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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균호

<독서만담>의 저자

교사. <br> 〈수집의 즐거움〉, 〈그래도 명랑하라, 아저씨!〉, 〈오래된 새 책〉, 〈아주 특별한 독서〉의 저자
과수원집 딸내미를 '국민교육헌장'과 찾아간

과수원집 딸내미를 '국민교육헌장'과 찾아간 밤

내가 고등학교 3학년 시절 한 친구가 여자 친구로부터 결별을 통보받았다. 그 커플은 여자 측의 필요에 의해 급조되었고 남자 측의 입장에서는 얌전히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지가 좋다고 쫓아다니기에 사귐을 허락해주었더니' 어느 순간 태도를 돌변한 억울한 상황이었다. 일찍이 시골의 초등학교에서 '국민교육헌장'을 온전히 암송하는 '천재성'을 보였던 순진한 내 친구는 대입을 앞두고 학업에 매진하고 있었다. 내 친구라서 하는 말은 아닌데 그 아이는 당시까지 이성교제라고는 해본 적이 없는 완전무결한 모태솔로를 지켜나가고 있었다.
2014년 11월 22일 06시 09분 KST
죽기보다 사는 게 더 무서웠던 사람들의 이야기 | 문순태 '타오르는

죽기보다 사는 게 더 무서웠던 사람들의 이야기 | 문순태 '타오르는 강'

인터넷이나 스마트폰보다 이 책이 더 재미난 이유를 잠시 생각해봤다. '30년 만에 완간된 恨의 민중사'라는 부제를 달고 나왔다고 해서 온통 가슴을 저리게 하는 슬픈 백성들의 이야기만 꽉 차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책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독특한 서사와 전설 그리고 경상도 출신인 필자에게도 착착 감기는 전라도 토속어가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2014년 11월 19일 11시 50분 KST
책은 어디에서

책은 어디에서 사야할까?

오프라인서점에서 이리저리 책 구경을 하다가 별 생각 없이 집어 든 책이 '보물'과도 같은 책인 경우가 종종 있다. 인간의 원초적인 기본 욕구인 '채집'과 '사냥'의 즐거움은 오프라인이 아니고서는 맛보기 힘들다. 공부를 하거나 추천을 받아서 알게 되는 좋은 책도 물론 독서가의 기쁨이지만 우연히 발견하는 좋은 책은 훨씬 더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
2014년 11월 05일 07시 14분 KST
사진으로 만나는 어머니의 엄마 | 김운기 작가의 '어머니, 그 고향의

사진으로 만나는 어머니의 엄마 | 김운기 작가의 '어머니, 그 고향의 실루엣'

어머니는 거친 숨소리와 이따금씩 나지막한 신음소리를 내셨고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않으셨다. 이런 저런 생각에 머릿속은 복잡한데 갑자기 어머니께서 몸을 뒤척이셨다. 그 순간 어머니의 생기 없는 입술에서 '엄마!'라는 또렷한 탄성이 흘러나왔다. <어머니, 그 고향의 실루엣>의 김운기 작가는 1937년생으로 어머니와 동갑이다. 나는 당신의 딸에게서도 듣지 못한 외할머니의 추억을 그의 사진으로 본다.
2014년 10월 31일 13시 11분 KST
미용실 아주머니의

미용실 아주머니의 예술혼

세 군데의 미용실 중에서 유일하게 보조 미용사를 보유한 장점을 살려 본격적으로 커트를 하기 전 세팅 작업에만 5분이 소요되었다. 원장 아주머니도 심상치 않았다. 어른이 된 이후 단 한 번도 헤어스타일이 바뀐 적이 없는 나를 두고 어떤 스타일로 자를 것인지, 구레나룻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뒤통수 머리는 얼마만큼 길게 자를 것인지에 관한 매우 세부적인 오더를 내려주기를 요구했다. 물론 나는 명쾌하게 결론을 내려주었다. "적당히 잘라주세요."
2014년 10월 24일 11시 04분 KST
매력적인 서재를 만들기 위한 A to

