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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8월 02일 13시 28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8월 02일 13시 28분 KST

내가 마술사 최현우의 '머슬 리딩'을 마법이라 믿는 이유

지난 30일 tvN '문제적 남자'에 출연한 마법사 최현우가 인간들에게 '머슬 리딩'이라는 마술을 선보였다.

마술의 과정은 간단하다. 김지석에게 두 권의 책 중 하나를 고르게 하고, 고른 책 중에서 알파벳 6개 이상의 긴 단어를 고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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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를 고른 김지석이 최현우의 어깨에 손을 얹으면 최현우는 김지석의 근육을 읽어 그가 고른 단어를 맞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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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되는 것 같지만, 최현우는 김지석이 선택했던 'Knowledge'라는 단어를 맞힌다.

아마 현명한 사람이라면 '저 두 권의 책에는 26개의 각 알파벳을 첫 글자로 하는 6 철자 이상의 단어가 딱 하나씩밖에 없고 최현우는 단지 26개의 단어를 외웠을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아니면 사실 알고 보니 철자 6개가 넘는 단어가 'Knowledge' 뿐인 책을 따로 제작했다고 최현우를 의심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 경험상 최현우는 진짜 마법을 쓴다. 이걸 어떻게 아냐면 실제로 당해봤기 때문이다.

때는 4~5년 전쯤 한 술 시음행사에서였다. 당시에도 유명세는 있었지만, 지금처럼 누구나 아는 사람은 아니었던 최현우가 막간에 등장했다.

그는 자리에 모인 약 서른 명의 기자들에게 '최근에 다녀온 여행지를 머릿속으로 떠올려 보라'고 말했다. 그 여행지를 종이에 써 두라고 했는지 그냥 기억만 해두라고 말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내가 그때 쯤 다녀 온 두 여행지 중 무엇을 고를까 고민했던 것만 기억난다.

당시 최현우는 확실히 그 누구와도 짜고 치지 않았다. 그걸 어떻게 아냐면, 최씨가 나를 지목했기 때문이다.

"기자님 머릿속으로 여행지를 고르셨죠?"라고 내게 물었던 것 같다.

참고로 174cm에 72kg, 까만 뿔테에 매사에 불편해 보이는 눈매를 가진 남자는 나 말고도 그 방에 가득이었고 이름표를 붙이거나 패용하지 않는 행사였다.

그때까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내가 최근에 다녀온 여행지를 맞히겠다고 장담한다는 사실이 솔직히 좀 우습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있다.

명확하게 장면이 떠오르진 않지만, 아마 최씨는 나를 지목하고 나서 자신이 정한 답을 상자에 넣었던 것 같다.

그후 그는 내게 상자에 손을 넣어 종이를 펴보라고 말했다.

종이에는 '뉴 칼레도니아'라는 삐뚤빼뚤한 글씨가 쓰여 있었다.

발리도 아니고, 괌도 아니고, 패션 기자들이 자주 간다는 밀라노, 파리, 런던, 뉴욕도 아니고 하루에 직항 노선이 두 개 밖에 없던 '뉴 칼레도니아'가.

등에는 소름이 돋았는데 이마에서 땀이 나는 상황은 겪어본 사람만 안다.

그건 마지막까지 '후쿠오카'와 '뉴칼레도니아'를 두고 마음속으로 고민했던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공포와 환희가 쿠키 앤 크림처럼 섞인 멋진 감정이었다.

하여튼 나는 이날 이후 적어도 최현우는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진짜 마법을 쓰는 중이라고 믿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