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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2월 26일 06시 00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2월 26일 14시 12분 KST

2035년 학교교육은 어떤 모습일까?

Gettyimage/이매진스

빅데이터 전문가가 예측한 2035년 학교교육은 어떤 모습일까?

글 |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1. 시작말

지난 칼럼에 이어서 "2030년 학교교육은 어떤 모습일까?"에 대해 다른 버전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 칼럼은 커트 캐글(Kurt Cagle)이 쓴 'Education 2035: Where'd the Schools Go?'라는 글의 주요 내용 중 공감이 가는 것들을 인용하고 필자의 생각을 보태서 구성한 것이다. 커트 캐글(Kurt Cagle)은 의미망(semantic web) 분야 세계적 전문가로서 데이터 과학자(data scientice)이다. 또한 현재 빅데이터 솔루션 전문 컨설팅 업체인 Semantical, LLC의 창립자이자 CEO다. 다양한 분야의 흥미 있는 글을 많이 쓰고 있다. 아마 미래학교에 대한 그의 예측 글은 관련 빅데이터를 활용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2030년대 학교 모습은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글쓴이의 전문성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예측하고 있어서 미래학교의 모습을 시리즈로 살펴보는 것은 나름 흥미로울 수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빅데이터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가 말하는 미래학교의 모습을 살펴보기로 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려면 지금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2. 2035년 학교교육은 어떤 모습일까?

커트 캐글(Kurt Cagle)은 관련 글을 시작하면서 아래와 같은 그림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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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은 왜 텅텅 비어 있을까? 사과 모양의 둥둥 떠다니는 기구는 무엇일까? 독자 여러분들이 직접 상상해 보기 바란다.

그는 정보를 수집, 종합, 분석하는 능력이 탁월해서 그런지 2035년 학교교육에 대한 전망을 많은 근거를 앞세워 매우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그는 기존의 전통적인 학교의 역할을 매우 비판적으로 본다. "최악의 경우는 학교란 성인이 되기 전까지 부모가 직장에서 일하는 동안 아동들을 맡겨두는 시설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표면상으로 학교는 지식을 가르치고 어른이 될 준비를 시킨다. 가끔은 기존의 제도에 저항하면서 제대로 가르치는 교사에 의해 학습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대체로는 경제적 비용뿐만 아니라 생애 중요한 한 과정을 낭비한다.

커트 캐글은 이론적 지식(theoretical knowledge)과 실용적 지식(pragmatic knowledge)의 관계를 설명한다. 어떤 사전 학습 없이도 CD의 게임을 컴퓨터에 능숙하게 설치할 줄 아는 자신의 어린 딸이 기초 수학에는 어려움을 느끼는 것을 예로 든다. 사람은 필요한 순간, 인터넷에 있는 사전 지식을 활용하여 자신의 당면한 문제나 과제를 해결한다. 그러나 이런 실용적인 지식에는 결함이 있다. 실용적 지식이 작용하는 원리를 알지 못하면 이를 새로운 상황에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유추와 비유의 단계까지 넘나드는 진정한 이론적 지식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실용적 지식의 충분한 바탕이 필요하단 점을 그는 강조한다.

그는 이어서 실용적 지식과 패턴 인식을 설명한다. 뇌과학에서는 인간의 뇌를 패턴 인식기(pattern recognizer)라고도 부른다. 인간의 뇌는 사물이나 정보를 접하게 되면 가장 먼저 패턴을 읽어낸다. 생존을 위해서다. 이런 패턴을 읽어 낼 때 비로소 이해가 가능해진다. 교육의 한 방법으로 장려되고 있는 발견학습(discovery learning)은 인간의 이런 뇌의 특성을 잘 살린 뇌친화적 학습법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학교교육은 어떤가, 학습자가 스스로 몰입해서 패턴을 탐색할 시간과 여유를 주는가? 그렇지 않다. 교사와 참고서 등이 이미 모든 정보를 사전에 패턴화해서 이를 학습자의 뇌에 주입한다. 이것은 암기식 학습이고 뇌의 훌륭한 창의적 능력을 퇴화시키는 교육이다. 이런 교육을 통해 입학시험 점수를 높일 수 있고 고등교육의 기회 배분에 객관적인 자료가 될 수 있다면 그만이란 생각이다. 이러면서 창의성을 키우는 교육을 운운하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사전에 타인에 의해 분석된 패턴을 그대로 주입한 지식 및 이론적 지식과 실용적 지식이 조화를 이루지 못한 지식은 불완전한 지식이고 실생활에서 쓸모가 적다. 이런 지식만 양산하는 학교 시스템으로는 지속가능한 발전이 불가능하다. 이런 학교시스템은 서서히 망가져서 10~20년 내에 되돌릴 수 없는 상태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는 이러한 어두운 예측에 대한 증거는 충분하고도 남을 만큼 많다고 말한다. 이를테면 아래와 같은 것들이다.

