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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4월 19일 13시 24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4월 20일 14시 12분 KST

힐러리 클린턴이 나를 설레게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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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and Hillary, Netflix and chilling. (Photo credit: Derek Garbryszak)

내가 힐러리 클린턴에게 투표하는 것은 내가 멍청하고 아는 게 없는, 잘못된 생각을 가진 페미니스트이고 무지한 버자이너로 투표하는 것밖에 모르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있다. 내 소셜 미디어에서도 이런 시각이 자주 보인다. 그게 사실일 수도 있지만, 내가 힐러리를 지지하는 다른 이유들을 이야기해 보고 싶다.

나는 미국에서 태어난 이민 2세대고, 밀레니얼 세대고, 여성 유권자고, 나는 힐러리 클린턴에게 표를 던질 뿐 아니라 힐러리 클린턴을 진심으로 좋아한다. 클린턴은 내가 함께 와인 한 병을 마시고 싶은 타입의 여성이다. 이게 내 버자이너의 잘못인지는 몰라도, 나는 싱글 맘의 손에서 자랐기 때문에 정말 힐러리를 좋아하는 걸 수도 있다. 내 어머니는 매일 아침 일어나 여섯 아이를 돌보는 재미없고 힘든 일을 했다. 그게 힐러리가 매일 같이 흥미롭지 않은, 더디고 힘든 진보를 위한 일을 한다는 것을 내가 깨닫고 존경하는 이유의 일부일지도 모른다.

나는 정말로 힐러리와 넷플릭스를 보며 느긋하게 쉬고 싶다. 나는 정말로 잠옷을 입고 민트 초콜릿 칩 한 통을 놓고 클린턴과 다정하게 누워 '길모어 걸스'를 이어서 보고 싶다. 내가 우리 나라의 가난한 지역에서 너무나 많은 아이들과 가족들이 겪는 불공평을 직접 경험한 라틴계 미국인이서 그런 건지도 모른다. 힐러리는 정치 활동 내내 이런 불공평을 이해하고 바로잡으려 노력했다.

라틴계의 표가 선거에 중요하지 않았던 시절에도 힐러리는 퍼스트 레이디로서 백악관에서 최초의 히스패닉 청년 회합을 열었다. 클린턴은 아주 어린 나이부터의 교육을 위해 싸워서, 나처럼 공립 학교를 다닌 아이들이 시작할 기회도 얻기 전에 도태되지 않도록 했다. 학교 점심 프로그램을 지켜서, 그게 있어야 점심을 먹을 수 있었던 나 같은 아이들이 수학 문제를 풀어야 할 때 배고픔 때문에 집중하지 못하는 일을 막았다.

힐러리는 상처에서 회복하는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유형의 강한 사람인지도 모른다. 2008년에 대선 경선에서 오바마에게 졌을 때, 힐러리는 주저하지 않고 흔쾌히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오바마를 지지하라고 격려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내각에서 국무장관으로 일해 달라고 요청했을 때 힐러리는 수락했다.

그보다 더 전에, 1994년에 힐러리가 시도했던 건강 보험 개혁이 실패했을 때, 힐러리는 수치스러워하며 도망가서 숨지도, 패배에 빠져 있지도 않았다. 곧 다시 민주당과 공화당과 힘을 합쳐 아동 건강 보험 프로그램을 통해 8백만 명의 아이들에게 건강 보험을 제공했다. 그래서 혼자 돈을 벌며 여섯 아이를 키웠던 나의 어머니는 한 아이의 병원 진료에 가족 전체의 일주일 식비를 다 쓰지 않아도 되었다.

실패와 조롱에 맞서고 아이들의 삶을 더 낫게 만드는 임무를 단념하지 않는 사람. 강한 사람의 정의로 이보다 좋은 것을 나는 생각할 수 없다.

힐러리는 종합적인 이민 개혁을 위한 싸움에서 오랫동안 동지였기 때문에 나의 후보인지도 모른다. 힐러리는 테드 케네디의 이민 개혁 법을 함께 후원했다. 버니 샌더스는 2007년에 그 법에 반대표를 던졌다. 샌더스는 이 법이 미국에서 2류 계급을 만들었을 거라고 주장하지만, 미국에는 이미 2류 계급이 존재한다는 가혹한 현실에 비춰 봤을 때 나는 그 변명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온갖 민족으로 구성된, 열심히 일하며 우리 사회에 크게 기여하는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2류 계급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들은 불법 이주자라는 이유로 임금 착취와 성 폭력, 미시건 주 플린트에서 생수를 받지 못하는 등의 온갖 방법으로 남들에게 착취 당한다.

