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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1월 19일 10시 14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1월 19일 14시 12분 KST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학교교육 혁신 배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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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교육을 살리는 길: 온타리오 주 학교교육의 탁월한 혁신능력 배우기

글 |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1. 시작말

『학교교육 제4의 길②』의 두 저자 앤디 하그리브즈와 데니스 셜리 교수는 자신의 책에서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교육 혁신의 사례 중 하나로 캐나다 온타리오 주를 꼽고 있다. 필자도 학교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 연구, 계획, 실행, 평가 측면에서 온타리오 주가 지금까지 살펴본 해외의 사례 중 특히 < Research-Plan-Do-Monitor-Review(gathering feedback for next step >이라는 실행 과정이 매우 우수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이런 얘기를 하면 많은 사람들은 "과연 실제도 그럴까?"라며 의문을 갖는 분들도 있다. 있을 수 있는 의심이다. 온타리오 주의 학교교육에도 여전히 미흡한 점들이 많을 것이다. 오늘날의 학교교육이 마주하고 있는 도전은 신의 힘으로도 해결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타리오 주의 학교교육에 대한 철학, 혁신의 원리, 실행방법, 실행전략, 실행력, 성찰과 피드백 측면에서 매우 우수한 것은 분명한 것 같다. 특히 격차를 줄이는 것을 교육의 핵심 목표로 삼는 점, 이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아동들에 대해 높은 기대를 유지하는 점,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출신배경이나 개인이 처한 환경에 상관없이 모든 아동들에게 교육의 접근성을 높이는 높은 도덕성, 모든 아동의 성공을 위해 질 높은 연구를 수행하고 실행에 최선을 다한다는 점, 그리고 모든 정책에 대해 실행계획(action plan)이 존재하고 그 내용이 우수하다는 점, 학교-가정-지역사회의 파트너십을 통해서만 교육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믿음과 실천, 모든 정책이 긴밀히 연계되고 통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 주정부의 역할이 통제보다는 자율과 지원 중심이라는 점 등은 세계 모든 나라들이 본받아야 할 점이다.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2. 온타리오 주 교육제도와 학업 성취도

○ 캐나다는 10개 주와 3개의 준주(準州)로 구성되어 있는데 온타리오 주는 10개 주 중의 하나다. 온타리오 주의 1인당 가구 소득은 35,855불(2014년 기준)이며, 이민자(foreign born)가 전체 인구의 28.5%나 된다. 따라서 인종적, 민족적 다양성이 높다. 실업률은 7.3%(2014년 기준)이고, 인구는 1,300만 명 정도이며, 학교 수는 약 5,000개에 이른다.

○ 학교제도는 유치원과 초중등 교육으로 나뉜다. 1-8학년의 초등교육(elementary level)과 9-12학년의 중등교육(secondary)으로 구성된다. 중등학교는 아래와 같이 3가지 과정(stream)으로 나뉜다.

<9-10 학년>

-아카데믹 코스(university 지망) - 학문 중심 학습

-응용 코스(college 지망) - 학문 + 응용 중심 학습

-필수 코스(학습이 느린 학생 대상)

<11-12 학년>

-University 지망 코스

-College 지망 코스

-취업반 코스

한편 최근에는 고교 중퇴율이 40%에 육박하는 흑인 아동들을 위한 대안학교가 생겨나고 있다.

○ 서구식 정치/행정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교육 정책은 성취도 향상, 격차 완화, 고교생 졸업률 향상 등에 초점을 두고 있다.

○ 연방정부는 교육법을 제정하는 것 외에 주의 교육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주 정부에는 교육부가 있고 그 아래 73개의 학구가 있으며, 각 학구에 교육청(school board)을 두고 있다. 온타리오 주 지역 교육청에는 아래와 같이 서로 다른 4가지 종류가 존재한다.

• 영어사용 지역 교육청(31)

• 영어 사용 가톨릭 지역 교육청(29)

• 불어사용 지역 교육청(4)

• 불어사용 가톨릭 지역 교육청(8)

위 4종류의 교구들은 서로 다른 문화를 지니고 있지만 교육의 목표와 책임은 동일하다.

○ 초중등 교육과정은 주정부가 개발하고 주요 정책도 정한다. 하지만 많은 실무적인 의사결정은 교육청(school board)과 학교운영위원회(school council)에 위임되어 있다. 캐나다는 교육자치가 매우 모범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다.

○ 10년 전에 3, 6학년 학생들의 주 성취기준 달성률이 54%이었으나 2014년 기준 71%(목표 75%)로 향상되었으며, 고교 졸업률은 68%에서 83%(목표 85%)로 향상되었다. 그리고 학생들 간의 성취도 격차가 출신배경에 관계없이 거의 균등하다는 점은 온타리오 주 교육의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주] 한국은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에서 보통학력(50%~80%)의 최저 수준이 50%이나 온타리오 주는 Level3(70-79%)로 한국보다 훨씬 더 높게 잡고 있다. 한국은 보통학력 최저 기준을 이렇게 낮게 잡고 있기 때문에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80.8%(2014년 기준)로 온타리오 주보다 높다. 실제적으로는 온타리오 주가 한국보다 학업 성취도가 더 높을 수 있다.

○ PISA 2012의 결과를 보면 수학은 514점으로 OECD 34개국 중 19위(한국 554점 5위)로 2009 결과보다 떨어지고 있다. 한편 읽기는 528점으로 7위(한국 530점 5위), 과학은 527점으로 11위(한국 538점 9위)를 기록했다.

3. 온타리오 주 교육혁신에서 시사점 얻기

온타리오 주 학교교육의 혁신 방법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사례의 하나로 꼽힌다. 아래 내용은 온타리오 주 교육의 특징과 핵심성공 요인을 간단히 살펴본 것이다. 한국의 학교교육 혁신에 주는 시사점이 적지 않다.

