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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8월 14일 06시 09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8월 14일 14시 12분 KST

[인터뷰] '치즈 인 더 트랩'의 순끼 : 조금 싸한 기분이 드는 순정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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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를 가리켜 혹자는 '본격 남자 주인공이 웃으면 무서워지는 순정스릴러만화'라고 불렀다. 2010년 7월부터 벌써 5년. 독자들은 어딘지 모를 싸한 느낌의 미남 캐릭터를 응원하면서도 의심했고, 그의 여자친구가 고난으로 점철된 학교생활을 이어가는 것을 목도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이 만화의 정체성이 도통 무엇인지 아리송하지만, 네이버 목요웹툰 최상위 랭커로 군림해온 『치즈 인 더 트랩(이하 치인트)』이 수요일 밤 F5 누름 유발자라는 것 한 가지는 확실히 안다. 시간이 흐르고 관계성은 달라져도, 이 만화의 긴장감 넘치는 재미는 옅어지지 않는다. 만화의 덫에 깊숙이 빠진 건 독자들일 거다. 마지막 시즌을 연재 중인 『치인트』 순끼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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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담 감사합니다! 순끼 작가가 오너 캐릭터로 인사를 대신했다



만 5년, 장기연재 중이다. 이제 완결만을 앞두고 있는데.

처음에는 이 정도로 오래 연재할 줄 몰랐다. 『치인트』 자체가 마이너한 감성이라 여겼고, 중간 정도만 인기를 얻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바람이 있었다. 사실 이 웹툰을 그려서 작가생활을 지속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간단하게 끝내고자 쉽게 시작했던 것이, 현재에 이르게 됐다. 몇 번을 생각해도 5년이나 연재를 지속한 것이 신기하고 놀라울 뿐이다.



지난 11월부터 2월 11일까지 휴재기간이었다. 충전의 시간을 가졌나.

밤낮이 바뀐 생활 탓에 건강이 많이 나빠져 휴재를 한터라, 무엇보다 체력 회복에 힘썼다. 운동도 다니고 수면시간도 조절하며 시간을 보냈고 간단하게 부산여행도 다녀와 기분전환도 했다. 그 외에는 세이브 원고를 그리고 단행본 작업도 병행했기 때문에 큰 여유는 없었고 다시 연재를 시작하는 시점까지 왔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깨달았는데, 데뷔 년차나 인기에 비해 매체 인터뷰가 별로 없었다. 특히 실물을 공개한 인터뷰는 단 하나였고. 최근 『치인트』 드라마화로 많은 요청을 받았을 것 같은데 말이다.

연재 기간에는 원고작업만 하느라 인터뷰나 과제요청은 받지 않는 편이다. 자연스럽게 관련 인터뷰가 별로 없게 되었다. 작품 자체가 아닌 얼굴이나 가치관 같은 부수적인 것들이 알려지는 것을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전에 찍힌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온 것도 솔직히 부담스럽다. 『치인트』는 각종 인간군상이 나오기 때문에 혹시나 인터뷰에서 섣불리 말하다 캐릭터가 왜곡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독자들에게 상처가 되거나, 실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인터뷰 전에 개인적으로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순발력도 말재주도 부족해 인터뷰를 하더라도 대면 인터뷰는 꺼리는 편이다.



유명세에 더불어 송사도 많았다고 알고 있다. 차라리 매체를 통해 본인의 생각을 확실히 말하거나, 잘못 알려진 사실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어필할 생각은 없는지.

그렇게까지 유명인이 아닌데도 필명을 악용한 사건사고가 그간 적지 않았다. 작가를 사칭해 설문조사를 하거나, 강의할 때 내 이름으로 홍보를 하는 등 다양한 문제로 신고가 들어왔다. 특히, 지나치게 캐릭터에 이입한 어떤 분께 3개월 넘게 시달려서 고소까지 가기도 했다. 『치인트』를 연재하는데 가장 힘들었던 것은 육체적인 노동보다 이런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이에 따른 의욕저하가 더 컸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이런 일들을 5년 간 여러 번 겪다보니 많이 무던해지긴 했다.

