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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0월 16일 05시 45분 KST

박근혜 정부가 CJ를 압박해 배우 문성근을 드라마에서 하차시킨 사실이 드러났다

뉴스1

박근혜 정부가 2013년 케이블 채널 OCN의 드라마 '처용'에 출연한 배우 문성근씨를 교체하도록 압박했다는 구체적인 증언이 나왔다.

이 드라마를 제작한 CJ 쪽은 그동안 문씨를 교체한 이유에 대해 “제작비 부담과 드라마 구성상 문제 때문이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경향신문은 10월 1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실 등에 따르면 드라마 처용의 첫 연출을 맡았던 임찬익 감독은 '처용' 1~5회분 촬영과 편집을 마친 2013년 11월께 CJ 쪽 담당 팀장으로부터 문씨를 하차시키고 편집본에서 문씨가 출연한 부분을 모두 삭제하라는 요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문씨와 임 감독은 최근 공개된 박근혜 정부의 문화체육관광부가 작성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명단에 포함돼 있다.

임 감독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문씨 역할이 극중 매우 중요해 절대 안된다고 했더니 며칠 후 나에게 그만두라고 해 쫓겨나게 됐다”고 말했다.

드라마 '처용'은 CJ E&M에서 제작을 맡은 케이블 드라마였는데, 2013년 11월부터 방영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감독과 배우가 교체되고 재촬영과 재편집 등을 거치면서 2014년 2월 첫 방영을 시작했다.

방연분에서는 1~5회가 재편집돼 문씨는 나오지 않았다.

임 감독은 총 10회분 가운데 7회분을 제작하기로 계약했지만, 4회 분량만 촬영한 뒤 해고당했다.

문씨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CJ는 이후 투자 행위 등을 봤을때 회사 차원에서 블랙리스트를 실행한 게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드라마 '처용'이 방영될 시점은 박근혜 정부가 CJ의 사업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던 시기와 일치한다.

CJ는 자사 채널인 tvN의 'SNL 코리아'의 ‘여의도 텔레토비’ 코너(2012년)에서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를 풍자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영화 '광해'를 개봉(2012년)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삼은 영화 '변호인'에도 투자했다.(2013년)

이런 가운데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013년 7월에는 검찰이 조세포탈·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됐다.

CJ 쪽도 경향신문에 임 감독과 문씨 퇴출에 정치적 고려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CJ E&M 관계자는 “오너(이재현 회장)가 구속된 상황에서 보수인사들과 보수언론들이 CJ를 ‘종북좌파 소굴’이라며 압박했다”면서 “사기업이 이런 상황에서 정권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어 회사 차원에서 이들의 퇴출을 결정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계열사인) 저희 콘텐츠로 인해 그룹 전체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문씨 등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며 그룹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은 부인했다. 하지만 또 다른 CJ E&M 관계자는 “CJ그룹에서 직접 문씨 하차를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이재현 회장은 건강 문제를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재판을 받고 2015년 12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월과 벌금 252억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이 회장에 대해 2016년 광복절 특별사면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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