가. 온타리오 주의 중학교를 다닌 한국인 인터뷰

○ 어릴 때 온타리오 주에서 중학교를 다닌 한국인 한 명을 인터뷰했다. 아래와 같은 내용을 말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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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된 교과서의 내용을 충실히 가르치고 배우는 것을 학교교육이라 생각하는 한국과 매우 대조적이다. 이런 교육을 하면서도 PISA 성적이 세계 상위권이고 원주민 자녀와 이민자 자녀 간의 PISA 성적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은 매우 놀랍다.

나. 온타리오 주의 교육과정의 특징 11

온타리오 주의 교육과정 문서는 매우 쉽고 명확히 진술되어 있고 친절하며 실제적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며 설명한다. 그리고 명문이다. 읽을수록 더 읽고 싶어진다. 정말 공을 들여 개발했다는 생각이 든다. 현장을 잘 아는 학자와 교사들의 합작품이 아닐까 짐작이 된다.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렵고 법조문처럼 딱딱하며 인간적 냄새가 나지 않는 한국의 교육과정 문서와는 매우 대조적이다.

1) 각론의 총론

온타리오 주의 교육과정은 한국과 같은 총론이란 것이 없다. 교육과정을 소개하고 있는 교육부 사이트를 보면 바로 학교급별, 학년별, 과목별 각론만 소개하고 있다. 다만 온타리오 주 교육정책과 학교교육의 각종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자세한 규정과 해설 문서인 Ontario Schools Policy and Program Requirements(K-12)가 있기는 하다. 이는 한국 교육과정의 총론과는 성격이 다르다. 그러나 각론의 총론이 매우 충실하다. 온타리오 주는 교과교육이 잘 발달된 곳으로 생각된다.

교육과정은 학교급별, 학년별, 과목별로 각론만 존재한다. 도입부(Introduction)가 각론의 총론인 셈이다. 도입부에는 그 과목의 중요성(The Importance)과 각론을 구성함에 있어서 바탕이 되는 '원리(principles)'가 먼저 나오고 그 다음에 그 교과 교육의 실행에 있어서 '책임과 역할(Roles and Responsibilities)'을 매우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학생의 역할, 부모의 역할, 교사의 역할, 교장의 역할, 지역사회 파트너의 역할>을 명시하고 있다. 교육의 실행에 관한 모든 문서에는 이해당사자나 주체들 각자의 역할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도 온타리오 주 학교교육 혁신의 한 특징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교육의 모든 책임을 교사의 양 어깨에만 얹지 않는다. 교육은 당사자 모두에게 각자의 역할이 있고 그 역할을 서로 긴밀히 연계해 수행해 낼 때 기대하는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이 느껴진다.

2) 성취수준

온타리오 주는 성취기준을 '성취기대(curriculum expectations)'로 표현한다. 모든 과목은 <지식과 이해(knowledge and understanding); 사고력(thinking); 소통능력(communication); 적용능력(application)>의 4가지 카테고리를 갖고 있으며, 이를 다시 Level1(50-59%), Level2(60-69%), Level3(70-79%), Level4(80-100%)처럼 4가지 수준의 표(The Achievement Chart)'로 제시하고 있다. 주의 최소 성취목표(provincial standard)는 'Level3'이다. 이 수준을 나중에 사회인이 되었을 때를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소양이라고 보는 것이다. 전수평가를 통해 이에 미달하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이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 교육을 시킨다.

3) 성적 산출과 성적 보고

성취기준의 50%에 미달하면 낙제다. 재수강을 해야 한다. 코스 전과정을 통해 평가한 것을 70% 반영하고 나머지 30%는 시험, 수행평가, 에세이 등의 형식으로 기말고사 결과를 반영한다.

9-10학년의 경우, 성적 보고는 코스를 수행할 때 학습자가 보여준 학습기술(learning skills)을 중심으로 하는데 이에는 아래와 같은 5가지의 카테고리가 있다.

• 독립적으로 학습하는 능력(works independently)

• 팀워크

• 조직화/정리정돈(organization)

• 학습 및 연구 습관(work habit)

• 주도성(initiative)

4) 지도 방법(instructional approaches)

모든 교과에 대해 지도를 위한 큰 방향을 매우 적절히 잘 제시하고 있다. 언어와 관련된 교과에서는 "모든 학습자는 성공적으로 언어를 배울 수 있다(All students can be successful language learners.)"란 믿음을 강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도덕적 교육목표(moral purpose)를 유난히 강조하다. 그리고 또 사전지식(prior knowledge)을 고려한 교수학습, 단계별 발판을 제공하는(scaffolding) 지도, 개별화(differentiated) 지도, 모둠 학습 등을 모든 과목에서 강조하고 실천한다. 또 교사로 하여금 학습전략의 모델을 제공하도록 하고 학습자가 학습을 주도하게 하는 것,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에 필요한 마음습관(habit of mind)의 함양 등도 강조된다.

5) 범교과 통합학습의 강조

온타리오 주는 범교과 학습(cross-curricular learning)을 일상적으로 할 수 있게 내용을 조직하고 수업한다. 예를 들면 언어 교과에서 필요한 읽기 자료를 사회교과 영역에서 뽑아서 비소설 자료 읽는 법을 지도하는 식이다. 이와 함께 통합적 학습(integrated learning)도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는 특정 교과의 특정 단원, 특정 학습활동 내에서 2개 이상의 교과에 나오는 성취기준을 녹여서 학습하는 것을 말한다.

