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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 이사장
슘페터 호텔과 개츠비 곡선, 그리고

슘페터 호텔과 개츠비 곡선, 그리고 경제민주화

미국의 높은 사회적 이동성과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믿음은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었고 신화에 불과했음이 최근 밝혀졌다. 2012년 당시 미국의 대통령 경제자문회의 의장이던 앨런 크루거는 의회에 보내는 [대통령의 경제보고서]에서 '위대한 개츠비 곡선'을 소개하였다. 미국의 사회적 이동성이 유럽보다 낮다는 사실을 보여준 개츠비 곡선은 미국에서 굉장한 논란거리가 되었다. 미국예외주의와 아메리칸 드림은 허상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다. 크루거는 이러한 사실이 전혀 놀랍지 않고 경제이론에 부합하는 결과라고 주장했다. 현재의 불평등이 클수록 교육과 연줄을 통한 자식세대의 불평등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2016년 12월 27일 10시 10분 KST
운과 불평등의

운과 불평등의 분류학

상속을 통한 부의 대물림은 상속을 해주는 세대의 인센티브는 될지언정 상속받는 세대에게는 오히려 인센티브를 파괴하는 효과가 있다. 많은 부자들이 실제로 상속을 받은 자식들이 게으른 생활을 하게 될까 걱정을 한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정한 조건을 충족할 때마다 특정한 금액이 지불되는 '가족 인센티브 기금'의 방식으로 유산을 상속하는 경우도 상당수 있다.
2016년 12월 21일 11시 37분 KST
돈이 실력이 되는 사회와

돈이 실력이 되는 사회와 정실자본주의

정유라가 돈도 실력이라고 주장한 그 돈, 즉 최순실의 돈은 과연 어디서 왔을까? 박근혜가 가진 권력을 이용하여 재벌들을 갈취하는 것은 최순실 집안의 대를 이은 가업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재벌들은 이들에게 기꺼이 갈취를 당하면서 국가권력으로부터 그보다 훨씬 큰 대가를 챙겨왔다. 박근혜 정부에서 한국의 정실자본주의는 1970년대의 저급하고 노골적인 모습으로 다시 만개하였다. 권력이 돈이 되고 돈이 실력이 되는 사회, 정실자본주의는 경제위기를 부르고 나라를 망하게 하는 지름길이다.
2016년 11월 11일 10시 25분 KST
베탕쿠르와 이재용, 그리고

베탕쿠르와 이재용, 그리고 세습자본주의

한국사회는 이미 세습자본주의에 가까이 와있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가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억만장자 명단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2014년 기준으로 한국인 억만장자 중 상속부자의 비율은 74.1%로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이 비율이 중국과 일본에서는 각각 2%와 18.5%에 불과했으며, 미국은 28.9%, 유럽은 35.8%였다. 한국에 자수성가한 부자가 별로 없고 상속부자 비율이 높은 까닭은 재벌이 지배하는 경제구조다. 재벌의 그늘 아래서 창업 성공 신화는 나오기 어려운 반면, 재벌가는 다양한 편법을 동원하여 부의 상속을 실현한다.
2016년 11월 03일 10시 37분 KST
능력주의의 함정과 운칠기삼의

능력주의의 함정과 운칠기삼의 윤리학

흥미로운 실험들을 통해서 검증되기도 하고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해서 확인되기도 한 한 가지 사실은 운의 역할을 흔쾌하게 인정할수록 공익을 위해 기부하는 성향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내가 잘나서 성공한 것이 아니라 운이 좋아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자신의 재산을 보다 기꺼이 공익을 위해 내놓는다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결과다. 더욱 중요하고도 놀라운 것은 이런 사람이 더욱 행복과 건강을 누린다는 것이 수많은 심리학 연구에 의해 밝혀졌다는 사실이다.
2016년 10월 27일 10시 25분 KST
타고난 재능과 성격이라는

