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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형진

소설가

락커가 되기를 꿈꿨지만 어쩌다 보니 뒤늦게 대학에 진학해 경영학과 경제학을 공부했다. 그리고 또 어쩌다 보니 소설을 쓰게 됐다. 단편 <섹스과외>로 2010년 문학사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고 이후 이런저런 글들을 쓰며 살고 있다. 타성에서 벗어나 스스로 즐거울 수 있는 세상을 꿈꾸고 나도 당신도 마지막까지 길들지 않기를 바란다.
에이핑크 & 레드벨벳 콘서트 the

에이핑크 & 레드벨벳 콘서트 비교체험

재작년과 작년엔 에이핑크, 올해엔 레드벨벳 콘서트를 봤다. 매년 50회 이상의 공연을 꾸준히 관람하는데 이런 거 하나씩 곁들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예술의전당, 서울시향 월간지에 글 쓰는 사람 중 걸그룹을 덕질하는 건
2018년 08월 09일 14시 35분 KST
정명훈에 이어 진은숙을

정명훈에 이어 진은숙을 떠나보내며

지휘자, 작곡가 등이 바뀌는 건 그러려니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지저분해서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동안 다져온 자산을 유지하고 향후 더 발전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기는커녕 어떻게든 흠집을 내기 위해 공로를 무시하고 위업을 폄훼하기 일쑤다.
2018년 01월 13일 06시 14분 KST
언론의 인터뷰 왜곡, 언제까지 묵인해야

언론의 인터뷰 왜곡, 언제까지 묵인해야 하나?

몇 달 후 홍 위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블로그 글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홍 위원은 이때 이 교수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거듭 사과했다고 논설에 썼으나 이 교수의 이야기는 다르다. 그는 블로그 글의 내용이 틀렸다고 인정하거나 사과한 적은 일절 없다고 한다. 그 사과는 자신의 글이 2만 회 이상 조회되는 와중 의도치 않게 상처를 줬을 수도 있다는 데 대한 미안함에 관한 것임을 밝혔다
2017년 11월 30일 06시 41분 KST
아사다 마오는

아사다 마오는 억울하다

현역 시절 아사다 마오는 꽤나 억울하게 조리돌림당한 적이 있다. 바로 인터뷰에서 '억울하다(悔しい, 쿠야시이)'라는 표현을 자주 썼기 때문이다. 김연아에게 지고서 그리 말할 때마다 한국 언론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걸 제목으로 뽑아서 보도했고, 한국 대중 또한 기사를 대거 공유하며 아사다를 힐난했다.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 편파판정이 의심된다 등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우리말 '억울하다'에는 부당한 이유로 안 좋은 일을 겪은 상황이 전제돼 있지만 일본어 '悔しい'는 반대다.
2017년 09월 01일 12시 06분 KST
건강한

건강한 혼밥人

또 하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직장인 혼밥이 늘어가는 양상 이면에는 '강요되는 소통'에 대한 거부감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연히 이는 젊은 세대가 주로 겪는 고충이다. 대화나 소통을 빌미로 자기 이야기나 생각만 늘어놓는 '꼰대'가 연장자나 선임자라면 정말이지 미칠 노릇이다. 지인의 말을 빌리자면 차라리 그런 사람이 자폐에 가깝다. 혼밥 문화가 그토록 우려된다면 '너희가 극복해야지!'라고 말할 게 아니라 함께 식사하기를 꺼리게 만드는 또 다른 문화를 비판하고 개선하는 게 어떨까 싶다. 이런 사안에서 개인을 문제시하는 사람과 밥을 먹으라면 난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혼자 먹는 길을 택하겠다.
2017년 07월 25일 10시 49분 KST
리카르도 무티의 지휘료 논란, 질문이

리카르도 무티의 지휘료 논란, 질문이 잘못됐다

리카르도 무티의 지휘료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 필을 두 차례 지휘하면서 받는 돈이 3억 원 가까이 된다는 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단독 타이틀 걸고 기사를 낸 한겨레는 '베를린 필의 사이먼 래틀도 회당 5천만 원(2009년 기준)인데 이 무슨 혈세 낭비냐?'라고 말하는 모양새다. 난 한겨레에 하나만 이야기해주고 싶다. 이런 사안을 이야기할 때 기회비용을 싹 걷어내면 논의가 매우 미흡해진다고. 알다시피 클래식 음악의 주요 무대는 유럽과 미국이다. 거기서 활동하는 유명 음악가가 아시아 동쪽 끝에 자리한 한국에서 연주 활동을 하기 위해선 치러야 하는 대가가 아주 크다.
2017년 04월 06일 14시 23분 KST
내가 중식당을 고르는