6) 풍부한 참고자료 제공

모든 교과교육과정에서 학습을 설계할 때 참고할 연구 자료를 풍부하게 제공한다. 온타리오 주의 경우 교사의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사학습공동체도 잘 운영하고 있지만 교과 지도와 관련된 교수학습법에 관한 다양한 연구 자료들을 제공한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다.

< 1-8학년 수학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교수지도 참고자료 리스트 >

. A Guide to Effective Instruction in Mathematics,Kindergarten to Grade 6, 2005

(forthcoming; replaces the 2003 edition for Kindergarten to Grade 3), along with companion documents focusing on individual strands

. Early Math Strategy: The Report of the Expert Panel on Early Math in Ontario, 2003

. Teaching and Learning Mathematics: The Report of the Expert Panel on Mathematics in Grades 4 to 6 in Ontario, 2004

. Leading Math Success: Mathematical Literacy,Grades 7.12 . The Report of the Expert Panel on Student Success in Ontario, 2004

. Think Literacy: Cross-Curricular Approaches, Grades 7.12 . Mathematics: Subject-Specific Examples,Grades 7.9, 2004

. Targeted Implementation & Planning Supports (TIPS): Grades 7, 8, and 9 Applied Mathematics, 2003

< 1-8 학년 언어교육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교수지도 참고자료 리스트 >

· Early Reading Strategy: The Report of the Expert Panel on Early Reading in Ontario, 2003

· Literacy for Learning: The Report of the Expert Panel on Literacy in Grades 4 to 6 in Ontario, 2004

· Think Literacy Success, Grades 7.12: Report of the Expert Panel on Students at Risk in Ontario, 2003

· A Guide to Effective Instruction in Reading, Kindergarten to Grade 3, 2003

· A Guide to Effective Instruction in Writing, Kindergarten to Grade 3, 2005

· A Guide to Effective Literacy Instruction, Grades 4.6.Volume 1: Foundations of Literacy Instruction for the Junior Learner, 2006

· Think Literacy: Cross-Curricular Approaches, Grades 7.12. Reading, Writing, Communicating, 2003

· Think Literacy: Cross-Curricular Approaches, Grades 7.12. Subject-Specific Examples: Media, Grades 7.10, 2005

· Me Read? No Way! A Practical Guide to Improving Boys' Literacy Skills, 2004

7) 특수교육 아동들을 위한 학습 설계 지침

온타리오 주 학교교육이 주는 가장 감동적인 것은 질 높은 통합교육 시스템이다. 이런 시스템을 만들어낸 기본 바탕은 '모두를 위한 교육(Education for All: EfA, 2005)'과 '모두를 위한 학습(Learning for All; LfA, 2009)'이란 연구보고서다. 이는 온타리오 주의 교육비전을 담은 문서이며, 동시에 통합교육원리와 전략, 실행도구를 상세하게 서술한 연구보고서다. 온타리오 주가 세계가 부러워하는 통합교육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었던 것은 철학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EfA, LfA는 아래와 같은 신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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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차별교육 금지(antidiscrimination education)

온타리오 주의 모든 교과교육과정에서는 차별적 교육을 금지하는 내용이 공통적으로 들어가 있다. 이민 자녀 비율이 28%나 되는 주이기에 어쩌면 당연한 것이기도 하지만 관련 문서 내용을 보면 형식적으로 서술한 것이 아니란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이런 것이 학교생활의 모든 면에 스며있는 듯하다. 학교 안팎에서 다양한 관점과 다양한 가치가 존중되고 정체성에 대한 존중이 크게 강조되고 있다.

9) 학교도서관의 역할

도서관은 책만 대출하는 곳이 아니다. 서구의 도서관에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도서관 프로그램은 정보소양과 리서치 스킬을 개발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10) 기술/기기의 역할

모든 교과교육과정에는 그 교과 수업의 진행에 도움이 되는 ICT에 대한 안내를 하고 있다.

11) 건강과 안전

온타리오 주는 모든 교과교육과정에서 건강과 안전이 강조되고 있으며, 건강과 안전 교육을 별도의 교과를 두지 않고 모든 교과와 학교생활을 통해 이루어지게 하고 있다.

다. 온타리오 주 교육혁신의 핵심 성공요인 18

온타리오 주의 교육은 성공적인가? 교육이 '성공적'이란 무슨 뜻인가? 많은 나라들은 표준화 시험 성적이 높으면 교육이 성공적이라고 말한다. 온타리오 주의 경우도 교육적 성공을 말할 때 PISA 성적이 세계 상위권이란 언급을 빠뜨리지 않는다. 온타리오 주의 이런 높은 학업성취도는 한국의 높은 학업성취도와 그 의미가 다르다. 온타리오 주의 학교교육은 한국처럼 입시준비 중심이 아니다. 교육과정에 충실한 교육을 하면서도 표준화 시험 성적이 그렇게 높게 나온 것은 대단한 성공이다. 게다가 본토인들의 자녀들과 이주민의 자녀들 사이에 PISA 성적의 차이기 거의 없다는 것은 매우 공정한 교육을 했다는 의미다. 온타리오 주는 학습장애를 가진 아동들에 대해서도 '높은 기대'를 유지한다. '모든 아동은 성공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강한 신념을 바탕으로 '모두를 위한 성공/학습'이란 질 높은 통합교육을 하고 있다. 온타리오 주가 이런 우수한 교육 시스템을 유지하며 교육적 성공을 이루는 배경은 무엇일까, 그 비결을 『학교교육 제4의 길①②』와 온타리오 주 교육 관련 자료들을 통해 분석해 보았다.

1) '높은 기대', '모두를 위한 성공'이란 감동적 신념이 투철했다.

