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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2월 13일 08시 30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2월 13일 10시 43분 KST

[허핑턴인터뷰] 이재명은 '나밖에 못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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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jaemyung

재명 성남시장은 달변가다. 막힘이 없다. 언뜻 즉흥적이고 무질서한 것 같지만 그의 말은 매끄럽고 질서 있게 정돈되어 있다. '저...', '그러니까...', '제 얘기는...' 같은 무의미한 추임새도 찾기 힘들다. 귀에 쏙쏙 박힌다. 모든 정치인이 그런 것은 아니다. 이재명은 독보적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는 좀체 빙빙 둘러가는 일이 없다. 늘 직선이다. '이건 이렇다', '그건 바로 이것 때문이다', '이건 이렇게 해야 한다'. 보통의 정치인과는 다르다. '~가 아닌가 싶다'거나 '~라는 여론이 높다', '~를 한 번 검토해보겠다'는 식의 화법을 이재명은 따르지 않는다. 몸을 사리는 일이 없다. 그는 독특하다.

'사이다'라는 별명은 그래서 나왔을 것이다. 그에게는 사람들의 속을 뻥 뚫어내는 힘이 있다. 촛불시위 정국에서 그는 눈치 보지 않는 보기 드문 정치인이었다. 다른 정치인들은 물론 당 지도부마저 주저할 때, 그는 누구보다 먼저 탄핵을 주장했다.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한 달 전이었다. 그의 지지율은 껑충 뛰어올랐다.

두 달이 지났다. 많은 것이 달라졌다. 한 때 15%가 넘던 지지율은 꾸준히 하락해 한 자릿수에 머무르고 있다. 2위까지 치고 올라갔던 순위도 4~5위권으로 추락했다. 탄핵 심판이 막바지에 이른 지금, 새롭게 떠오른 건 '협치'와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안희정 충남지사다. '사이다'가 아니었다.

이재명은 달라진 게 없어보였다. 허핑턴포스트가 9일 만난 그는 머뭇대지 않았다. 이번 대선은 "70년 동안 쌓여온, 한 번도 제대로 정리되지 못한 역사적 청산"을 위한 선거라고 말했고, "불법과 부정의, 불합리, 불공정한 구조를 통해서 부당한 이익을 보는 세력들", 다시 말해 "불법 부패기득권 세력들"을 "내몰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감도 여전했다. 그는 꽤 자주 '이런 말은 나밖에 못한다'고 말했다. 주로 '정의'를 말할 때였다. '주류' 정치인들과 '비주류'인 자신을, "적당히 하는 척 하다가 물러서"는 정치인들과 "그냥 끝까지 갔"던 자신을 비교할 때도 그랬다. 그는 "여기저기 휘둘리"는 지도자 대신 "강한 의지와 용기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지지율은? 그는 '토론'을 벼르고 있는 게 분명했다. 토론이 시작돼 국민들이 자신의 진가를 보게 되면 "상당히 지지율을 회복할 것"이라는 얘기다. 초조함이 느껴지는 대목도 있었다. 인터뷰 막판 "본질적으로 아웃사이더"인 탓에 "제 진심이 잘 전달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고 답하는 부분이다. 예상하지 못했던 대답이었다.

그는 정장에 검정 스니커즈를 신고 나왔다. (신발은 영상에 잡히지 않는다고 하자 무척 아쉬워했다.) '요즘 밀고 있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통념을 깬 그의 스타일, 그의 정치적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손미나 편집인과 이재명 성남시장의 인터뷰에서 나온 말들을 옮겨 적었다.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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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나 : 지지율이 아주 높았다가 최근에 갑자기 하락하면서 안희정 지사한테 추월을 당하셨어요. 이 질문을 안 드릴 수가 없는데,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재명 : 여론조사라는 건 표본이 인기도, 선호도 이런 것들을 정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TV에 많이 나오고 유명하고 이러면 올라갔다가 막상 검증 국면이 되면 냉정을 되찾고 다시 또 올라가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하는 건데 저는 촛불국면에 지나치게 웃자란 측면이 있죠. 왜냐면 아주 격심한, 그야말로 변화의 그 순간이었고 저는 그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현장에서 많이 봤으니까, 선호도가 높았는데 (국회에서) 탄핵 의결이 되고 나니까 미래에 관한 얘기를 좀 하게 되죠.

