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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7월 22일 06시 55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7월 22일 06시 58분 KST

삼성 '미래전략실' 조직 실체는 이랬다

Jay Y. Lee, co-vice chairman of Samsung Electronics Co., center, is escorted by police officers as he arrives at the special prosecutors' office for questioning in Seoul, South Korea, on Saturday, Feb. 25, 2017. Samsung Group's Lee was formally arrested on allegations of bribery, perjury and embezzlement on Feb. 17, an extraordinary step that jeopardizes his ascent to the top role at the world's biggest smartphone maker. Photographer: SeongJoon Cho/Bloomberg via Getty Images
Bloomberg via Getty Images
Jay Y. Lee, co-vice chairman of Samsung Electronics Co., center, is escorted by police officers as he arrives at the special prosecutors' office for questioning in Seoul, South Korea, on Saturday, Feb. 25, 2017. Samsung Group's Lee was formally arrested on allegations of bribery, perjury and embezzlement on Feb. 17, an extraordinary step that jeopardizes his ascent to the top role at the world's biggest smartphone maker. Photographer: SeongJoon Cho/Bloomberg via Getty Images

‘커튼 뒤의 조직’.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뇌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금은 해체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의 성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삼성 미전실은 고 이병철 창업주 시절부터 명칭을 달리하며 계속 존재했다. 회장 비서실(1959~1998)→구조조정본부(1998~2006)→전략기획실(2006~2008)→미전실(2010~2017).

그동안 미전실은 막강한 지위에도 불구하고 그 정확한 모습은 커튼에 가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번 재판 과정에서는 미전실의 속살이 상당 부분 드러났다. 우선, 계열사별로 미르·케이(K)스포츠재단 출연 분담금을 정해 통보한 것도 미전실이었다. 삼성물산 한 임원은 “미전실에서 연락을 받고 전결 사항으로 15억원 미르재단 출연을 결정했다”고 특검에 진술했다. 미르재단이 어떤 재단인지 사업계획서를 받지도 않고 지시에 따랐다는 얘기다. 제일기획, 삼성전자, 에스원 등 다른 계열사도 마찬가지였다. 제일기획의 한 직원은 “(미전실로부터) 협조 요청이 오는 경우 거부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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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에선 미전실이란 단어조차 함부로 입에 담지 않았다. 삼성전자 한 임원은 “(미전실에서 계열사로 돌아온 뒤) 담당했던 업무를 주위 동료들에게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삼성그룹 내 전통이라고 생각된다. 컨트롤타워라는 단어 하나도 말을 쉽게 못 한다”고 특검에 진술했다. 이에 대해 삼성 쪽 변호인은 “출연을 지시하지 않고 상의한 것이라 생각한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미전실 입장을 거부할 명분이 없어 출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총수 일가는 ‘로열’로 불렸다. 제일기획에서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긴 한 임원은 “김재열 스태프로 있었고 김재열 사장도 ‘준로열’로 생각했는데, 저를 승마협회로 가라고 한 것은 이재용 부회장밖에 없을 것 같다. 다만 장충기 사장이 직접 이재용 부회장의 뜻이라고 말한 것 같지는 않다”고 특검에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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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왼쪽부터),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가 26일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미전실이 누리는 막강한 권한은 그룹 총수를 지근거리에서 보필하는 데서 나온다. 특검은 “(김종중 미전실 전 사장이) 최지성 실장이 ‘이재용에게 합병 추진하는 게 어떠냐고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최로부터 직접 보고를 받는 관계라는 것이 확인된다. 이재용이 부동의하면 합병이 어찌 되냐 물으니 ‘추진 불가능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반면 삼성 쪽 변호인은 “특검의 가장 큰 오류는 이재용과 이건희를 동치시켜 미전실이 당연히 이재용에게 보고해 지시받는 관계로 보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승계가 예정됐을 뿐 미전실 보고를 받고 지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미전실의 과도한 역할 자체가 결과적으로 이 부회장이 재판정에 서게 된 원인이라는 해석도 있다. 김상조 위원장은 법정에서 “미전실에서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삼성의 독특한 의사결정 구조가 성공을 가져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의 삼성 구조는 과거엔 성공 유인이었지만 더이상 현재의 경영환경에는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2세에서 3세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주위의 아버지 가신들이 많은 정보를 왜곡하고 올바른 판단을 제공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오늘의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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