1982년 캐나다 권리 및 자유 헌장이 발표되면서 캐나다의 공교육에는 큰 변화가 시작된다. 이것이 온타리오 주가 '모두를 위한 교육(Education for All)'을 시작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특수교육 대상 아동도 정규반에서 일반 교사들로부터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했다. 이를 계기로 보편적 학습설계(Universal Design for Learning: UDL)와 개별화 지도(Differentiated Instruction: DI)가 도입된다. '보통의 학습자들'을 위한 교육과정을 만들고 후에 이런저런 식으로 끝없이 수정·보완하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최대한 다양한 학습자들도 적극 참가할 수 있는 접근 가능한 교육과정을 만들어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시작은 특수교육 대상자를 위한 것이었지만 ESGA(Essential for Some, Good for All) 즉,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에게는 필수적이지만 모든 학생들에게도 유익한'이란 접근을 통해 학교 전체를 바꾸기로 한 것은 야심찬 전략이었다. 결과적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성공을 거두었다. 온타리오 주 교육부는 2005년 이런 전략적 구상과 비전을 담은 정책문서인 '모두를 위한 교육(Education for All, K-6)'을 발표했다. 이 보고서가 제시하는 새로운 지침과 방향이 놀라운 성과를 보이자 이의 후속편으로 '모두를 위한 학습(Learning for All, K-12. 2009)'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이를 통해 온타리오 주는 '높은 기대', '모두를 위한 성공'이란 도덕적 교육목표를 초중등교육 전체(K-12)에 걸쳐 추구할 수 있게 되었다. "모든 아동은 성공적으로 배울 수 있다", "격차를 줄인다"란 매우 높은 수준의 도적적인 교육목표(moral purpose)와 신념은 집단적 책임감(collective responsibility)이란 새로운 학교문화를 만들어 내는(reculturing) 계기가 되었다. 이것이 오늘날 세계가 부러워하는 온타리오 주의 질 높은 통합교육을 만들어 낸 것이다.

2) 철저히 지역 학구 특성에 맞는 정책을 중심으로 상향식 개혁을 했다.

온타리오 주는 어떤 교육 정책을 펼치든 위에서 만들어 획일적으로 강요하지 않는다. 각 교구마다 고유한 문제와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온타리오 주는 언어, 종교, 민족 등에 있어서 다양한 차이가 있다. 사용하는 언어도 영어를 사용하는 지역, 불어를 사용하는 지역으로, 또 종교적으로는 가톨릭 지역과 비 가톨릭 지역으로 나눠져 있다.

ESGA 프로젝트가 시작되자 온타리오 주 교육부는 신념을 공유하는 과정을 거치고 나서는 학구와 학교에 많은 재량권과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 사업 성공의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교육부가 요구한 유일한 조건은 '모두를 위한 교육(EfA)'의 지침을 준수하라는 것뿐이었다. 학생의 성취를 향상시키면서 동시에 격차를 줄인다는 윤리적 목표를 달성하는 주체는 학교의 교사들이다. 이런 목표의 달성은 학교의 문화를 바꾸어야만 가능한 일이며, 이런 변화는 하향식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자발성을 바탕으로 이끌어 낼 때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사업은 학구가 계획을 세워 제안하면 교육부기 직속 운영팀을 통해 이를 승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학구에는 상당한 재량권과 자율성이 주어졌다. "좋네요. 올해는 이 사업을 해 보시죠. 보고는 나중에 해주시고요.", "당신이 가장 잘하는 방식으로 일을 진행해 보세요. 우리는 지켜볼게요."와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었다(『학교교육 제4의 길②』 256쪽). 각 학구마다 처한 상황이 독특하고 요구 내용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ESGA의 모니터 팀이 학교를 방문하면 이들은 벤치마킹을 알선하고 코칭과 멘토링을 위주로 '친절한 친구'처럼 행동했다. 온타리오 주는 행정부가 변화를 주도하고 교사는 단순히 이를 전달하고 실행하는 '제3의 길' 방식보다는 교사를 변화의 주체로 세우는 '제4의 길'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학교교육을 혁신할 때 각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여 유연한 정책을 펴면서 상향식으로 혁신을 접근하는 것은 혁신에 성공하는 나라나 지역들의 공통점이다. 이는 하향식이고 획일적인 한국의 교육혁신에 큰 시사점을 주는 대목이다.

3) 정책 간의 연계성, 관련 부서 간의 소통이 뛰어났다.

교육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바꿀 것인가의 문제뿐만 아니라 원하는 변화들을 서로 어떻게 연계해서 달성해낼 수 있는가, 나아가 교육개혁을 사회 전반의 개혁과 어떻게 긴밀히 연계시킬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부록에서 소개한 각종 정책 실행을 위한 문서들을 보면 그 수많은 문서의 내용들이 마치 한 사람이 다 작성한 것처럼 매우 정교하고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온타리오 주는 정책간의 연계성, 자율 속에서도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했다. 우선 ESGA 사업을 추진할 운영팀을 구성해 다양한 관련 부처의 관료들을 접촉하고 이들과도 소통하게 했다. 운영팀으로 하여금 다른 교육청이나 교구의 사업 담당자와 활발하게 상호 소통하는 것, 이를 통해 벽을 허물고 관계를 강화하는 것을 매우 중시했다.

4) 교사들이 자기유능감(self-efficacy)을 갖출 수 있도록 했다.

