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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1월 30일 09시 30분 KST

이리보고 저리봐도 브렉시트는 영국 경제에 '타격'이라는 정부 문건이 유출됐다

Britain's Prime Minister Theresa May drinks from her glass of water as she gives a speech on the environment in London on January 11, 2018.Campaigners on January 11 criticised British Prime Minister Theresa May's plan to eliminate all avoidable plastic waste within 25 years, calling it a 'missed opportunity' that lacked the necessary urgency. The government will extend a charge on plastic bags to all businesses and encourage supermarkets to introduce plastic-free aisles, May said in speech. / AF
DANIEL LEAL-OLIVAS via Getty Images
Britain's Prime Minister Theresa May drinks from her glass of water as she gives a speech on the environment in London on January 11, 2018.Campaigners on January 11 criticised British Prime Minister Theresa May's plan to eliminate all avoidable plastic waste within 25 years, calling it a 'missed opportunity' that lacked the necessary urgency. The government will extend a charge on plastic bags to all businesses and encourage supermarkets to introduce plastic-free aisles, May said in speech. / AF

영국이 유럽연합(EU)을 떠나기로 결정한 이후, IMF(국제통화기금)많은 전문가들은 이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영국 정부도 (적어도 내부적으로는) 이를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가 EU와의 브렉시트 협상에서 어떤 결과물을 얻어내더라도 향후 15년 동안 브렉시트의 영향으로 영국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것이라는 정부 내부 문건이 유출됐다.

30일(현지시각) 버즈피드가 보도한 영국 '브렉시트부'에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어떤 시나리오에 따르더라도 브렉시트 이후 영국 경제는 큰 충격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테레사 메이 총리가 원하는 대로 영국이 EU와 자유무역 협정을 맺는 데 성공한다 하더라도 향후 15년 동안 영국 경제성장률은 5%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만약 브렉시트 시한(2019년 3월29일) 내에 끝내 협상안을 도출해내지 못하고 쫓겨나듯 EU를 떠나게 될 경우('노딜 브렉시트'), 경제성장률은 8%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이건 EU 단일시장 접근권을 상실하고도 이를 대체·상쇄할 무역협정도 체결하지 못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힌다.

영국이 '유럽경제지역(EEA)' 가입에 성공해 브렉시트 이후에도 EU 단일시장 접근권을 유지하게 될 경우, 이 수치는 2%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다만 이건 메이 총리가 밝혔던 브렉시트 구상과는 사뭇 다른 방향이다.

이 세 가지 시나리오 모두에서 영국 경제의 모든 부문은 브렉시트로 인한 타격을 입게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특히 화학, 의류, 항공, 자동차, 소매업 분야가 가장 큰 피해를 입게된다는 게 이 보고서의 판단이다.

지역별로 따져도 영국 내 모든 지역이 브렉시트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받게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 중에서도 영국 북동부, 중서부, 북아일랜드 지역의 경제성장률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의 금융 허브 지위도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이 보고서는 전망했다.

theresa may brexit

이 문건은 내용 뿐만 아니라 존재 만으로도 영국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부 장관은 브렉시트가 58개 경제 부문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자료를 제출하라는 의회의 요구를 거부해왔다. '그런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다.

가디언에 따르면, 크리스 레슬리 노동당 의원은 관련 자료를 공개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그는 "정부가 그 어떤 브렉시트 분석 결과도 공개하기를 거부해왔다는 건 별로 놀랍지 않다"며 "그들의 자체 검토 결과는 오랫동안 명약관화했던 사실, 즉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 이탈하겠다는 그들의 무모한 계획이 우리를 훨씬 더 어렵게 할 것이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힘들고 파괴적인 브렉시트를 감행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국민들 중 그 누구도 스스로와 가족들을 어렵게 만들기 위해 투표를 한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반(反)브렉시트 단체 '베스트 포 브리튼' 대표 엘로이즈 토드는 "브렉시트에 대한 찬성이나 반대는 손익계산서를 따지는 문제 그 이상이어야 하지만, 이 수치들이 음울한 현실을 보여준다는 점은 고통스러울 만큼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 숫자들 뒤에는 수천개의 일자리, 비즈니스, 그리고 위험에 처한 가족들이 있다."

theresa may

이와는 별개로 영국과의 2차 브렉시트 협상을 앞두고있는 EU는 영국에 굴욕적일 수 있는 협상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르면, EU는 영국이 브렉시트 발효 이후 일종의 '전환 기간'을 갖는 동안 EU 회원국의 의무와 책임을 감당하도록 요구하기로 했다.

특히 EU는 이 기간 동안 영국의 EU 단일시장 접근권을 보장하되, EU의 법·제도를 준수하는 한편 EU 재정분담금을 내도록 요구할 계획이다. 반면, 이 협상안 대로라면, 영국은 EU에 대표를 파견하거나 EU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영국 정부는 이미 그렇지 않아도 협상 개시 이후 'EU에 끌려다니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영국 정부가 갈수록 코너에 몰리는 형국이다.

theresa may

때를 맞춰(?) 집권여당인 보수당 내에서는 내분 양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브렉시트 '강경파' 의원들이 메이 총리와 정부의 브렉시트 관련 입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서자 브렉시트에 반대했던 보수당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공개적으로 충돌한 것.

강경파 의원들은 브렉시트가 영국과 EU의 관계에 미칠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의 발언을 문제삼으며 그에게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영국 정부가 '무늬만 브렉시트'를 하려고 한다며 불만을 제기한다.

그러자 브렉시트 반대파에 속하는 같은 당 의원들은 정부가 '비주류 과격분자'들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최대한 'EU에 남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이른바 '소프트 브렉시트'를 선호한다.

한 의원은 허프포스트UK에 메이 총리가 당을 통제하지 못할 정도로 그의 리더십이 취약해진 상태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불신임 투표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보수당 하원 의원 중 15%인 48명이 동의하면 불신임 투표는 성사될 수 있다.

보수당은 제1야당인 노동당과 엇비슷한 지지율을 기록중이다. 보수당 내에서는 메이 총리가 실각하고 조기 총선이 실시될 경우 '코빈 정부'가 출범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브렉시트 투표 이후의 그 모든 혼란과 혼선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더 '최악'의 결말이 남아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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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EU 브렉시트 협상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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