SNS도 하지 않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내 일상이 지나치게 평범하니까. 팬 카페와 블로그에도 독자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 이외에 더 쓸 화제가 부족하여 업데이트를 자주 하지 못하고 있다. 사람인지라, 말처럼 글을 쓰다가도 실수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이를 방지하려고 하지 않는 이유도 있다. 그렇지만 독자 분들과 좀 더 가까이에서 소통하고 싶다는 열망이 들 때도 많으니 언젠가는 SNS를 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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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인 더 트랩』 두 주인공, 홍설과 유정의 다정한(?) 한 때.



『치인트』는 '고등학교 때 구상한 이야기이며, 내가 대학생활을 하며 자연스럽게 작품의 배경도 대학으로 바뀌었다'고 밝힌 바 있다. 처음 이야기를 구상했던 시점의 모습이 궁금하다.

구체적인 부분은 초반내용과 거의 똑같다고 보면 된다. 다만 등장인물이 훨씬 적었고, 두 사람의 연애담이나 기 싸움 같은 사소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하지만 이 캐릭터들로 순정만화를 그리기엔 자신이 없어서, 대학생활 이야기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확대시키게 되었다. 대학으로 배경이 바뀐 만큼, 나중에 첨가한 이야기도 대학생활에 맞추어 만들었고, 연애노선의 라이벌이 아닌 연애와 관계없는 각종 군상이 악역이 되도록 수정했다. 단, 프롤로그와 엔딩만큼은 최초 시나리오와 똑같이 갈 예정이다. 『치즈 인 더 트랩』이라는 제목 또한 대학물로 고치는 과정에서 '덫' 이미지가 계속 떠올라 고민하다 지었다.



'순정만화'라. 독자들도 작가 자신도 『치인트』가 평범하게 순정만화의 카테고리에 넣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평범해야 할 인물이 무섭게 느껴지고, 스릴마저 느껴질 때가 있는 것은 어느 정도 의도가 있었고, 일부러 그런(?) 느낌으로 캐릭터를 구상했다. 그러나 초반의 연출 미흡으로 의도한 것 이상으로 반응하는 독자들이 생기게 됐다. "여러분, 『치인트』는 공포 웹툰이나 스릴러가 아닙니다. 생활 속의, 관계 속에서 순간적으로 느끼는 '싸한'느낌 정도로만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별 게 아니지만 본인에게는 크게 와 닿는, 스스로의 평온한 일상에 대한 위협을 감지한 그런 느낌이라고 봐주셨으며 한다.



어쨌든 지금까지는 독자들이 순정만화, 보다는 더 다양한 의미를 담은 정의를 내 놓고 있다. 그동안 보았던 피드백 중 마음에 들었던 게 있다면.

"어릴 때 봤을 때는 잘 이해가 안 갔는데 대학 가서 보니 공감 간다" / "대학가도 유정은 없고 김상철만 있다" / "남자인데 홍설에게 감정이입했다" 이 세 가지 반응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연재 중간, 시즌이 끝나고 남긴 후기에서 애초 기획은 50화 정도의 볼륨이라고 밝혔다. 현재 두 배 이상 늘어났고, 진행 중이다. 연재 시작 시점에 정해둔 것들에는 어느 정도로 변화가 있는지, 내용과 형식적인 면 양쪽에서 본 차이점이 있다면.

