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

안경환은 1948년생으로 서울대학교 법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2013년 8월 정년퇴임하고 같은 학교의 명예교수가 되었다. 헌법, 영국법, 미국법, 인권법 등에 관한 많은 저술을 냈다. 이에 더하여 『법과 문학 사이(1996), 『법과 영화 사이(2001』, 『법, 셰익스피어를 읽다(2012』등 교양서와『조영래평전』(2006), 『황용주: 그와 박정희의 시대』(2013), 두 권의 인물 전기를 썼다. 서울법대 학장, 한국헌법학회 회장,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교류'와 '통합'의 강한 신봉자이다.
술 없이도 좋은 詩를 쓸 수 있어야

술 없이도 좋은 詩를 쓸 수 있어야 한다

21세기 초입에 제정된 국가인권위원회법은 성희롱을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 행위로 규정한다. 직장마다 성희롱 예방 교육을 실시한 지도 제법 오래다. 그래도 좀체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 수천년 동안 인간의 뇌리에 축적된 편견이 DNA의 일부가 되었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의도라도 시대에 맞는 언행으로 표출되어야 한다. 자신의 세대에는 너무나 익숙한 습관도 다시 점검해보아야 한다. 나이 들수록 되돌아보기만 할 것이 아니라 내다보며 살아야 한다.
2016년 11월 22일 15시 18분 KST
청년 세대에게

청년 세대에게 위로를

한국 청년의 삶은 더욱 힘들다. 세계 제일의 청년 자살률은 우연이 아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공부에 시달린다. 대학 입시와 취업 전쟁을 거치면서 이미 탈진 상태다. 용케 직장을 얻어도 언제 쫓겨날지 모른다. 길게 버텨봐야 20년 남짓이다. 그러니 '헬조선' 소리가 절로 나고 한국을 떠나고 싶을 수밖에는. 실로 안쓰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따지고 보면 그들 잘못이 아니다. 우리 어른들이 그렇게 만들었다.
2016년 10월 11일 12시 09분 KST
한국문학사의 라이벌론 3부작 | 독서세대 지식인의

한국문학사의 라이벌론 3부작 | 독서세대 지식인의 자서전

역사는 파괴와 새로운 창조가 아니라 연속적인 발전 과정이다. 치욕스런 일제 조선의 역사도 엄연한 한국인의 역사다. 김윤식은 '전천후 세대' 비평가다. 1936년생인 그는 자신 세대의 포로가 아니다. "나 자신의 세대 의식은 없다" 스스로 고백하듯이 특정세대이기를 거부하고 객관적 투명성을 미덕으로 삼은 '구경꾼' 내지는 '방관자'의 특권을 극대로 행사한다.
2016년 09월 27일 17시 50분 KST
'모병제' 자유와 자율로 강한

'모병제' 자유와 자율로 강한 군대를

전문화를 통한 정예 강군으로 거듭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군대의 사병은 독립된 지위와 인격을 인정받지 못하는 인간 부품의 상태를 면치 못한다. 사병 복무로 얻은 지식과 경험은 제대 후의 사회 활동에서 자산이 되지 못한다. '군에서 썩는다'라는 냉소적 표현이 국민적 공감을 얻는 이유가 있다. 군복무 중에 쌓은 경력은 전역 후에도 자산이 되도록 하려면 모병제로 전환해야 한다.
2016년 09월 18일 10시 15분 KST
協治하자더니...

協治하자더니...

박 대통령의 눈에는 국정의 '파트너'가 없다. 오로지 지시하고 비판할 대상만 있을 뿐이다. 엄밀하게 따지고 보면 대통령은 청와대에 5년 동안 전세 든 세입자에 불과하다. 청와대에 있는 동안 부디 한 번만이라도 보여주시기 바란다. 대통령이 떠난 후의 나라에 어떤 협치의 꽃이 필 수 있을지 작은 시연(試演)이라도 보여주시기 바란다. 끝내 협치의 미덕을 보여주지 못하면 국민의 뇌리 속에는 몹시 실망스러웠던 대통령으로 오래 각인될 것이다.
2016년 09월 12일 14시 08분 KST
절박한 검찰