미래에 관한 얘기는 정책, 비전 그리고 그 실현 가능성 이런 것들을 꼼꼼하게 보는 국면이 되다보니까 좀 냉정해진 단계인 것 같아요. 경선이 시작되고 또 지금 가장 많이 지지 받는다고 하는 우리 문재인 대표님하고 일대일 토론이든 토론이 벌어지면 실현가능성, 일관성, 책임성, 공약이행률, 비전, 재벌과의 태도·관계 이런 것들을 국민들이 보게 될 테고, 그러면 저는 상당히 제 지지율을 회복할 거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손미나 : 이번 대선이 정말 중요하지 않습니까.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재명 : 모든 국민들이 원하는 바는 명확하죠. 공정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것들 때문에 엄청난 격차가 발생해서 모두가 불행을 느끼는 시대.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도 사라져서 내가 과연 뭘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의문을 갖게 되지 않습니까? 심지어 아이를 낳지 않는 그런 상황까지 왔죠. 아이를 낳지 않는 제일 큰 이유는 엄청난 보육·교육비용에다가 대학을 졸업해봐야 취업도 안 되고, (자녀가) 나보다 더 나은 삶이 아니라 나보다 못한 삶을 살 것 같은 그 불안함 때문에 출산을 포기하는 것 아니겠어요?

그 모든 것들 속에 불공정함이 녹아있습니다. 저는 이게 정치의 본질이라고 보는데, 억강부약(抑强扶弱). 강자들의 횡포를 억제하고 다수의 약자들을 보호해서 같이 살게 하는 게 국가의 제1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그걸 하라고 우리 국민들이 정치권력을 부여하고 지위와 명예를 부여하고 예산도 세금으로 마련해주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정치의, 또는 행정에 참여하는 우리 대표자들이 실제로는 강자들의 횡포에 부화뇌동해서 거기서 이익을 얻는 짓을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다수의 약자들은 점점 더 힘들어지죠.

국민의 생명조차도 제대로 존중하지 않는 세월호 참사에서 정부가 취한 태도, 이런 걸 보고 국민들의 쌓여있던 불만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폭발을 했고, 그 요구의 핵심은 70년 동안 쌓여온, 한 번도 제대로 정리되지 못한 역사적 청산이죠. 부패, 기득권, 불법, 부정의를 청산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사회를 만들자. 공정한 국가건설, 이게 시대정신이라고 보여집니다.

[동영상] 확장성과 과격함의 대답


손미나 : 대통령 후보로서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열성 지지층도 많지만 또 반대로 생각해도 맞는 측면이 있다는 건데요 여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재명 : 아시다시피 저는 한 번도 원칙에서 어긋나서 제 입장을 바꾼 일도 없고 또 우리 사회의 그야말로 금기 성역들과 치열하게 싸워왔죠. 국정원과도 싸우고, 검찰과도 싸우고, 심지어 언론과도 싸우고, 대통령하고도 좀 심하게 싸우기도 했는데 그래서 과격하고 확장성이 없지 않냐고 얘기합니다.

그러나 제가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제가 성남시의 시정을 하면서도 그런 원칙에서 한 번도 벗어난 적이 없어요. 법대로, 원칙대로, 다수의 이익을 위하여. 그야말로 기득권 강자들과 싸워서 성남시정에 임했습니다. 성남시의 ‘보수벨트’라고 불리는 분당·판교 지역이 저의 적극적 지지지역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기초단체장을 하고 있는데 국민들 상당수가 ‘어? 대통령을 맡겨도 잘하겠네?’, ‘대통령을 해보는 게 어떻냐’고 해서 제가 불려나온 측면이 있습니다. 제가 하겠다고 막 난리를 친 것도 아니고.

