민권익위원장이었던 김영란씨가 입법을 주도했다고 해서 '김영란법'이라고도 불리는 '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안)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인연(因緣)을 강조하는 한국사회에서 학연, 지연, 혈연 등을 매개로 하는 부정한 청탁이 만연되어 있고, 이러한 청탁과정에서 어두운 금품이 오고가며 실제로 공적 의사결정에 이러한 청탁이 영향력을 미쳐왔던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불행한 현실을 개선하고자 제시된 법률안에 대해서 갑론을박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오히려 낯설다.
2014년 07월 21일 15시 43분 KST
적정한 화장비는

적정한 화장비는 얼마인가?

지난달 장례를 치르면서 화장비는 얼마로 책정되는 것이 적정할까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화장예약 창구를 단일화하기 위해서 보건복지부가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화장예약 시스템인 'e하늘'에는 전국에 산재해 있는 55개 화장시설의 정보가 올라와 있다. 재미있는 것은 화장시설의 사용료인데 화장 대상이 성인인지 여부에 따라 사용료를 구분하기도 하고, 화장시설이 설치된 지방자치단체의 관내에 거주하는 주민인지 여부에 따라 사용료를 구분하기도 한다. 성인을 기준으로 할 때 관내 주민의 경우에 적게는 3만원, 많게는 30만원을 받는 곳이 있고, 관외 주민의 경우에는 적게는 6만원, 많게는 100만원을 받는 곳도 있다.
2014년 06월 16일 14시 04분 KST
전관예우

전관예우

점심을 먹다가 국무총리 후보자에서 사퇴한 대법관 출신의 변호사에 대한 논쟁이 붙었다. 대법관 출신의 변호사가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왜 문제인지 모르겠다는 주장이 '전관예우'의 논쟁에 불을 댕겼다. 대법관이 될 수 있을 정도면 법조인 중에서도 능력이 출중한 사람이고, 대법관 업무를 수행하면서 다른 변호사보다 탁월한 경험을 갖추었기 때문에 그 정도의 보수를 받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요지였다. 법조 시장에서 대법관 출신의 변호사에 대한 수요가 많으니 가격(수임료)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는 시장의 원리까지 동원되었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긴 한데 뭔가 찜찜한 구석이 남아 있다.
2014년 06월 02일 10시 14분 KST
어느

어느 장례식

모든 사람은 언젠가 세상을 떠나야 하는데 이렇게 보편적 사건인 죽음을 기억하는 의식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규례를 담고 있지 않은 듯하다. 자식이 상주가 되는 장례제도는 결혼한 사람, 그것도 자식이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고안되어 있다. 어른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처럼 세상에 오는 순서대로 가는 것도 아닌데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는 상주가 아니라 죄인이 된다. 조문객에게 술과 음식을 대접해야 하고, 밤을 새우며 빈소를 지켜야 하는 관습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할 만큼 유족의 마음에는 여유가 남아 있지 않다.
2014년 05월 16일 09시 57분 KST
반칙의 관행, 불법의

반칙의 관행, 불법의 평등

세월호 참사의 경우에도 반칙의 관행이 고리처럼 연결되어 있다. 돌아오는 대답도 한결같이 천편일률적이다. 우리만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 그렇게 하는데 왜 우리만 가지고 그러는가. 헌법이 보장하는 "법 앞에 평등"은 합법의 평등이지 불법의 평등을 의미하지 않는다. 내가 법을 준수했으니 다른 사람도 법을 준수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평등이지 다른 사람이 법을 준수하지 않으니까 나도 법을 준수하지 않겠다고 주장할 수 있는 평등이 아니다.
2014년 04월 29일 15시 46분 KST
베이비박스, 여성과 아동의

베이비박스, 여성과 아동의 인정투쟁

화장실, 심지어 쓰레기더미에 자신이 출산한 영아를 버리고 도망간 비정한 또는 철없는 엄마의 기사가 언론을 장식한다. 이런 엄마들의 사정을 이해하기라도 한 듯 서울 어느 지역에 영아유기시설인 베이비박스가 설치되었고, 여기에 최근 몇 년 사이 수백 건의 영아유기가 집중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영아유기는 현행법에 따라 처벌되는 범죄인데 베이비박스는 범죄를 조장하는 나쁜 시설인가, 아동의 생명을 구하는 좋은 시설인가?
2014년 04월 14일 17시 35분 KST
나이에 따른 서열과

나이에 따른 서열과 연령차별

새 학기를 맞아 서로 처음 만난 대학생들끼리 자기소개를 하는 모습이 흥미롭다. 이름을 말한 뒤에 꼭 따라오는 것이 '몇 년생'이라는 단어다. 가끔씩 '빠른'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하는데 한 살이 많은 또래들과 같은 대우를 해달라는 뜻이다. 나이가 밝혀지면 금세 누가 언니, 오빠, 형, 누나가 되는지가 결정되고 나이에 따른 서열이 정해진다. 연령차별금지법이 있어야 할 정도로 나이 많은 사람에 대한 차별이 심각한 현실에 대해서 오늘도 한 살이라도 많아 보이려는 대학생들은 알고 있을까?
2014년 04월 01일 09시 24분 K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