이야기의 기본 뼈대는 다 짜둔 상태였고, 크게 변화한 것 역시 없다. 다만 장기작품 경험이 없어 막연히 50~100화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설마 이 정도로 길어질 줄은 몰랐다. 그래서 연재 분량 조절을 했고, 아무래도 연출에서 많은 변화는 있었을 것이다. 연재 일수가 늘어난 이유가 1, 2부에 비해 한 주 분량을 줄이며 호흡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커지면서 추가된 인물은 없지만, 빠진 캐릭터들이 꽤 많다. 대학교의 학생회장과 강한 성격의 여자 선배 등이 더 있었으나, 삭제했다. 자연스럽게 해당 캐릭터와 연관된 에피소드 역시 생략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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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연애물이 아닌 다양한 인간관계로 인해 벌어지는 생활을 담은 『치즈 인 더 트랩』



여러 작가들과 인터뷰하다보면, 장기연재를 하는 작가들은 대부분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캐릭터가 생생하게 의지를 가지고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나가려고 한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 순끼 작가의 경우는 어떠한가.

어느 정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분명히 캐릭터 성격을 결정했어도 주변 캐릭터에 휩쓸리기도 하고 사건을 겪으면서 성격이 변화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스토리에 맞출 수 없는 새로운 인격이 형성되어 버린 걸 가끔 느낀다. 이것을 캐릭터성이 부족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캐릭터가 자유롭게 움직이고 생각하는 걸 더 좋아하는 편이다.



그리하여, 가장 애착 가는 캐릭터는?

현재는 없다. 그때그때 에피소드나 장면에서 주가 되는 캐릭터에 신경을 쓰고 있다.



『치인트』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고민과 갈등이 이야기의 아주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심리묘사도 리얼하다는 평이 많다. 주연 캐릭터들이 모두 극도로 서툰 구석, 결핍이 있는 캐릭터로 그려지고 있는데 이러한 '결핍의 분배'는 어떻게 이루어졌나.

캐릭터들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주변에 있는 상대방에게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같은 피해의식이라도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다르다. 그렇게 묘사하려 한다. 고르게 문제점이 배분된 캐릭터들끼리 상대방의 문제점을 후벼 파기도 하고, 거꾸로 치유해주기도 하는 조화가 마음에 든다. 작품 자체가 네거티브 함이 기본이라 문제점을 분배했는데, 그 분배 기준은 캐릭터의 감정 표출 방법과 원인에 기인한다. 홍설은 아주 예민해서 타인의 눈치를 살피고, 유정은 극도로 계산적이기에 속내를 알기 힘들고, 백인호는 감정을 우아하게 드러내는 방법을 모른다. 각자가 쌓아온 과거에 그 원인이 있고, 드러난 성격이 그 결과인 셈.



주축인물 뿐 아니라 주변 인물도 입체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더 나아가 홍설에게 생기는 적지 않은 수의 일들이 바로 이 '입체적인 주변인'들의 돌출행동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읽히기도 한다. 그 과정이 설득력 있는 것도 있지만, 왜 이렇게 되었을까? 싶은 부분도 있다.

손민수, 혹은 오영곤 같은 조연들의 기본 태생이나 환경은 메인 스토리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분량만 차지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설명은 전부 그리지 못하고 잘라내곤 한다. 인물들의 '비긴즈'를 드러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인공과 만난 이후의 감정만이 드러나므로 아무래도 이들의 행동이 과잉으로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내공이 있다면 그들에 관한 설명을 임팩트 있게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 실력이 부족한 탓에.... 차기작에서도 계속 공부하고 고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하나하나 떼어놓고 보면 한번 씩 당할 수도 있는 사건들이지만, 막상 한곳에 다 모아놓으니 극단적으로 보이는 것 같다. 마이너스한 웹툰에서 마이너스한 캐릭터들이 많다보니 벌어지는 문제지만, 굳이 이를 변경할 마음은 없다.



그렇다면 주인공이 아니어서 단편화 된 캐릭터 중, 스핀오프 버전으로 따로 다루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 혹은 연재하며 생략된 주요 에피소드가 있다면.

은택이와 보라의 첫 만남, 백인하가 캠퍼스를 휘젓고 다니며 겪는 안티히어로 스토리가 생략되었다.