온타리오 주는 EfA의 철학이자 전략인 ESGA를 실천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들이 다양한 학생들을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하는 일이란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이를 위해 주는 <통합적 교수법 개발 + 보조공학의 제공 + 교사학습공동체>의 세 가지를 전략적 사업으로 삼았다. 통합적 교수학습법의 핵심으로 보편적 학습설계(UDL)를 도입하였고 이는 개별화 지도(differentiated instruction: DI)의 기반이 되었다. 이런 사업들이 잘 진행되면서 교사들은 한 사람도 소외시키지 않는 교육을 실천할 수 있게 되었다. 수업의 과제는 학생의 개별 수준에 따라 조정되면서 모든 아동들은 교육과정과 과제로부터 더 이상 소외되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개별화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아지고 교실에서의 문제 행동도 거의 일어나지 않게 되자 교사들은 점점 더 통합교육에 대한 자신감과 유능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5) 교육의 목적·목표와 비전이 명확하고 모든 정책은 이와 긴밀히 연계되었다.

온타리오 주 교육법 0.1(2)조에서는 교육의 목적/이념(purpose of education)을 아래와 같이 명시하고 있다.

"교육의 목적은 학습자들이 배려할 줄 알고 기여할 줄 아는 시민성을 갖추면서 자신의 잠재력을 충실히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또 온타리오 주는 21세기 들어 교육의 비전이자 목표(goal)를 아래와 같이 4가지로 새롭게 설정했다.

① 탁월성(excellence) 추구

② 교육의 공정성(educational equity) 추구

③ 아동의 웰빙(wellbeing) 증진

④ 공교육에 대한 자신감(public confidence) 향상

한국 교육과정 총론에 나와 있는 목표와 차이가 많다. 한국의 경우 교육이념, 인재상은 시대를 반영하고 미래를 준비시키기 위한 것이라 하기 어렵다. 교육생태계, 미래 사회의 요구를 반영하였다기보다는 어떤 시대에도 적용이 가능한 무색, 무취의 인재상이다. 그러나 온타리오 주의 교육비전과 교육목표는 현재 온타리오 주의 아동들이 미래 사회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지금과 그 때 필요한 교육의 목표를 잘 반영해서 인재상을 제시하고 있다. <교육의 공정성(=격차 완화+질 높은 통합교육) 추구, 아동의 웰빙, 학교교육에 대한 자신감 향상, 탁월성의 추구>와 같은 교육목표는 온타리오 주가 지속 가능하기 위해 그리고 개인의 건강과 질 높은 삶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비전과 목표의 서술이 각 교과교육과정과 실행계획에 잘 반영되어 있다는 점이 온타리오 주 교육의 뛰어난 점이다.

6) 탁월한 성과를 추구한다(achieving excellence).

탁월한 성과라고 말할 때의 '탁월함'이란 무슨 의미일까? '탁월한 성과의 추구(achieving excellence)'는 온타리오 주 교육목표 4개 중 1순위다. 이를 뻔한 얘기로 치부하기 쉽지만 온타리오 주가 말하는 '탁월함'은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의미와는 다르다. 이들이 말하는 '탁월한 성과'는 각 아동은 개인이 처한 상황에 관계없이 자신만의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에 교육이 잠재력을 발견하고 이를 최대한 실현시키는 것이란 의미에서 출발한다. 그런 관점에서 읽기, 쓰기 및 수학과 같은 기초학업능력도 중요하고 끈기, 회복력, 도전적인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상상력 역시 중요하게 여긴다. 그리고 평생에 걸쳐 발달 단계상 가장 중요한 시기인 유치원을 종일제로 운영하며 질을 높이는 일도 탁월성을 추구하는 일로 봤다. 그리고 고교를 마칠 때는 모두가 명확한 자기 생애 계획(career plan)을 가지고 졸업할 수 있도록 복수학점 취득까지 가능하도록 제도적으로 철저히 배려할 뿐 아니라 책임 있는 민주시민을 길러내는 것도 '탁월한 성과'의 주요 요소로 다루고 있다.

7) 학습자를 학습과 삶의 주체로 세우는 교육정책을 펴고 있다.

학습자를 학습과 삶의 주체로 세우고 이를 실행하는 도구가 Creating Pathways to Success(☞ 부록자료 (10))에 잘 소개되어 있다. K-6 학년에서의 "나에 관한 모든 것(All About Me)", 7-12 학년에서의 "개인별 경로 계획서(The Individual Pathways Plan: IPP)"가 바로 그것이다. 유치원부터 각자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발견하고, 발달을 위한 기회를 스스로 탐색하며, 발달 단계에 맞는 생애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달성하도록 하는 과정이 매우 잘 정착되어 있다. 어릴 때부터 학습자를 학습과 삶의 주체로 바라보며 자신을 알고 자신의 삶을 설계하는 능력을 키워준다. 이런 과정을 어려움 없이 잘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함으로써 모든 아동들이 자신감을 키울 수 있게 하고 있다.

8) 학교교육의 효과(school effectiveness)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과 내용이 통합적이고 매우 우수하다.

다음은 온타리오 주 학교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과 내용을 담은 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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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틀은 아래의 학교교육의 3가지 핵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 높은 수준의 학업 성취도 달성

• 학업 성취도 격차 완화

• 공교육에 대한 대중의 신뢰 제고

위 [그림 1]의 각 내용이 무엇을 의미하고 어떻게 서로 연결되는지에 대한 해설이 44쪽에 이를 만큼 매우 정교하다. 가장 안쪽의 동심원의 표현은 'Reaching Every Student'이다. 이는 한 사람도 소외시키지 않는 교육을 가장 기본 목표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으면 'K-12 School Effectiveness Framework: A support for school improvement and student success'로 검색해 참고하기 바란다(☞부록 (3)). 본 교육저널 칼럼 121회에서도 이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9) 교육과정 운영의 유연성이 뛰어나다.

