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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은 너무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은 너무 파랗다

사실 올해 1월 초, 2016년 대상 후보작 선정을 둘러싼 진통이 있었다. 대상 후보자 약 30인 리스트 중 여성작가가 전무했던 것이다. 그동안의 차별을 참다 참다 뿔이 난 여성 작가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 43회나 페스티벌이 진행되는 동안 여성 작가가 진정으로 대상을 받았다 인정되는 것은 2000년 한 번뿐이니. 심지어 올해는 대상 후보 작가 명단에 전 세계 여성 만화가 그 누구의 이름도 오르지 못했다는 점에서 여성 작가들뿐만 아니라 후보작에 오른 많은 남성 작가들도 문제 제기를 하면서 이런 성차별에 대항, 후보자 결과에 반발하며 후보 자리 양보, 투표 거부 등의 보이콧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2016년 02월 04일 11시 41분 KST
가까워서 더 몰랐던 그녀들,

가까워서 더 몰랐던 그녀들, '엄마들'

『엄마들』이 보여주는 중년 여인의 삶은 솔직히 구질구질하다. 집에 남편이 있거나 없거나 시정잡배 같은 남자들에게 매번 홀리고 또 울고불고 헤어진다. 하는 일도 마땅치 않다. 세상은 늙은 여자에게 쉽게 일자리를 주지 않으니까. 그런데 동정이나 손가락질이 좀체 되지 않는다. 산다는 것에 정답이 없다면 좀 구질구질하면 어떤가. 꼭 부부간의 백년해로만이 진정한 사랑인가, 골프를 치고 좋은 차를 타야 멋진 인생인가 하는 생각이 빼꼼 고개를 내민다.
2015년 12월 01일 16시 17분 KST
버튼을 누르면 대신

버튼을 누르면 대신 죽여드립니다,『국민사형투표』

강아지 탈을 쓴 범인(이하 '개탈')은 무슨 수를 썼는지 스마트폰을 가진 모든 국민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방법으로 '국민사형투표'를 진행한다. 친절하게 팝업으로 동영상까지 송출하며 투표 대상으로 선정된 인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곁들인다. 보험금을 노리고 연인을 살해했지만 '핫도그를 먹다가 질식사'한 것으로 위장해 무죄방면 된 자, 이웃집에 살던 여자아이를 살해했고, 목격자의 증언도 있었지만 목격자가 지적수준이 의심되는 어린 아이였기에 증언으로 채택되지 않아 무죄방면 된 자 등 시민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한 이들로만 선별해 공개재판의 링에 올린다.
2015년 11월 10일 11시 18분 KST
이기는 것이 전부인 게임 :

이기는 것이 전부인 게임 : 『원아웃』

『원아웃』은 처음부터 기존 야구만화의 안티테제를 목표한 작품이다. 작가 카이타니 시노부가 말하는 『원아웃』과 다른 야구만화의 차이점은 크게 세 가지. 첫째, 주인공 투수는 절대 강속구를 던지지 않는다. 둘째, 노력이나 근성만으로 승리를 따낼 수 없다.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로 '주인공이 악당'임을 꼽고 있다. 시합은 개인의 출중한 운동능력에 의해 좌우되는 게 아니라 철저하게 두뇌전을 바탕으로 전개된다.
2015년 10월 27일 11시 07분 KST
에로를 그리는 게 뭐 어때서? 『에로만화의

에로를 그리는 게 뭐 어때서? 『에로만화의 별』

일단 세 쪽만 넘겨보면 『에로만화의 별』의 존재의 의미는 명확해진다. 만화책 수백 권을 섭렵하고 여전히 기이한 작품들을 향해 손이 근지러운 덕후에겐 더더욱. 『에로만화의 별』은 작가인 카네히라 모리히토가 직접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초보자 입장에서 에로만화 창작의 세계를 탐닉하는 내용이다. 즉 에로만화를 보는 것으론 부족해 직접 그리고 싶거나, 최애캐를 직접 이렇게저렇게 막...하고 싶은 덕후들을 위한 맞춤형 교재인 셈이다.
2015년 10월 13일 15시 17분 KST
진짜 어른과의 연애 『남자의

진짜 어른과의 연애 『남자의 일생』

츠쿠미는 미모의 대기업 회사원이다. 편견이나 구김살도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지나치게 꼼꼼하고 착실한 생활방식이 그녀의 매력을 깎아 먹을 지경이다. 그녀의 유일한 약점은 지나간 사랑에 대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다는 것 하나뿐. 츠쿠미를 좋아하는 남자는 많지만 그녀가 지난 사랑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도와주고 기다려줄 수 있는 남자는 흔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카이에다는 기다렸고, 그녀의 상처에 대해 이것저것 묻지 않았다. 그것은 그가 과거가 아닌 현재를 믿는 사람이며, 사랑이 미련보다 힘이 세다는 걸 믿기 때문일 것이다.
2015년 10월 02일 10시 44분 KST
『샤를리 엡도』와 반대로 무슬림을 이해하는 법 : 『무슬림