타고난 재능과 성격이라는 행운

재능의 도덕적 임의성을 부정하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개인의 노력까지 그의 공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지나치지 않은가? 마이클 조던이 '농구황제'가 된 까닭은 타고난 재능도 있지만 수많은 시간을 투자해 실력을 연마한 덕분 아닌가? 그러한 노력의 대가는 받을 자격이 있는 것 아닌가? 롤스는 "노력하려는 의지도 타고난 능력과 기술 그리고 선택 가능한 대안들에 영향을 받는 듯하다"며 "타고난 조건이 좋은 사람이 성실하게 노력할 가능성도 높다"고 한다. 따라서 "노력하고 도전해서 소위 자격을 갖춘 사람이 되려는 의지조차도 행복한 가정과 사회적 환경의 영향"이라는 것이다.
2016년 10월 20일 10시 15분 KST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는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는 행운

"만약 빌 게이츠가 미국이 아닌 소말리아나 아프가니스탄에 태어났다면 제아무리 뛰어난 실력과 사업수완이 있더라도, 제아무리 운이 좋더라도, 과연 세계 최고의 부호가 될 수 있었을까? 그러기는커녕 미국에서 흔히 보는 백만장자가 되는 것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빌이 번 돈의 대부분은 미국사회가 그에게 제공한 여건과 기회의 덕분이고, 따라서 그가 전 재산의 95%를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정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말은 지극히 타당하면서도 중요한 논리를 담고 있는데, 문제는 빌 게이츠의 아버지가 실제로 이런 말을 했다는 기록을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이제 필자는 그를 인용하는 대신 그는 그렇게 말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16년 10월 12일 06시 23분 KST
특별한 기회라는

특별한 기회라는 행운

살다 보면 운이 좋아 성공한 사람들 중에 "운도 실력이다"라며 억지를 부리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진짜 따지고 보면 "실력도 운이다"라는 것이 보다 설득력 있는 이야기다. 실력이 좋아서 우연으로서의 운이 좋아질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우연히 운이 좋아서 실력이 좋아지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최고의 재능과 실력을 갖추었다고 해도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 실력이 발휘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나폴레옹의 말처럼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능력이란 별 볼 일이 없는 것"이다.
2016년 10월 06일 13시 49분 KST
승자독식 경쟁과 운의

승자독식 경쟁과 운의 비중

프랭크는 승자독식 경쟁에서는 경쟁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으면 운의 역할이 의외로 커진다는 것을 다음과 같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보여주었다. 10만 명이 경쟁하여 가장 우수한 성과를 거둔 한 명만이 최후의 승자가 되는 게임이 있다고 하자. 각 개인의 능력과 노력, 운은 1부터 100 사이의 숫자 중에서 무작위로 추출하여 결정한다. 이 게임을 여러 번 반복했을 때 승자의 평균적인 운 점수는 90.23이었다. 더구나 78.1%의 승자는 능력과 노력의 합계점수가 최고점이 아니었다. 운 점수가 매우 높았기 때문에 더 높은 능력과 노력 점수를 얻은 경쟁자들을 물리칠 수 있었던 것이다.
2016년 09월 28일 07시 55분 KST
마태효과와 시장경제의

마태효과와 시장경제의 '운칠기삼'

시장경제에서 운이 크게 작용하는 까닭은 최초 몇몇 소비자들의 반응이 이후의 소비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운이 좋아 최초의 소비자들이 마음에 들어 하고 입소문을 좋게 내주는 경우와 그 반대의 경우, 입소문이 누적되면서 다른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는 것이다. 이처럼 처음에는 작은 차이였던 것이 점점 커져서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내는 현상을 마태효과(Matthew Effect)라고 한다.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라는 마태복음 25장의 구절을 빗댄 것이다.
2016년 09월 21일 14시 26분 KST
운의 사회적 기능과 '카지노

운의 사회적 기능과 '카지노 자본주의'

마이클 모부신이라는 투자전략가는 투자나 스포츠 등에서 운과 실력의 상대적 영향에 관심을 두고 분석을 했다. 축구와 야구는 실력이 70%, 운이 30% 정도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놀라운 것은 주식투자의 경우다. 모부신에 따르면 투자에 성공하는 것은 운이 90% 정도 작용하고, 실력은 10% 정도밖에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카지노에서 돈을 버는 것은 거의 99%가 운에 의한 것이라고 하는데, 주식투자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일찍이 경제학의 대가이자 주식투자의 달인이었던 케인즈가 주식시장을 카지노에 비유하며 한 나라의 자본 형성이 투기적 주식시장에 의존하는 것을 '카지노 자본주의'라고 비판한 바 있는데, 그의 직관이 옳았음이 입증된 셈이다.
2016년 09월 13일 10시 02분 KST
어느 CEO의 야릇한 이혼소송과 '행운의