'과잉'에 이은 질문인데, 『치인트』를 보며 육탄전이 잦다고 느꼈다. 단순한 만화적 과장인가, 아니면 혹시 작가의 욕망의 투영?!

육탄전에 대하여 욕망이나 환상을 가지고 있진 않다!!! 보라의 말 그대로 폭력은 그저 폭력일 뿐이다. 말싸움에 연출적인 한계가 있고, 서로 말로 싸우다가 감정이 폭발하면 실제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특히 『치인트』 등장인물들의 성격이라면 더더욱 쉽게 감정의 둑이 터질 법 하니까.



이쯤에서, 작가가 꼽는 『치인트』 명장면.

유정이 서류를 발로 차는 장면, 시작할 때 "설아, 점심 먹었니?" 묻는 장면 그리고 백인호가 우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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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작가가 꼽은 명장면. 넘어진 홍설의 시점에서 보는 '서류 발로 차는 유정'



스토리는 과거-현재를 복잡하게 교차시키며 진행된다. 일부만 드러났던 사실이 후에 전부 드러났을 때와 다른 모습을 하고 있기도 하고, 작품 특유의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이런 연출방식을 쓴 이유는.

처음에는 내용을 시간 순으로 써봤다. 막상 읽으니 그다지 흥미롭지 않았다. 그리고 캐릭터들 시점에 따라 같은 상황도 다르게 보일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시간과 시점 두 가지를 고려해야 했다. 거기에 맞는 수정을 여러 번 거치다 보니 자연스럽게 교차연출을 하게 됐다.



이 이야기를 헛갈리지 않고 진행하기 위해 타임라인을 구성해야했겠다.

당연히 타임라인이 없으면 현재와 과거를 함께 풀어낼 수 없다. 시간 순 정리 뿐 아니라, 현재 시점에서 언제 과거를 풀어낼 것인지 타이밍도 정해둔다.



타임라인 이야기가 나온 김에, 작업 과정도 궁금하다. 디지털 작업은 대부분 비슷할 거라 짐작했는데, 개인차가 있더라.

엑셀에 스토리 라인과 키워드를 적어두고, 거기서 내용을 추출해 한주 분의 시나리오를 작업하고 그걸 토대로 콘티를 짠다. 콘티를 짜면서 대사를 다시 한 번 다듬고, 만화적 연출에서 추가할 건 추가하고 뺄 건 빼면서 원고 파일을 만든다. 스케치를 하면서 다시 한 번 연출을 수정하고, 완성 본을 다시 확인하여 대사 흐름이나 말투가 어색하면 재수정을 가한다. 한 번에 콘티가 나오는 편이 아니라 손이 많이 간다.



3부 완결, 『치인트』의 완결을 앞두고 있는데 아직 풀지 못한 숙제들-해결하지 못한 인물의 갈등들-이 산더미 같다. 정해둔 완결은 어떠한 형태가 될 지 궁금하다.

아주 특별한 결말은 없다. 등장인물들의 갈등은 특정 악역 하나에 의해서가 아닌, 본인과 주변인물 여럿에 의해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단 하나의 악역을 해결하고 끝내는 속 시원한 결말은 없을 거다. 물론 모두가 불행한 결말도 현실적이진 않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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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폭발했다. 오랜 사이인 유정과 백인호의 육탄전.



