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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형진

소설가

락커가 되기를 꿈꿨지만 어쩌다 보니 뒤늦게 대학에 진학해 경영학과 경제학을 공부했다. 그리고 또 어쩌다 보니 소설을 쓰게 됐다. 단편 <섹스과외>로 2010년 문학사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고 이후 이런저런 글들을 쓰며 살고 있다. 타성에서 벗어나 스스로 즐거울 수 있는 세상을 꿈꾸고 나도 당신도 마지막까지 길들지 않기를 바란다.
프로야구 중계에서 인종주의를 몰아내야 할

프로야구 중계에서 인종주의를 몰아내야 할 때

"도미니카 안 가봤죠? 산토도밍고 빼고는 가로등도 없습니다. 그리고 흑인들이 많지 않습니까? 그러면 밤에는 밝은 옷을 입지 않으면 자동차를 몰고 가다가 구분이 잘 안 돼요. (중략) 더 재미있는 거 얘기해줄까요? 포니 택시 같은 데 몇 명씩 타는 줄 아십니까? 보통 다섯 명 타잖아요? 열 몇 명씩 막 탑니다. 그냥 그 난간 잡고 가다가 아무 데서나 내려주고 또 가고......." 어제(7월 24일) 치러진 프로야구경기의 해설에서 나온 발언이다.
2014년 07월 25일 14시 03분 KST
그들은 '희생자'이기 이전에

그들은 '희생자'이기 이전에 '피해자'이다

국립국어원에 의하면 희생(犧牲)은 '다른 사람이나 어떤 목적을 위하여 자신의 목숨, 재산, 명예, 이익 따위를 바치거나 버림. 또는 그것을 빼앗김'이고 피해(被害)는 '생명이나 신체, 재산, 명예 따위에 손해를 입음'으로 그 의미가 엄연히 다르다. 희생엔 피해와 달리 합목적성이 존재한다. 다시 말해 관건은 목적이다. 그들이 '무엇을 위해' 생명을 잃었느냐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면 그들을 희생자로 부르기 힘들다는 의미이다. 그들은 과연 무엇을 위해 생명을 잃었는가?
2014년 07월 18일 05시 58분 KST
그가 베어낸 것은 한낱 값비싼 나무가

그가 베어낸 것은 한낱 값비싼 나무가 아니다

원로 사진작가 장국현 씨가 산림보호구역 내의 금강송을 마구 베어낸 일을 두고 사람들의 비난이 거세다. 한데 여론의 추이를 살펴보니 환경파괴행위 혹은 턱없이 낮은 벌금에 그 분노가 집중된 모양새다. 정작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그곳의 나무는 2155년 11월 11일까지 어떤 이유로도 벨 수 없다. 소중한 문화재 복원을 위한 재료로 후손들에게 전해주기 위해서. 그런데 사진작가 장국현이 바로 그 숲에서 바로 그 금강송들을 베어낸 것이다.
2014년 07월 15일 13시 29분 KST
관행이라는 이름의 모멸적

관행이라는 이름의 모멸적 폭력

또 '관행'이라고 답했다. 윤리적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약속이나 한 듯 그리 대답하니 아주 귀에 못이 박힐 지경이다. 의도야 빤하다. 관행이라는 이름의 방패 뒤에 숨어 자신(들)이 행한 모든 일탈을 합리화하기 위함이다. 허나 이는 대단히 모멸적인 생각이다. 먼저 자기 자신을 향한 모멸이다. 자신이 맡은 소임과 본분에 대한 자각이라곤 조금도 없이, 심지어 윤리와 법규 등에조차 관심 두지 않고 기계적으로 직분을 수행해왔음을 자인한 격이니까. 자기 자신의 무능함을 스스로 인정하는 그 겸허함엔 박수를 보낼 만하나 그 이상의 예우는 결코 해줄 수 없다. 툭하면 관행이라는 두 글자 뒤에 숨는 사람은 딱히 존재가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단언한다. 누구로든 대체할 수 있을 테니.
2014년 07월 09일 13시 25분 KST
이성계가 이인임의

이성계가 이인임의 아들이라고?