그건 뭐냐면 국민들 10% 가까이가, 지금 현재 지지율로 봤을 때, 기초단체장을 맡겨도 저렇게 잘하는데 대통령이라고 하는 더 큰 역할을 맡기면 얼마나 잘할까라는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죠. 그게 사실 확장성을 실제로 증명하는 겁니다. 제가 다수의 약자 얘기하고, 노동자 얘기하고, 재벌체제 해체 이런 얘기하고 국정원이나 국가기관들, 또 언론들과 심지어 막 싸우고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확장성을 걱정하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확장해야 될 상대는 합리적 사고를 가진 보수적인, 그야말로 교과서적 의미의 보수층들이지 보수의 이름을 빌린 불법 부정의한 세력은 아닙니다. 거기까지 제가 확장을 하면 안 되죠.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 바가 이 불법과 부정의, 불합리, 불공정한 구조를 통해서 부당한 이익을 보는 세력들을 좀 청산하자는 것 아닙니까? 그들까지 제가 끌어안는다면, 그들과 정말 포용해서 같이 손잡는다면 그건 변화가 아니죠. 국민이 원하는 바가 아닙니다. 저는 확신하는 것이 국민 다수의 이익이 되는 정책을 소위 기득권자들이 쳐놓은 금기·성역 건드려가면서 할 말 다 하고 실제 싸워서 관철하고, 그래서 유능한 진보라고 하는 걸 보여주면 중도층·부동층들이 자기한테 이익이 되는데 지지 안 할 이유가 없죠.

그런데 오히려 자기 입장이 명료하지도 않으면서 왼쪽 오른쪽 왔다 갔다 하면 이 똑똑한 부동층, 소위 스윙보터들이 지지하지 않습니다. 안 믿죠. 그래서 오히려 제가 성남시정을 통해서 분당·판교의 그 보수층 지지자들이 돌아섰던 것처럼, 또 그걸 기반으로 전국에서 대한민국의 10%에 가까운 우리 국민들이 ‘아, 저 사람이 기초단체장에 불과하지만 대한민국 대통령 한 번 해보면 좋겠다’고 한 것 자체가 엄청난 확장성을 이미 증명해준 것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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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미나 : 예전에 어떤 인터뷰에서 스스로 보수주의자라고 표현하신 적이 있는데요, 지금 '보수입니까, 진보입니까'라고 여쭤보면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그리고 보수와 진보의 정의 자체가 우리사회에서는 잘못 내려지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 의견을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재명 : 정리를 하면 보수주의자가 아니라 제가 보수의 입장에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 것인데 사실은 우리나라에서 보수를 참칭하는 부패기득권 세력들을 비아냥거리는 표현이죠. 대한민국에서는 진보라고 불리는 영역들이 대체로 보면 좀 법대로 하자, 헌법과 법률 원칙과 상식, 도덕과 책임이 좀 구현되는 사회 만들자고 하는 쪽을 진보라고 불러요.

근데 우리가 보통 교과서에서 배운 건 현재의 바람직한 가치와 원칙과 법질서를 잘 지키자는 걸 보수라고 하고, 뭔가 새로운 질서와 가치를 만들어내자는 걸 진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근데 대한민국 사회는 보수라고 하는 집단들은 실제로 교과서적인 의미의 보수가 아니고 보수라는 이름을 차용한 불법 범죄 집단 또는 부패기득권 세력들이에요. 그러다보니까 우리 사회의 진짜 보수들은 진보의 영역으로 밀려나있죠.

그리고 진짜 진보들, 보통 의미의 진보들은 예를 들면 정의당이니 노동당이니 녹색당이니 하는 것들은 극좌로 몰리고 있는 거예요. 지금 민주당이 취하고 있는 포지션이 예를 들면 서구 민주주의 사회 또는 교과서 속에서 봤을 때 진보라고 할 수 있습니까? 그러니까 이 현재 보수의 포지션을 갖고 있는 이 불법 부패기득권 세력들은 좀 이 보수와 진보 경쟁의 장에서 좀 내몰아야 된다. 그들은 진짜 보수가 아니다. 보수를 참칭한 부패기득권 세력일 뿐이다, 수구집단일 뿐이다. 그래서 저 같은 정도, 민주당 정도가 사실은 제대로 된 보수의 자리를 차지해야 또 극좌로 몰리고 있는 진짜 진보세력들이 진보의 입장을 차지할 수 있고, 이 보수와 진보는 어느 쪽을 해도 상관이 없는 거죠.