『치인트』가 많은 인기를 얻는 이유 중 하나는 '그림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이른바 '치인트 그림체'라는 말이 오가고 있다. 비슷한 화풍의 작품들이 드물지 않게 보이기 때문인데, 혹자는 이를 '비커체' '비툴체' '커뮤체' 등으로 부르며, 일종의 트렌드가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이야기도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그림체가 독보적으로 특이하지 않으니, 비슷한 그림이 많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다른 작가의 그림을 '치인트 그림체'라고 부르는 것은 그 작가 분께도 해당 작품의 팬들에게도 실례이기 때문에, 되도록 이런 표현은 자제했으면 좋겠다. 또한 제 자신의 화풍이 그만큼 몰개성하다는 의미이기도 해서 앞으로 더 연습하고 개발해야겠다는 스스로에 대한 책임감도 느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대학 때 비툴커뮤니티를 하다 관둔 이후 7년 정도가 지났는데, 아직도 비커 그림으로 회자되니, 장기간 사랑받는 화풍 같아서 그런 부분에서는 마음에 든다. 유행이 계속 되면 그림체의 생명도 그만큼 길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비툴커뮤니티 활동 이전, 순끼 작가 그림체의 뿌리가 된 활동이나 작품들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일본만화의 영향을 받았다. 어릴 때는 이미라 작가님을 비롯한 한국 순정만화 작가들의 그림체를 많이 트레이싱 했다. 이후에는 일본 스포츠 만화를 더 많이 보게 되면서 그 쪽 영향을 받지 않았나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만화가의 꿈이 있었다는 이야기 같다.

맞다. 어린이 신문에 실린 만화나 삽화, 동아일보의 네 컷 만평 같은 걸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면서 꼬박꼬박 보았다. 병원에 가면 거기 쌓인 만화잡지를 보는 게 낙이었다. 자연스럽게 만화가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대학 시절에는 웹툰에 별로 관심이 없었고, 출판만화만 생각하다가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방송 쪽으로 마음을 바꿨다. 대학 졸업 후 생각을 정리하면서 역시 만화가 내게 제일 맞는다고 결론을 냈고 조금씩 관심이 커지고 있던 웹툰에 도전, 지금에 이르렀다.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과 만화를 그리는 사람은 다르다고들 하지만, 만화를 좋아해 즐겨봤기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 '만화를 그리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어떤 작품들을 보았나.

어린이 신문에서 봤던 『코망쇠 형제』라는, 오원석 화백님의 작품이다. 초등학교 1학년이었지만 내 손에 들린 인쇄물의 감촉과 잉크의 냄새가 인상 깊었다. 나도 연습장에 만화를 그려서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감정이 생겼다.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고, 주변 사람들에게 만화를 권하기도 했다. 가족들은 만화를 싫어해서 어떤 만화를 권해도 반응이 시큰둥했는데, 고행석 화백의 『불청객』시리즈를 어머니께 보여드렸더니 처음으로 집중해서 읽으셨다. '어머니도 만화를 읽는다'는 사실이 당시에 꽤 충격적이라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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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꼽은 명장면 2 : 백인호의 눈물



작가로 데뷔한 뒤 알게 된 만화가 중 특별히 삶의 방식이나 작업물에 대한 존경과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이가 있다면. 연재 중에 혹시 시간을 쪼개 다른 작품을 읽기도 하나.

데뷔 후 웹툰을 비롯한 각종 매체 구독량이 현저히 줄었다. 다른 작품을 많이 봐야 하는데 점점 시간에 쫓기면서 내 작품의 연재에만 급급하게 된 것 같다. 네이버에서 『플로우』를 연재 중인 허니비 작가의 성실함이 부럽다.



『치인트』 완결 후의 계획은 있나. 차기작으로 해보고 싶다고 밝힌 아이템 중 어떤 것을 기대하는 것이 좋을까?

구상 중인 내용은 많지만 필요한 자료의 정도나 흐름의 유연성, 그림 그리기 용이한 순으로 차기작을 정할 생각이다. 판타지 사극은 '사극'이기에 역사공부를 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복식, 예절, 호칭 등 여러 부분을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연재 시작이 늦어질 수도 있다. 그 때 그 때 상황에 따라 비축한 내용 중에서 맞는 것을 할 것 같다. 아마도 유쾌한 일상물이 먼저 나오지 않을까, 생각 중이다.



글_임지희/에이코믹스 에디터

* 이 글은 에이코믹스에 게재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