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순

변호사, 이화여대 로스쿨 겸임교수

변호사, 전 이화여대 로스쿨 겸임교수

IT전문가의 미필적 고의에 대한 윤리적 비난 가부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가능성이 유망하다는 등의 전문가 견해를 지나치게 힘주어 발표함으로써 자신이 산 비트코인의 시세를 스스로 받치려는 미필적 고의가 있는 것은 아닌지 가슴에 손을 얹고 물어 볼 일이다. 알게된다면, 최소한 내 마음 속으로는 그 사람에 관한 레이팅rating을 수정할 것이다.
2018년 01월 15일 13시 48분 KST

글쓰기 관점에서 본 대통령 신년사 단상

여기, 2018년의 대통령 신년사를 꼼꼼히 읽고 있는 노인이 있다. 직장 맘이 있고, 명예퇴직한 실버가 있으며, 고국에 대한 애끓는 향수를 가진 해외동포가 있다. 그들이 과연 이 번 신년사를 일독한 후 얼마나 흡족했을까. 일부는 기뻤고 일부는 서운했을 것이다.
2018년 01월 12일 15시 30분 KST

영웅본색의 영어 제목은 왜 '더 나은 내일'일까?

인간은 동물의 차이는 '내일 보자'라고 말할 수 있는 '미래'에 있다. 동물은 미래(를 알 수)가 없기에 '미래'를 말할 수 없다. 그래서 인간은 미래를 '발명'한 것이다. 우리는 과거의 예외적인 것으로 현재를 표상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묻는다. 미래는 현재와 같을지, '더 나은 내일'일지. 그리고, 말한다. 내일 보자.
2017년 11월 27일 14시 27분 KST

레플리컨트와 늑대

영화 '블레이드 러너 2049'와 책 '철학자와 늑대'의 동시 후기를 쓸 생각을 한 것은 실은 이 영화의 엔딩크레디트 때문이다. 수많은 참여자들의 이름이 열거되고 슬슬 지겨움의 끝이 보일 때쯤, 'AHA 인증' 문구가 등장했다. 아무 동물도 해를 입지 않았다고? 아까 개가 위스키를 핥아 먹었었는데?
2017년 11월 20일 12시 02분 KST

늙지 않는 울버린, 늙어 가는 로건

엑스맨(X-men) 시리즈의 울버린(Wolverin)이 다른 모습으로 찾아왔다. 이 영화는 인생의 여러 신산을 겪은 중년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관람한 후, 화려했던 소시적의 무용담이 아닌 늙어버린 자신들의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며 소주 한 잔 기울이기에 적당하다. '베기'와 '썰기'가 난무하는 영상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 볼 만하다. 알다시피, 울버린은 재생회복의 능력을 지닌 돌연변이 투사다. 너클(knuckle)에서 튀어나오는, 아다만티움 광석으로 만든 커다란 칼날들을 휘둘러 닥치는대로 파괴한다. 심지어 늙지도 않는다. 그런 근육질이었던 불사의 울버린이 폭삭 나이들어 절뚝거리며 화면에 등장할 때부터, 중년 관람객은 몰입될 수밖에 없다.
2017년 03월 07일 18시 06분 KST

국민적 군중상징 - 산, 불, 바람

TV뉴스의 화면은 '촛불'과 '태극기'를 나란히 배치하면서 도심의 풍경을 전한다. 탄핵심판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하여, 그 이후에 일어날 분열이 더 염려된다는 이야기들을 주위에서 많이 듣는다. 최근의 여러 기사나 칼럼 등에서도 그런 우려를 느낄 수 있다. 한편, 앞으로는 매 정권마다 촛불이 등장하는 것이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에 부합하는 것인지, 국가의 상징인 태극기를 특정 진영의 상징으로 사용되는 것이 타당한지 등에 대한 토론도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촛불이 가지고 있는 '불'의 상징과, 태극기 휘날리는 '바람'의 상징은 일종의 천적관계다.
2017년 02월 28일 17시 38분 KST

인공지능의 시대 '사다리 걷어차기'

'마이크로소프트의 링크드인 인수'와 '페이스북의 블리자드 협업'. 두 개의 뉴스는 얼핏 서로 관계가 없어 보일지도 모르나, '인공지능'이라는 관점으로 보면, 묶어서 고민해볼 많은 의미와 시사점을 담고 있다. 내 생각으로는,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의 연료(fuel)를 획득하다'라는 한 문장으로 두 기사의 공통분모를 정리 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한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의 접근 방식은 무척이나 다르다. 한쪽은 31조원을 들여 사 버리고, 한쪽은 일단 같이 협업하면서 파악할 시간을 가진다.
2016년 06월 14일 15시 14분 KST

알고리듬 머시기(Algorithm, What else?)