그런데 우리는 이 부패한 기득권세력들이 보수의 자리를 참칭을 하고 있으니까 이것들을 좀 내보내야 된다. 그런데 우리사회의 기준으로 봤을 때는 저는 진보가 맞죠. 근데 이게 진보라고 불리고 있는 이 현실이 사실은 저는 서글픈 겁니다. 아직도 제대로 된 진보 보수가 자리를 못 잡고 사실은 정치적 공방의 수단으로 전락을 해가지고 사람들은 보수 진보의 가치에 대해서 헷갈리고 있죠. 그래서 제가 비아냥거리는 소리에요. 진짜 보수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수가 그야말로 현실에서 보수의 자리를 진짜 차지하는 사회가 진짜 정상사회다, 그 말을 한 거죠.

손미나 : 스스로 내가 대통령이 되어야 겠다고 결심하신 게 언제입니까?

이재명 : 한 1년 전 정도밖에 안 됩니다. 저는 정치적 지위라고 하는 것들 그 자체를 추구한 일은 없어요. 저는 어머니 손잡고 학교 대신 공장을 다녔던 사람이고, 또 그러면서 여러 차례 산재사고로 냄새도 잘 못 맡고, 귀도 잘 안 들리고, 또 팔도 보다시피 이렇게 휘어서… 완전히 휘어있습니다 이렇게. 프레스 사고로 장애인이 됐고.

제가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런 어려운 삶을 살고 있죠.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런데 현실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좀 악화되고 있다. 대학을 다니면서 광주 민주화운동이 왜곡돼서 알려진 것을 목도했고, 또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면서 인권변호사라는 것도 살아갈 길이 있구나라는 걸 느껴서 제가 판사 검사 다 버리고 그야말로 26살에 돈 500만원 빌려가지고 개업했어요. 한 1년 정도 판사 검사 하다 나오면 돈도 잘 벌 수 있고 전관예우 받을 수 있고 한데 제가 그걸 다 버렸죠. 기득권에 기대서 살고 싶지 않았어요. 그리고 그 후에 저는 노동운동가로 또 인권변호사로 또 시민운동가로 치열하게 기득권들하고 싸웠죠. 그러다가 감옥도 갔다 온 일도 있고, 수배돼서 벌금 낸 일도 있고.

제가 평생 가진 꿈은 누구나 좀 억울함이 없는 사회, 공정한 환경 속에서 누구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그래서, 그래야 사람들이 희망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사회를 만드는 게 내 필생의 꿈이고. 예를 들면 변호사든 뭐 시민운동가든 성남시장이든 또 앞으로 나한테 주어지는 대통령의 지위든 뭐든 간에 그건 하나의 도구인 것이지 저는 지위 자체를 탐해본 일은 없어요. 대통령이 된다고 해도 대통령 지위나 권력이나 명예가 필요한 게 아니라 대통령이 가진 그 권한이 있으면 제가 성남시장이라는 작은 권한을 가지고도 이렇게 많은 변화를 만들어냈는데, 많은 사람이 혜택보고 정말로 즐거워하고 기뻐하는데, 대통령의 권한을 가지고 대한민국 전체에 정말로 바람직한 변화를 만들어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하겠어요. 그렇게 하고 싶은 게 제 꿈이죠.

복지

lee jaemyung

손미나 : 국토보유세 신설하고 기본소득제 도입하겠다고 약속하셨는데 ‘취지는 좋은데 현실성이 좀 떨어지고 너무 시기상조 아니냐’라는 분들도 계세요. 여기에 대해서 좀 부연설명 해주시겠습니까?

이재명 :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예산이라고 하는 건 돈이 없어서 못하는 게 아니고 있는 예산들 우선순위를 정하는 건데 그 중에서 예를 들면 국민들의 복지에 우선적인 가치를 부여하면 뭐 할 수 있는 거죠.

제가 28조원 정도 국가예산을 아껴서 2800명의 신생아, 아동, 그 다음에 학생, 청년, 29세 이하, 다 어려운 사람들이잖아요. 출산 지원효과가 있지 않습니까. 보육·교육 지원효과가 있죠. 이런 사람들 지원하고. 그 다음에 65세 이상. 종이 줍다가 먹고 살기 어려워서 자살하지 않습니까. 그 65세 이상 생계 지원하고. 또 장애인들 워낙 어려우니까 장애인들 지원하고. 농어민들 수출 대기업들 지원하느라고 피해 입었으니까 그 분들 연간 100만원씩을 지원해드리자. 연간 100만원씩을 지원하는데 그냥 주면 혹시 땅에 묻어놓고 기다릴지도 모르니까 이걸 지역경제, 경제활성화에 쓰기 위해서 해당 지역에서 반드시 써야 되는 지역상품권으로, 지역 화폐로 지급하자. 그러면 해당 지역의 자영업자들이 다 살겠죠. 반드시 한 번 무조건 써야 됩니다. 안 쓰면 현금교환이 안 돼요. 이렇게 해놓으면 지역경제도 살고 경제도 활성화되겠죠.

