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수

인디애나 퍼듀대 경제학과 교수. '99%를 위한 경제학'의 저자. 두 아이의 아빠이고, 사랑 주는 아내의 남편이며, 일용직건설노동자인 아버지와 그의 아내로 평생 가난한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장애학생 부모는 누구의 편견 앞에 무릎

장애학생 부모는 누구의 편견 앞에 무릎 꿇었을까

<em>빛을 "보아라" 정의를 위해 "목소리를 높여라" 자유를 위해 "일어서라"</em> 앞을 보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며, 걷지 못하는 이들이 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긍정적인 메시지와 함께 사용되는 신체 관련 언어들은 모두 비장애인들에 해당합니다. 반면 부정적인 메시지들은 장애로 연결지어 표현됩니다. 이런 식의 언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우리는 과연 장애에 대한 편견에서 자유로울까요.
2017년 09월 11일 10시 52분 KST
강서구 주민만의 일이

강서구 주민만의 일이 아니다

차별과 착취가 야기하는 고통은 직접적인 피해자들에게만 남지 않는다. 피해자들의 동료 그룹이 가질 수밖에 없는 불신은 부메랑처럼 돌아와 스스로를 저격한다. "강서구를 장애인 밀집지역으로 만들 수 없다", "강서구 주민 아니면 나가"라고 외친 이들은 오롯이 자신들만이 이해 당사자라고 생각한다. 이들의 외침이 무릎 꿇은 부모들에게만 상처를 준 것이 아니다. 주민토론회에서 벌어진 소란은 모든 장애인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이다.
2017년 09월 08일 10시 17분 KST
꼰대짓의

꼰대짓의 경제학

전무후무한 고속 경제성장을 경험한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이상, 꼰대짓을 맞닥뜨릴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의 기성세대는 '노오력'을 통해서 삶의 질이 급격하게 좋아지는 것을 경험했고, 합리적 확률 계산에 익숙하지 않은 인간은 이때의 경험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경제학자인 저는 꼰대짓마저 수요와 공급의 틀을 통해 이해합니다. 수요공급 이론에 따르면, 꼰대짓의 거래량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지점에서 결정됩니다. 꼰대짓의 공급이 그치지 않는 이유는 꼰대짓에 대한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꼰대식 사고로 가득한 강의와 글에도 많은 사람은 공감과 존경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2017년 08월 03일 16시 26분 KST
경제학은 '착취'에 아무런 관심이

경제학은 '착취'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

경제학자들의 주된 문제의식은 무엇일까요. 왜 청년은 55일 중에 이틀밖에 쉴 수 없었는지, 왜 가장은 한 달에 이틀 또는 사흘만 쉬고 일을 해야 했는지를 설명하는 것일까요. 꽤 많은 사람들은 청년과 가장이 처했던 현실을 두고 노동착취라고 부르겠지만, 노동착취의 문제는 경제학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문제가 아닙니다. 착취가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동의도 끌어내기 쉽지 않습니다.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계약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참여조건이 만족되었기 때문에), 착취라는 개념은 경제학 모델에서 성립할 수 없습니다. 어떤 경제학 교과서의 색인도 '착취'라는 단어를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2017년 06월 23일 11시 54분 KST
선거와 투표의

선거와 투표의 경제학

선거철이면 정치인들이 입에 달고 살아야 하는 표현 하나는 바로 '서민' 입니다. 서민으로 살아가는 중간자들의 투표를 받기 위해서입니다. 안희정 지사가 더민주당 경선 시 대연정을 제안하고 다소 보수적인 노동·경제 정책들을 들고 나왔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우클릭을 보이고 자유한국당과의 연정을 시사하는 이유나, 더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복지정책에서 다소 후퇴하고 사드 배치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들 중간자들에게 구애를 펼치는 것 아니겠습니까. 중간자들은 이렇게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2017년 04월 25일 10시 29분 KST
탈진실의 시대, 진실은

탈진실의 시대, 진실은 침몰하는가

세계는 왜 지금 탈진실의 시대에 들어서고 있습니까. 첫째, 세계화와 급격한 기술의 변화는 어느 때보다 높은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고, 경제적 불평등 및 노동시장의 유연화는 어느 때보다 극심한 삶의 불안감을 낳고 있기 때문입니다.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큰 사회에서는 걱정과 염려, 후회, 인지 부조화를 경험할 가능성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끼리만 모여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보수와 진보의 스펙트럼에 걸쳐서 다양한 언론이 공존하고, SNS상에서 1인 미디어 시대가 열렸지만, 내가 원하는 정보만 선별할 수 있는 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2017년 03월 23일 10시 57분 KST
갑을관계라도

