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례

알유웨어 대표

더 이상 기대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나의 20대는 마치 멀티탭 위에 제멋대로 엉킨 코드선 같았다. 나는 친구들이 학교에 다닐 때 대학로에서 연극배우로 활동했다. 낮에는 극장을 청소하고 밤에는 공연을 하고 아침이 올 때까지 선배들의 빈 잔에 술을 채웠다.
2017년 12월 15일 16시 47분 KST

사직서를 낸 생일에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

늘 주기만 하느라 정작 본인 건강 하나 제대로 챙기지 못했던 부모님을 뒤로 하고 저는 또 이기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습니다. 멀쩡하게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방송작가 막내로 들어가게 됐다는 말을 꺼내면서, 얼마나 그 일이 박봉인지 떠들면서 또 짐을 얹어드린 것 같아 이내 후회했습니다.
2017년 12월 01일 15시 28분 KST

헌팅도 사랑이 되나요?

소심한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이)에게도 용감무쌍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스무살 때로 기억하는데 길 가다가 어떤 남자에게 첫눈에 반했다. 15년 차 장녀의 한 맺힌 투정도 받아줄 수 있을 것만 같은 듬직한 체격에 남자다운 외모의 소유자였다.
2017년 11월 24일 17시 23분 KST

퇴근 후 즐기는 폴댄스의 매력

계속 제자리걸음뿐인 러닝머신, 아무리 밟아도 앞으로는 1cm도 나아갈 줄 모르는 사이클, 그곳에 드나드는 표정 없는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기운이 쭉 빠졌다. 결국 헬스장 등록을 접고 다시 검색했다. '폴댄스.'
2017년 11월 17일 16시 07분 KST

삼킬 수 없는 외로움

어쩌다 혼밥하게 된 저녁.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려 들른 동네 페스트푸드점. 친구들과 하루가 멀다 하고 왔던 고등학교 시절이 떠올라 SNS를 뒤적거렸다. 친구의 안부를 확인하고 텅 빈 하트를 눌러 빨간색으로 채우는 동안 햄버거도 다 비웠다. 배는 찼는데 허기는 여전했다. 외로움이란 이런 식으로 삼켜지거나 채워지는 게 아니었나 보다.
2017년 11월 10일 18시 54분 KST

내가 여전히 혼자인 이유

몹시 피곤한 날이었다.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누우려다가 문득 친구가 선물해 준 원피스를 입어보고 싶었다. 브이넥이 깊게 파였고 알록달록 동그란 패턴이 인상적인 랩 원피스를 얼굴에 대봤다. 옷은 예쁜데 어쩐지 내겐 어색했다. 한창을 거울 앞에 서있는 나를 보고 엄마가 말했다. "그런 옷은 화장하고 입어야 해." 쉽게 말하면 옷에 치여 얼굴이 죽는단 말이다.
2017년 11월 03일 17시 44분 K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