  • 비교적 많은 투입이 이루어지지만 교육의 결과는 매우 만족스럽지 못하다.
  • 대학을 졸업하고도 직업을 갖지 못해 부모와 함께 지내는 젊은이들이 많다.
  • 기업은 바로 일에 투입할 수 있는 지식, 기술, 역량을 갖춘 인재를 채용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
  • 과반이 넘는 학생들이 현재의 학교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해 낙오하거나 수업에 참가하지 않는다.
  • 상급 학년으로 올라갈 준비가 안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올려 보내서 수업 운영에 어려움을 보탠다. 반대로 현재 속한 학년에서 기대하는 성취수준을 훨씬 뛰어넘은 아동들도 나이가 같다는 이유로 보통의 아이들과 함께 묶어서 동일한 내용과 수준의 수업을 받는다.
  • 사회가 만들어 놓은 대학 선발 제도를 그대로 따라 가려면 우울증이나 정신분열적 수준의 건강의 악화를 각오해야 한다.
  • 학생 각자 자신들의 정치적 관점과 상관없이 지식이 정치적으로 주입된다. 이를 위해 투입하는 정책, 시간, 돈이 어마어마하다.
  • 교직 생활에 보람을 느끼는 사람은 소수다. 먹고사는 문제만 아니면 떠나고 싶은 교사가 많다.

여기에 한국의 상황을 보탠다면 다음과 같은 것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다.

  • 학교교육은 '모든 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한 키워주는 교육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이 상위권 대학 입학에 최대의 목표를 두기 때문에 상위권 대학에 들어갈 가능성이 낮은 학생들은 관심과 투자에서 소외되고 차별받는다. 성장의 기회가 매우 불공정하게 주어진다.
  • 한국 학교의 수많은 학생들은 학교교육을 통해 자신감을 상실하고 부정적인 자아상만 강화하다가 분노와 좌절을 안고 학교를 떠난다.
  • 한국의 학교교육은 "격차를 줄인다"란 윤리적 교육목표를 거의 포기하고 있다. 따라서 학교교육은 태어날 때의 불리함을 좁혀주지 못하고 오히려 격차를 확대한다.
  • 대입시를 향한 암기나 문제 풀이식 교육에 공·사교육비를 합쳐 수십조 원의 비용을 투자하면서 실제는 창의력을 죽이는 교육을 하고 있다. 또, 책임 있는 민주시민교육, 공동체의 성공과 발전을 개인의 성공과 발전만큼 중시하는 인식과 문화가 없고, 공동선의 추구란 가치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상과 같이 학교교육의 문제점은 어느 것 하나 개선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주요국의 경우도 학교를 중단하는 학생들 비율이 좀처럼 줄지 않는다. 한국도 학포자가 늘어나고 학교교육을 거부하는 아동 수가 늘어나고 있다. 이를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기 때문에 각 정권들은 자신들은 이런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 것처럼 또 정책을 내놓는다. 결과는 늘 실망스럽다. 언젠가 학교교육이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 교사들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 교육의 질은 실제 갈수록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학생들의 힘이 커졌고 그래서 학생들은 이제는 전통적인 제도가 요구하는 것에 고분고분 따르기를 거부한다. 국내외를 가릴 것 없이 학교교육이 해결해야 할 최우선 현안은 일부가 아닌 모든 학생들이 학교교육에 의미를 느끼게 하는 교육(Meaningful Education for ALL)을 실시하는 것이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이런 전통적인 학교와 전혀 다른 상황을 하나 보자. 매우 새로운 개념의 학교 하나가 최근 탄생했다. 이는 우연한 탄생이 아니라 필연적인 것일 수 있다. 이런 변화의 조짐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길잡이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나에게 1년의 자유로운 시간이 주어진다면"이란 과제를 주고 학생들 스스로 향후 1년 동안 해보고 싶은 것을 기획하게 했다. 기획과 운영을 학생이 주도하는 새로운 학교다. 배움의 주제에 대한 제약은 없다. "아무거나"가 주제다. 전통적인 어른들의 사고로는 생각하기 어려운 실험이다. 실제 주위에서는 "걔들이 무엇을 하겠어?", "아주 이상한 짓들이나 하지 않을까?", "교사에게도 어려운 일인데 교육과정도 스스로 만들어 보게 한다고?"처럼 아이들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과 편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학교의 선생님은 아이들에 대한 가능성을 믿었다. 그리고 기회를 주고 기다려 주었다. 물론 이런 실험 이전에 이 학교의 비전과 원칙을 아래와 같이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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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1년 만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350명이 넘는 학생들이 지원을 했고, 현재 약 180명의 학생들이 학교를 기획·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에는 공교육의 학생들(비중이 가장 많다), 대안학교, 홈스쿨링, 학교중단 학생들 등 다양한 청소년들로 그 구성이 다양하다. 민·관·학이 함께 만들어가는 대안적 학교다. '민'은 이 학교의 지원자 밴드에 들어와 있는 500명의 부모와 주민이다. 이들이 지원하고 지켜보고 있다. '관'은 행정을 맡고 재정도 지원한다. '학'은 학교의 운영주체인 학생들과 이들을 돕는 교사들이다.

