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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13일 12시 05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1월 14일 14시 12분 KST

도전과 도박 한 끗 차이

과학은 상식을 밑거름 삼아 혁신을 싹 틔운다. 우리는 이따금 과학의 힘을 빌려 불가능에 도전하고, 그 과정에서 실패를 맛보기도 한다. 그러나 누군가는 과학의 속성을 악용한다. 패기와 사기, 도전과 도박은 과학에서 '한 끗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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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터스 '에어로'와 '라이드'

2016년 4월 크라우드펀딩 서비스 '인디고고'를 달군 기발한 물병을 기억하는가. 폰터스(Fontus)가 선보인 '에어로' 얘기다. 폰터스 설명을 옮기면 이렇다. 에어로는 공기에서 물을 만들어내는 물병이다. 물병 입구에 팬과 필터가 달려 있고, 몸통은 태양광 패널이 감싼 모습이다. 태양광 패널이 만든 에너지로 팬이 돌면서 공기를 빨아들이고 필터를 거쳐 물병에 물이 고인다. 이런 식으로 1시간이면 물 500mℓ를 만들 수 있다. 폰터스는 자전거와 물병을 결합한 '라이드'도 선보였다. 자전거를 타기만 해도 물병에 물이 만들어진다는 제품이다. 초기 구입비는 에어로 250달러(약 30만2천원), 라이드 225달러였다. 이 프로젝트는 목표 금액 3만달러의 11배가 넘는 34만5천달러를 모금하며 성황리에 마감됐다.

하지만 곧 한 달 만에 의혹이 제기됐다.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전자공학자이자 동영상 블로거 데이비드 존스는 "폰터스 물병 프로젝트가 사기"라고 폭로했다. "폰터스가 주장하는 방식은 열역학 원리로 볼 때 물은커녕 뜨거운 공기만 병에 채울 것이다." 또한 폰터스 이론대로 물을 채우려면 병을 감싸는 정도가 아니라 훨씬 큰 태양광 패널이 필요하다고 했다. 논란은 유튜브레딧 등을 타고 들불처럼 번졌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폰터스는 2016년 시제품 제작을 마치고, 2017년 1월 제품 생산에 들어가 4월부터 예약 구매자에게 발송을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이 마법의 물병은 여전히 '개발 중'이다. 개발자 크리스토프 레테자르가 '인디고고'에 올린 개발 경과를 봐도 '에어로'의 제품화는 비관적이다. "기대와 설계 목표가 너무 높았다. 자체 충전 물병을 만들 수 있는 고효율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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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시어

비슷한 논란은 2016년 말 '워터시어' 프로젝트에서도 일어났다. 워터시어는 물을 만드는 터빈이다. 땅 위에 노출된 터빈이 바람의 힘으로 회전하며 공기를 빨아들이고, 공기는 땅속에서 냉각되며 물방울로 응축돼 저수조에 저장되는 방식이다. 하루 37ℓ까지 식수를 모으고, 펌프로 퍼내 쓸 수 있다고 한다. 설명대로라면 사막 지역이나 물 부족 국가에 워터시어가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2016년 10월 '인디고고'에 올라와 목표액의 3배가 넘는 30만달러를 모금했다.

하지만 이 역시 사기라고 주장하는 반박이 잇따르고 있다. 과학자이자 동영상 블로거 'Thunderf00t'는 워터시어 프로젝트 효용성을 조목조목 따지는 30분짜리 동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그는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비키랩'에 대해서도 "실체가 불분명한 프로젝트가 그들의 누리집에 많이 올라와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비키랩은 관련 기술과 정보를 공개하고, 토론 커뮤니티 웹사이트를 2017년 초에 공개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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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톤

'트라이톤'처럼 처음부터 '한탕'을 의도한 사례도 있다. 트라이톤은 산소통 없이 물속에서 자유롭게 숨 쉬게 해주는 '인공아가미'를 표방한 제품이다. 2016년 3월 공개되자마자 사기 논란이 일었다. 애당초 물에서 산소를 걸러내는 게 아니라 인체 유해성이 의심되는 액화산소를 쓴다는 것이다. 트라이톤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사기성 프로젝트'였다. 한겨레21 지면에서도 트라이톤 프로젝트를 소개한 바 있다.(허핑턴포스트코리아 게재 글) 결과적으로 설익은 정보를 전달했다. 이 지면을 빌려 독자분들께 사과드린다.

* 이 글은 한겨레21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