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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2월 03일 07시 09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2월 03일 14시 12분 KST

체질량지수는 정상인데, 비만이라고요?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란 것이 있습니다.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입니다. 비만 여부를 가늠하는데 널리 사용합니다. 체질량지수가 18.5 이하면 저체중입니다. 18.5-23이 정상입니다. 23-25면 과체중이며 25를 넘어가면 비만입니다. 30 이상이면 특별히 고도비만이라고 말합니다. 조금 복잡합니다만 25를 기억하면 쉽습니다. 25를 넘어가면 뚱뚱하고 25 아래면 괜찮다고 보는 것이지요. 그런데 최근 이러한 기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 기준대로라면 우리나라 성인 3명중 1명이 체질량지수 25 이상의 비만에 해당되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미국과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선 체질량지수 30 이상을 비만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세계보건기구도 30을 비만의 기준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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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키가 170cm라면 외국에선 87kg 이상부터 비만이지만 우리나라에선 73kg만 되어도 비만입니다. 키가 160cm라면 외국에서 77kg이 넘어야 비만이지만 우리나라에서 64kg만 넘어도 비만입니다.

왜 이렇게 차이가 클까요?

이유는 비만판정기준이 과거 1980년대 연구결과들을 토대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당시만 해도 학자들은 동양인은 체형과 식생활이 서구와 다르므로 서구인처럼 뚱뚱하지 않아도 성인병이 많이 생기고 사망률도 낮기 때문에 좀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비만기준을 30 이상에서 25 이상으로 변경한 이유입니다.

그러나 최근 한국인도 급속한 서구화로 체형이나 식생활이 서구인과 비슷해졌습니다. 더욱 중요한 이유는 여러 연구 결과 오히려 마른 사람보다 약간 통통한 사람들이 건강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각종 연구에서 과체중 영역인 체질량지수 23-25에 해당하는 사람들에게 사망률이 가장 낮은 이른바 J커브의 모양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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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률뿐 아니라 치매도 통통한 사람이 마른 사람보다 적게 발생했습니다. 따라서 현재 체질량지수 25를 기준으로 비만여부를 판정하는 것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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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량지수와 관련해 더욱 중요한 것은 비만 여부를 판정하는데 중요한 허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강호동씨를 예를 들어볼까요? 키에 비해 체중이 많이 나가 보입니다. 모르긴 몰라도 체질량지수를 측정하면 25를 거뜬히 넘어갈 것입니다. 의학적으로 비만이란 이야긴데요. 과연 그럴까요?

제가 보기에 그의 체중은 대부분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입니다. 이처럼 근육으로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은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체질량지수와 상관없이 그는 비만이 아니며 매우 건강하다는 뜻입니다. 반면 날씬한 여성 연예인들을 볼까요? 체질량지수로만 보면 20 이하로 이상적 몸매로 나타날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 여성의 몸은 근육보다 지방으로 구성된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체질량지수는 정상이지만 의학적으론 비만입니다. 흔히 마른 비만이라 부르는 경우입니다.

게다가 체질량지수는 계산이 복잡합니다. 저는 체질량지수보다 줄자를 준비해달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허리둘레 < 허벅지 제일 굵은 둘레+종아리 제일 굵은 둘레"를 목표로 하면 됩니다. 쉽게 말해 허리는 날씬하게 다리는 굵게 체형을 유지하자는 것입니다.

복잡하게 체질량지수를 계산할 이유가 없습니다. 몸에 나쁜 비만은 팔다리나 몸통의 피하지방보다 내장 사이에 낀 복부비만입니다. 그리고 근육의 대부분이 하체에 몰려있습니다. 그래서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당신의 다리가 허리를 이기도록 하라"는 의학격언이 있습니다.

아무쪼록 체질량지수보다 날씬한 허리와 굵은 다리에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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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의학전문채널 <비온뒤> 홈페이지(aftertherain.kr)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