어느 CEO의 야릇한 이혼소송과 '행운의 보수'

작년에 벌어진 미국의 석유재벌 해롤드 햄(Harold Hamm)의 이혼소송은 여러모로 특별했다. 햄은 자기가 설립하고 경영한 석유회사의 성공은 거의 운에 따른 것이었고, 자신의 노력과 능력은 기껏해야 5~10% 정도밖에 기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석유산업과 관련된 공학적 지식도 전혀 없었고 중요한 회의에 참석하지도 않았다는 식의 주장을 펼쳤다. 반면에 전 부인 측은 햄이 회사의 전략과 운영 및 재무에 관한 중요 결정을 직접 내렸으며 햄의 회사가 동 업종의 다른 회사들보다 실적이 더 좋았다는 사실을 들어 회사가 성공한 것은 90% 이상 햄의 덕분이었다고 반박했다.
2016년 09월 07일 06시 27분 KST
재정에 관한 열 가지 거짓말과 두 가지 진실 | 과학과 이데올로기

재정에 관한 열 가지 거짓말과 두 가지 진실 | 과학과 이데올로기 사이에서

특이하게도 한국에서는 경기부양에 관한 태도와 정치적 성향 사이의 관계가 서구와 정반대로 나타난다. 경기가 나쁠 때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경기부양을 해야 한다는 것은 케인즈 경제학의 핵심 주장이며, 서구에서는 이러한 입장이 대체로 진보적 정치세력이 취하는 입장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우리나라의 민주진보 진영은 경기부양을 경원시하고 심지어 죄악시하는 경향이 있다. 김영삼 정부의 '신경제100일계획'은 흔히 나쁜 정책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노무현 대통령과 그의 경제참모였던 이정우 교수가 "인위적 경기부양"의 유혹을 뿌리쳤다고 거듭 자랑하는 것은 이러한 지적 풍토를 반영한 것이다.
2015년 01월 30일 06시 00분 KST
재정에 관한 둘째 진실 | 재정건전성의

재정에 관한 둘째 진실 | 재정건전성의 중요성

1997년 외환위기 당시 IMF는 우리에게 금리인상과 재정긴축, 그리고 급격한 구조조정을 요구했었다. 그런데 2008년 월가가 위기에 빠지자 미국정부는 이와는 정반대의 정책을 펼쳤다. 미국처럼 거대한 경제력과 기축통화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국채투매에 대한 우려 없이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에 맞서기 위해 팽창정책을 실시할 수 있지만, 한국처럼 그렇지 못한 경우에 팽창정책은 자칫 자본유출을 가속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비대칭 현상이 발생한다. 경제력이 강한 나라는 편리하게 재정정책을 사용할 수 있지만 경제력이 약한 나라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세상은 불공평하다.
2015년 01월 27일 08시 30분 KST
재정에 관한 첫째 진실 | 돈을 함부로 쓰면

재정에 관한 첫째 진실 | 돈을 함부로 쓰면 망한다

우리나라에서 '보편적 복지'를 획일적 복지로 오해함으로써 근로유인을 파괴하는 나쁜 복지제도가 퍼지고 있으니 걱정이 크다. 대표적인 것이 무상보육정책이다. 스웨덴을 비롯해서 모든 복지선진국들이 보육지원을 모(母)의 취업여부와 부모의 소득수준에 연계하고 있으나, 우리는 그야말로 획일적으로 무상보육을 제공한다. 그러다 보니 보육시설에서는 취업모의 아이들에 비해 늦게 맡기고 일찍 찾아가는 전업주부의 아이들을 선호한다. 보육지원이 여성고용을 돕는 정책이 아니라 이를 차별하고 억제하는 정책이 되어버린 것이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는 영아(0~2세)를 둔 여성의 어린이집 이용률이 취업률보다 높은 OECD 유일의 나라가 되었다.
2015년 01월 23일 05시 20분 KST
재정에 관한 열째 거짓말 | 정부부채와 후손들의

