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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람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
우리 모두의 '오버 더

우리 모두의 '오버 더 레인보우'

지난 주말 서울에서는 아시아 성소수자 합창 페스티벌이 열렸다. 2015년 대만에서 열린 합창제에 이어 두번째였다. 한국, 대만, 중국 등에서 8개 성소수자 합창단이 참여했다. 둘째날에는 짧은 거리행진이 있었다. 이들은 서울광장에서 박근혜 석방을 외치는 시위대와 마주쳤다.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은 아시아 각국에서 모인 성소수자들에게 폭력과 함께 "문재인도 너희 편이 아니다"라는 말을 던졌다.
2017년 06월 08일 10시 51분 KST
함께 제주에

함께 제주에 간다

생각해보면 가장 오래 알았던 사람들에게 제일 늦게 말했다. 그동안 알리지 않은 게 오래된 거짓말처럼 느껴져서인지도 모른다. 몇 년 전에야 10대 시절부터 만난 친구들에게 알렸다. 친구들은, 돌이켜보니 오래전부터 말하고 싶었던 것 같았는데 먼저 다가가주지 못했다며 미안하다고 했다. 가족에게 하는 것이 더 어려웠다. 직접 말하지도 못했다. 힘든 시간이 흘렀다. 처음 동반자와 같이 제주에 갔을 때는 부모님과 공항에서 짧은 인사를 나눴다.
2016년 08월 14일 08시 10분 KST
커다란 현수막 펼친

커다란 현수막 펼친 어머니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모진 말들, 폭력과 인권침해는 그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자기 일처럼 다가온다. 성소수자와 함께 있다는 이유로, 성소수자 인권을 옹호한다는 이유로 폭력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차별을 받기도 한다. 이런 차별을 연계차별이라고도 한다. 소수자라는 이유로 차별과 폭력을 당하는 자는 그 핍박이 얼마나 부당한지 점차 알아간다. 그래서 성소수자들이 혐오를 넘어 거리에 나서듯, 성소수자의 가족과 친구들도 자신에게 덧씌워진 낙인과 혐오를 넘어서기 위해 거리로 나선다.
2016년 07월 23일 07시 01분 KST
10년이

10년이 지나도

전화를 받았다. 남성으로 성별이 부여됐지만 여성의 정체성을 가진 트랜스젠더였다. 성별 정정을 신청한 뒤 보정 명령을 받아 상담하고 법원에 낼 의견서를 작성해줬다. 법원은 여성 성기를 갖추었음을 소명하는 식별 가능한 사진을 제출하라고 했다. 수술확인서를 이미 냈음에도 이를 요구하는 것은 인격권을 침해한다는 의견서를 썼다. 그런데 의견서 대신 사진을 냈다고 했다. 사진을 찍으면서도, 인화하면서도 수치스러웠다고 했다. 혹시라도 성별 정정이 안 될까 하는 걱정에, 고민 끝에 사진을 냈다는 전화였다. 통화를 마치고, 서초동 법원 앞 골목을 오래도록 서성였다. 그 판사는 지금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되었다.
2016년 07월 03일 07시 35분 KST
아무도

아무도 모른다

아무도 모른다. 상담으로 들어오는 동성 커플들의 사연을. 가장 먹먹하게 만드는 일은 언제나 어느 한쪽이 사망한 뒤의 이야기들이다. 사그라드는 파트너에 대해 수술동의서 한 장 못 쓸 때의 자괴감을, 죽은 이의 가족에게 집이 넘어가 같이 살던 공간에서 내쫓기던 막막함을, 유품을 챙겼다고 망인의 가족이 절도죄나 사기죄로 고소할 때의 황망함을, 파트너의 가족이 '너 때문에 죽었다'면서 돈을 내놓으라고 할 때의 비참함을, 유골을 빼앗기고 어디에 묻혀 있는지조차 모르게 될 때의 절망감을.
2016년 06월 11일 11시 02분 K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