공교육 학생들은 주로 방과후 프로젝트에 참가한다. 전교 1등도 오고 꼴찌도 온다. 철저히 무학년이다. 초등 5학년이 팀장을 맡고 고2 형이 팀원인 것도 매우 자연스럽다.

지난 2월 13일은 이 학교의 겨울방학 프로젝트의 발표일이었다. 총 24개 팀 중 21개 팀이 발표를 했고 나머지 3개 팀은 얼마 후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다. 푸드 트럭을 이용한 청소년 창업스쿨 '포롱포롱 포로롱(새끼 새가 날갯짓을 하며 처음 날려고 할 때 나는 소리에서)', 단편 영화제작 '소문', 폐휴대폰 재활용, 컴퓨터 업그레이드, 조립 등을 하는 '수리들어간다', 교대지망생들의 초등학생 멘토링 프로젝트 '찐빵' 등 아이디어도 톡톡 튄다.

팀장 두 사람을 인터뷰해봤다.

Q. 이 학교에 다니면서 어떤 변화를 경험했나요?

A.

  • 팀장1(대안학교출신):일반학교는 성적, 능력 이런 것을 많이 따져 소외감, 열등감 등을 느끼기 쉬운데 여기는 그런 것이 없어요. 밖에서 모나던 아이들도 여기만 오면 말도 겸손해지고 사이가 안 좋던 아이들도 서로 친해져요. 눈살 찌푸리던 아이들도 여기 오면 변해요.

  • 팀장2(일반학교재학):학교 친구들이 부러워해요. 학원 가고 공부만 하니 답답한데 여기 오면 학원에서 할 수 없는 것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아요. 저희 어머니도 학원 다닐 때보다 성숙해진 것 같다고 말씀하셔요. 그동안 어른들의 지시만 따르던 아이들이 여기 들어오는 순간, 다양한 것을 배워요. 자신에 대한 기대도 달라져요. 왕따 당하던 아이들도 여기 오면 친구들끼리 서로 돕고 공감, 경청 이런 것들을 잘 배워서 좋아져요.

이는 의정부의 구(舊) 교육지원청 건물에 입주해 있는 '꿈이룸 학교'의 실제 모습이다.

국가나 어른들 중심으로 기획·운영되는 전통적인 학교와 이상과 같이 학생중심의 새로운 학교를 대조시키면서 미래학교에 대한 커트 캐글(Kurt Cagle)의 예측에 대해 살펴보자. 그는 데이터 전문가 및 설계자이기 때문에 빅데이터 처리를 통해 기존의 미래학교에 대한 연구를 누구보다도 더 잘 분석했으리라 추측이 된다.

▶ 2035년쯤에도 전통적인 학교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전통적인 학교 제도에서도 잘 배우는 학생들 중심으로 그 규모가 작아질 것이다.

