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ile image

이아름

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이승현군의 누나
누나의 일기 | 아빠의

누나의 일기 | 아빠의 세례

아빠가 교황님께 세례 받은 것에 대해서 여러가지 다른 이유들로 좋지 않게 생각하시는 분들께는 사실 드릴 말씀은 없어요. 아빠가 교황님께 세례를 받은 건 아빠의 개인적인 욕심도 아니고 쉽게 세례를 받으려는 것도 아니에요.아빠가 하는 모든 건 아이들을 하루라도 더 기억하게 하기 위해서예요. 바티칸에서도 우리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리길 간절히 바라는 아빠의 마음을 조금만 아주 조금만 알아주세요.
2014년 08월 17일 07시 29분 KST
누나의 순례 일기 | 잊지

누나의 순례 일기 | 잊지 않겠습니다

마음으로 혹은 길 위에서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 진정으로 행복하시길 승현이와 웅기의 이름으로 간절히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잊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
2014년 08월 15일 08시 03분 KST
누나의 순례 일기 | 걷다 보니

누나의 순례 일기 | 걷다 보니 여기까지

내일은 마지막 날이다. 우리가 이 길 위를 걷는 마지막 날. 걷다 보니 여기까지 와있다. 한 여름을 길에서 보내고 이제는 제법 날이 선선해졌다. 살기로 가득했던 아빠의 눈은 좀 더 편안해졌고, 말수가 적으시던 아저씨께서는 농담도 하신다.
2014년 08월 13일 13시 20분 KST
누나의 순례 일기 | 다시 온

누나의 순례 일기 | 다시 온 논산

오늘은 팽목에 내려가면서 들렀던 논산 대교동 성당에 다시 왔다. 내려가는 길에 들렸던 이곳은 아득했지만 지금은 아쉽기만 하다. 팽목을 지나 다시 논산까지 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너무 속상하다. 하나도 변한 것이 없는 것 같다.
2014년 08월 12일 06시 52분 KST
누나의 순례 일기 | 깃발을 든

누나의 순례 일기 | 깃발을 든 꼬맹이

오늘 내 맘속에 콕 박힌 한 꼬마아이가 있다. 엄마랑 같이 온 이 꼬맹이는 깃발을 들고 앞에서 걸었다. 들고 싶다고, 무겁지 않다고 꽤 오래 그 큰 깃발을 들고 걸었다. 너무 귀엽게 생긴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듯한 아이였는데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고 이 아이 뒤에서 걷는데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우리 승현이가 생각났다. 저만할 때의 우리 승현이가 눈앞에 아른거렸다.
2014년 08월 11일 05시 52분 KST
누나의 순례 일기 | 걷기 좋은

누나의 순례 일기 | 걷기 좋은 날

이제 일주일도 남지 않은 이 여정이 하루하루 너무 아쉽기만 하다. 아이들을 위해 뭔가를 하고 있는 것만 같은 이 기분에 그동안 덜 미안했는지 그냥 이 길이 좋다. 계속 가고 싶다 이 길을.
2014년 08월 09일 06시 18분 KST
누나의 순례 일기 | 승현이

누나의 순례 일기 | 승현이 100일

자는 것처럼 너무 예쁘게 누워 있는 승현이를 끌어안고, 아직까지도 단단한 승현이의 가슴에 파묻혀, 부르면 일어날 것만 같아 승현이의 이름을 한없이 부르짖던 그 날. 오늘은 승현이를 다시 품에 안은 지 백일이 되는 날이다. 벌써 백일이나 지난 시간이 야속하기도 하지만 백일이라서 특별한 건 없다. 하루하루 똑같이 승현이를 사랑하고 기억한다.
2014년 08월 07일 06시 26분 KST
누나의 순례 일기 | 100일이 되는

누나의 순례 일기 | 100일이 되는 날

오늘은 웅기가 우리 곁으로 돌아온 지 100일이 되는 날. 승현이가 우리 곁으로 돌아온 지 99일이 되는 날이다. 이날이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또 이날이 오지 않을까 두렵기도 했었다. 아이들의 마지막마저 챙겨주지 못할까 마음 졸이며 지냈던 팽목에서의 지난날들이 지금은 고맙기도 하다.
2014년 08월 06일 14시 15분 KST
누나의 순례 일기 | 끝이

누나의 순례 일기 | 끝이 보인다

점점 끝이 보인다. 너무나 힘들게 지나온 길들이 지금은 아쉽기만 하다. 마치 내가 이 길이 끝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만 같다. 너무 힘들었지만 그만큼 좋았고 슬픈 길이었다.
2014년 08월 06일 06시 03분 KST
누나의 순례 일기 | 광주에

누나의 순례 일기 | 광주에 들어왔다

오늘은 광주 시내로 들어왔다. 정말 많은 분들께서 곳곳에서 우리를 맞이해주셨다. 노란우산을 들고 맞이해주셨다. 그리고 몸이 불편하신 분들께서도 휠체어를 타고 아버지들과 함께 해주셨다.
2014년 08월 05일 06시 06분 KST
누나의 순례 일기 | 비바람을