재정에 관한 열째 거짓말 | 정부부채와 후손들의 부담

보수 정치인이 가장 재정적자를 반대하며 가장 즐겨 쓰는 논리는 정부부채의 증가는 후손들에게 채무상환의 부담을 물려주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대단히 호소력이 있는 주장이지만, 논리적으로는 전혀 말이 안 되는 엉터리다. 이 주장이 호소력이 강한 까닭은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도덕적 어필까지 있기 때문이다. 빚을 내서 돈을 쓰면 나중에 빚 갚는 부담 때문에 고생하게 된다는 것을 모를 사람은 없을 터이고, 그 부담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어 하는 부모는 더더욱 없을 터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개인의 사례를 시스템에 적용하여 발생하는 오류다.
2015년 01월 19일 14시 10분 KST
재정에 관한 아홉째 거짓말 | 리카도 대등정리와 루카스의

재정에 관한 아홉째 거짓말 | 리카도 대등정리와 루카스의 착각

리카도 대등정리는 케인즈에 반대하고 정부의 경제개입을 백안시하는 시카고학파 시장만능주의자들의 구미에 딱 들어맞았다. 이들은 신이 나서 이 이론을 주장했지만 실제 데이터를 이용해서 경험적으로 입증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리카도 대등정리는 온갖 비현실적 가정 하에서 성립되는 논리적인 말장난일 뿐 실제 경제의 작동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실제 데이터가 이론과 부합할 리 없었다. 하지만 데이터가 협조하지 않으면 데이터를 구슬리기도 하고 고문도 해서 이론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일은 경제학에서 상투적으로 벌어지는 일이어서 리카도 대등정리와 같은 비현실적인 이론도 쉽게 폐기되지는 않는다.
2015년 01월 13일 10시 15분 KST
재정에 관한 여덟째 거짓말 | 팽창적 긴축과 하버드 교수들의

재정에 관한 여덟째 거짓말 | 팽창적 긴축과 하버드 교수들의 망신

가장 황당한 것은 엑셀의 코딩 실수로 평균을 계산할 때 5개국이 누락된 것이었다. 실수들을 모두 교정하고 계산하니 부채비율이 90% 이상일 때의 평균성장률이 2.2%였다. 이 내용이 발표되자 언론은 큰 관심을 보였고 저명한 하버드의 교수들은 일대 망신을 당했다. 하지만 긴축정책이 초래한 수많은 노동자들의 희생을 보상할 길은 없었다.
2015년 01월 06일 07시 04분 KST
재정에 관한 일곱째 거짓말 | 세율과

재정에 관한 일곱째 거짓말 | 세율과 경제성장

증세에 반대하는 논리로 가장 흔히 사용되는 것이 경제성장 문제다. 세금이 올라가면 경제활동을 위축시켜서 경제성장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일례로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지금 만약 증세를 하면 회복 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며 부자증세에 대한 반대의사를 밝혔다. 이런 상투적인 주장은 얼핏 일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과거의 경험을 살펴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소득세와 상속세의 최고세율이 90%를 넘나드는 등 세율이 매우 높았던 전후 황금시대(1950~73)에 성장률이 전무후무하게 높았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2014년 12월 30일 12시 08분 KST
재정에 관한 여섯째 거짓말 | 워렌 버핏과 누진세의

재정에 관한 여섯째 거짓말 | 워렌 버핏과 누진세의 허구

전반적으로 현대국가의 조세는 약하게 누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버핏이나 게이츠 같은 극상위계층에게는 더 이상 해당되지 않는다. 소득계층의 최상위로 갈수록 기업과 금융자산이나 부동산 등에 대한 투자로부터 얻는 자본소득이 중요한데,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가 점점 더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유층의 로비에 의한 최고세율 인하뿐만 아니라 조세경쟁에 따른 법인세 등 자본과세의 인하가 일어났다. 자본과세의 인하로 인해 모자라는 세수는 결국 노동소득에 대한 과세의 증가로 메워지고 있다.
2014년 12월 26일 04시 54분 K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