절박한 검찰 개혁

정권 초기에 검찰은 대통령의 시녀가 되기 십상이다. 한때 검찰을 풀어주었던 어떤 대통령의 '실수'를 반면교사로 삼는 듯 청와대의 검찰 통제는 국정의 제1수칙에 가깝다. 그런데 정권 말기의 검찰은 미묘하다. '정권은 유한하다. 그러나 검찰 조직은 영원하다.' 검찰의 속내일 것이다. 이제 1년 반 임기가 남은 박근혜 대통령이다. 그러기에 청와대와 검찰 사이에 묘한 긴장과 이완의 기류가 엿보인다. 야당의 주도 아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의 설치 법안이 제출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검찰-경찰 수사권 배분 등 해묵은 검찰 개혁 의제가 다시 부각될 조짐이다. 새삼 경청해야 할 해묵은 과제다.
2016년 08월 11일 15시 41분 KST
개헌의 시기, 개헌의

개헌의 시기, 개헌의 정석

이미 접고 거두어들인 줄로 알지만 행여나 박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정치적 입지를 도모하려는 야심을 품게 되면 국민도 자신도 불행해질 것이다. 우리 헌법에는 실로 기이한 조항이 남아 있다. 오래전에 효력을 잃은 사문(死文)이다. 개헌하게 되면 가장 먼저 날려 버려야 조항이다. 헌법 제90조를 보라. 국가 원로로 구성된 '국가원로자문회의'를 둘 수 있고, '직전 대통령'이 자문회의의 의장이 된다고 규정한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위인설관(爲人設官)이었는지 국민 모두가 알고 있다. 그 이후에 그분의 삶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도 잘 알고 있다. 진정한 민의를 품지 않은 헌법 조항은 헌법이 아니다.
2016년 07월 05일 09시 56분 KST
세상을 바꾸는

세상을 바꾸는 소수의견

그의 판결문과 저술을 읽어보니 '더글라스 공식' 같은 것이 보였어요. 이 사람은 시민과 국가, 기업 사이에 우선순위를 정해놓고요. 국가와 기업이 부딪치면 국가의 편을 들고, 시민과 국가가 부딪치면 기본적으로 시민의 입장을 옹호하더군요. 헌법을 시민의 입장에서 보는, 그야말로 자유민주주의, 민주공화국의 의미를 가장 철저하게 탐구하여 판결에 반영한 판사라는 생각이 들었던 겁니다.
2016년 05월 18일 17시 33분 KST
타이완을 홀대해서는 안 되는

타이완을 홀대해서는 안 되는 까닭

국제 정치에는 영원한 동맹국도 적국도 없다. 대한민국도 1992년 '자유중국'과 단교하고 '중공'과 수교했다. 대세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을지라도 과정이 비정했다. 적정한 예고도, 설득도, 양해를 구하는 위무의식도 없었다. 타이완 정치의 핵심은 대륙 출신 국민당과 토착 세력을 바탕으로 한 민진당 사이의 경쟁이다. 지난 1월 선거에서 청년 세대의 절대적 지지를 받은 민진당이 승리해 입법부와 행정부를 함께 장악했다. 오는 20일, 차이잉원(蔡英文) 새 총통이 취임한다. 우리 정부가 어떤 형식으로 적절한 관심을 표할지 궁금하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타이완을 너무 홀대했다. 독립국의 자존심이 무색할 정도로 중국 정부의 눈치를 살폈다.
2016년 05월 13일 13시 45분 KST
4·13 총선 이후 촉각은 청와대로 향할

