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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후

서강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

서강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

촛불은 일상에서 쉬이 꺼지게 마련이다

'촛불시민'으로 통칭해서 부르기도 하지만, 나는 종종 '촛불 광장에 나온 시민들과 나오지 못한 시민들'이라고 구분해서 썼다. 마음은 같았지만, 누군가는 광장에서 해방과 시민됨을 느꼈고, 누군가는 그럴 시간조차 없었다.
2018년 01월 10일 13시 49분 KST

'사회적 자폐'와 잘못된 비유

자폐'증'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았고, 앞에 '사회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으니 원래의 뜻과는 다른 비유적 표현인데다가, 디스패치라는 언론이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보도했다는 황교익의 주장은 대체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현상을 자폐에 비유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설령 황교익의 말대로 그것이 어떤 병리적 현상이라는 점을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특정 질병, 특히 사회적으로 터부시되어 고통받는 사람들에 비유한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2017년 07월 26일 11시 00분 KST

투표로만 말할 수 있는 국민은 주권자가 아니다

혁명은 아름답고 승리는 달콤하지만, 그 열매가 곧바로 시민들의 손에 주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역사는 말해 준다. 젊은 학생들의 목숨과 바꾸어 독재자를 몰아낸 4·19 이후 박정희의 쿠데타가 일어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80년 광주에서 우리는 군부독재의 연장을 막기 위한 유례없는 민주화의 열망과 희생을 목도했으나, 그들은 전두환의 집권을 막지 못했다. 87년 민주화의 결말은 노태우 정부의 출범과 3당 합당이었다. 시민들은 늘 광장에서 승리하고 일상에서 패배해왔다. 광장에서 우리는 자유롭고 평등했으나, 일상에서 우리는 억눌리고 소외되었다. 그토록 많았던 광장의 동료 시민들은 내 삶의 일상에서 보이지 않았다.
2017년 03월 16일 16시 00분 KST

세월호 사건이 탄핵 판결의 근거가 되지 못했다는 점을 아쉬워하는 분들께

재판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성실의 의무를 충분히 이행하였거나, 탄핵될 만한 수준으로 어긴 것은 아니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성실이라고 하는 개념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서 중요하지 않다고 한 것도 아닙니다. 다만, 그 개념이 상대적이고 추상적이어서 법적인 판단을 내리는 탄핵 소추의 직접적인 판단 대상이 되기가 어렵다는 것을 말하고 있을 뿐입니다. 명백히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의 의무임에도 법적인 판단이 될 수 없는 성실의 의무를 판단할 주체가 법원이 아니라 다른 주체, 곧 헌법 1조에 명시되어 있는 국민이라는 사실을 이 판결문은 담담히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2017년 03월 10일 15시 48분 K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