누나의 순례 일기 | 비바람을 맞으며

일정이 다 끝나고 앉아 있는데 우연히 너무 예쁜 청개구리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손에 올려 만져보고 사진도 찍었다. 그리고 다시 놓아주었다. 아직 너무 조그만해서 잘 크길 바란다고 마음으로 빌었다. 우리 승현이 같았다.
2014년 08월 03일 06시 07분 KST
누나의 순례 일기 | 어느덧

누나의 순례 일기 | 어느덧 8월

영원히 멈춰 있을 것만 같던 4월에서 어느덧 8월이 되었고 우리의 여정은 25일차로 접어들었다. 곧 웅기와 승현이의 백일도 다가온다. 우리가 차갑게 식은 그 아이들을 품에 안은 지 백일이 되는 날이다. 웅기와 승현이는 나란히 8월 6일과 7일에 백일을 맞이한다. 분명 이 둘은 하늘에서 더 친해졌을 것이다. 그래서 두 아버지들이 이렇게 운명처럼 만나 기적처럼 걷고 있는 것이 아닐까.
2014년 08월 02일 07시 21분 KST
누나의 순례 일기 | 대충 나간

누나의 순례 일기 | 대충 나간 기사

아버지들 이름도 모르고, 유가족 몇 명이서 도보순례를 하는지도 모르고 취재를 오는 기자들 그렇게 대충 써서 내보내는 기사. 너무 힘들다. 대충 나간 기사에서처럼 우리의 목적지는 안산 단원고가 아니지만 아버지들의 마음은 그 이상일지도 모르겠다. 아버지들의 바람대로 광주를 거쳐 대전까지 가는 이 여정에는 팽목까지 갈 때와는 또 다른 염원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2014년 08월 01일 06시 03분 KST
누나의 순례 일기 | 우리의

누나의 순례 일기 | 우리의 바람

팽목항에서 진도체육관까지 다시 걸어왔다. 왔던 길을 다시 걸어가야 하는 힘든 여정이지만 가다 보면 새로운 길도 만날 것이다. 완주를 할 수만 있다면 너무 좋겠지만 완주가 목적은 아니다. 할 수 있는 데까지,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다.
2014년 07월 31일 07시 27분 KST
누나의 순례 일기 | 다시

누나의 순례 일기 | 다시 그곳에서

속이 안 좋아서 아버지들과 배를 타고 현장에 가지는 못했다. 한시간쯤 지났을까 현장에 함께 나간 기자언니가 보내준 사진 두 장을 보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배 안에 있어도 되는데 밖에서 바닷물과 바람을 맞으며 앉아있는 두 아버지들의 사진이었다. 무슨 생각을 하면서 그 곳에 앉아 계실지...
2014년 07월 29일 08시 07분 KST
누나의 순례 일기 | 팽목에는 내 발로 가고

누나의 순례 일기 | 팽목에는 내 발로 가고 싶다

19일 동안 잘 걸었는데 마지막에 몸이 이렇게 안 따라줘서 너무 속상하다. 오늘은 아침에 한 시간 정도 걷다가 차를 타고 숙소로 돌아갔다. 지금은 차를 타고 아버지들을 뒤따라 가고 있는데 팽목에는 내 발로 걸어서 들어가고 싶다.
2014년 07월 28일 11시 55분 KST
누나의 순례 일기 | 아프지 않고

누나의 순례 일기 | 아프지 않고 싶다

어제 일정을 마치고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오늘 일정은 함께하지 못했다. 오늘 일정은 우수영성당에서 진도체육관까지 가는 것이었는데 함께하지 못해서 아쉽지만 내일이 아니라 오늘 아픈 것이 어찌 보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2014년 07월 27일 14시 07분 KST
누나의 순례 일기 | 팽목항까지

누나의 순례 일기 | 팽목항까지 50km

이제 팽목항까지 50킬로가 남았다. 언제 도착이나 할 수 있을까. 막연하고 무모하게 출발한 게 어제 같은데 이제는 표지판에 팽목항이란 세 글자가 보인다. 무슨 생각으로 여기까지 걸어왔는지 모르겠다. 때로는 화도 나고 슬프기도 하고 좋기도 했다.
2014년 07월 27일 06시 55분 KST
누나의 순례 일기 | 왜 울었는지

누나의 순례 일기 | 왜 울었는지 모르겠지만

친한언니들이 멀리서 와줘서 같이 얘기도 하고 너무 좋았는데 곧이어 손석희 아저씨께서도 작가언니들과 함께 오셨다. 왜 아저씨를 보고 울었는지 모르겠지만 펑펑 울었다. 속이 좀 시원했다. 잘할 거라 믿는다는 아저씨의 말씀에 힘이 났다.
2014년 07월 26일 05시 59분 K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