예산을 어떻게 마련하느냐. 우리나라 예산이 올해 400조입니다. 우리 살림해보신 분은 아는데 400조를 400만원이라고 고쳐보죠. 한 달에 400만원을 쓰는데 12만원 마련하기 어렵습니까? 28만원 마련하기 어려울까요? 그거는 마음의 문제죠. 28조원을 만들기 어렵다라는 사람들한테 이렇게 물어보고 싶어요. 자원외교 할 돈 수십조는 어떻게 마련하느냐. 4대강 공사하는 데는 왜 그렇게 많이 쓰느냐. 또는 방위비리 같은 거 저지르라고 하는 예산은 얼마나 많냐. 최순실 도와주느라고 만든 창조예산 이런 것들 엄청나게 많지 않습니까?

국가예산 쓰여지는 걸 보면 돈 잘 벌고 있는 대기업들의 수출 대기업의 기술개발, 이건 자기들이 돈 벌기위해 하는 건데 그걸 정부가 지원을 해요. 몇 조원씩. 토목공사하고. 이런 것들은 투자라고 말합니다. 근데 국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서 경제 순환에 진짜 도움이 되는 이런 지원 정책을 한다고 그러면 포퓰리즘이라고 그러고, 공짜라 그러고, 저보고 국민 나태하게 만든다고 그렇게 얘기하죠.

그런데 경제를 살린다는 차원에서 보더라도 토목공사, 또는 자꾸 사내유보금으로 쌓는 그런 대기업들에 지원하면 그냥 장부상 숫자만 늘어나지 않습니까. 경제 흐름도 저해하고. 그럼 그 예산을 차라리 100% 쓸 수밖에 없는 서민들에게 지급하면 그건 경제에 직접 기여하잖아요. 우리 국민들은 지금 먹고 살고 죽을래도 정말 돈이 없어서 은행에서 빌려서 소비하는 상황인데 이제 그것도 끝났어요. 더 이상 빌릴 수 없는 상황이 됐고요. 그럼 경제가 멈춥니다. 그래서 예산을 마련하기 어렵다 이거는 사실 핑계에 가깝고.

두 번째 제가 2단계로 하고 싶은 것이 종부세, 종합부동산세라는 걸 좀 확대재편해가지고 토지에 대해서 국토보유세를 다 내자는 겁니다. 토지는 국가 국민의 것이니까. 그러면 이 국토보유세를 15조원 정도를 더 걷는데 이거는 다른 데 쓰지 말고 무조건 국민에게 100% 돌려준다. 이게 완전 국민소득으로 가는 거죠. 우리나라 국토보유 자산이 6500조인데 우리가 세금 내는 건 합쳐보니까 9조원 밖에 안 돼요. 자동차 가지고 있으면 2% 정도의 자동차세를 냅니다. 그런데 6500조원을 가지고 있는 부동산 토지부자들은 0.2%도 내지 않아요. 이걸 고쳐야죠.

근데 15조원 정도를 (국토보유세로) 내면 누가 손해 보느냐. 손해 안 보죠. 낸 걸 100% 국민들에게 돌려주는데, 설계를 해보면 토지 안 가지고 있는 사람이 절반 정도 되고, 또 토지 조금 조금씩 가지고 있는, 집터 이런 정도 가지고 있는데 (나머지) 한 3%에서 5%만 엄청나게 많은 토지를 가지고 있어요. 그 3%~5%는 좀 더 많이 내는 거죠. 보니까 1인당 30만원 정도씩. 내는 것보다 적게 받는 사람은 국민의 한 5% 미만이고 95%는 내는 것보다 더 받아요. 안 내고 받거나. 이러면 진짜 국민기본소득이 만들어지는데 시작은 조금씩, 연 30만원 정도로 작죠. 그러나 국민들이 ‘아, 내가 내는 걸 다 100% 돌려주는구나’ 하면 조세저항이 확 줄어들죠. 그러면 세금을 올려서 돌려주는 방식으로 소위 ‘중부담-중복지’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겁니다.