『샤를리 엡도』와 반대로 무슬림을 이해하는 법 : 『무슬림 쇼』

『무슬림 쇼』는 서양 국가에 사는 무슬림들의 일상을 그린 만화 즉, 이슬람교 국가가 아닌 곳에서 살고 있는 이슬람교도들에 대한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다. 여기서 주목할 또 하나의 지점은 프랑스 내 무슬림이 프랑스 전체 인구의 10%나 되지만, 긴 프랑스 만화사를 통틀어 무슬림의 생활을 다룬 프랑스 만화는 없었고, 이 작품이 최초라는 점이다. 작가는 『무슬림 쇼』를 자국 내 존재하는, 언론을 통해 비친, 그리고 대중들에게 인식된 이슬람교와 무슬림에 대한 오해 때문에 시작했다고 했다. 특별히 이슬람 종교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한 것은 아니며 그저 그들이 잘 알지 못하는 종교를 믿는 사람들의 일상을 만나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2015년 09월 18일 11시 57분 KST

"가장 빛나는 순간을 담아내고 싶었다" | 이와이 슌지의 <하나와 앨리스: 살인사건>

50대의 감독이 10대 소녀의 감성을 포착해내는 작업은 감탄스러울 정도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특유의 감성과 선을 표현하기 위해 과감하게도 로토스코핑 기법(Rotoscoping, 움직임을 실사 촬영한 후 애니메이션으로 옮기는 기법)을 채택했다. 영화적 앵글에 로토스코핑 기법이 버무려지니 중간 중간 애니메이션답지 않은 고퀄 장면들이 나온다. 썰물처럼 달려 나오는 발레 연습 장면, 등교길 남학생과의 시비 장면, 밤하늘 아래 하나와 앨리스가 춤추는 장면 등은 프레임과 앵글 하나하나가 얼마나 유기적으로 호흡을 맞췄는지 숨이 막힐 정도다.
2015년 09월 14일 17시 01분 KST
온라인에 연재하고, 데뷔하다 | 프랑스의 만화

온라인에 연재하고, 데뷔하다 | 프랑스의 만화 블로그들

블로그에서는 한 성적 편집광 남자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로 그야말로 '일상툰'이 공개 되었는데, 작가는 인터넷의 익명성을 활용하여 '프랑씨코'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내고, 그의 일상을 만화로 그려냈다. 이런 형식의 블로그로 '프랑씨코'가 최초는 아니었지만, 독자들에게 블로그 속 만화 인물과 실제 인물, 즉 만화가에 대한 환상을 불러일으켜 도대체 진짜 작가가 누군지에 대한 지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문화적,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경우는 없었다.
2015년 09월 04일 10시 15분 KST
오포 그리고 사토리 세대의

오포 그리고 사토리 세대의 만화

당연히 이런 젊은이들의 성향은 창작과 콘텐츠 산업 일선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좀처럼 젊은이들이 만화잡지를 사지 않는다. 연일 부수가 추락하고, 폐간하는 잡지가 줄을 잇는다. 단행본 시장은 유지는 되지만, 타이틀 숫자는 늘어난 것에 비하여 시장 크기는 거의 그대로라서 이전보다 상품이 팔리지 않고 있다. 반면 일본의 디지털 만화 시장은 점점 크기가 커지고 있다.
2015년 08월 21일 11시 14분 KST
[인터뷰] '치즈 인 더 트랩'의 순끼 : 조금 싸한 기분이 드는

[인터뷰] '치즈 인 더 트랩'의 순끼 : 조금 싸한 기분이 드는 순정만화

이 만화를혹자는 '본격 남자 주인공이 웃으면 무서워지는 순정스릴러만화'라고 불렀다. 독자들은 어딘지 모를 싸한 느낌의 미남 캐릭터를 응원하면서도 의심했고, 그의 여자친구가 고난으로 점철된 학교생활을 이어가는 것을 목도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이 만화의 정체성이 도통 무엇인지 아리송하지만, 네이버 목요웹툰 최상위 랭커로 군림해온 '치인트'가 수요일 밤 F5 누름 유발자라는 것 한 가지는 확실히 안다.
2015년 08월 14일 10시 09분 KST
[인터뷰] 만화가 김수용, 다시 춤에 대해

[인터뷰] 만화가 김수용, 다시 춤에 대해 말하다

"얼마 전 종이접기 하는 김영만 선생님이 재규어 타는 게 박탈감을 준다고 기사가 나오지 않았나. 그런 기사가 나왔다는 자체에 화가 났다. 그분은 종이접기 분야에서 최고이고, 탱크를 타고 다니셔도 할 말이 없는 거다. 이런 분들을 인정 못하는 사회가 답답했다. 1세대 댄서 형님들도 재규어 타고 다닐 만한 분들이다. 박남정, 현진영 형님 같은 최고의 가수들을 돋보이게 해준 장본인들이고, 한국 대중문화를 이끌어나갔던 분들이니까. 한 번은 형님들과 술 한 잔 했는데 "나 20년 만에 도는 건데, 될까?" 하면서 지하철 지하도에서 윈드밀을 꽂아버리더라."
2015년 08월 04일 10시 18분 KST
욱일기, 모호하기에 위험한