온라인 상에서의 개인정보의 수집과 이를 이용한 프로파일링에 대하여 사람들이 슬슬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오프라인에서의 나'와 '온라인에서의 나', 그리고 각 플랫폼 서비스들이 빅데이터 수집 결과를 모아서 잠정적으로 결론 내린 '특정 플랫폼에서의 나'가 각기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추단된 나'가 '실제의 나'가 아님을 내가 직접 스스로 설명하거나 부인하여야 하는 상황이 곧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기도 하다. 예를 들자면, 소셜커머스 업체는 나를 축구 팬이라 오해하고 있고, 인스타그램은 내가 된장찌개나 맥주보다 파스타와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잘못 분류하고 있다.
2016년 06월 01일 18시 25분 KST

대동운부군옥에 나타난, 신라 시대의 홀로그램 채팅봇

어느새 채팅 봇이 뉴스를 알려주는 시대가 되었다. 애플의 시리(Siri)나 아마존의 알렉사(Alexa)는 여전히 제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도 챗봇(Chat-Bot)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텍스트 기반이 아니라 형체를 띤 봇이 눈 앞에 등장하면 어떨까. 물리적 형태를 가진 소프트뱅크의 페퍼(Pepper) 같은 로봇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지금 챗팅 봇(Chatting Bot)이 홀로그램(Hologram)이라는 외피(外皮)를 입으면 어떨까를 상상하는 중이다.
2016년 04월 25일 12시 03분 KST

이종이식이 만들어 줄 현실기보 | 알파고 대국 후 단상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와 충격에 대하여, 누군가는 "알파고가 승리하더라도 이는 우샤인 볼트보다 더 빨리 달리는 자전거나 자동차를 만든 것과 같을 뿐이다"라고 달래며 이야기한다. 글쎄다. 그런데 위로하는 그 말이 실은 더 무서운 의미를 담고 있다. "우샤인 볼트보다 더 빨리 달릴 수 있는 자전거나 자동차를 만든 것"때문에, 더 이상 사람들은 우샤인 볼트처럼/만큼 빨리 달릴 필요를 못 느끼게 되었고 노력도 하지 않게 되었지 않은가. 또 누군가는 말한다. 인공지능이 아니라 '바둑'이라는 게임을 잘 하는 프로그램에 불과하다고.
2016년 03월 16일 10시 24분 KST

알파고와 오르가슴 |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뇌'를 떠올리며

바둑은 모양을 중시한다. 오청원 9단은 바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화(調和)라고 했다. 바둑은 형세가 집(家)이 되고 집이 많으면 이긴다. 이런 바둑이라는 게임을 단순히 초반 포석, 중반 전투, 마지막 끝내기 등의 의미로만 분해하는 것은 아주 어색하다. 그래서, 바둑 분야의 컴퓨터 대결은 '모양'(image) - 혹은 패턴(pattern) - 에 관한 형세 판단 능력을 어떤 방식으로 다루는지가 중요하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제1국을 보고, 알파고의 '패턴 분석'에 깜짝 놀랐다. 기계는 '두터움'을 모를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2016년 03월 10일 11시 44분 KST

'웃프다'를 위한 변명

감성적인 첫 느낌과 이성적인 두 번째 감정을 각 순차로 다르게 누적표현하게 해 주는 것이다. 다양한 감정 중 하나만 선택하여 그 데이터를 쌓는 것은 '빅데이터' 연구를 위한 자료가 되겠지만, 여러 감정의 기복까지도 담는 것은 '인공지능' 연구를 위한 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2016년 02월 25일 17시 17분 KST

'백 개의 눈으로 몰아보기' | 넷플릭스(Netflix) 한국 상륙 1주일 단상

화질이 선명하든 않든,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열심히 콘텐츠들을 빈지와칭(binge-watching, 몰아보기)하고 있을 것이다. 많은 리스트들 중에서 무엇을 보면 좋을까를 내게 묻는 사람들에게, 유명한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가 목록에서 빠져있다고 투덜대는 사람들에게, 나는 마르코폴로(Marco Polo)를 권한다. 이번에 한국 서비스 목록을 보니 마르코 폴로의 등장인물 중 하나인 백안(百眼, 백 개의 눈, One Hundred Eyes)에 관한 못 보던 단편이 하나 더 보인다.
2016년 01월 15일 15시 41분 KST

라이브 포토와 예술 법원

애플은 사진을 찍는 사람들 - 모든 사람들, 그리고 모든 소비자들 - 에게 다른 사용자경험(UX)을 선사하고 있다. 회상을 도와주는 방법, 회고하는 방법, 보존하는 방법으로서의 사진을 다시 정의내리고 있다. 사진은 무엇이고 동영상은 무엇인가. 정지는 무엇이고 움직이는 것은 무엇인가. 사진이되 사진이 아니다. 사진이되 멈춰 있지만은 않다. 그리고 누구나 이것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2015년 11월 10일 15시 26분 KST

