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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 26일 06시 32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8월 26일 14시 12분 KST

그냥 지나쳐서는 안될 '무기거래조약(ATT)' 첫 당사국 회의

매년 불법 무기거래로 인한 사망자 약 50만명

대한민국, 무기 수입 규모 세계 9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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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통제되지 않은 살상무기로 생명을 빼앗기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삶의 터전에서 쫓겨납니다. 이처럼 생명의 존엄성을 비웃는 무기는 어디에서 생산되고 누구의 손을 거쳐 전쟁터로 내몰린 사람들의 손에 쥐어졌을까요?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는 국가간 무책임한 무기거래로 인한 인권침해를 막기 위해 2013년 유엔 총회에서 무기거래조약(Arms Trade Treaty, ATT)을 채택했습니다.

무기거래조약은 국가간의 무기거래를 통제할 수 있는 단 하나의 통일된 국제기준으로, 분쟁지역이나 전쟁터로 흘러들어갈 수밖에 없었던 무기의 흐름을 막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4년 6월 무기거래조약에 서명했으나, 국회 비준은 남겨둔 상태입니다.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무기 수입 규모 9위를 기록, 국제무기거래 시장에서 3%를 차지했습니다. (1위 인도, 2위 사우디아라비아, 3위 중국) 결코 적은 수치가 아닙니다.

지난 25일부터 4일간 멕시코 칸쿤에서 각국의 무기거래조약 무기거래조약 첫 당사국 회의((ATT Conference of States Parties, ATTCSP)가 진행됩니다. 이번 회의에서 당사국들은 어떻게 조약이 이행될 것인지 중요한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당사국 회의에는 한국을 포함한 각국 대표단과 국제앰네스티, 무기통제(Control Arms) 등 무기거래조약 캠페인을 벌인 NGO도 참여합니다.

이번 당사국 회의를 계기로 무기거래조약이 의미하는 바와 중요성을 되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무기거래조약은 무엇이며, 어떤 변화를 만들 수 있나?

무기거래조약은 대량학살(Genocide), 반인도적 범죄(Crimes against humanity) 또는 전쟁범죄(War crimes)를 저지르거나 그러한 가능성이 있는 국가의 무기류 및 군수품의 국가간 거래를 규제하는 엄격한 국제기준에 입각한 최초의 조약입니다. 각국은 또한 다른 국가로 수출될 무기가 심각한 인권 침해를 유발하거나 국제인권법을 위반하는지 여부를 평가하고, 해당되는 경우에는 무기 수출을 중단해야만 합니다.

국제앰네스티와 협력 NGO들이 20년간 꾸준히 로비와 캠페인 활동을 벌인 결과, 2013년 4월 2일 유엔총회에서 무기거래조약의 최종 문안을 표결로 채택했습니다. 2014년 12월 24일 조약이 발효되면서 무기거래조약은 공식적인 국제법으로써 수백만 명을 살릴 수 있는 잠재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현재 국제 무기거래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세부 거래내용은 주로 비밀에 부쳐지지만 재래식 무기의 국제이전규모는 매년 한화120조(미화 10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2010년의 경우 한화 86조(미화 720억 달러) 가량의 재래식 무기가 거래되었고, 이에 군사, 건설 등 관련 서비스 가치를 합산한다면 거래규모는 한화 144조(미화 1200억 달러)에 달합니다.

연간 승인된 소형·경화무기의 거래규모만 해도 한화 10조(미화 85억 달러)에 이릅니다. 소형ㆍ경무기는 약 100개국에 있는 1,000여개의 회사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현재 40개국 정도가 대규모 국방물자 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약 60개국에서 소규모로 무기류를 제조하고 있습니다. 유엔 193개 회원국 중 절반 이상이 무기와 군사 장비들을 생산 및 공급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치명적이고 위험한 무기의 거래가 엄격하게 통제되지 않은 탓에 수백만 명이 부상을 입거나 목숨까지 잃게 됩니다. 무기거래조약은 이러한 상황이 더이상 재현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매년 몇 명이 무기에 의해 사망하나?