갑을관계라도 괜찮아

경제학자들은 행동의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몇 가지 가설을 제시합니다. 첫째, 프레임이 바뀌면 선택이 바뀌는 인지적 편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사람들은 주어진 사회적 규범과 규칙에 순응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사람들은 도덕적 준거점을 가지고 있고, 여기서 벗어나는 행동을 할 때는 심리적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입니다. 갑질이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 때문입니까. 아마도 세 가지가 모두 뒤섞여 있지 않겠습니까. 집에서는 좋은 부모, 좋은 자녀, 좋은 배우자인 이들도 갑을관계로 이루어진 환경에서는 달리 행동할 수 있습니다. 특히 꾸벅꾸벅 인사를 받는 자리인 직장 상사, 매장의 소비자, 한국 항공사의 승객의 위치에 서면, 갑처럼 행동하는 것을 당연하다 여기기 쉽습니다.
2017년 03월 09일 10시 15분 KST
왜 갑질이 판을

왜 갑질이 판을 치는가

갑질의 거부는 바로 외부 대안의 존재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다른 대안이 있으면 떠날 자유가 있습니다. 불러주는 곳이 많은 이는 갑질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80년대 이전과 90년대 이후를 비교할 때, 우리는 떠날 자유를 잃어버린 사회를 살고 있습니다. 선택할 수 있는 외부 대안이 현저하게 줄어들었습니다. 대기업을 다니는 이가 직장 상사로부터 갑질을 당한다고 합시다. 이들은 과연 중소기업으로 옮길 수 있을까요. 정규직 직장을 가진 이는 비정규직이 될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할 수 있을까요.
2017년 03월 02일 16시 11분 KST
링컨, 트럼프, 스테이크 | 트럼프 무역의

링컨, 트럼프, 스테이크 | 트럼프 무역의 경제학

"만약 영국으로부터 철도 레일을 사오면, 우리는 철도 레일을 얻지만 우리는 돈을 잃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직접 철도 레일을 만들면, 철도 레일도 얻고 우리의 돈도 지킬 수 있습니다." 대륙횡단철도 건설 당시,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이 참모에게 한 말입니다. 링컨의 말을 들려준 후, 학생들에게 묻습니다. "여러분도 링컨의 생각에 동의합니까?" 절반의 학생들은 손을 들어 동의한다고 답했습니다. 놀랍게도 링컨 대통령의 말에 반박을 하는 학생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2017년 01월 24일 14시 04분 KST
좋은 세상은 어떻게

좋은 세상은 어떻게 올까

이명박근혜 정권 8년을 보내며, 송곳들은 점점 사라져 갔습니다. 해군의 비리를 고발한 송곳은 공직에서 쫓겨났고,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국정원의 선거 개입을 수사했던 송곳과 민청학련 사건에 무죄를 선고한 송곳은 변방으로 떠밀렸고,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을 지키는 송곳은 삼성본관 앞에서 노숙을 하고 있고, 세월호 아이들의 굳은 몸을 두 팔로 끌어안고 나왔던 송곳은 세상을 등져야 했으며, 평생 낮은 자리에서 이웃과 더불어 살던 송곳은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습니다. 이를 보며 소시민들은 잔뜩 움추려 살아야 했습니다.
2016년 11월 23일 11시 21분 KST
왜 사소한 것에 분노하는가 | 불평등의

왜 사소한 것에 분노하는가 | 불평등의 경제학

현재 미국 연방 정부가 정한 최저임금은 시간당 $7.25인데, 최저임금의 인상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계층은 바로 시간당 $7.26에서 $8.25의 임금을 받는 사람들로 나타났습니다. 꼴찌기피 성향과 일관된 결과입니다. 이들은 현재 최저임금보다 조금 높은 임금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임금 상승에도 불구하고 바닥계층으로 편입되게 됩니다. 사람들은 더 낮은 임금을 받더라도 꼴찌가 되지 않는 것에 더 만족하고 있습니다.
2016년 07월 29일 12시 22분 KST
정부는 왜 존재하는가 | 세월호의

정부는 왜 존재하는가 | 세월호의 경제학

공공재를 공급할 역할을 맡은 이들이 오직 최고의 권력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라고 말합니다. 구조된 인원이 예상보다 적다고 확인되자, 절박함이나 안타까움을 표현하지 않습니다. 대통령에게 잘못 브리핑했다는 것을 걱정할 따름입니다. 세월호 참사의 경제학적 이유는 바로 이것입니다. 마땅히 공공재여야 할 서비스를 정부 관료들이 사유화한 것입니다. 이뿐입니까. 아이들의 생사도 확인하지 못한 때에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던 이정현 의원은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해경 및 정부 비판을 자제하라고 압력을 넣었습니다.
2016년 07월 01일 11시 30분 KST
누가 시장경제를 망가뜨리는가 | 신뢰의