법적 관점에서 본 '텔레-프레즌스' | '아이폰을 사기 위해 줄을 선 아이패드 로봇'에 대해

아이폰 6S를 사기 위해 줄을 선 아이패드 로봇'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어느 여성이 신형 아이폰을 사기 위하여 본인이 직접 줄을 서는 대신에 아이패드를 장착한 로봇으로 하여금 대신 줄을 서게 했다는 이야기다. 화제가 되었던 그 기사의 사실관계로 돌아가서 조금 더 생각을 꼬리물어 보자면, 재미가 들린 그 로봇의 주인이 주차하기 좋은 자리에 로봇을 세워놓고 자리잡아주며 돈을 받기 시작하거나, 점점 원격 조종에 익숙해진 그녀가 로봇으로 극장 매표 행렬에서 새치기를 시도한다면 경범죄처벌법 위반일까. 혹은 거꾸로 누군가가 그 로봇을 치워버리고 옆에 선다면, 그 사람은 그녀의 자리를 '새치기'를 한 것이서 경범죄를 저지른 것일까.
2015년 09월 28일 10시 51분 KST

'창원 이야기'를 3배 더 즐기는 방법

매일매일 수십 개의 매체에서 각종 사설이나 칼럼들이 쏟아져 나온다. 수십년간 판사생활 동안 텍스트(text) 독파(讀破)의 초고수라 할 만한 법원장이 직접 취사선택했다면, 어떤 내용일지 혹은 왜 골랐을지 궁금하지 않은가. 만류귀종(萬流歸宗)이라는 말이 있듯, 한 분야의 최고전문가는 분야의 경계를 넘나든다. 저자의 선택 취지나 이유를 염두에 두고 '창원 이야기'를 읽어보라. 소식지를 읽듯 목차대로 페이지를 무심코 넘길 때와는 다른 느낌이 들 것이다.
2015년 01월 02일 16시 41분 KST

'OS 여인'의 키스

2007년 당시 산업자원부에서는 '로봇 윤리 헌장' 초안을 공개한 적이 있었는데, 이에 의하면,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순종하는 친구ㆍ도우미ㆍ동반자로서 인간을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4장, 로봇 윤리)고 기재되어 있다. 기계장치의 범주에 스마트폰 범용의 오에스도 포함될지는 이론(異論)의 여지가 있어 보이지만, 아무튼, 안타깝게도 2013년의 지능형 로봇 사만사는 시어도어의 마음을 다치게 하고 있다.
2014년 09월 26일 17시 52분 KST

'오프라인 포토샵' | 소나무 지우기

유명 사진작가가 사진 촬영의 구도를 위하여 나무를 무단 벌채한 사건으로 산림보호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는 기사가 회자되었다. 이 금강송 벌채 사건은 거칠게 말하자면 '오프라인 포토샵'이다. 구도를 위해 피사체를 아날로그 방법으로 잘라냈다. 문제가 된 사진작가의 예전의 어느 인터뷰 한 대목. "흐르는 세월에 과감하게 도전해서 흐르는 세월을 막을 자가 누가 있습니까 이 세상에. 그렇지요? 사진은 가능합니다. 천수를 누려서 얼마 더 살지 모를 이 소나무를 영원히 살도록 내가 해 주고 있다니까요, 영원히." 이 사건은 사진 한 장 값의 상대적으로 경미한 벌금액수를 두고 뉴스를 읽는 사람들이 더 격해진 듯하다.
2014년 07월 14일 17시 54분 KST

한의사(韓醫師)에게 '구글 글래스'란 - '새로운 시장'을 읽는 법

'웨어러블 컴퓨팅'(wearable computing)에 관한 이야기에서 아직은 빠질 수 없는 것이 '구글글래스'다. 원래 시력이 좋은 사람은 상관없지만, 안경을 쓰고 있는 사람이 구글글래스의 기능을 누리려면, 도수 있는 렌즈와의 조화도 당연히 고려될 게다. 안과의사와 안경사에 물어야 할 텐데, 측정 장비를 갖춘 한의사에 들러 물을 수도 있을까.
2014년 04월 06일 18시 32분 KST

실버(老人)에게 '오큘러스 리프트'란 - 돋보기 없이 뉴스 보기

오프라인의 잡지를 아이패드에서 그 최적 사이즈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터치 가능한 화면을 메운 콘텐츠의 상하좌우 황금비율은 어떨지를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다. 사이즈에 대한 고민을 뛰어넘는 방법 중 하나는 사이즈를 없애버리는 것이다. 즉, 이제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Lift)를 착용하고, 화면 속으로 쑥 들어가 버리면 어떨까. 스크린의 사이즈 제한 없이, 베젤의 제한 없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다.
2014년 03월 28일 18시 21분 K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