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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1월 09일 06시 20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1월 09일 06시 34분 KST

'UAE 사태' 전말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제야 전말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갑작스런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공격을 시작하면서 촉발된 'UAE 사태'는 자유한국당의 애초 공격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 진실을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를 제시해왔다. 김태영 당시 국방부 장관이 9일 '중앙일보'와 한 단독인터뷰를 통해 그 시나리오의 핵심 사실관계 몇 가지를 시인하면서 사건의 얼개가 얼추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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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전을 원하면 군사를 달라'

2009년 당시 UAE 원전 수주는 이미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한다.

"당시 UAE 원전 사업은 거의 프랑스에 넘어간 상태였다."

-김태영 장관, 중앙일보 인터뷰

되돌릴 카드가 필요했고, UAE에 '원전 사업만 넘겨준다면 모든 걸 한국 수준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설득했다고 한다. UAE는 '우리가 군사적인 어려움에 처했을 때 한국군이 와 달라'고 했다. 한국은 원전 수주를 위해 이 요구에 응하기로 했다.

2. 형제국이 되다

양국은 2009년 11월 상호방위협정양해각서를 맺었다. 원전계약 한달 전의 일이다. 내용은 파격적이었다. 군사동맹국끼리나 체결하는 유사시 자동개입조항까지 포함됐다. 사실상 '군사동맹'이었다.

더 큰 문제는 형식이었다. UAE는 최초에 조약 형식을 요구했다고 한다. 조약은 비밀로 할 수 없다. 국회 비준도 필요하다. 정부는 국회 눈을 피하기 위해 내용은 유지하되 형식을 양해각서 수준으로 격하시켰다. 헌법을 무력화시키는 꼼수다. 정부도 이런 문제가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협약 내용 중 UAE의 유사시 한국군이 자동 개입한다는 조항 여부에 대해)그렇게 약속했다. 섣불리 국회로 가져가기보단 내가 책임지고 (비공개 군사) 협약으로 하자고 했다. 지금 시각에선 문제로 보일 수 있지만 그땐 국익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했다."

"이렇게 생각하자. UAE와는 형제처럼 가까운 나라가 되기로 한 거다. 그런 차원에서 UAE에 어려움이 생기면 돕기로 약속했다. 그렇다고 만일 UAE에 한국군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국회의 동의 없이는 할 수 없다."

-김태영 장관, 중앙일보 인터뷰

김어준 : 외교부 증언도 따로 들으신 게 있습니까?

김종대 : ‘국방부, 걔들은 미쳤다.’ 그때 당시 협정을 김태영 장관이 체결했는데 사인된 것을, 영문으로 체결한 것을 국문으로 번역한 게 외교부에요. 그런데 번역하면서 ‘이건 미친 짓이다.’ 아랍에미리트라는 나라하고 국민들 몰래 형제국이 됐더라고요.

-김종대,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

3. 무리한 약속이 탈을 낳다

'자동개입'이라는 무시무시한 내용을 약속하면서도 당시 정부는 이렇게 생각했다.

"UAE는 오랜 기간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나라다. 위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적고 만약 발생해도 북한과의 관계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태영, 중앙일보 인터뷰

하지만 상황은 희망과 달리 돌아갔다. 옆 나라 예맨에서 내전이 일어났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예멘 시아파 반군에 맞서 아랍권 동맹군을 결성했다. UAE는 적극 참여했다. 기계화부대를 주축으로 지상군 약 1500명을 2015년 7월 파병했다. 군사 수요가 급증했고, UAE는 한국에 약속이행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약속에 따라 한국 정부가 한 일 중에는 매우 위험해보이는 일도 있다.

"사우디, UAE가 그 때 예멘 내전에 개입하니까 파병을 했거든요. 당연히 탄약이 급해지죠. 그러니까 우리 전쟁비축물자, 전쟁이 나면 초기에 써먹으려고 누구도 못 건드리는 탄약이에요. 이건 전쟁 초기에 우리가 써야 될 탄약이, 귀한 탄약이 있습니다. GPS 유도폭탄이라고 사흘 치밖에 없어요. 30일 치를 갖고 있어야 되는데 물량이 없어서 사흘 치밖에 없었는데 이걸 빼돌려서 사우디에 반출을 해 버립니다, 전량 180억원 어치를."

-김종대,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

그러나 UAE 성에 차지 않은 것 같다. 박근혜 정부 후반기부터 2017년까지 UAE에게 약속한 군수지원을 다 해주지 못했다. 요구가 끊이지 않자 지난해 11월 새 정부의 새 국방부 장관이 UAE를 찾아가 약속 수정을 요구했다. 일어 커지기 시작했다.

"결국은 (UAE가) 국교 단절하겠다고 통보한 거에요. 그러면서 GS, SK, 우리가 자원외교하는 석유산업하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끊어버리겠다, 거래를. 이렇게 하니까 임종석 비서실장 입장에서는 적폐청산 차원에서는 이 양해각서의 진상을 규명해야 되는데, 걸려있는 국내기업의 이익이 너무 크다. 이래서 수습하는 방향으로 거꾸로 선회한 겁니다."

-김종대,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

이후 상황은 모두가 아는 그대로다. 자유한국당은 '새 정부가 원전 정책을 바꾸자 아랍에미리트 쪽이 자국 원전 운영 등을 우려하며 항의했고 이를 수습하기 위해 갔다', '이명박 전 대통령 뒤를 캐려다 UAE 왕실 자금을 건드렸다'는 등의 주장을 했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전말은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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