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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20일 15시 05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1월 20일 15시 10분 KST

'워싱턴 여성 행진'은 성노동자들을 포용해야 한다

내가 Sssh를 만들었던 1999년에는 ‘여성을 위한 포르노’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여성들이 즐기는 성인물과 성애물이 있긴 했어도, 공식적 카테고리나 장르는 없었다. 거기엔 이유가 있었다. 여성 전반에 대한 믿음을 반영하는 이유였는데, 사회 전반과 심지어 업계 내에도 여성이 성적으로 흥분한다, 욕망을 가진다, 성애물 소비를 즐긴다는 공공연한 이해가 없었기 때문이다. 즉 여성들은 성적 대상이 될 수는 있어도 주체는 될 수 없었다.

그러나 현재 성인물 업계의 인식은 상당히 다르다. 1월 12일, XBIZ는 Sssh.com에 큰 상을 주었다. 여성을 위한 올해의 성인 사이트로 꼽은 것이다.

포르노 업계에서 가장 인정받는 B2B 커뮤니티 단체 중 한 곳인 XBIZ에게 여성의 공간으로 인정받았다면, 여성의 성적 주체성에 대한 전반적 태도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포르노가 여성을 독자적으로 성적인 주체로 본다면, 세상 전체도 마찬가지겠거니 라고 짐작할 수도 있다. 나도 그렇다고 말하고 싶다! 수수께끼 같은 존재였던 우리가 이제 카테고리가 되었고, 언제나 여성이 종사해왔던 이 업계는 여성이 성적 자율권이 있다는 생각을 받아들이고 포용했다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는 지금도 여성의 권리가 끊임없이 공격받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성적 건강이나 성적 표현의 면에서 그렇다. 워싱턴 여성 행진 조직자들의 말을 빌리면 “지난 대선 선거 운동 동안의 수사는 많은 여성들을 모욕하고, 악마화하고 위협했다. 무슬림과 다양한 종교적 신념을 지닌 사람들, LGBTQIA들, 미국 원주민들, 유색인종들, 장애인들, 성폭력 생존자들이다.” 그리고 나 같은 여성 포르노 제작자를 포함한 성노동자와 포르노 제작자들도 포함된다.

그러나 여성 행진 조직자들은 이번 행진이 ‘여성의 인권이 인권이다’라고 믿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행사라고 하면서도, 성노동자 인권에 대해서는 불확실하다.

엘리자베스 놀란 브라운에 의하면 행진 조직자들의 성명 ‘통일 원칙’에는 원래는 ‘성노동자의 인권 운동과 연대한다’는 말이 들어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여성 행진의 공약에서는 이 말이 최근 빠졌다. 그 대신 ‘성과 노동을 착취 당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라는 말이 들어갔다. 브라운의 언급은 완벽하다. “이게 바뀐 것은 여성 행진이 성을 착취 당하는 사람들의 편에만 서고, 섹스를 하는 것 때문에 국가에게 학대와 착취를 당하는 사람들의 편에는 서지 않는다는 의미다.”

1월 17일 오후에 여성 행진은 성노동자 인권에 대한 입장을 다시 바꾸었다. 새로운 원칙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성노동자 인권 운동과 연대한다. 성과 노동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착취는 인권 침해라는 것을 인식한다.”

입장을 좀 바꾼 것 같긴 하지만(성노동자의 인권도 싸울 가치가 있는 것인 모양이다!) 두 번이나 바꾼 이 성명은 성 착취와 성노동에 대한 혼란스러운 이해를 보여준다. 게다가 나는 여성 행진 조직자들이 반 낙태 단체를 공식 파트너로 받아들인 것에 대해 대중이 반대하자 실수였다고 급히 수습한 것도 굉장히 마음에 걸린다. 그러나 성노동자들의 인권을 무시한 건 별 일 아니었던 모양이다.

슬프게도 이건 전형적으로 목격되는 모습이다. 성노동 커뮤니티인 포르노는 보수적 반 섹스 단체들의 직접적 표적이 되고 있다. 그들은 공공 보건 위기라는 수사를 갖다 붙이고 어린이들에 대한 영향을 들먹인다. 그리고 포르노는 여성 행진 조직자들이 언급한 공격받는 커뮤니티의 소속원들이 종사한다는 점에서 한 가지 층위가 더 있다(퀴어, 무슬림, 원주민 등,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사람들이 포르노업에 종사한다). 그리고 성노동자의 인권 역시 사실은 인권이다. 그러므로 조직자들이 포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해도, 워싱턴 여성 행진은 다른 모든 사람들을 위한 행진인 동시에 성노동자와 포르노 제작자를 위한 행진이다.

이번 토요일에 나는 우리의 권리, 당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의 권리, 인권을 위해 행진할 것이다. 당신도 나를 위해 행진하길 바란다.

*허프포스트 미국판의 블로그 글 The Women’s March On Washington Needs To Better Embrace Sex Workers를 번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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