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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1일 04시 44분 KST

일부 일탈이라더니...다이소 ‘절대복종 각서' 16년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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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용품 할인판매업체 다이소가 16년 동안 매장에서 일하는 현장 노동자를 상대로 ‘절대 복종’을 강요하는 근로계약 이행각서를 작성하게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다이소는 이런 사실을 숨기려 사실과 다른 해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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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다이소의 한 직원이 <한겨레>에 보내온 문서.

그는 “본사가 11월8일 전국 매장에 컴퓨터 안에 있는 이행각서 파일과 종이 서류를 모두 삭제·폐기하라고 지시했다. 컴퓨터에 있던 파일을 삭제하기 전 사용하던 이행각서를 캡처했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 서울강남지청은 10일 “다이소 본사와 직영점을 상대로 지난달 27일부터 5일 동안 조사한 결과, 다이소는 2001년 문제의 이행각서를 만들어 회사 내부망에 올린 뒤 지난달 8일까지 전국 매장의 현장 노동자를 상대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행각서에는 △상사의 업무상 지시, 명령에 절대복종하겠음 △사내외에서 직원을 선동하거나 회사의 허가 없이 방송, 집회, 시위, 집단행동, 유인물 살포·게시·소지·동조·편승 또는 그 미수에 그쳤을 경우 당연 면직 또는 어떠한 조치도 감수하겠음 등의 내용이 들어 있다.

이를 두고 헌법이 보장하는 사생활 자유를 침해하고 노동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노동조건을 결정하도록 한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달 23일 <한겨레>가 이행각서 문제를 보도하자 다이소는 입장문을 보내와 “현재는 사용하고 있지 않은 이행각서가 매장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었다. 일부 점포에서 사용되고 있던 것을 본사 차원에서 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다이소 쪽은 “수년 전 이행각서를 일반적인 서약서 형태로 바꿨는데 회사 내부망에 남아 있던 것을 미처 몰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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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보도가 나간 뒤 다이소가 보내온 입장문.)

이에 대해 지난달 말 다이소 내부 제보자들은 “본사가 11월8일 ‘매장 안에 남아 있는 종이 계약서류와 컴퓨터 파일을 다 삭제하라’는 긴급공지를 전국 매장에 보냈다. 그날 부랴부랴 (회사 내부망에) 올린 서약서 파일을 사용하라고 했다. 동시에 (서류 양식) 2개가 있었다는 다이소 해명은 거짓말”이라며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이런 주장은 노동부 강남지청 조사에서 사실로 확인됐다. 박기우 강남지청 근로개선지도1과장은 “다이소 본사는 지난달 8일 비공식으로 전국 매장에 연락해 이행각서 대신 서약서를 사용하도록 지시했다. <한겨레> 보도 뒤 강남지청이 다이소에 시정을 요구하고 나서야 ‘이행각서 아닌 서약서를 쓰라’는 지침을 냈다”고 말했다. 지난달 8일은 <한겨레>가 다이소에 취재를 시작한 바로 다음 날로 당시 다이소는 이행각서의 존재 자체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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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원 다이소 인사총무부장은 “(사실과 다르게 해명한 것은) 겁이 나 방어적으로 그랬다. 사과한다. 2005년 (본사) 관리직 근로계약 서류만 서약서로 개선했는데 그때 현장직은 미처 검토를 못 하고 최근까지 사용했다. (보도 뒤 해명은) 내부적으로 혼동이 있었다. 일부러 숨긴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