미국의 불법 이주자들은 보호 받지 못하고 의지할 곳도 없는 상태에서도 힘든 노동을 하려는 의지가 있다. 아이들에게 더 좋은 미래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다. 우리의 불충분한 이민 체제가 정치적으로 아주 민감한 주제가 되었지만, 미국에서는 인도주의적 위기가 커지고 있다. 21세기의 정치는 이런 위기를 다룰 수 있을 정도로 정교해야 한다.

내가 힐러리에게 투표하는 이유는 나는 공화당과 민주당 양측과 함께 일하며 양측의 공통점을 찾아낼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나는 우리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미국의 불법 이주자 1100만 명의 인간성을 인지하고,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모든 미국의 가족들은 더 나은 삶을 찾아서 미국에 온 거라는 사실을 일깨워 줄 이민 개혁을 마침내 이뤄낼 대통령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다.

그 희망은 선천적으로 불법이거나 범죄가 아니다. 그 희망의 이름은 아메리칸 드림이다.

이 모든 것이 사실이지만, 힐러리는 라틴계가 하나의 이슈 때문에 표심을 정하지 않는다는 걸 안다. 라틴계 가족들은 이민 개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에 온 게 아니다. 우리는 번성하기 위해 미국에 왔다. 교육을 받고, 사업을 시작하고 기여하려고 왔다. 건강보험부터 고등 교육, 생식권, 소규모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까지, 힐러리는 우리의 지역 사회에 큰 영향을 주는 이런 문제들에 대해 실제적이고 꾸준한 진보를 이뤘다.

'실제적이고 꾸준한 진보'가 아주 매력적인 슬로건이 아니라는 것은 나도 잘 안다. 특히 혁명을 요구하는 사람이 있는 지금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우리들 중에는 분해된 체제 때문에 폭력과 독재가 기승을 부려 고국을 버린 가족들이 많다는 걸 잊지 말자. 나는 우리에겐 이 나라의 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진화는 느리고 꾸준하다.

그래서 나는 기꺼이 힐러리의 절친이 되겠다. 내 두 눈으로 여러 인도주의적 노력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여성들의 대표자가 부족하고, 불리하고, 착취당한다는 걸 봤기 때문일 수도 있다. 국회와 정부에서부터 여성들이 인간이 아니라 물건인 것 마냥 살해, 강간, 거래의 대상이 되는 홍등가의 뒷골목, 인신 매매 거래장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걸 파워' 해시태그가 나오기 전에 힐러리는 인기가 없는 싸움에 참여했고 미국과 전세계의 여성들을 수호했다. 힐러리는 여성의 권리를 인권으로 볼 것을 용감하게 요구했다. 그리고 국무장관으로서 전세계를 다니며 세계 지도자들에게 경제와 안보 계획에 여성들을 포함할 것을 주장했다. 그것은 내게 엄청난 짜릿함과 영감을 준다.

나는 힐러리 클린턴이 여성이라 정말 멋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누가 여성 인권 보호, 가장 취약한 가정을 위한 싸움, 초당적 실무 수행을 더 잘 해낸 얼굴이 보라색이고 눈이 세 개인 화성인을 보여준다면 나는 그 화성인에게 표를 주겠다. 하지만 이번 경선에서 권리를 잃은 지역 사회 보호를 힐러리만큼 잘 해낸 사람은 없다.

그러니 내가 힐러리를 지지하는 이유는 내가 내 버자이너의 정치 쟁점을 이길 수 없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니면, 혹시 어쩌면, 이 선거에 나온 그 어떤 후보도 미국에서 태어나 이민자 싱글 맘 아래서 자라고 공립 학교를 다닌 이민 2세대 밀레니얼 여성이(비록 공짜 점심을 얻어먹어야 했지만) 성장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게 힐러리만큼 힘을 주지 않았기 때문에 힐러리에게 표를 던지는 건지도 모른다. 힐러리는 나 같은 여자 아이의 가능성을 믿는다. 그리고 나는 힐러리 같은 대통령의 가능성을 믿는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 US에 게재된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