매년 약 50만명이 국가로부터 탄압당하고, 범죄 조직에 의해 화기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세계 곳곳에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무기 이전이 제대로 통제되지 않아 유발된 분쟁에 휘말려 물, 식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적절한 의료행위를 제공받지 못한채 사망합니다. 예를 들어,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1998년 이후 무력분쟁의 간접적 영향으로 500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분쟁과 무력분쟁 속에서 부상, 고문, 학대, 강제 실종의 피해자가 되거나 인권을 침해 당한 다른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특히 시리아, 이라크, 리비아, 예멘과 남수단에서는 지금 이 시간에도 극도로 심각한 인권침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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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3일부터 열린 유엔총회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62개국이 무기거래조약에 서명했다 ⓒAmnesty International

무기거래조약 당사국 회의는 무엇이며 회의에서는 어떤 일들이 진행되나?

무기거래조약 당사국 회의(ATT CSP)는 무기거래조약이 발효된 이후 1년 이내에 개최되는 연례 회의입니다. 첫 무기거래조약 당사국 회의는 지난 24일부터 오는 27일까지 멕시코 칸쿤에서 열리며, 각국의 조약 이행 상황을 감시하고, 무기거래조약에 따라 제출된 각국의 무기 거래에 관한 연례 보고서를 공유되고 논의됩니다. 조약 이행을 충실히 하지 않은 국가에 대해서는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합니다.

첫 무기거래조약 당사국 회의에서 국가들은 향후 회의가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에 관한 중요한 규정들을 수립하게 됩니다. 회의의 의사결정 방식 및 시민사회와 관련 산업들의 회의 참여 수준, 회의의 투명성, 당사국들의 재정 기여도, 무기거래조약 사무국의 위치와 구성 등이 포함됩니다. 또한 당사국들이 무기거래 연례 보고서의 정보 공유 수준을 결정하고 이 보고서를 공개할지, 또한 조약이행 현황 정보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 여부도 이번 회의에서 결정할 예정입니다.

무기거래조약 당사국 회의는 왜 중요한가?

무기거래조약이 어떻게 이행되고 있는지 감시하고 국가들이 조약을 책임 있게 적용하도록 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첫 무기거래조약 당사국회의는 각국의 조약 이행을 어떻게 지원하고 감시할지에 대한 핵심 규정들을 수립할 것이기 때문에 어쩌면 가장 중요한 회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제앰네스티에서 요구하는 3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국가가 자국의 무기 수출입 규모와 범위에 대해 포괄적으로 보고하게 하는 등 무기거래조약의 모든 면에서 투명성을 유지할 것.

- 무기거래조약의 모든 회담 및 절차에 NGO가 의미 있게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

- 전쟁범죄와 심각한 인권침해 등 중대한 국제법 위반행위를 저지르는 데 무기를 사용할 위험이 있는 대상에게는 무기 이전을 막아야 한다는 무기거래조약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것.

첫 무기거래조약 당사국 회의에서 채택되는 규정들은 반드시 조약이 엄격히 이행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입니다. 또한 시민사회가 각국 정부에게 높은 기준들을 지킬 수 있게 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세계 주요 무기 수출국들은 국내법으로 무기거래조약을 채택했나?

세계 10대 최대 무기 수출국 중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등 5개국은 이미 무기거래조약을 비준한 상태입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경우 아직 비준하지 않았지만 조약에는 서명한 상태입니다. 중국과 캐나다, 러시아 등 다른 주요 무기 생산국들은 비준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주목할 점은 당사국 중 절반 이상이 무기거래조약에 이미 서명했고, 4분의 1 이상이 1년이 조금 넘는 기간 안에 조약을 비준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안보와 인권 문제를 다루는 국제 조약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빠른 속도로 진행 중입니다. 세계시민사회와 지지국은 계속해서 다른 국가들이 조약에 가입 또는 비준하도록 압력을 행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