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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1월 23일 12시 10분 KST

네이버 댓글 ‘떼거리 클릭'은 여론조작일까?

Thomas White / Reuters
The Naver homepage is seen on a screen in Singapore October 28, 2015. South Korea's top web search operator Naver Corp said on Thursday its third-quarter profit rose 5.6 percent from a year earlier, in line with expectations. Picture taken October 28, 2015. REUTERS/Thomas White

네이버가 ‘댓글 조작 의혹’을 풀어달라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결과가 주목되는 가운데, 어떤 경우가 ‘조작’에 해당하고 ‘업무방해죄’ 등으로 처벌을 받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순수한 마음으로 무심코 벌인 일로 업무방해 사범으로 몰려 형사처벌을 받고, 네이버에 손해배상을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댓글 조작’이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댓글 난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말한다. 여론을 왜곡시키고, 공공재 성격이 강한 뉴스 서비스의 질을 떨어트리는 부작용을 낳는다.

23일 네이버와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 반복 클릭을 하는 것은 분명한 조작이자 업무방해 행위로 간주된다. 매크로란 클릭을 반복하도록 명령해 기사에 대한 반응을 조작하고자 할 때 사용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네이버가 이를 막는 장치를 가동하고 있지만 걸러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기업이나 홍보대행사 등이 돈을 주고 댓글을 달게 하거나 특정 댓글의 ‘공감’ 난을 누르게 하는 ‘청부클릭’도 조작이자 업무방해에 해당한다. 돈을 받고 이를 대행해주는 ‘댓글 알바’도 마찬가지다.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됐던 ‘국정원 댓글 공작’이 여기에 해당한다. 전직 대기업 홍보임원은 “홍보대행사가 댓글 순위 조작을 기획해 기업에 제안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정 모임·단체 회원들이 기사 내용에 공감하거나 분개해 떼로 몰려가 클릭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로 간주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모임 방을 통해 기사나 댓글을 공유하며 공감 클릭을 서로 권유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런 경우에도 업무방해와 여론조작 소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더 존중돼야 할 표현의 자유로 보는 게 옳다. 집단 의사 표현으로 본다”고 말했다. 물론 이 경우에도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한 사람이 반복해 클릭하거나 돈을 주고 클릭하게 하면 댓글조작, 업무방해, 서비스 손괴에 해당한다.

한 사람이 집 컴퓨터에서 공감에 클릭한 뒤 사무실이나 출장지 컴퓨터에서 다시 누르는 것 역시 여론이라는 측면에서는 특정인의 의견이 중복 반영된 경우에 해당하지만, 인터넷주소(IP)가 달라 물리적으로 검증할 방법이 없다.

앞서 청와대 누리집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합니다’란 글이 올라왔고, 23일 오전 10시 현재 이 청원 동의자가 4만3393명에 이른다. 이 청원 글에는 ‘남북 “한반도기 앞세워 공동입장·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이란 제목의 <연합뉴스> 기사에 달린 ‘문체부 청와대 여당 다 실수하는거다’와 ‘땀 흘린 선수들이 무슨 죄냐’란 댓글의 공감 클릭 수가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 모습을 담은 영상도 첨부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포털 기사 댓글의 조작을 막아달라는 글이 이외에도 여러 건 올라와 있다.

네이버는 댓글에 공감과 비공감 의사 표시 기능을 도입할 때 떼거리 클릭으로 댓글 배치 순서가 왜곡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으로 의심되는 클릭을 걸러내고, 댓글 배치 순서를 정할 때 비공감 클릭 수가 일정부분 반영되도록 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정감사 때 국회의원들과 언론이 ‘알고리즘을 단순화해 댓글 배치 순서가 어떻게 정해지는지 누구나 쉽게 이해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공감 클릭 순으로 단순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