내가 중식당을 고르는 기준

내가 중식당을 고르는 기준은 매우 단순하다. 여러 중식당이 보내온 광고지의 메뉴를 죽 훑어보며 글자 서너 개만 찾는다. 바로 덴뿌라 또는 고기 튀김이다. 메뉴에 이게 있으면 기본을 갖춘 중식당으로 간주해 거기에 주문을 넣는다. 내 경험에 따르면 이는 꽤 타율이 높은 방식이다. 의외로 탕수육만 알고 덴뿌라는 모르는 사람이 많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탕수육에서 소스가 빠지는 대신 반죽 자체에 짭조름한 간이 된 음식이다. 제대로 반죽해 잘 튀기면 어지간한 고급 요리 이상으로 맛있어서 나는 꽤 좋아한다.
2017년 03월 28일 07시 32분 KST
'인권의 과도기'에 불거진 마마무와 국립발레단의 인종차별

'인권의 과도기'에 불거진 마마무와 국립발레단의 인종차별 논란

우리는 '인권의 과도기'를 살고 있다. 우리가 속한 사회에는 이런 사안에 둔감한 이가 민감한 이보다 여전히 많은 게 현실이고, 이 글을 쓰는 나 또한 큰 틀에서 보면 크게 나을 것 없다. 난 마마무 측이 특별히 무지했다기보다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투영된 쪽에 가깝다고 본다. 비판을 통해 사회 전반에 경각심을 고취하고 점차 개선되는 방향으로 전개되는 건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때다 싶어 육두문자 섞어가며 조리돌림하는 건 그리 좋게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그들이 걸그룹이란 이유로 이리저리 비하하면서 그러면 더욱 거시기하다. 소리 높여 정의를 말하는 행동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불의한 사람인지를 노출하는 격이랄까.
2017년 03월 07일 07시 23분 KST
촛불집회에 자격론이

촛불집회에 자격론이 웬말이냐

DJ DOC의 가사를 두고 여혐 논란이 불거졌다. 이를 두고 내가 특별히 할 말은 없다. 마음으로만 응원할 뿐 광화문에는 나가지 않고, 또 여성 권익을 늘 성찰하며 사는 군상도 아닌 내가 무슨 할 말이 있겠나. 슬쩍 숟가락 얹는 꼴밖에 안 되겠지. 문제의식엔 공감하나 그 귀결이 배제(불참)가 아닌 교정(가사 수정)이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정도만 소심하게 피력한다. 하지만 이 논란이 일종의 '자격론'으로 변질되는 흐름에는 단호히 반대한다. DJ DOC의 과거 행적과 이미지, 심지어 힙합 필드 전체를 들먹이며 '이딴 놈들이 어디 감히 끼어?'라는 식의 견해를 공격적으로 펴는 걸 말하는 것이다. 이건 분명 여혐과는 별도의 논제다.
2016년 11월 28일 10시 12분 KST
봉인해제된 문인들의 성기를

봉인해제된 문인들의 성기를 보며

당사자들은 이런 게 한두 건이 아니라 일상이라고 전한다. 지인은 다음과 같이 첨언한다. 그런 일을 겪는 동안 주변 문인 중 누구도 주의를 주거나 말리지 않았다고. 다들 그런 걸 암묵적으로 동의 또는 방관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연대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이들 또한 비슷한 사례를 적잖게 알고 있을 텐데 차마 발설하지 못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알 만한 사람은 다 알지만 쉬쉬해온 오래된 일이란 뜻이다. 낭만, 권태, 퇴폐 등의 단어로 그럴싸하게 치장된 문학판의 속살 내지 민낯이다.
2016년 10월 31일 08시 20분 KST
문단 내 성폭력 사태를

문단 내 성폭력 사태를 보며

조심스레 추측하건대 이 건에 대해서도 많은 유명 작가들은 입을 다물 것이다. 유난히 발 넓기로 유명한 박범신이니 다들 어느 정도 친분을 갖고 있을 것이고, 그 역시 소위 문단 권력의 정점에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니 괜한 구설수에 오르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일전에 내가 써서 기고한 글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우리 사회는 '문제를 제기하는 이를 문제시하는 문제 사회'여서 누구나 자기 분야에선 몸을 사리게 마련이다.
2016년 10월 23일 10시 06분 KST
김영란법과 음악회 '예매대전' 이면의

김영란법과 음악회 '예매대전' 이면의 이야기

며칠 전 김영란법의 여파로 세계적인 악단의 내한공연 티켓이 평소보다 현저히 싼 2.5만 원에 대거 풀리며 한바탕 예매대전이 일었다. 가격이 하필 2.5만 원인 것은 그래야 두 장을 선물해도 5만 원을 안 넘어 김영란법에 저촉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데 이를 두고 잘됐다며 통쾌해하는 목소리가 은근히 들린다. 요약하면 '솔직히 너무 비싸니 이참에 거품 좀 빠져라!', '공짜로 비싼 초대권 팍팍 뿌려대더니 꼴좋다!', '누군 돈 내고 보고 누군 초대권으로 보고!' 등이다. 보통의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충분히 이해되는 불만이다. 하지만 그 이면의 이야기까지 알면 약간은 달리 보게 될 수도 있다.
2016년 10월 01일 11시 04분 KST
문학 공모전에 대한 삐딱한 생각 몇

