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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05일 11시 11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1월 06일 14시 12분 KST

금연 '콜드 터키'가 해법

Anthony Bradshaw via Getty Images

딱 한 대만 피울까 말까. 새해부터 금연을 결심한 사람이라면 오늘 가장 중요한 고비를 맞게 된다. 각종 논문이나 빅데이터 분석결과를 보면 금연 후 3일째가 가장 힘들다. 체내 니코틴이 모두 빠져나가 금단 현상이 정점을 찍기 때문이다. 두통, 구역질, 식은땀, 불안감, 불면증에 시달린다. 여러분에게 이런 증세가 나타난다면 먼저 존 레논의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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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d turkey(콜드 터키)'란 노래다. 직역하면 '차가운 칠면조'다. 존 레논이 칠면조에 공포증이 있었다는 기록은 없으니 진짜 칠면조는 아닐 것이다. 콜드 터키란 '몸에 해로운 것을 단번에 끊는 행위'를 뜻한다. 언제부터 이런 표현을 썼는지는 알 수 없지만 1921년 '데일리 콜로니스트'지에서 처음으로 사용했다는 게 정설이다. 당시 기사에는 약물중독자가 콜드 터키라고 명명되는 치료를 받았다는 표현이 등장한다. 마약 등의 약물중독자가 갑자기 약물을 끊게 되면 심한 금단 현상을 겪는다. 이때 괴로움 때문에 온몸에 닭살이 돋는데 이 모습이 냉장된 칠면조의 피부와 비슷해 이런 비유를 썼을 것으로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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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것은 숱하게 많은 금연법 가운데 콜드 터키가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란 사실이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연구팀은 2016년 단계적 금연 방법과 단번에 끊는 금연 방법의 성공률을 비교하는 실험을 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금연관련 논문 가운데 가장 잘 짜인 임상연구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팀은 697명의 금연 희망자를 모집해 두 그룹으로 나누었다. 한 그룹은 2주에 걸쳐 단계적으로 흡연 빈도를 줄여나가게 하고, 또 다른 그룹은 단번에 금연하는 대신 니코틴 패치와 껌, 금연 테라피 등의 도움을 받도록 했다. 금연을 시작한 날 이후로는 두 그룹 모두 니코틴 패치 등의 보조 기구의 도움을 받았다.

결과는 명백했다. 단번에 금연을 시도한 그룹의 성공률이 더 높았다. 단번에 금연한 그룹의 49%가 한 달 후까지 금연에 성공한 반면, 단계적 금연 그룹의 성공률은 39.2%로 10% 가량 차이가 났다. 결코 작은 차이가 아니다. 한달만에 10%의 차이를 냈기 때문이다. 콜드 터키를 반복하면 성공률 차이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손가락이 근질거리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조금씩 개비수를 줄여나가면서 금연하면 된다고 스스로 타협하려 할지 모른다. 그러나 과학이 말하는 진실은 콜드 터키다. 가차 없이 단번에 끊어야 한다. 오늘이 최대 고비다.

아무쪼록 단호한 의지로 잘 견디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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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의학전문채널 <비온뒤> 홈페이지(aftertherain.kr)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