4·13 총선 이후 촉각은 청와대로 향할 것이다

'1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치르는 선거라 여당인 새누리당이 제1당이 될 것은 뻔하다. 지역구도와 정치판세로 보아서도 그렇다. 문제는 여당이 얻을 승리의 폭과 질이다. 총선 이후가 더욱 중요하다. 선거가 끝나기 무섭게 국민의 관심은 내년 말에 치를 대통령선거로 초점이 이동할 것이다. 현직 대통령의 지원 없이는 여당 후보가 되기 어렵다. 그동안 국정을 견고하게 거머쥐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악력(握力)이 근래 들어 약간 느슨해진 느낌이다. 새누리당의 급선무는 청와대가 주도한 '배신자 척결' '진실한 사람' 프로젝트가 불러일으킨 여진을 수습하는 일이다. '컷오프'로 억지 무소속이 된 의원들의 당선과 귀환 여부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2016년 04월 12일 10시 16분 KST
청년은 투표장에 나가야

청년은 투표장에 나가야 한다

정치는 제도적 힘이다. 힘을 가진 자는 절대로 쉬이 내놓지 않는다. 직접 참여해서 빼앗아야만 한다. 마치 큰 선심이라도 쓰듯 한두 자리 젊은이를 끼워 넣어 구색 맞추는 수준의 정치로는 청년의 미래가 개선되지 않는다. 청년 스스로 주도적으로 정치에 나서야 한다. 여의도만이 정치 무대가 아니다. 광역 및 기초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자신이 속한 모든 공동체가 바로 정치의 장이다. 이 모든 장에서 기성 정치인의 기득권을 무너뜨려야만 바라는 세상을 앞당길 수 있다.
2016년 03월 08일 11시 30분 KST
윌리엄 더글라스 | 위대한 이름, 불행한

윌리엄 더글라스 | 위대한 이름, 불행한 인간

개인적 차원에서 드러난 무수한 결점에도 불구하고 법률가로서 그의 사상과 철학만은 변함없이 내 의식을 지배해 왔다. 어느 사회에서나 90퍼센트의 법률가는 상위 10퍼센트 국민의 이익에 기식하여 삶을 영위한다. 나머지 10퍼센트만이라도 더글라스처럼 90퍼센트의 지친 영혼에게 연민의 눈길을 주는 나라, 그런 나라야만 살만한 가치가 있다.
2016년 02월 05일 12시 19분 KST
희망에 들뜬 국민, 무거운 현실 | 아웅산 수치의

희망에 들뜬 국민, 무거운 현실 | 아웅산 수치의 미얀마

버마- 미얀마의 군부는 한국의 통치술을 배웠노라고 노골적으로 말하곤 했다. 대통령에게 국회의원 3분의 1의 지명권을 준 유신헌법(1972-1980)이 미얀마 새 헌법의 모델이다. 한동안 양곤대학 캠퍼스는 폐쇄, 분산, 이전을 거듭했다. 1975년 서울대학교 캠퍼스가 동숭동에서 관악산으로 이전한 사실도 학생운동을 효과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묘수로 받아들인 이들이다.
2016년 01월 15일 17시 43분 KST
'양심적 반대자'의 대체복무 허용

'양심적 반대자'의 대체복무 허용 검토를

또다시 헌재에 국제적 이목이 집중돼 있다. 이른바 '양심적 병역 거부' '대체 복무제' 문제다. 절대다수의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종교적 신념에 기초한 집총 거부를 인정하여 병역을 면제하거나 대체 복무를 허용한다. 미국은 2차 대전 중 '선택적 복무'(Selective Service)법을 제정했다. '종교적 신념 때문에 살생을 거부하는 사람도 신체적 장애 때문에 전선에서 싸울 수 없는 사람이나 마찬가지로 강제 집총에서 면제되어야 한다.' 1946년 미국연방대법원 판결문 구절이다.
2015년 12월 29일 11시 47분 KST
'국정 역사 교과서'보다 더 중요한

'국정 역사 교과서'보다 더 중요한 일들

'국정 역사 교과서' 파동에 온 나라가 편치 않다.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강한 소신이다. 작년 신년사에 '통일은 대박'이라는 구호를 내걸더니 일전에는 바른 역사관 없는 통일은 북한이 지배하는 대재앙이 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대통령 국정 철학의 사상적 기반으로 보인다. 한 정치 지도자의 개인적 소신을 넘어 나라의 장래에 큰 숙제를 던졌다. 그런가 하면 기껏해야 2년 남짓 후 물러날 '선거의 여왕'이 마지막 선거를 겨냥해 던진 승부수 정도로 비치기도 한다.
2015년 11월 16일 17시 01분 KST
역사와 신화 | 암살의