문학 공모전에 대한 삐딱한 생각 몇 가지

주요 문학 공모전의 요강을 보면 대부분 '다른 데 이거 응모하면 안 돼! 걸리면 너 아웃임!'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난 이걸 이해할 수 없다. 문학은 수학 등과 달라서 정답이 없고 일관된 잣대로 평가할 수 없다. 여기선 대차게 까여도 저기선 쪽쪽 빨릴 수 있는 게 문학이다. 중복출품을 허용해야 한다. 대신 수상을 통보받을 경우 자신이 출품한 다른 모든 공모전에 즉각 그 사실을 통지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정도의 장치를 마련하는 게 어떨까 싶다.
2016년 08월 18일 14시 48분 KST
죽은 사람만 있고 벌을 받은 사람은

죽은 사람만 있고 벌을 받은 사람은 없다

2014년 9월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일하던 계약직 여성 권 씨(향년 25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권 씨가 남긴 유서와 이메일에는 정규직 전환의 희망 아래 24개월간 성희롱과 부당한 대우를 참아온 사실이 빼곡히 담겨 있었다.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고 국정감사에서도 거론되며 2014년 11월 중기회는 관련 간부들을 해임하고 면직했다. 그러나 그들이 겨우 4개월 만인 2015년 3월에 복직됐고 성폭력 용의자들 또한 모두 증거불충분 무혐의 판정을 받았음이 최근 보도를 통해 뒤늦게 드러났다. 책임지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다시 말해 없던 일이 돼버린 것이다.
2016년 06월 23일 12시 02분 KST
홍대 '일베 조형물'의

홍대 '일베 조형물'의 아이러니

때려 부순 건 당연히 잘못한 일이지만 작가가, 그것도 도발적인 방식으로 뭔가를 말하고자 했던 작가가 그를 두고 처벌이나 책임 운운하는 건 그다지 현명하지 않다는 소견이다. 본인의 메시지를 스스로 희석시키는 것처럼도 보인다. 한편으로는 일베를 향한 사회의 강력한 우려를 고려할 때 그 정도 반발은 예상할 수 있는 범주 안에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그걸 때려부수지 않을 만큼 우리 사회 구성원들 간에 관용이 가득했다면 애초 일베는 탄생하지도 않았을 테니까.
2016년 06월 01일 11시 24분 KST
침묵하는 다수를 위한 서글픈

침묵하는 다수를 위한 서글픈 변론

최근 갓 석사 과정에 진입한 대학원생 세 명이 지도교수가 시키는 대로 시험을 조작하다가 20여억 원을 배상하게 된 사건이 있다. 잘못한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한국 대학원의 실정을 감안할 때 그들을 맹렬히 비난하기란 쉽지 않다. 지도교수에게 찍히면 아웃이고, 그렇게 아웃되면 다른 길을 모색하기가 벅찬 한국의 풍토에서 그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게 정녕 가능했을까? 어쩌면 침묵은 그들의 유일한 선택지였는지도 모른다. 솔직히 난 우리 모두 어느 정도는 그렇게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2016년 05월 30일 06시 16분 KST
짝짓기의 제철 5월이

짝짓기의 제철 5월이 싫다

과도한 축의금 문화에 대한 반발심에 '나부터 받지 말자!'라고 말하는 이도 여럿 있다. 하지만 이는 비현실적인 외침이다. 타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축의금은 마치 '펀드'와도 같다. 부모님이 수십 년간 납입한 돈의 만기가 결혼식 당일에 도래하는 상황이란 뜻이다. 그간 쏟아 부은 돈이 만만치 않기에 "저흰 결혼식 간소하게 하겠습니다. 축의금도 안 받겠습니다."라고 말하기란 어렵다. 실제 간소하게 치르는 이가 있기는 하나 그 면면을 보면 대부분 상류층이다. 보통의 가정에서 그 펀드를 폭파하자고 건의하면 의절당할 위험이 있다.
2016년 05월 02일 07시 40분 KST
'아르스 노바' 10년치 성적표를 받아 든

'아르스 노바' 10년치 성적표를 받아 든 서울시향

놀란 점이 하나 있다. 바로 객석 3층이 꽉 들어찼다는 점이다. 3층에는 초대권이 거의 안 뿌려지기 때문에 대부분 유료관객이다. 다시 말해 정말 음악을 듣고자 하는 실수요자라는 뜻이다. <아르스 노바>는 대중의 취향과는 거리가 있는 실험적인 연주회여서 객석 점유율이 늘 낮았다. 한데 3층이 꽉 찼다는 점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10년 넘게 진행해온 <아르스 노바>의 가장 소중한 자산을 확인하는 기분이었다.
2016년 04월 08일 10시 12분 K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