온타리오 주는 교육과정의 개발과 운영, 평가에 있어서 '모든 아동은 성공적으로 배울 수 있다'와 '격차를 줄인다'란 신념과 목표를 매우 중시한다. 이런 신념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의 유연한 운영이 필수적이다. 온타리오 주는 기본적으로 3층위로 학습활동을 설계한다. 온타리오 주는 학습자에 대한 정보를 수집·관리·활용하는 데 뛰어나다. 이 주는 한 교실 안에 앉아 있는 다양한 학습자에게 개별화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아래 표와 같이 3층위로 수업을 설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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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의 1층위는 모든 학생들이 공통으로 배울 개념과 기능을, 2층위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공통으로 배울 개념과 기능을, 3층위는 일부 학생들만 배울 개념과 기능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특정 분야의 어휘를 학습하는 경우 학급의 학생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수업을 할 수 있다.

• 1층위 학습자들 - 특정 어휘들에 관한 그림을 주고 그 그림과 해당 단어를 짝짓는 활동을 제공한다.

• 2층위 학습자들 - 특정 어휘를 잘 표현해주는 그림을 잡지 등에서 찾게 하고, 관련 어휘를 어휘 리스트에 추가하거나 포스터 제작 등의 활동을 제공한다.

• 3층위 학습자들 - 어휘리스트의 단어들을 가능한 한 많이 사용하여 시나 글을 쓰도록 하는 활동을 제공한다.

이런 유연한 수업 운영을 위해 교사는 교육과정의 성취수준을 수정/변경할 수 있다. 이런 수정/변경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지도나 평가의 방식을 달리하나 성취수준을 낮추지 않는 경우(이를 '조정 accommodations'라 함)와 성취수준 자체를 학습자의 욕구와 수준에 맞추어 낮추는 경우(이를 '수정 modifications'라 함)다. 조정은 지도 전략, 지도 환경, 평가 방식이나 활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교사별 평가는 기본이다.

10) 학생 성공을 위한 강점 기반의 경로관리(Creating Pathways to Success) 및 전환관리(transfer planning) 등의 내용·절차·실행이 뛰어나다.

온타리오 주 정부는 K-12 과정의 학생들이 고교를 졸업할 때 향후의 학업·진로·삶에 대해 명확한 계획을 가질 수 있고, 또 떠나서 이 계획을 자신감을 가지고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성공적인 경로 구축: 교육 및 진로·삶의 계획을 세우기 위한 프로그램'이란 정책문서를 개발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고 있다. 이 문서는 각자의 경로를 개발할 때 아래와 같은 '학생 성공에 대한 신념(Beliefs about Student Success)'을 바탕으로 한다.

• 모든 학생은 성공할 수 있다(All students can be successful).

• 성공은 다양한 모습으로 온다(Success comes in many forms).

• 성공으로 가는 길에는 다양한 경로가 있다(There are many pathways to success).

그리고 이런 경로적 사고(pathway thinking)와 경로 관리가 유치원 때부터 시작된다. 이에 대한 실행도구 역시 뛰어나다.

온타리오 주의 모든 학생들은 K-6 과정에서는 유치원 때부터 "나에 관한 모든 것(All About Me)"이라는 포트폴리오를 작성하여 계속 업데이트한다. 일 년에 2회는 이에 대해 검토·인터뷰·발표 등을 함으로써 교사와 혹은 학부모와 공유하는 기회도 갖도록 되어 있다. 이 때 핵심 검토 내용은 아래 도표의 4가지 질문과 4가지 학습 영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한편, 7-12학년은 K-6학년의 경우와 달리 "개인별 경로 계획서(The Individual Pathways Plan: IPP)"를 작성하여 관리한다. 이는 학생 각자가 자신의 학습(아래 4가지 영역)에 대해 다큐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7-12학년을 위한 IPP는 웹기반으로 이루어진다. 이 계획서는 자신의 학습에 대한 소중한 기록의 보관소인 셈이다. 7-12학년도 일 년에 2회 점검 기회를 갖는 것이 의무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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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도구를 통해 학습경력의 기록은 기본이고 <직업, 학습, 삶> 관련해서, 자신의 현재의 수준을 점점해볼 수 있는 도구 역시 개발되어 있다. 교육부는 '온타리오 주 능력 패스포트(Ontario Skills Passport: OST)'라는 과제 생성 데이타 베이스를 운영한다. <직업, 학습, 삶>에 관한 과제를 개인이 설정하는 수준에 따라 자동으로 생성해 준다. 이를 통해 남들이 일터에서 학습과 삶의 과정에서 어떤 과제들을 사용하고 있는지 알 수 있으며,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 스스로 자신의 4가지 학습 영역에 대해 <평가, 구축, 기록, 추적>을 해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온타리오 주의 경우, 개별화 수업도 매우 높은 수준으로 이루어지지만 개인별 경로관리도 매우 철저하다. '경로적 사고(pathway thinking)'가 잘 형성되어 있다. 모든 교육은 학생 개개인의 <흥미, 강점, 욕구, 꿈>에 바탕을 두고 잠재력을 실현하는데 최우선순위를 두고 학생을 학습과 삶의 주체로 세우고 있는 것이다.

http://www.skills.edu.gov.on.ca

http://www.skills.edu.gov.on.ca/

http://skillszone.ca/

11) 평가는 철저히 성취도 향상을 위해 실시되고 활용된다.

온타리오 주는 '모두를 위한 학습' 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각 개인별로 학습에 관련된 각종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분석·활용한다. 이를 위해 진단평가와 형성평가를 중심으로 하는 학습을 위한 평가(assessment for learning)가 잘 정착되어 있다. 그리고 총괄평가(evaluation)도 선발을 위해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역시 학습을 위한 정보 제공, 차기 교육 계획을 위한 피드백으로서의 기능을 한다. 온타리오 주에는 '주 수준 학업성취도평가'가 있다. 한국의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와 같은 성격의 시험이다. 이는 '교육 질 관리와 책무성 관리청(Eduction Quality and Accountability Office: EQAO)'에서 담당한다. 이 시험의 결과를 활용하는 방법에 있어 온타리오 주와 한국은 확연히 다르다. 온타리오 주는 이 시험의 결과를 성취목표 달성을 위해서만 사용한다. 그러나 한국은 성취도평가의 성적 비교를 통해 학교를 통제하고 학교교육이 시험 중심으로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12) 학교교육 혁신 프로세스 및 우선순위 설정 능력이 뛰어나다.