그래서 이걸 ‘포퓰리즘이다’ 이렇게 얘기할 게 아니고 (토지보유세로 걷은) 15조원 정도를 들여서 겨우 일부 불균형을 시정을 하는데... 대한민국의 불균형이 얼마나 심하냐면 상위 10%가 대한민국 자산의 66%를 가지고 있어요. 하위 50%, 국민의 절반이 겨우 2%. 2% 가지고 나누고 있습니다. 근데 이런 불균형이 계속 확대되면 어떻게 되겠어요. 국가가 망합니다. 그래서 이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시정하자, 요만큼. 그런 뜻으로 만든 게 국토보유세에요.

경제

lee jaemyung

손미나 : 그런데 복지 정책에 대해서는 말씀을 많이 하시지만 성장에 대한 정책은 자주 말씀하신 걸 못 들어본 것 같은데요. 조금 더 거시적으로 한국경제 성장을 위해서 갖고 계신 정책들은 어떤 게 있는지 말씀해주시죠.

이재명 : 성장은 두 가지 정책이 있어요. 소수가 성장의 과실을 취하는 방식으로 밀어주는 방식이 있습니다. 그러면 이때까지는 소위 낙수효과라고 그래가지고 많이 버는 쪽에서 다수의 못사는 사람들에게 그 경제적 성장의 성과가 나눠질 것이다(라는 거였죠). 80년대 중반까지는 실제 그랬죠.

그런데 최근에는 모두가 아는 것처럼 세계적인 부자 기업들이 생겨나는 반면에 거의 대다수의 사람들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어요. 이게 무슨 뜻이냐면 성장의 과실이 특정 소수한테만 귀속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장과실을 누리지 못하고 그러다보니까 구매력이 떨어지고 돈이 없으니까 못 쓰지 않습니까? 그러다보니까 기업들의 성장이 그것 때문에 불가능해진 상황이 오게 됐어요. 대기업들이 지금 사내유보금이 계속 쌓이고 있는데 이건 뭐냐면 경제 순환이 안 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자꾸 쟁여지잖아요. 그래서 이걸 고쳐서 이 성장의 결과를 다수가 공평하게 나누는 방식으로 가야 된다는 겁니다.

즉,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보호하고 힘을 키우고 노동자들을 보호해서 노동의 몫을 늘려서 중산층을 만들어내고 또 거대기업들의 부당한 횡포를 억제시키고 그래서 우리나라 같으면 재벌기업들이 재벌가문들에게 완전히 범죄수단으로 악용되고 있잖아요. 그런 재벌가문의 부당한 지배를 좀 떼어 내고 그래서 경제적 활동을 하는 기업들 또는 경제주체들이 진정으로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게 만드는, 착한 재벌 기업들을 만들어내면 경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겠어요?

거기다가 예를 들면 너무 과다하게 많은 소득을 얻는 집단들한테는 세금을 좀 정상적으로 걷어서 아까 말씀드린 대로 국민의 가처분소득을 좀 늘리는 이런 일들을 하면, 그렇게 해야 진짜 성장이 된다라고 하는 거를 최근에 제가 아니라 국제금융기관들이 그렇게 권장하고 있어요. IMF라든지 세계은행, ILO 이런 곳들이 이제 성장은 성장의 몫이 너무 편향적으로 한 쪽으로 귀속되는 게 아니라 노동자들과 국민들에게 골고루 나눠지고, 또 정부의 재분배 정책이 제대로 되어야 유효수요가 살아나서, 구매력이 살아나서 경제가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하거든요.

이걸 소위 포용적 성장론, 또는 소득주도성장론이라고 부르는데 이걸 일부에서 공격하죠. 나누면 성장이 안 된다고 얘기하는데 이제는 공정한 기회, 공정한 분배, 공정한 재분배가 되어야 제대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게 모든 경제연구기관들의 일관된, 통일된 결론입니다. 그러니까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과거 성장드라이브 정책을 하던, 예를 들면 박정희 정권 시대나 80년대 그 때 얘기를 지금도 하고 있는 거예요. 그것 때문에 지금 경제가 망가지고 있어요. 너무 한 쪽이 많이 쌓이니까.

