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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1월 13일 06시 07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1월 13일 14시 12분 KST

대입제도, 무엇이 문제인가?

대입전형의 객관성,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입학사정관제)의 지나친 확대로 전형의 객관성, 신뢰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블랙박스 전형'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전형의 '비투시성(opacity)', 불확실성을 특징으로 한다. '비투시성(opacity)'은 대학의 자체 결정에 대해 공적 감시가 이루어질 수 없음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대학이 입학사정관 전형(학생부종합전형)의 구체적인 전형기준, 가중치 등을 공개하지 않는다.

연합뉴스

글 | 안선회 (중부대학교)

1. 들어가는 말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문제'의 사전적인 의미는 '해답을 요구하는 물음', '논쟁, 논의, 연구 따위의 대상이 되는 것', '해결하기 어렵거나 난처한 대상, 또는 그런 일'을 의미한다. 달리 표현하면, '사람들이 기대한 욕구나 가치가 실현되지 않아, 고통과 불만을 낳으면서도 해결이 어렵거나 난처한 조건 또는 상황'으로 이해할 수 있다. 우리 교육에서 가장 큰 문제상황은 무엇일까? 바로 대입제도와 관련된 문제상황이다.

'대입제도'란 '대학이 입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과정에 적용되는 제반 기준, 규칙과 절차'를 의미한다. 대입제도가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교육과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대입제도는 고등학교의 교수-학습-평가-비교과활동뿐만 아니라, 초·중학교와 심지어 유아교육에까지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며, 대학 입학 이후의 학습과 직업세계로의 진입에까지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입제도는 교육자의 교육과, 학습자의 학습·성장을 좌우하고 있다.

학습자 중심의 교육이 "학습자의 학습과 성장이 바람직하고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자극, 촉진, 지원, 지도, 관리함으로써, 학습자의 학습과 성장을 통한 행복 실현을 추구하는 교육자의 적극적인 활동(신현석, 안선회 외, 2015)"이라면, 이러한 교육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학생선발체제로서의 대입제도 역시 올바른 교육의 일환이어야 한다. 즉, 올바른 대입제도는 대학 입학생 선발이라는 과정을 통해 학습자의 학습과 성장이 바람직하고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자극, 촉진, 지원함으로써, 학습과 성장을 통한 행복 실현을 지원하는 교육적인 활동이자 사회제도여야 한다. 그러나 현행 대입제도는 여러 가지 문제, 즉 '사람들이 기대한 욕구나 가치가 실현되지 않아, 고통과 불만을 낳으면서도 해결이 어렵거나 난처한 조건 또는 상황'을 유발하고 있다. 대입제도 관련 정책문제는 최근에 수행된 정책연구에서도 나타난 바와 같이 교육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고 시급하게 정책개선이 필요한 문제(안선회 외, 2014: 339)라고 할 수 있다.