매력적인 서재를 만들기 위한 A to Z

서재는 사색과 휴식의 장소다. 잘 계획되어야 하고, 어느 정도의 규칙이 필요하다. 계획되지 않고 아무렇게나 책만 잔뜩 쌓아놓으면 '책 창고'이지 '서재'가 아니다. 정원을 관리하듯이 서재도 물을 뿌리고, 불필요한 가지는 잘라내고, 거름을 줘야 한다. 서재를 방문한 사람이 "이 책을 다 읽어셨어요?" 라는 질문을 했을 때 , 미국의 성직자 '토머스 웬트워스 허기슨'은 이렇게 대답했다.
2014년 10월 17일 13시 29분 KST
당신을 독서가로 만드는 11가지

당신을 독서가로 만드는 11가지 방법

침대도 독서하기에 쾌적한 장소다. 잠들기 전 침대는 화장실과 더불어 독서하기에 집중이 잘 되는 장소다. 고대 로마의 상류계급 저택에 있던 호화스러운 침대의 가장 중요한 용도 2가지는 '식사'와 '독서'였던 사실을 아는가? 침대위의 독서가 더욱 쾌적한 이유는 책을 읽다가 자연스럽게 잠이 들어도 되기 때문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읽다가 잠이 들고 꿈을 꾼다면 그 꿈이 악몽이기는 어렵다.
2014년 10월 15일 13시 41분 KST
사진작가 원덕희의 평범하지만 특별한

사진작가 원덕희의 평범하지만 특별한 풍경

그는 남들이 찍지 못하는 사진을 추구하지 않는다. 누구나 보아왔고, 누구나 찍을 수 있는 시골의 장면을 찍을 뿐이다. 남들이 가질 수 없는 사진을 가지기 위해서 해외여행도 불사하는 세상이지만 그는 그가 사는 곳을 떠나지 않는다. 그래서 그의 사진은 오히려 특별하고 우리 모두의 추억을 되새겨 주는 마력을 가진다.
2014년 10월 10일 15시 18분 KST
눈부시게, 눈물겹게

눈부시게, 눈물겹게 아름다운

사진가 원덕희의 포토에세이<그리운 것은 모두 등 뒤에 있다>는 한국의 사진계에서 매우 특별하면서도 소중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의 사진은 과시하거나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심지어 어설픈 감동도 줄 생각도 없다. 그래서 그의 사진에 등장하는 농촌의 풍경은 우리네 모두의 고향의 모습이고, 사진 속의 어르신들은 우리들 모두의 부모처럼 다가온다. 그래서 우리에게 '그리운 것은' 모두 '원덕희 작가의 사진'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작가가 아닌 농부의 시각으로 담은 그의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사진으로 나의 추억을 되새겨보았다.
2014년 10월 03일 13시 04분 KST
찹쌀만 먹여서 키운 닭이

찹쌀만 먹여서 키운 닭이 있다면

주말마다 요양원에 계시는 어머니를 가급적 찾아뵙는다. 그때마다 뭔가 간식거리를 사 가는데 매번 뭘 사갈까 잠시 고민을 하게 된다. 어머니께서는 나의 군 생활 27개월을 통틀어 훈련소 퇴소식 때 단 한 번 면회를 오셨다.
2014년 10월 01일 05시 36분 KST
함께 책을 읽으면 좋은 점

함께 책을 읽으면 좋은 점 5가지

아내가 가끔 내 서재에 들어와 읽을 책을 골라가기라도 하면 갑자기 행복감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아내와 내가 같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함께 아름다운 여행지를 여행한 것과 다르지 않다. 더구나 이제는 중학생이 된 내 딸아이가 어제 나의 서재를 방문해서 이 책 저 책을 구경했는데 몇 가지 구미가 당긴 책을 발견한 모양이다. 중간고사가 마치면 꼭 읽고 싶단다. 아니 읽겠다고 한다. 딸아이와 좋은 책을 공유하고 그 경험을 나누게 될 텐데 나는 비로소 내가 평생 모아온 책이 결코 헛된 일이 아니었구나 하는 뿌듯함을 처음 느꼈다.
2014년 09월 26일 11시 38분 KST
당신의 부모님을 요양원에 모실 때 생각해야 할

