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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환

닉네임 데이. 레인보우팩토리 대표. 대학에서 어울리지 않게 전기공학을 전공했다. 한때 동성애자에게 개방된 미국에서의 행복한 삶을 꿈꾸며 시키고로 유학 갔지만, 고민끝에한국에서의당당한삶을택했다.‘ 피터팬’의 꼬임에 넘어가 레인보우팩토리를 만들어 영화판에 뛰어들었다. <호수의 이방인> 등을 수입했고, <마이 페어 웨딩>을 제작했다. 2010년 커밍아웃한 그는 영화와 성소수자 인권 운동의 접점을 찾아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부모님께

부모님께 커밍아웃

부모님께 커밍아웃할 때 준비를 철저히 했다. 어머니나 아버지 어느 한쪽에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양친이 모두 한 자리에 계시고, 주변에 나를 포함한 우리 세 명만 있어야 하며, 식당 같은 곳이 아니라 반드시 집 안이어야 했다. 그리고 두 분의 건강 상태가 좋고 다른 큰 걱정거리가 없어야 했다. 즉, 부모님 주변에 신경 써야 할 요소가 없고, 오로지 이것만 깊게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는 환경에서 나는 커밍아웃을 했다. 또한 지나치게 감정이 올라올 것을 대비해서 가능한 한 내가 동성애자라는 사실과 몇 가지 알아야 할 정보를 제공한 후 자리를 비워 부모님 두 분이서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열차 예약까지 마쳤다.
2016년 10월 07일 10시 57분 KST
스물넷, 벽장에서

스물넷, 벽장에서 나오다

지금 돌이켜보면 참 재미있고 고마웠던 점이 바로 내가 커밍아웃했을 때 보여준 친구들의 반응이다. "난 또 불치병에 걸려서 시한부라고 고백하는 줄 알았다." "그동안 힘들었을 텐데 말해줘서 고마워." 가슴이 따뜻해지는 대답이 많았다. 백미는 바로 "이제 드디어 커밍아웃하는 거야?" "이미 알고 있었는데?" 등 나를 오랫동안 지켜보면서 내가 게이일 수도 있다는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반응이었다. 그리고 내가 게이냐 아니냐는 아무런 문제가 아니었지만, 내가 먼저 이야기하기 전에 자기들이 캐묻지 않는 것이 친구로서의 예의라고 생각하는 태도였다.
2016년 09월 30일 07시 24분 KST
마흔 살

마흔 살 피터팬

소개받은 광수 형의 친구들 가운데 꽤나 나이가 들어 보이는 사람들이 광수 형을 '형'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았다. 처음에는 조금 나이 들어 보이는 얼굴이구나라고 생각했지만 점점 그렇게 부르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광수 형의 나이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게이커뮤니티에 '데뷔'하던 2004, 5년만 하더라도 게이들끼리 오랜 시간 신뢰가 쌓이기 전에는 서로의 이름이나 나이 같은 인적 사항을 물어보는 것이 실례였다. 누군가가 아웃팅할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다들 상대방의 나이나 인적 사항을 대충 알았고, 나 역시 광수 형의 나이를 외모에서 예상할 수 있는 수준으로 생각했다.
2016년 09월 16일 06시 43분 KST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동물

게이인 나에게 오래 사귄 여자 친구는 정말 '상상 속에나 존재하는 동물'이지만 동성애자인 새내기 남학생에게 정말 꼭 필요한 존재였다. 왜냐하면 넌지시 동성애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대다수의 반응은 동성애자는 문란하고 더럽다는 식으로 말하거나, 우리나라에는 동성애자가 없다라는 식으로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등 나쁜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남자가 남자를 좋아한다는 것이 아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비로소 내가 남들과 확실히 다르다는 것, 그리고 내가 지금처럼 동성애자로 살게 되면 앞으로 내 삶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걸 실감하게 되었다.
2016년 08월 31일 12시 42분 K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