누가 시장경제를 망가뜨리는가 | 신뢰의 경제학

자본주의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자본주의를 파괴하기 위해 구매하지 말고, 지불하지 말자는 제안을 합니다. 시장 거래가 없으면, 자본주의가 성립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순진한 방식의 싸움 전략입니다. 지갑을 열고 구매하라고 유혹하는 기업들의 광고를 이길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이미 대기업들은 납품단가를 지불하지 않고 있고, 사업 낚아채기 등을 통해서 거래를 중지하고 있습니다. 순진하지 않은 대기업들이야말로 반자본주의 운동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2016년 05월 25일 11시 35분 KST
기업은 왜 책임을 떠넘기는가 | 부정적 외부효과의

기업은 왜 책임을 떠넘기는가 | 부정적 외부효과의 경제학

거대한 조직은 복잡한 주인-대리인 관계의 거미줄로 이루어져 있어서, 책임은 분산되어 있습니다. 비록 기업은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결코 사람일 수 없는 이유입니다. 기업의 의사결정과 행위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을 당사자를 찾기 쉽지 않습니다. 법을 어기고 범죄를 저질러도 책임을 지우는 일이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2016년 05월 03일 18시 05분 KST
원조와 짝퉁 시장주의 | 정실자본주의의

원조와 짝퉁 시장주의 | 정실자본주의의 경제학

법조계와 언론계에서 빨갱이보다 더 무서운 낙인은 반기업적이라는 평판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반기업적이라고 알려진 판사는 퇴임 후 대형 로펌에 취업할 수 없습니다. 반기업적이 되지 않기 위해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사회 지도층에 만연하다고 합니다. 저는 학계도 이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울지 의심합니다.
2016년 04월 28일 14시 10분 KST
경쟁하며 살 수 있을까 | 비정규직 차별의

경쟁하며 살 수 있을까 | 비정규직 차별의 경제학

부산의 D 조선업체는 본사 직원과 협력사 직원에 따라 통근버스의 좌석을 분리했습니다. 자동차 회사 G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름표 색깔을 달리 했습니다. 강남 S병원은 식권 색깔을 달리하였습니다. 자동차 회사 H의 지방 공장은 야간조 간식을 정규직에게만 주었습니다. 항의가 일자, 비정규직에게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그마저도 다른 종류의 간식입니다. 안산의 H 업체는 회사창립일을 맞아 정규직에게만 특식을 제공했습니다.
2016년 04월 19일 11시 31분 KST
우리는 연대해야 할 운명이다 | 임금 결정의

우리는 연대해야 할 운명이다 | 임금 결정의 경제학

가락시장의 파 배달꾼, 하루 200통의 전화를 걸고 있는 텔레마케터, 심야 레스토랑 청소부들이 왜 턱없이 낮은 임금을 받고 있을까요. 교과서의 대답은 바로 평균노동자의 임금이 낮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과서와 다른 현실이 있습니다. 평균노동자의 임금이 생산성보다 현저히 낮다는 것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 경제는 45.6% 성장했는데, 실질임금은 그에 절반인 23.2%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임금 상승 없는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는 이유는 우리 경제가 교과서의 경쟁 시장처럼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2016년 03월 31일 10시 44분 KST
힘내요, 주빌리 은행 | 도덕적 해이의

힘내요, 주빌리 은행 | 도덕적 해이의 경제학

대출시장에서 돈을 갚지 않는 이가 있다면 누구의 책임입니까. 대다수의 사람들이 채무자의 책임을 묻습니다. 저축은행, 카드사, 대부업체들이 돈을 갚을 수 있는 사람들을 선별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책임을 묻지 않습니다.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보이는 이들은 돈을 빌려 쓰는 서민이 아니라, 돈을 마구 빌려주고 있는 금융권입니다. 상환 능력에 대한 검토 없이 대출을 남발합니다. 미남 미녀가 등장하여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대출해 주겠다는 광고가 경쟁적으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정부까지 나서서 빚 내서 집을 사라고 설득했습니다.
2016년 03월 17일 13시 23분 KST
조금만 더 참으면 행복해질까 | 노오력의

조금만 더 참으면 행복해질까 | 노오력의 경제학

함정게임에 갇힌 이들은 노오력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조금만 참으면 승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힘을 내어 노오력을 해보지만, 점점 노오오력, 노오오오력을 펼쳐야 하는 현실에 직면합니다. 일반적인 경쟁과 달리, 함정게임이 지닌 두 가지 특징 때문입니다.
2016년 03월 04일 10시 14분 KST
우주의 기운이 온다 | 예측의

우주의 기운이 온다 | 예측의 경제학

미디어에 자주 등장하는 경제학자와 전문가들은 경제 전망을 즐겨합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인센티브의 왜곡이 숨어 있습니다. 첫째, 경제 예측이 지나치게 많이 이루어집니다. 전문가들의 예측은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하는데, 이들은 과거 자신의 성공한 예측만을 반복해서 자랑하고 실패한 경험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예측이 실패했다고 해서 책임을 지거나 비용을 지불해야 할 일도 없고, 실패한 예측은 대중들에게도 금방 잊힙니다. 그래서 소위 전문가들은 필요 이상으로 예측을 남발합니다.
2016년 02월 12일 15시 47분 K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