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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헌기

비정규직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장애 학생이 다닐 특수학교를 짓는 문제로 토론하는 걸

장애 학생이 다닐 특수학교를 짓는 문제로 토론하는 걸 반대한다

장애인들이 교육 받을 권리가 당자들이 무릎 꿇고 빌어야만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어서는 안됨은 물론이고, 일단 저게 무슨 저 따위 '토론'씩이나 통해서 간신히 견인해내야 하는 것이어서도 안 된다. 토론은 뭐가 옳고 그른지, 혹은 더 나은 해법이 뭔지 따져봐야 할 때 하는 것이다. '한방병원을 지어야 하니 장애인 특수학교를 짓는 건 안 된다. 자기 동네에 장애인이 너무 많으니, 장애인들이 다른 동네로 가야 한다'와 하등 다를 거 없는 아젠다로 토론 같은 걸 붙이는 자체가 반윤리다. 약자를 배제할지 말지에 대해 다수의 의견을 경청하고 논의해보자는 건 그 자체로 폭력이지 그걸 결코 '절차'라 불러줄 수가 없다.
2017년 09월 11일 08시 12분 KST
비열하고 가볍지 않은

비열하고 가볍지 않은 범죄

범행을 저지른 남성들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em>"갓XX(해당 여성 게임 유튜버의 닉네임)가 아니더라도 (찾아간 주소에서 나오는 사람이) 여자면 죽이겠다."</em> 그러시겠지. 어느새 방점이 '막말'이 아닌 '여성'에 찍힌다. 그런 성질의 위협이 그렇게 쉽게 가능한 본질적인 이유는 대상이 단지 막말을 하여 널 기분 나쁘게 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너보다 물리적으로 약자인 여성이기 때문이다. 남성은 이런 말도 했다고 한다. <em>"어차피 잃을 거 없으니 널 죽이겠다."</em> 아니, 잃을 게 없어도 절대 자기보다 강해 보이는 사람에게는 그런 짓을 그렇게 쉽게 하지 못한다. 잃을 게 없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비열해서 그런 것이다.
2017년 08월 11일 07시 25분 KST
고위 공직자의 도덕성에 대한

고위 공직자의 도덕성에 대한 착각

벼슬을 무슨 포상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사람들이 왕왕 착각을 한다. (고위) 공직자에게 특히 더 능력과 도덕성이 요구되는 건, 그게 똑똑하고 품행방정한 사람 골라 상 주는 문제라서 그런 게 아니다. 그가 가질 '힘' 때문이다. 그가 그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그 힘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느냐가 본질이다. 권력이라는 것은 타인을 통제할 수 있는 강제력이고, 때문에 잘못 사용하면 타인을 부당하게 억압하고 공공에 해악을 끼치기 때문이다. 깨끗하고 절제력이 있어야 권력을 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지 실수 없이 티끌 안 묻히고 자기를 관리해온 사람에게 상을 내려 타에 본을 보이기 위함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공직자의 도덕성을 검증할 때, 준거를 전자로 잡는 게 후자보다 압도적으로 중요하다.
2017년 06월 13일 06시 52분 KST
문재인과 안철수의 승부는 2030에서 갈릴

문재인과 안철수의 승부는 2030에서 갈릴 것이다

'문재인을 꺾을 사람 누구입니까?'로 붙일 수 있는 지지율이란 게 결국 '갈 길 잃은 보수층' 정도일 게다. 홍준표와 유승민을 드랍시키는 조각모음을 실행하기만 하면, 혹은 그런 이벤트가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고양시키는 정도로도 안철수가 더 치고 올라올 수 있을 게다. 문제는 언론에서 그런 호들갑을 떨든 말든 실제론 그 조각모음이 불가능해 보인다는 것이다. 보아하니, 홍준표와 유승민 둘 다 앉아서 고사당할 생각도, 합칠 생각도 없는 모양이기 때문이다. 결국 안철수의 확장성은 답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이 갖고 있는 지지율을 직접적으로 빼앗아 와야 한다. 지금 문재인을 추동하는 메인 지지층은 2030에서 40대까지다. 안철수의 승부처는 결국은 청년층의 포섭하는 것이다.
2017년 04월 08일 12시 15분 KST
문재인의 '가드'와 안철수의

문재인의 '가드'와 안철수의 '조각모음'

안철수에게는 문재인, 안철수, 유승민, 홍준표, 심상정의 5자 구도에서 안희정의 표를 흡수하고 유승민의 표까지 빨아당길 수가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러기 위해 조각모음 이벤트가 적어도 두 번 발생해야 한다. 첫 번째는 민주당 후보가 결정되는 이벤트다. 아이러니하게도 민주당 후보가 결정되는 것은 문재인의 이벤트가 아니라 안철수의 이벤트다. 사람들이 민주당 경선 결과에서 기대하는 건 이미 결정되다시피한 민주당 후보가 누구인지가 아니라, 그래서 퇴장하는 이재명의 표와 안희정의 표가 어디로 갈 것인가에 있기 때문이다.
2017년 04월 01일 12시 09분 KST

"똑바로 정면을 봐"

내가 복싱을 배울 무렵 처음 링에 올라갔을 때, 어디 챔피언 출신이라던 관장에게 제일 먼저 들은 말은 '고개를 들어'였다. '이렇게 쳐라, 저렇게 피해라'가 아니라 우선 정면을, 상대를 똑바로 보라는 말이었다. 링 위에서 고개를 숙이고 웅크린 채 두들겨 맞고 있을 때 링 밖에서 들려오는 "똑바로 정면을 봐"하고 소리치는 관장의 고함소리가 좋았다. 저렇게 용감하니까 챔피언도 했겠지. 그 고함은 링위에서의 내 꼴을 알려주는 어드바이스였다. 간신히 용기를 내어 고개를 들고 상대를 정면에서 응시한 채로 얻어맞는 데까지 성공했을 무렵, 내 성격이 바뀌어 있었다.
2016년 09월 26일 10시 28분 KST
폭로는 그 자체로 공론화로

폭로는 그 자체로 공론화로 이어지는가

근 몇 년간 있었던 개인 실명공개를 포함한 폭로 중 그것이 제대로된 공론화로 이어진 적은 거의 없었다. 그저 인터넷에서 나쁜놈이라고 지목된 자에게 다수의 사람들이 몰려가 욕 한 마디씩 보태고 지나갈 뿐이었다. 모종의 폭로를 통해 개인의 능력으로 도저히 어찌할 수 없던 사안에 대하여 진상을 규명하고 그에 맞는 징벌과 문제해결 및 사태 개선, 재발방지 프로세스 마련으로 이어진 적이 몇 건이나 있던가? 그런 케이스가 존재하긴 했던가? 근본적으로 기명 폭로라는 것은 그 내용이 자극적이면 자극적일수록 되레 공론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대중에게 해당 문제를 스캔들로서만 소비되게 만들 위험성이 상당히 높다.
2016년 09월 05일 13시 47분 K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