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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2월 18일 06시 24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2월 18일 06시 35분 KST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8년 전 글로 쓴 ‘대통령 탄핵사유'는 매우 놀랍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의 핵심 인사로 지목돼 구속기소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과거에 쓴 글이 화제다. ‘신동아’ 3월호가 입수해 사전 보도한 이 글은 지난 2008년 서울대 법학과 제16회 동창회가 엮은 ‘낙산의 둥지 떠나 반백년’에 실려 있다고 한다. 1958년에 입학한 서울대 법학과 동창들이 투고한 글을 엮은 것인데, ‘RISS’에 따르면, 진짜 제목은 ‘낙산의 둥지 떠나 반백년 : 서울법대 58학번들의 이야기’다. ('김기춘 “직무태만도 탄핵 사유”'- 신동아 보도 전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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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S’에 나온 목차에 따르면, 김기춘 전 실장이 쓴 ‘대통령 탄핵 소추의 의미’라는 글은 116쪽에 실려있다. 아래는 이 책의 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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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는 김기춘 전 실장이 이 글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탄핵소추위원으로 참여한 경험에 대해 썼다고 전했다. 흥미로운 건 김기춘 전 실장이 그때 생각한 ‘대통령 탄핵 사유’들이다.

1. “제헌국회 속기록을 보면 대통령의 실정법 위반뿐 아니라 지휘·감독 관계에 있는 공직자에 대한 지휘·감독을 소홀히 한 것과 국정을 불성실하게 수행하는 경우 모두 헌법 위반으로 탄핵 사유가 된다고 설명한다.”

2. “탄핵 사유는 기소가 가능한 형사적 범죄일 필요는 없고 헌법이 부여한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경우, 부패 행위를 한 경우, 공중의 신뢰를 깨뜨리는 경우도 탄핵 사유가 된다”

3. “직무를 태만히 하거나 성실히 수행하지 않은 경우에도 탄핵 사유가 된다 할 것이다.”

4. “형사재판에서는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유죄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는 공무원의 직권이 정지되지 않는 데 반해 탄핵심판에서는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되는 유죄 내지 유책 추정의 원칙을 적용한다”

‘신동아’는 김기춘 전 실장이 당시 밝힌 이 내용들 현재 박근혜 측 법률대리인단의 견해와 상반된다고 설명했다.

국회는 지난해 탄핵소추 당시 대표적인 탄핵사유로 ‘최순실이 국정을 농단하게 하고 미르·K스포츠재단 자금을 대기업으로부터 불법 모집했다는 것, 그리고 ‘세월호 참사 당일 책임자로서 아무런 역할을 수행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지적하며 이같은 행위가 5가지의 헌법과 8가지의 법률조항에 위배된다고 적시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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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박근혜 측 대리인단은 지난 2016년 12월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탄핵 사유를 모두 부인한 바 있다. 당시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특히 “탄핵사유 중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책임자의 역할을 다하지 않았다는 부분에 대해선 "생명권 침해사실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김기춘 전 실장은 8년 전, “공직자 지휘·감독을 잘못하거나 부정·비리를 예방 못 해도 탄핵 사유”이고 “직무를 태만히 하거나 성실히 수행하지 않은 경우에도 탄핵 사유가 된다”라고 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