☞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 전통적인 학교에 맞지 않는 아동을 강제로 또 획일적으로 산업시대의 학교 시스템에 가두는 것은 21세기 사회에 어울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엄청난 개인적, 사회적 낭비다. 전통적인 학교(고교 수준을 말함)는 다닐 가치와 의의를 느끼는 사람만 다니게 될 것이다. 이런 전망을 고려한다면 현재와 같이 다수의 학포자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고교 과정을 의무교육으로 전환하려는 생각은 신중해야 할 것이다.

▶ 중학교 상급학년 이상의 많은 학생들은 온라인 학교를 포함한 비전통적인 학교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다. 이런 비전통적인 학교들은 전통적인 학교에서는 제공하지 않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 전통적인 학교만으로는 학교교육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 '꿈이룸 학교'와 같은 비전통적인 학교나 프로그램의 필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정부는 오늘날의 교실 붕괴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에 대한 해결을 미봉책으로만 임해서는 안 된다. 지금과 같이 다수의 아동을 실패시키는 제도는 어떤 명분으로도 이대로 유지시켜서는 안 된다.

▶ 부유한 지역 중심으로 유료 과외(tutoring)나 학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소규모로 특색 있는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 사교육에서는 이미 이런 현상이 있은 지 오래되었다. 일부 대안학교도 이런 흐름의 일환이다. 현재와 같이 표준화된 교육과정을 획일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은 향후 10년 이상 버티기 어려울 것이다. 전통적인 학교에는 적응할 수 없는 아동을 고교 수준에서까지 강제로 학교교실에 3년씩이나 묶어 두어서는 안 된다. 교육과정 운영이 지금보다 대폭 유연해져야 한다. 지금과 같은 제도를 유지하려면 국가와 학교는 지금과는 달리 '모든' 학생의 발달과 성장에 책임을 지는 교육을 해야 한다. 잘 따라오는 아이들만 끌고 가고 못 따라오는 것을 아동의 탓으로 돌려 이들을 버리고 가는 것은 비윤리적이고 무책임한 교육이다. 우리 사회는 "시스템의 성공과 실패는 그 시스템 속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성공하였는가보다 그 시스템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실패시키고 있는가로 판단해야 한다."란 해롤드 로젠(Harold Rosen)의 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이제 학교교육에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교육의 혜택에서 소외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강하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 "지금과 같은 교육제도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란 질문을 공개적으로 하고 변화를 촉구해야 한다.

▶ 향후 10년쯤 후에는 졸업장 대신에 검정고시를 보는 학생들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이런 학생들의 일부는 학습이 느리거나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아동들일 것이고, 다수는 공교육이 요구하는 성취수준에 일찌감치 도달한, 학습이 빠른 아동들일 것이다.

☞ 학생들의 욕구, 학습 속도 등이 다 다른데도 나이가 같다는 이유로 같은 학년으로 편성되고 동일한 내용을 배우게 하는 것은 21세기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는 현 시대에 매우 어울리지 않는다. 일반학교도 '꿈이룸 학교'의 운영처럼 나이와 학년에 따른 집단 구성이 아니라 흥미, 관심, 장래희망 등이 집단 구성의 주요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럴 때 걱정하는 낙인효과도 사라질 것이다. 또한 모든 학생들이 똑같은 시기에 입학하고 똑같은 시기에 졸업하는 것은 전적으로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다. 이는 개선되어야 한다.

▶ 고교와 2년제 대학의 경계는 점점 더 흐려질 것이다. 대학에 대한 투자는 효율성과 효과성에 기준을 두고 이루어질 것이다. 4년제 대학보다 교육성과가 더 좋은 2년제 대학이 늘어날 것이다.

☞ 이런 미래 예측은 고교 체제의 진화의 방향을 짐작케 해준다. 고교 과정에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도입해서 모든 학생들이 사탐, 과탐을 다 배우게 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일 수 있다. 21세기 교육은 학생의 적극적 참여와 몰입을 가장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이 핵심이다. 융합교육이란 명분으로 사탐과 과탐을 강제해도 되는 것인가? "이런 교육과정의 도입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란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 이상과 같은 배경으로 특별한 기술이나 기능의 습득을 강조하는 자격증 프로그램이 늘어날 것이다. 공식적 교육을 받지 않더라도 필요할 때 수시로 설립되는 학교나 프로그램들을 통해 학습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아울러 조직에서는 교육을 위한 안식기간을 제공하는 제도가 인센티브의 수단으로 활성화될 것이다. 또한 자격증 자체보다는 특정 혁신적 결과를 내도록 하는 등 구체적인 결과를 중시하게 될 것이다.

