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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4월 12일 11시 26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4월 12일 11시 27분 KST

'블랙리스트' 실무자는 '청와대 지시는 강력했다. 저항은 생각조차 못했다'고 증언했다

뉴스1

청와대의 지시를 받고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업을 실제로 집행한 문화체육관광부 오진숙 서기관이 "BH(청와대)와 연결돼 저항이라는 생각조차 못했다"면서 "고통스러웠다"고 말했다.

오 서기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12일 열린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78)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 등 4명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오 서기관은 청와대의 문화예술인 보조금 지원배제 지시를 거절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기본적으로 공무원으로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BH의 지시사항은 강력했다"면서 "BH 지시를 거부할 수 없다. 지시하면 이행하는 구조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 지시가 내려왔을 때는 외부위원이 심사하는 시스템이라 괜찮다고 편하게 생각했는데 점점 강도가 세졌다"면서 "사무관 선에서 저항하는 구조 자체가 아니었다. BH와 연결되는거라 저항이라는 생각조차 못했다"고 털어놨다.

오 서기관은 블랙리스트 사업 집행 심경을 묻는 특검 질문에 "고통스러웠다"면서 "예술계에서 오랫동안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그쪽(예술계) 사정을 잘 안다. 그런 상황을 지속적으로 과장과 국장에게 말했고 관철됐으면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 굉장히 힘들었고 지금도 힘들다"면서 "전반적으로 집행 사무관으로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오 서기관은 보조금 지원배제 지시를 김 전 비서실장이 내렸다는 사실을 누구한테 들었냐는 김 전 실장 측 변호인의 질문에 "국장 등을 통해 '청와대에서 제일 높으신 분'이라고 하면서 '비서실장'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또 문체부에서 세금을 국민들의 지적 수준 향상 등을 위해 써야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직접 답변하기 곤란하다"면서도 "기본적으로 배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근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