온타리오 주는 학교교육 혁신을 위해 교장, 교사, 학교운영위원회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학교교육 혁신계획(School Improvement Plans: SIP)(☞부록 (5))을 위한 핸드북을 펴냈다. 이는 혁신 목표를 어떻게 설정하고 언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사결정 방법 등에 관한 실무지침 자료다. 학교를 변화시키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바로 이 핸드북은 학교변화를 위한 프로세스를 잘 정리하고 있다. 변형해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이러한 학교혁신은 주로 아래 3가지 분야를 대상으로 한다.

• 교육과정의 실행능력 향상

• 학습을 위한 긍정적인 학교 분위기와 문화 구축하기

• 학교에서의 학습과 집에서 하는 학교 숙제에 학부모의 참여를 강화하기

한국의 특수 여건을 감안할 때 우선 학교 문화를 바꾸는 일, 학부모들과 소통을 늘리는 일부터 시작해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13) 교사학습공동체 활동에 협력적 탐구(collaborative inquiry)가 정착되어 있다.

교사학습공동체는 일반적으로 교사들의 집단적 노력과 학습을 통해 학습자의 성취도를 향상시키는 일, 탐구와 연구를 통해 교사의 전문성을 높이는 일, 데이터 분석을 통해 성찰하고 지속적으로 성과를 높이는 일 등을 목적으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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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edu.gov.on.ca/eng/literacynumeracy/inspire/research/PLC.pdf

온타리오 주 소속 학교들의 교사학습공동체는 위 그림처럼 6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① 모든 학생을 성취기준에 도달시키기(Ensuring Learning for All Students)

② 결과에 집중하기(Focus on Results)

③ 강력한 유대 관계(Relationships)

④ 협업에 의한 탐구(Collaborative Inquiry)

⑤ 리더십(Leadership)

⑥ 긴밀한 연계(Alignment)

특히 협력적 탐구 문화가 정착되어 있다는 것은 부럽고 놀랍다. 이는 교사들의 현장연구가 일상화되어 있다는 의미다. 어떤 교수학습방법이 효과적인지 혹은 효과적이지 않은지 증거를 기반으로 판단하고 차기 수업계획도 세운다. 한국의 경우도 온타리오 주 수준으로 학습공동체의 성격과 운영이 될 수 있을 때 학교의 문화도 달라지고 교육의 질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14) 교육 이해당사자, 교육 주체들과의 파트너십이 뛰어나다.

아프리카에는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란 속담이 있지만, 온타리오 주에는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교육 공동체 전체가 필요하다(It takes the whole education community)!"란 사고가 강하다. '교육·생애·삶'의 성공을 위해 온타리오 주는 공동체 전체가 적극 협력한다. 그래서 교육정책 관련 모든 문서에는 공동체의 각 구성원들이 해야 할 역할이 매우 구체적으로 서술되어 있다. 한 아이를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학교-가정-지역사회와의 파트너십은 필수적이란 생각이 강하다. 이에 반해 한국은 이 부분이 매우 약해서 가정과 학교 간에 서로 대립적인 경우가 많다.

15) 청소년(12-25세)의 발달 단계를 감안한 청소년 지도 정책을 편다.

인간의 뇌는 감성의 뇌는 11-12세면 다 발달이 되지만 이성의 뇌는 약 24세가 될 때까지는 계속 발달한다. 이성은 발달 중이고 감성은 발달을 마친 사춘기 무렵이 되면 아동의 감정의 변화는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하다. 그래서 온타리오 주는 교사가 아동의 발달을 이해하고 발달에 맞게 지도를 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를 하고 지침을 내놓았다. 청소년의 발달을 아래와 같이 3기로 나눈다.

• 청소년 전기(Early adolescence) (12-14 years)

• 청소년기(Adolescence) (13-19 years)

• 성인 전기(Early adulthood) (17-25 years).

그리고 뇌기반 발달(brain-based development)을 <신체적 발달, 인지적 발달, 정서적 발달, 사회적 발달>처럼 4개의 종류로 나누고 각 종류별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What is happening?), 이를 어떻게 분간할 줄 알며(How can I tell?),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How can I help?)에 대해 안내지도(map)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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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children.gov.on.ca/htdocs

그리고 청소년과 소통하거나 상호작용을 할 때 필요한 아래와 같은 팁도 제공한다.

① 지원하는 방식이 좋다. 안내하되 지시하지 않는다.

청소년은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정보를 원한다. 모든 답을 제공하려 하지 말라. 깊이 생각하게 하는 질문을 던지고 청소년 스스로 자신만의 답을 찾게 한다.

② 인내를 가지고 곁에서 지켜봐 준다.

지원해주려는 마음이 거절당했다고 해서 실망하지 말라. 그들은 할 기분이 나고 원하는 때는 다시 마음을 바꾸어 찾아온다. 교실 안팎에서의 지원은 큰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③ 열린 마음으로 대한다.

그들이 다가오면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세 번째도 그들이 말하는 것과 말하지 않는 것까지 경청하라!

④ 깊은 이해심을 가진다.

사람은 실패와 실수를 통해서 배운다. 중요한 것은 아동이 실패할 때 교사와 시스템이 어떻게 반응하는가이다. 교사는 청소년의 지원 시스템의 핵심임을 잊지 말라.