☞ 미국의 콜로라도 주에는 2012년 DaVinci Coders라는 이름의 Micro College가 탄생했다. 미래의 기술인력을 대학에서 2~4년씩이나 걸려 배출하는 것은 기술의 진화가 매우 빠른 21세기 사회에 맞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설립되었다. 교육기간은 약 500~1,000시간이다. 미래사회는 새로운 기술이 태어나면 이런 기술을 단기에 훈련하는 다양한 Micro College가 등장할 전망이다. 그리고 이런 기관이 제공하는 자격증은 전통적인 대학의 졸업장과 경쟁하게 될 것이다.

▶ 학습 공간의 공유도 활발해질 것이다. 또 학습은 맥락이 있는 체험 중심 학습이 활성화될 것이며, 게임과 놀이와 교육의 경계도 점점 더 흐려질 것이다.

☞ '맥락이 있는 체험 중심 학습의 활성화'는 21세기 학교 교육과정의 공통적인 특성이 될 것이다. 21세기 뉴미디어 세대들의 뇌는 전통적인 학습방법에는 집중하기 어려운 뇌를 가졌다. 실제의 상황과 비슷한 게임기반학습(Game Based Learning: GBL)과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을 활용한 교육은 점점 더 보편화될 것이다. GBL은 기본적으로 사전에 규정한 학습 목표를 정하고 게임을 통해 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학습이 실제적인 삶의 현장과 유사한 맥락으로 주어지기 때문에 몰입이 쉬우며 개인이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그 결과 학습이 더 효과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게임기반학습은 구성주의 이론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표준화된 평가가 가능하며 학생 간 비교도 가능하다. 체험중심 수행평가의 경우 표준화된 평가가 불가능한 것과 대조된다. 역량의 함양을 강조하는 2015개정 교육과정의 구현을 위해서는 앞으로 GBL의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PISA 2015의 '협업에 의한 문제해결능력 평가'가 바로 GBL의 기술을 활용한 것이다. 교육적 게임을 학교교육에 적극 활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미래학교를 예측할 때 역량교육의 강화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체험학습이 증가할 것이란 예상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지나치리만큼 지식교육을 폄하한다. 이는 심각한 문제다. 이런 경향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대표적인 예가 2016년 EBS 신년특집 '대한민국 교육, 미래를 말하다'에 나온 전문가 패널들의 인식이다. '지식교육의 폄하'는 지식과 역량의 관계를 잘 모르고 하는 주장들이다. OECD를 비롯하여 역량에 관한 세계적인 연구를 보면 역량 속에 하부 구조로 '지식(knowledge)'이 반드시 포함된다(☞ 칼럼 127회 '지식·역량·학력의 바른 이해' 참조). 지식이 없는 역량은 생각할 수도 없고 존재할 수도 없다. 가장 기본적인 지식들이 탄탄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떤 창의적 사고도 불가능하다. 인터넷에 지식이 쌓여 있고 언제든지 이에 접속이 가능하다고 해서 지식의 습득이 불필요하다는 주장은 지독한 오해다. 지식 중에는 학습자 뇌의 장기기억에 저장해 두어야 하는 지식이 있고, 필요할 때 인터넷에 접속해서 참고해도 좋은 지식(예: 역사적 사실, 통계자료)이 있다. 지식의 양이 늘어날수록, 또 융합적 능력이 더 많이 필요할수록 인간은 자신의 뇌 속에 저장해 두어야 하는 지식의 양도 늘어날 것이다. 다만 새로운 지식의 증가속도가 너무 빠르고 양이 많기 때문에 또 지식을 습득할 시간의 한계 때문에 그 많은 지식을 습득할 수가 없을 뿐이다. 지식은 많이 습득할수록 나쁠 게 없다. OECD가 펴낸 자료 The Nature of Learning(2010)에서도 '지식 습득 중심의 학습'과 '참여와 체험을 통한 구성주의적 학습'은 균형을 이룰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 전통적인 학교교육처럼 수업시간대를 운영하는 경우는 급히 줄어들 것이다. 교사는 역할도 달라져 가이드나 상담자, 멘토로서의 역할이 강화될 것이다. 교사의 자격 기준도 4년제 대학 졸업자, 석사학위 소지자 등의 기준은 약화되고 자격증 소유 여부가 기준이 되는 경우가 증가할 것이다.