당신의 부모님을 요양원에 모실 때 생각해야 할 7가지

<strong>셋째, 환자복이 아닌 평상복으로 생활하는 곳이 좋다. </strong> 환자복은 당신의 부모님이 돌아가실 순간까지 '환자'의 상태로 남기지만 평상복은 단지 몸이 불편한 '어르신'으로 인식한다는 장점이 있다. 건강한 사람은 모르겠지만 환자복을 입는 것과 평상복을 입는 것은 본인 스스로 느끼기에도 큰 차이가 있다. 요양원 측에서도 환자복을 입히기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한데 굳이 불편한 평상복을 입힌다는 것은 그만큼 당신의 부모의 삶의 질에 관심이 많다는 증거다.
2014년 09월 18일 06시 10분 KST
아내와의

아내와의 예송논쟁

3차 예송 논쟁은 아내의 건망증 때문에 생겼다. 과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왕'을 상징하는 대추를 쇼핑리스트에서 누락시켰다는 사실을 차례 상을 차릴 때서야 인지한 아내는 우리 집 베란다 앞에 있는 대추나무를 가리켰다. 참고로 1층인 우리 집에 이사를 온 지 12년이 넘었는데 공공재에 대한 양심이 철두철미한 나는 단 한 번도 우리 집 베란다를 침투할 기세로 뻗어오는 대추를 단 한 번도 사사로이 취한 적이 없다. 그런데 종부인 아내는 나보고 차례에 써야 하니 그 대추를 따란다. 나는 12년간 지켜온 공공재에 대한 양심을 이런 식으로 무너뜨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조상님들께 '훔친' 대추를 바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2014년 09월 11일 09시 45분 KST
전자책 vs

전자책 vs 종이책

최근 전자책이 인기가 높아지면서 종이책의 생존가능성에 대한 논쟁이 많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이런 논의자체가 무의미 하다는 생각이다. 아니 소모적이라는 생각이다. 독서라는 행위가 꼭 '책'이라고 부르는 형태의 물건으로만 해야 된다는 법은 없다. 독서의 본질적인 목적은 '정보의 취득'에 있지 '정보 취득의 도구'에 있지 않다. 정보 취득의 매개체는 무엇이든 간에 자신이 즐기고, 필요한 정보를 얻기만 하면 그게 바로 '독서'다.
2014년 09월 05일 13시 05분 KST
우리집의 정권

우리집의 정권 교체

아무래도 우리집의 정권이 교체되는 것 같다. 돌아가는 정세가 아내는 상왕으로 물러나는 듯하고 중학교 2학년 딸래미가 실세로 군림하고 있는 형국이다. 기념일을 챙기는 것에 잼병인 나는 딸래미가 아내의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려주길래 자식을 키우는 보람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감탄을 했다. 그러나 딸래미는 아내의 생일을 맞아 편지를 쓰라고 한다. 나는 나만의 축하하는 방식이 있고 따로 선물을 준비하니 그런 것은 강요하지 말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딸래미는 편지쓰기를 계속 주장할 뿐만 아니라 '몇 줄'로 짧게 쓰지 말고 편지지를 꽉꽉 채워서 빼곡하게 쓰란다.
2014년 09월 01일 06시 55분 KST
책이 좋은 선물이 아닌 9가지

책이 좋은 선물이 아닌 9가지 이유

<strong>둘째, 책을 선물했는데 이미 그 사람이 읽은 책일 가능성도 많다.</strong> 이 경우 선물 받은 사람의 처지는 더욱 딱하다. 선물한 사람의 성의를 생각해서 이미 읽었고 심지어 내 책장에 있는 책이다라는 말을 할 만큼 솔직한 사람은 많지 않다. 라디오의 한 프로그램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한 유명인사는 <칼의 노래>를 무려 5권 가지고 있단다. 물론 모두 선물 받은 책이다.
2014년 08월 22일 12시 27분 KST
'팍스아내리카나'와

'팍스아내리카나'와 슬리퍼

딸아이는 아내와 혈맹으로 맺어진 우방국이지만 '팍스아내리카나'의 속국이라는 공통점은 가지고 있다. 나는 약소국이라는 동료의식에 호소를 했고 우리 가족의 안정된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에 잠시 잠들고 있던 그녀의 '지름신 욕구'를 살짝 일깨워주었다. 나의 바람대로 딸아이의 입에서 '나도 하나 사줘'라는 말이 나오고야 말았다. 예상치 못한 우리들의 협공에 아내는 '어디 감히 벌떼처럼 일어나느냐?'는 호통을 내지른다. 민초들의 절실한 염원을 마치 민란으로 여기는 듯했다.
2014년 08월 18일 11시 39분 K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