역사와 신화 | 암살의 미학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았다!" 1979년 10월 26일, 18년차의 사실상 종신대통령, 박정희를 살해한 김재규를 일러 총 한 발로 독재를 종식시킨 민주의사로 기리는 사람도 있다. 박정희대통령을 한국사에 가장 위대한 인물로 숭앙하는 국민에게는 더할 수 없는 모욕이다.
2015년 10월 12일 17시 08분 KST
김윤식 선생님의 필경(筆耕)

김윤식 선생님의 필경(筆耕) 60년

역사를 단절과 새로운 창조가 아닌 연속적인 발전 과정으로 파악하는 법학의 기본방법론을 저는 선생님의 저술에서 확인했습니다. 시대와 시대, 세대와 세대 간의 분절현상이 과도한 우리의 문화적 풍토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를테면 일제 말기 지식청년들의 고뇌가 소재인 '학병세대'의 문학은 선생님이 아니었더라면 오래토록 우리 문학사에 커다란 공백으로 남아있었지 모릅니다. 또한 당신이 익숙한 세대의 작품에 경도되지 아니하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후세 작가들의 작품을 한결 같은 애정과 엄정한 눈으로 읽어내시는 열정에 실로 경탄을 금치 못할 뿐입니다.
2015년 10월 12일 17시 04분 KST
法이 개천龍 만드는 시대

法이 개천龍 만드는 시대 끝내야

법률가 양성제도도 바뀌었다. 단판승부로 '개천에서 용이 난다'는 신화가 지배하는 '사법고시'는 곧 역사의 유물로 물러난다. 사법시험이 폐지되는 2017년부터는 법학전문대학원 출신만이 법률가가 될 수 있다. 이 또한 시대의 발전이다. 사회생활 전반에 걸쳐 적정한 법률서비스를 제공되려면 다양한 전공의 바탕 아래 법학교육을 받은 법률가 집단이 존재해야만 한다. 이미 폐지하기로 한 사법시험의 존치를 고집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새 제도를 '현대판 음서제도'라며 비난한다. 대의보다는 이해관계에 집착한 시대착오적 단견이다.
2015년 10월 06일 11시 29분 KST
남한강으로 옮겨온 유홍준의 답사

남한강으로 옮겨온 유홍준의 답사 무대

유홍준의 글이 달라졌다. 한결 부드러워졌다. 그리고 친절해졌다. 한때 강고(强固)를 넘어 일편 생경하기 했던 필봉이 어느 틈엔가 둥글어졌다. 유머에도 독성 가시가 걸러졌다. 나이도 웬만하지만 나이보다도 더 '어른'이 된 것 같다. 자신의 숙성을 스스로 대견히 여기는 듯한 자술이다. 저자의 만보완상(漫步玩賞)에 동참한 명사 문화유객(文化遊客)들의 훈수 객담도 별미다. 선뜻 길 나서지 못하는 독자는 안방에서 책을 벗 삼아 느긋이 와유(臥遊)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한국인의 특전이다.
2015년 10월 06일 10시 58분 KST
정신장애인복지지원법, 시급히

정신장애인복지지원법, 시급히 제정해야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장애가 드러난 사람과 드러나지 않은 사람이다. 엄밀하게 따지면 우리 모두가 한때는 장애인이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장애인으로 태어나서 장애인으로 생을 마감한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연명조차 할 수가 없는 시기가 있다. 그런데도 일단 '정상인'의 범주에 들기만 하면 '장애인'의 일상을 잊기 십상이다. 그들이 얼마나 힘들게 사는지 무관심할 뿐만 아니라 때때로 애써 외면하기도 한다. 선진국이란 장애인이 사회적 편견과 낙인 없이 일상적 자유와 행복을 누리는 나라다.
2015년 07월 28일 11시 17분 K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