☞ 한국 사회의 경우, 수업시간 운영이 매우 경직적이고 뇌친화적이지 못하다. 뇌는 학생의 연령에 따라 10~20분 정도밖에 집중하지 못한다. 따라서 이제는 50분 수업이든 90분 수업이든 15~20분 모듈 단위로 설계하고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것은 뇌과학이 일찍이 밝혔다. 이를 반영하기 위해 정책결정자, 교사, 교육학자들이 뇌친화적 학습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이 기대된다. 아울러 교사의 역할에 대한 재정의가 시급하다. 교사를 다음과 같이 재정의할 것을 제안한다. 아래는 핀란드의 한 중학교 교장선생님이 한 말을 보강한 것이다. '가르치는 사람'이란 말이 들어가 있지 않다.

① 아동의 삶을 돌보고 긍정적 변화를 이끄는 사람

② 가정과 소통하고 협력을 이끌어 내는 사람

③ 아동의 사회적, 감성적 역량을 키우는 사람

④ 학습자의 교과 내용 학습을 돕고 동기를 유발하는 사람

교사를 '교과서 내용을 가르치는 사람'으로만 정의하는 한 한국의 학교교육이 지금보다 나아질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이다. 물론 가르치는 교사도 필요하다. 하지만 '가르친다고 배우지 않는다(Teaching does not cause learning!)'란 뇌과학적 연구 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통적인 학교교육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으로 "Teach less, Learn more!"가 전 세계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이유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학습은 학생이 주도할 때 잘 일어난다. 의정부의 '꿈이룸 학교' 같은 것이 이를 잘 증명해 보이고 있지 않은가. 이제 교사들은 학습의 주도권을 점차적으로 학생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gradual release of responsibility).

교사가 주도하는 수업은 교사를 위한 학습에 가깝다. 뇌에서의 변화도 학생보다는 교사에게 강하게 일어난다. 배움은 학생이 학습을 주도하고 교사는 이런 기회와 환경을 만들어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교사들의 환골탈퇴가 필요하다. 위 의정부 '꿈이룸 학교'와 같은 학생중심 접근은 특히 학교교육을 따라 갈 수 없어 좌절감만 쌓고 있는 학생들에게 더욱 필요하다. 지금과 같은 학교 시스템과 교수법을 유지하려 한다면 이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란 질문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 학교란 물리적 공간이 체육관으로 활용되면서 여기에 학습활동이 첨가되는 형식도 나타날 것이다. 또 학교가 학문적 지식을 가르치는 곳으로 한정되기보다는 다양한 연령층의 시민을 위한 다목적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곳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방과후에는 다양한 기관들이 다양한 주제의 수업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학습이란 공식적 학교교육을 마친 후에도 계속되는 평생학습시대가 활짝 열리게 될 것이다.

☞ 이는 학교변화에 관한 OECD 연구에도 나오는 내용이다. 한국의 학교 건물은 이런 시도를 하기에 부적합하다. 핀란드, 스웨덴 등의 국가들이 비교적 최근에 건축한 학교 건물들은 한국의 전통적인 학교와 매우 달라 일반 시민들을 위한 학습의 공간으로 사용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수준이다. 한국도 학교건물을 21세기에 맞도록 전면 교체하는 비전을 세울 수 없을까?

이상의 미래학교 예측은 미국을 비롯한 서구사회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예상의 대부분은 한국의 미래학교에도 해당될 것이다.