2. 대입제도의 문제

대입제도가 어떤 문제를 유발하고 있는지, 무엇이 문제인지를 규명하는 것은 사실과 논리에 근거한 합리적인 판단이자 동시에 정치(정책)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정부가 대입제도 정책문제라고 공식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정부가 정책적인 개입을 통해서 해결하려는 문제를 결정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대입제도에 관한 정확하고 타당한 정책문제 규정을 위해 대입제도의 핵심문제를 도출하여, 제기하고자 한다. 문제라고 인식하여 제기하지 않으면 대책도 나오지 않기 때문에 핵심문제와 그 원인을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첫째, 현행 대입제도는 대입전형을 통한 창의인재의 선발과 교육, 양성을 근본적으로 저해하고 있다. 특히, 박근혜정부의 교육정책 비전인 창의인재 육성을 저해하는 지식암기 위주의 대입전형이 유지, 강화되고 있다. 특히, 수능-EBS 연계 정책으로 인한 문제점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김광우, 2015). 1990년대 후반 수능 사교육비 문제가 제기되면서, 교과통합적 수능 출제방식이 교과 내 단원 간 통합 출제 방식으로 변화되면서 학교 교육과정과의 '수능의 타협'이 이루어졌고, 2011학년도에 수능-EBS 연계 70% 정책이 추진되면서 수능이 EBS 교재의 지식 내용을 암기하여 대비하는 방식으로 변질되어(수능이 타락하여) 오히려 '퇴보한 학력고사'가 되었다(안선회, 2014). 결국, 미래에 대비하여 사회발전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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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대입에서의 선발 타당성이 부족하여 전공모집단위 특성에 적합한 적격자 선발에 실패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국·영·수 중심 선발 구조에 기인하고 있다. 국·영·수 중심 선발 구조는 선발 타당성 약화, 대학 서열화, 학생들의 다양한 적성과 잠재력 및 강점 개발 저해, 사교육비 증가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교육부(2013.09)와 교육청은 일반고에서 국어, 영어, 수학 편성비율이 50%를 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대입에서의 국어, 영어, 수학 반영비율이 이렇게 높다면 이는 공교육 정상화를 저해하는 중요 원인이 될 수 있다. 학생의 학업부담이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적어도 대학수학에 필요하지 않은 무의미하거나 의미가 적은 학업부담은 줄여주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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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대입전형은 점차 복잡해지고, 선발에서의 공정성은 약화되고 있다. 이는 학생부종합전형(입학사정관제)의 지나친 확대로 인한 것이다. 학생부종합전형과 특기자전형은 대표적인 입학사정관 전형이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학생 선발에서의 대학재량권과 비투시성, 정성적 평가에 의한 총체적·종합적인 전형을 그 특징으로 하고 있다(정일환·김병주, 2008; 안선회 외, 2009).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는 모두 입학사정관 전형을 확대하였다. 성적 평가에 의한 총체적·종합적인 전형의 결과 선발의 공정성도 약화되고 있다. 박남기(2011)의 지적대로 "입학사정관제의 성패는 입학사정관제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달려있다." 결국, 이러한 결과는 입학사정관제 확대의 직접적인 결과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5·31교육개혁의 대입제도 정책인과가설에 기인한 '대입 자율화' 정책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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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대입전형의 객관성,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의 지나친 확대로 전형의 객관성, 신뢰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블랙박스 전형'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입학사정관 전형은 전형의 '비투시성(opacity)', 불확실성을 특징으로 한다. '비투시성(opacity)'은 대학의 자체 결정에 대해 공적 감시가 이루어질 수 없음을 의미한다(정일환·김병주, 2008). 대부분의 대학이 입학사정관 전형(학생부종합전형)의 구체적인 전형기준, 가중치 등을 공개하지 않는다. 현재 한국의 대부분의 대학은 전형유형별 전형기준과 방법을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어 대학입학전형이 기존 전형방식에 비하여 투명하지 않고, 그에 따라 과정과 결과를 확실하게 예측하기 어렵다. 그 결과 정량적 평가보다는 정성적 평가, 총체적인 평가를 지향하기에 대입전형의 객관성, 신뢰성, 투명성은 대체로 약화된다고 할 수 있다(안선회 외, 2009).

다섯째, 현행 대입제도는 높은 수준의 교과 사교육비 유지 및 컨설팅 사교육비 증가를 유발하고 있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입학사정관제)의 확대, 실기위주전형 확대, 대학별 논술전형 유지 등은 내신사교육, 컨설팅사교육과 예체능 및 논술 사교육비 증가를 가져오는 요인이 되었다. 그 중에서도 실기위주전형 확대로 인한 예체능 사교육비 증가가 더욱 우려되고 있다. 교육부(2015.02.27.)의 '2014년 사교육비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예체능 사교육비의 경우, 초등학교 7.4%(7.4→7.9만원), 중학교 0.5%(2.2→2.2만원), 고등학교 4.3%(3.2→3.3만원) 모두 증가하였으며, 미술(△2.7%)은 감소, 음악(2.4%), 체육(12.1%)은 증가하였다. 최근 몇 년 사이에 크게 확산되고 있는 학습컨설팅, 진로컨설팅, 진학컨설팅, 학생부종합전형컨설팅 등 컨설팅사교육에 대한 객관적인 조사와 대책이 긴요한 실정이다.