⑤ 공감적이 된다.

청소년이 겪고 있는 감정을 무시하거나 경시하지 말라. 또 실제로는 깔보면서 친근해 하는 척하지 말아야 한다. 그들이 지금 지니는 감정이 그들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청소년들이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적절히 반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육자의 역할이다.

http://www.children.gov.on.ca

http://www.edu.gov.on.ca/

16) 진로교육의 전략과 실행 방법이 매우 우수하다.

온타리오 주의 진로교육에는 대학진학을 위한 교육도 포함된다. 진로교육을 위한 학습 목표를 다음과 같이 3가지로 잡고 있다.

① 학생의 발달(student development) - 학습을 위해 필요한 습관과 기능을 발달시킨다.

② 대인관계 역량의 발달(interpersonal development) - 타인과 잘 어울려 학습하고 일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능을 발달시킨다.

③ 직업적 발달(career development) -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단기/장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기능을 발달시킨다. '직업적 발달'은 개인의 직업 관련 흥미나 직업 관련 자산, 혹은 개인이 생활하고 일하는 상황은 때와 경험에 따라 변하며, 끊임없는 선택과 적응의 과정으로서 개인의 직업적 행동을 발달과정으로 파악한다. 전 생애에 걸쳐 건강한 선택(sound choices)과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지식과 능력을 갖추는 것을 중시한다.

진로교육을 개인이 전 생애에 걸쳐 보람 있는 삶을 영위하기 위해 자신의 진로를 정하고, 진로에 따른 직업을 선택하며, 새로운 직업기회와 개인의 진로 목표를 지속적으로 추구해 가는 과정으로 본다는 점에서 한국과 차이가 있다. 온타리오 주에서는 'career'를 '직업, 진로'라는 전통적 의미가 아니라 '생애'란 의미로 해석해서 <일, 삶, 공동체에의 참여, 가족·친지들과의 관계> 등을 다 포함한다(☞부록 (10): Creating Pathways to Success: an education and career/life planning program for Ontario schools). 온타리오 주가 택하고 있는 '진로'의 개념에 따르면 진로교육은 개인의 직업 목표를 향한 역량을 갖추는 것을 넘어 유치원 때부터 초등학교로의 성공적인 전환(transition),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등도 'career development'에 해당되는 것이다.

17) '교사인증 및 질 관리 협회(Ontario College of Teachers)'가 있다.

온타리오 주에서 학교의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교사인증 및 질 관리 협회'의 인증 및 관리를 받아야 한다. 이 단체는 교사 자격의 인증 및 관리뿐만 아니라 자격의 정치와 취소까지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교직이 철밥통이 될 수가 없는 구조다. 한국과 매우 대조적이다. 한국도 교사의 양성, 인증, 임용, 전보 등의 제도에 큰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18) 교육혁신을 위한 정책 연구 및 지원 능력이 뛰어나다.

온타리오 주는 교육비전을 개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실행계획이나 전략, 도구, 지도법 등을 연구·개발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학교교육의 최우선적인 목표가 모든 학생의 잠재력을 최대한 키워주는 것이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학생의 강점과 약점부터 정확히 파악한다. 그리고 강점 기반의 개별화 지도는 물론이고, 교수법은 증거기반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온타리오 주는 탁월한 연구능력을 갖추고 있다. [부록]에서 소개하고 있는 학교혁신을 위한 다수의 핵심 연구보고서나 실행지침, 교수지원을 위한 연구자료 등을 보면 그 탁월성을 짐작할 수 있다.

4. 맺음말

그동안 학교교육의 해외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할 때 핀란드가 가장 대표적인 대상이었다. 하지만 핀란드는 다른 나라들이 가질 수 없는 독특한 문화를 지녔기 때문에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매우 일리 있는 지적이다. 그러나 온타리오 주의 학교교육 혁신 성공 사례는 그 주의 독특한 문화를 바탕으로 이룰 수 있었다기보다는 교육혁신을 위한 연구능력, 실행 전략, 실행 도구의 개발, 실천 능력 등이 뛰어났기에 가능했다고 생각된다. 물론 '모두를 위한 교육/학습(Education for All)'에 초점을 두고 학교 전체 혁신을 꾀한 접근은 한국과는 큰 차이가 있다. 한국의 학교교육은 매우 부끄럽게도 '공부 잘하는 학생들을 위한 교육(Education for High Achievers)'에 가깝다. 고교 수준으로 올라오면 이런 현상이 더욱 더 노골화된다. 공부 잘 하는 아동들을 위한 투자에 더 우선순위를 두는 문화가 매우 강한 것이다. 이는 도덕성에 관한 문제다. 한국은 교육목표의 추구에 있어서 도덕성의 회복이 시급하다. 이를 회복하지 않고는 한국사회나 한국 교육의 지속가능성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진정성 있는 한국적 '모두를 위한 교육/학습'의 설계를 구상해야 할 때다. 특히 교육개혁에 관여하는 학자들이나 교육부, 그리고 국책기관들은 온타리오 주가 어떻게 교육을 혁신해 내는지 자세히 살펴보면서 한국이 지금까지 해온 교육개혁을 성찰하고 잘못된 관행을 시정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평가원과 같은 국책연구기관은 '[부록] 교육혁신을 위한 온타리오 주의 대표적인 연구보고서 17'에서 소개하고 있는 자료 (1)(3)(4)(5)(8)(10)(13)의 한국 버전을 만드는데 즉시 착수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

※ [부록] 교육혁신을 위한 온타리오 주의 대표적인 연구보고서 17

: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주소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21erick.org/bbs/board.php?bo_table=11_5&wr_id=10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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