커트 캐글(Kurt Cagle)이 미래학교에 대해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들이 있다. 하나는 학교의 새로운 정의에 관한 것이다. 2030년대의 미래사회에는 학교의 개념 자제가 변할 것이다. 교육이란 전통적인 학교라는 공간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교육의 더 많은 부분이 학교 밖에서 비형식(informal)/비공식적(non-formal)으로 일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10~20년 후에는 교육의 책임을 학교, 가정, 지역사회, 기업 등이 공유하려는 경향이 점점 더 강해질 것이다. 교육에 대한 모든 책임을 학교에 지우는 것은 타당하지 않은 일이며 가능한 일도 아니다. "교육은 서로 책임을 나누어지는 것이며 공동체 전체가 필요하다(Education is a shared responsibility and takes a whole community.)"란 인식이 일반화될 것이다. 현재 한국의 마을교육 운동도 이런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학교의 정의가 전통적인 학교 개념을 넘어 교육생태계(Ecology of Education) 전체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전통적인 학교 중심 접근의 교육(School-Centered Approach to Education)과 공동체 중심 접근 교육(Community Approach to Education)은 매우 다르다. 한국은 이제 후자의 접근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이는 캐나다 온타리오 주가 매우 모범적으로 잘 하고 있다. 그들의 앞선 경험을 참고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커트 캐글이 언급하지 않은 것 중 또 하나는 고교의 운영형태에 관한 것이다. 2035년의 고교는 지금과 많이 다를 것이다. 지금처럼 획일적이고 경직적인 교육과정 운영 방식은 크게 유연화될 것이다. 고교 자체가 지금의 특성화고처럼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학습 공동체(focused learning community)로 운영되는 경우와, 하나의 고교 내에 분야별로 '학교 내 작은 학교식의 대안적 프로그램(school-within-a-school alternative program)'을 운영하는 방식이 공존할 것이다. 한국의 경우 교육과정 유연화를 통해 학교 내 혹은 학교 간 클러스터를 형성해서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향으로 변해야 할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현재와 같은 획일적인 제도의 유지를 주장하는 측과 현 제도의 파괴적 혁신을 주장하는 측 간에 갈등도 예상된다. 관련 연구에 의하면 공부에 취미가 있는 아동들은 전체 학생의 50% 미만이다. 왜 모든 학생들을 공부 경쟁으로만 모는가? 오늘날의 교실이 붕괴되는 원인은 학생이 아니다. 사회가 제공했고, 교육 시스템이 이를 부추기고 있다. 학생은 제도와 환경의 피해자다.

3. 맺음말

"2035년 학교교육은 어떤 모습일까?"

2030년대에도 오늘날의 학교를 이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힘들이 여전히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학벌에 대한 욕망, 속된 성공에 대한 욕망, 오늘날의 학교를 이대로 유지시키고 싶은 특정 계층이나 정부의 욕망, 이런 욕망들은 식을 줄 모르는 교육열과 함께 미래에도 활활 불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욕망의 종류와 세기, 이런 욕망을 가진 주체에는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제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사회와 직업세계의 변화, 그리고 학생들이 이전에는 갖지 못했던 힘(power)을 갖춤으로 인해 학교는 지금처럼 유지되지 못할 것이다. 졸업장과 자격증의 경쟁 시대가 본격 열릴 것이며 이 또한 학벌중심 사회에 금을 낼 것이다.

지금 한국은 학교교육에 대해 심각한 질문을 던져야 할 때다.

"현재의 학교제도를 이대로 유지하면서 교육 본연의 목표를 달성하려 할 것인가?"

"'꿈이룸 학교'와 같은 새로운 실험을 통해 공교육을 창조적으로 파괴함으로써 새로운 교육 생태계를 만들어갈 것인가?"

필자는 후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지금처럼 현안 중심으로 근시안적 접근만 하지 말고 세계 주요국들처럼 2030년대의 새로운 미래사회를 대비한 큰 그림을 먼저 그리고 모든 정책의 변화를 이에 정합시키는 접근이 필요하다. 한국의 학교교육은 곧 죽음이란 위기가 다가오는 줄도 모르고 천천히 뜨거워지고 있는 물속에 계속 머무는 개구리 신세를 꼭 닮았다. 정부 역시 이런 개구리라고 생각된다. 정부부터 서서히 뜨거워지고 있는 물에서 탈출해야 한다. 정부부터 달라지기를 간곡히 바란다.

기필코 희망이 있는 미래학교를 만들어가야 한다. 방법은 딱 한 가지뿐이다. 미래 우리가 그토록 갈망하는 교육의 상과 학교상을 온 국민의 열망을 담아 제대로 그리고(design), 지금부터 그 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매일, 매순간 바른 선택과 바른 조치를 취하는 일이다.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오직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만을 생각하면서!!

"변화는 다른 누군가가 언젠가 일으킬 것으로 믿고 기다리면 오지 않는다.

변화를 위해 기다리던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들이다.

우리 자신이 우리가 찾는 변화의 대상이고 주체다."

(Barack Ob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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