여섯째, 결과적으로 대입전형을 통한 사회불평등의 재생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학생부종합전형, 실기위주전형, 대학별논술전형 등에서 고소득 계층의 자녀가 유리하기에 대입전형, 선발을 통해 계층적 불평등이 재생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안나(2012)는 입학사정관 제도의 복잡성에 기인한 교육수요자들의 이해 부족과 정보격차로 인한 불평등 문제를 제기하였으며, 황여정, 김경근(2011)은 학부모 학력이나 교육기대수준, 교육적 관여 등이 높을수록 부모가 입학사정관제 제도를 인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서, 기존의 입시제도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학생들이 입학사정관 제도에서도 여전히 유리한 입지를 점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술하였듯이 안수진(2015)의 연구에서도 특기자전형, 실기전형, 대학별논술전형, 학생부종합전형의 불평등 해소 효과가 매우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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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째, 그 결과, 대입제도를 통한 학생의 꿈과 끼 살리기, 행복은 실현되기 어려운 상태이다. 대입전형으로 인한 학생, 학부모의 고통과 부담은 심화되고 있다. 대입 준비과정, 전형과정과 그 이후의 스트레스와 고통, 그리고 불만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학생부 내신 상대평가와 학생부 반영 비중의 지나친 확대, 비교과의 서류 반영 등은 고등학교 3년 생활 전체를 협력과 사고력보다는 이기적인 성적 경쟁과 스트레스로 인한 고통으로 내몰고 있다. 학생들은 자신의 노력만이 아니라 부모, 그리고 학교와 담임교사를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대입에서의 결과가 크게 영향을 받는다. 학생과 학부모는 결코 행복하지 않다. 대입제도로 인해 오히려 고통과 불행이 커지고 있다.

3. 대입제도 관련 정책문제의 인과구조 분석

대입제도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정책문제의 인과구조를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전술한 문제점, 즉 대입전형을 통한 창의인재 양성 실패, 국영수 중심 선발로 인한 선발 타당성 부족, 적격자 선발 실패, 대입 복잡성 증가와 공정성·객관성·신뢰성 약화, 과도한 사교육비 증가와 학습부담 증가, 대입전형을 통한 사회불평등의 재생산 우려, 학생의 꿈과 끼 살리기·행복 실현의 어려움은 근본적으로 대입정책으로 인한 잘못된 대입제도에 직접적으로 기인하고 있다. 특히, 수능-EBS연계 70% 정책은 학교교육의 본질을 파괴하고 창의인재 양성을 방해하는 핵심기제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대입정책문제는 사회적으로도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하고 있다. 사교육비 증대로 인한 가계 부담과 고통 증가, 사회적 불평등 재생산 구조 심화, 국민행복 실현 저해, 국가 인적자원 손실, 정치적 비판과 불만 증대 등의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대입정책문제를 둘러싼 원인과 결과의 연쇄적인 과정을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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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하였듯이 이러한 대입제도 문제는 전적으로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근본적으로 5·31교육개혁의 대입제도 정책인과가설에 기인한 것이다. "'대입 자율화' ⇒ '학생부 필수반영 확대, 전형요소와 전형방법의 다양화' ⇒ '초‧중등교육의 정상화'와 '사교육비 경감' 실현"이라는 가설은 실현되기 어려운 정책인과가설이다. '대입 자율화'는 대학의 선발경쟁을 심화시키고, 대입전형요소를 증가시키며, 대입전형의 복잡성과 안정성을 저해할 수밖에 없다. 김은영 등(2013)의 '대학입학전형정책의 성과와 개선방안 연구'에서도 전국의 진로진학 담당 교사들은 대입에서의 '대학자율권 확대'의 부정적 영향으로 전형정보 혼란, 준비부담 증가, 고교입시지도의 어려움, 학생평가 부담 증가를 높은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사교육비 부담 완화와 학생의 학업부담 완화 효과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확인하였다. 결국 '대입 자율화'는 '전형요소와 전형방법의 다양화'는 가져올 수 있지만, 그것이 '초‧중등교육의 정상화'와 '사교육비 경감'을 실현시키지는 못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대입 자율화'에 '학생부 교과와 비교과 반영 비중 확대'가 결합되면, 공교육에서의 경쟁을 더욱 심화시켜, 경쟁전략인 사교육을 더욱 다양화하고 더욱 강화하여 사교육비를 증가'시키는 '공교육강화론의 역설'을 초래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5·31교육개혁의 '대입 자율화', '학생부 중심' 정책인과가설이 현행 대입제도의 핵심 문제를 가져온 주된 요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고유의견이며 '교육을바꾸는사람들'의 공식견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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