조선의 태조 이성계가 그의 정적 이인임의 아들이라고? 그게 무슨 멍멍이소리야? 아마 다들 이런 반응일 것이다. 드라마 <정도전>에 심취한 이들이라면 더욱 그럴 듯하다. 이인임 일파를 축출함으로써 이성계가 권력의 한복판에 들어서지 않았던가. 그렇다. 다들 알다시피 위는 멍멍이소리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이 멍멍이소리가 조선왕조의 골머리를 앓게 만든 것 또한 엄연한 사실이다. 놀랍게도 이는 중국과의 외교가 얽힌 국가적 중대사였다. 우리 입장에선 꽤나 씁쓸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2014년 07월 07일 11시 18분 KST
알고 보면 훨씬 재미있는 페널티킥의

알고 보면 훨씬 재미있는 페널티킥의 심리학

이스라엘 심리학자들이 311개의 표본을 분석한 결과 키커가 찬 공은 왼쪽, 가운데, 오른쪽으로 정확히 3분의1씩 향했다. 하지만 골키퍼들은 무려 94%나 왼쪽 혹은 오른쪽으로 다이빙했다. 가장 막기 쉬운 가운데를 포기한 것이다! 정작 공은 똑같은 빈도로 날아오는데. 실제 통계를 기반으로 분석할 때 페널티킥에서 골키퍼가 행할 수 있는 최적의 전략은 먼저 예측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는 것이라고 한다. 허나 최근엔 변화의 기미가 있다. 연구결과가 널리 알려진 이후 차는 걸 보고 뛰는 골키퍼들이 실제로 좀 늘었다고 한다. 이번 월드컵 16강전에서 브라질의 승리를 이끈 줄리우 세자르도 그런 축이다.
2014년 07월 01일 12시 13분 KST
CJ E&M 주가조작 사건으로 본 언론의

CJ E&M 주가조작 사건으로 본 언론의 직무유기

작년 10월 16일 CJ E&M의 IR팀은 회계팀으로부터 3분기 실적이 대단히 부진하다는 보고를 받았다. 당초 전망치의 절반에도 못 미쳤기에 실적 발표 이후 주가 급락이 확실시되는 상황. 그러자 CJ E&M은 주요 증권사의 애널리스트에게 이 내부정보를 차례로 전달했다. 결국 그날 주가는 9.45% 폭락했고 한 달 후에 공시된 CJ E&M의 3분기 영업이익은 85억 원으로 전망치인 200억 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개미들로선 그야말로 패닉 상황. 만약 미국 같은 국가에서 이런 사태가 발생했으면 어찌되었을까? 단언컨대 모든 언론이 당장 들고일어났을 터이고 정부 또한 조금의 관용도 베풀지 않고 단숨에 작살을 내놓을 게 틀림없다. 한데 우린 신기할 정도로 조용했다.
2014년 06월 17일 06시 59분 KST
조선의 멸망이 한국 정치와 언론에 가르쳐주는

조선의 멸망이 한국 정치와 언론에 가르쳐주는 것

많은 이들이 '왕정(王廷)'이라는 두 글자에서 금세 독재 등을 연상하곤 하지만 실제 조선은 그 편견과는 상당히 다른 형태로 운영되었다. 조선시대 정치 구도의 핵심은 철저한 견제에 있었다. 대간은 이야기할 바가 있으면 망설임 없이 직언해야 했기에 학식과 강직함을 아울러 지닌 사람이 임명되었다.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면 사헌부, 사간원의 최말단인 정6품조차도 정1품의 영의정을 과감히 탄핵했고 실제 굵직한 탄핵의 상당수가 신진관료들에 의해 행해졌다. 윗사람 눈치 보기 바쁜 현대 관료제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조선시대엔 가능했다. 그러나 이 견제구도가 붕괴되며 조선은 급속도로 쇠퇴했고 결국 멸망했다.
2014년 06월 13일 06시 20분 KST
건강보험이 1.7배의 혜택을

건강보험이 1.7배의 혜택을 준다고?

일주일 즈음 전에 건강보험 관련 기사가 쏟아졌다. 작년 기준으로 가입자가 평균 9만 원을 내고 16만 원을 지원받아 1.7배 남짓 혜택을 봤다는 게 그 요지. 이거 좀 이상하지 않은가? 작년 건강보험은 사상최대의 흑자를 기록했다. 수입의 대부분은 보험료, 지출의 대부분은 보험급여비라고 한다. 그럼 분명 받은 보험료가 내준 급여보다 더 많다는 건데 어떻게 그날 발표한 통계에선 그 반대 결과가 나온 걸까? 그렇다. 모든 마법이 그렇듯 여기에도 숨은 트릭이 있다. 바로 '직장가입자의 경우 사용자 부담분(50%)을 뺀 보험료를 반영'한 것이다.
2014년 05월 30일 05시 29분 K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