욱일기, 모호하기에 위험한 아이콘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집중선에 불쾌감을 느끼고 문제를 제기하면서도, 딱히 다른 맥락이 없는데 작가나 작품 그 자체가 일제와 제국주의를 찬양한다고 간주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벼랑 위의 포뇨>의 어선 깃발을 가지고 미야자키 하야오를 우익이라고 시비 잡는 것보다 <바람이 분다>에서 확연히 드러난 위험할 정도로 나이브하고 무책임한 역사인식과 반전주의의 한계를 문제 삼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욱일 도안이나 욱일기를 무작정 극우적 상징물이라며 기피하지 말고, 정말로 그런 용도로 쓰였는지 스스로 읽고 판단할 수도 있다. 한국의 문화적 스펙트럼이 그 정도로는 성숙하고 강해졌다고 믿는다.
2015년 07월 27일 11시 12분 KST
겁쟁이 폐단 : 살아남아라

겁쟁이 폐단 : 살아남아라 후죠시

'후죠시인 걸 아웃팅 당해서 일반인들이 나를 차별할 것이다'라는 단어 조합을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것 자체가 진짜 사회에서 커밍아웃을 하거나 자신의 의지 없이 아웃팅을 당해서 사회로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폭력의 대상이 되거나 친족에게서 자살을 종용 당하는 일까지 겪는 성소수자들에게 큰 실례를 저지르는 짓이다.
2015년 07월 21일 11시 00분 KST
야구는 청춘의 고운 결 | 하라 히데노리, 아다치

야구는 청춘의 고운 결 | 하라 히데노리, 아다치 미츠루

'직구'로 승부하는 투수는 아다치 미츠루의 전매특허이기도 하다. 『H2』에서 죽마고우이자 연적인 최고의 타자 히데오와 승부하는 투수 히로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마주한다. 공 하나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순간. 변화구일까. 직구일까. 단서는 하나. 히로는 언제나 직구로 승부하는 녀석이었다. 직선으로 달려가는 공처럼, 어떤 단서나 이유를 달지 않고 결과에 승복하는. 아다치 미츠루의 주인공은 늘 직구로 승부하는 청춘의 수호자들이다.
2015년 07월 10일 15시 45분 KST
세계적인 게이 에로틱 만화가 타가메

세계적인 게이 에로틱 만화가 타가메 겐고로

타가메 겐고로(田亀源五郎)는 일본의 게이 에로틱 만화가다. 타가메의 작품은 프랑스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영어로 번역되었고 프랑스, 캐나다,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 오스트레일리아 등 여러 국가에서 전시회를 개최할 정도로 국제적인 인지도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아직 단 한 권도 정식 발매된 적이 없고 이시카와 준의 『만화의 시간』을 제외하면 간접적으로 소개한 저서도 거의 없다. 타가메의 작품은 지금의 한국에 정식으로 출판되기에는 너무나 "위험"하기 때문이다. 그의 대표작은 포르노 만화, 그것도 SM, 본데이지, 강간 등 하드한 내용과 적나라한 묘사의 게이 포르노 만화다.
2015년 06월 28일 09시 29분 KST
일본 만화, 오타쿠를

일본 만화, 오타쿠를 벗어나라

지난 십 수 년간 일본의 만화 잡지는 작품을 대량으로 사주는 오타쿠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해 왔다. 오타쿠는 헤비 유저를 의미하고 고정적인 수익을 창출해준다. 하지만 이들이 요구하는 만화는 너무 고도로 발전되어 있는 것이고 미소녀나 모에와 같이 특정 코드가 들어간 것이 대부분이다. 만화 문법이 고도로 발전하고 진화의 극한까지 간 것은 좋으나, 대중의 진입장벽을 올리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2015년 06월 22일 17시 06분 KST
명동에는 '왕자가 된 소녀들'이

명동에는 '왕자가 된 소녀들'이 있었다

곱게 분칠을 하고 소녀들은 왕자가 되었다. 왕자가 선택해주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왕자가 된 그녀들의 이름은 '여성국악동호회'다. 여성으로만 이뤄진 단원들이 남장을 하고, 남성 배역까지 소화하는 '여성국악동호회'는 오늘날 여성국극단의 시초다. 그녀들은 무대에 올라 창과 무용으로 구성된 창극을 공연했다. 1948년 명동 시공관의 무대에 <옥중화>를 올린 것이 첫 시작이다. 여성국극은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지만 60년대에 들어서자 급격히 쇠퇴했다. 이런 시대의 흐름 속에서 대중의 사랑을 받고 또 대중의 외면을 받은 이가 여성국극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임춘앵'이다.
2015년 06월 12일 15시 59분 K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