그래서 저한테 얘기를 하라고 하면 이게 이미 대공황을 겪었던 미국이 1930년대에 루즈벨트가 뉴딜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시행했던 겁니다. 그래서 우리도 제대로 성장하려면, 진짜 성장하려면 이 기회와 결과물들이 공평하게 좀 나눠져야 안정적 성장이, 제대로 된 성장이 가능하다. 그래서 제가 이름을 붙인 거예요. 이재명식 뉴딜 성장정책. 이게 진짜 성장 정책입니다.

재벌개혁

lee jaemyung

손미나 : 재벌개혁 정도가 아니라 재벌해체라는 표현까지 쓰시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인지, 그리고 또 그 끝에 있는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이재명 :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경제가 성장하려면 특정 소수의 강자들이 지나치게 많은 이익을 취하고 다수의 약자들한테 약탈하고 또 그 기업들이 부패해서 부정한 행위를 마구 저지르는 그런 상태를 극복해야 되지 않습니까. 그건 불공정한 시장경쟁이거든요. 그래서 이걸 공정하게 만드는 게 중요한데, 결국은 대한민국에서는 재벌 대기업들이 그런 부당행위를 저지르고 있어요. 그러면 이 재벌 대기업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소수의 재벌가문들이 가지고 있는 5% 미만의 지분권만 행사하고 100% 지배하는 이 지배권 남용, 이거를 좀 정리해야 됩니다. 아니 5%도 가지고 있지 않은 재벌기업 지분 가지고 100% 지분권 행사하면서 자기들 편법상속하는데 재벌 기업들 동원하잖아요. 범죄행위에 동원하고, 그 회사 비자금 만들어서 최순실이한테 주고, 또 대통령 측근한테 주고, 또 부당한 이득 얻고, 정경유착하고. 이런 것들이 결국 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습니다.

그래서 제가 말씀드리는, 재벌해체가 아니고 재벌체제 해체, 재벌시스템 해체, 재벌의 족벌 지배 해체라고 하는 것을 통해서 부당한 지배를 못하게 하고, 부당한 내부거래 배임죄 저지르는 걸 못하게 하고, 일감 몰아주기 같은 거 해서 부당상속 하는 거 못하게 하고, 재벌 가문의 개인적 상속을 위해서 기업들이 불법 범죄행위에 동원되는 거 못하게 하고, 중소기업 성과물 함부로 못 뺏게, 단가후려치기 이런 부도덕한 불법적인 일 못 하게 하고, 노동자 탄압 못하게 하고. 이런 것들을 해야 된다는 거죠. 현재 있는 법과 상식 원칙들만 제대로 지켜지도록 재벌 가문들의 부당한 횡포만 제거하면 착한 재벌이 생긴다. 그래야 진짜 경쟁이 되고 국제적 경쟁력을 가진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겠죠. 이게 경제가 진짜 살아나는 길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동영상] 재벌 해체 그 끝에는 무엇이 있는가?


손미나 : 그동안 이전 대통령들은 그런 일을 왜 못했을까요.

이재명 : 이유는 단순하죠. 거기에 너무 많이 엮여 있으니까요. 하다못해 그 재벌기업들로부터 돈을 받았거나 아니면 도움을 받거나 또는 뭔가 인연이 있거나. 제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데 현재 나와 있는 어떤 후보들보다도 저는 재벌로부터 자유로운 후보라고 제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다른 후보들은) 재벌들한테 손해되는 얘기 못 하잖아요. 재벌들 법인세 원상 복귀해야 된다, 8% 증세해봤자 OECD 중간 수준밖에 안 되는데 ‘그렇게 하면 15조원을 더 걷을 수 있다, 그걸로 국민복지 증대시키고 유효수요 만들어서 경제성장 하게 만들어야 된다’는 얘기를 저밖에 못해요. 법인세 증세 얘기를 아무도 못한다니까요.

또 예를 들면 특정 후보들은 예를 들면 재벌 대기업들이 부담하고 있는 법정부담금 있잖아요. 어디서 아파트 단지 개발하면 학교용지 부담금을 내야 학교를 지을 거 아닙니까. 당연히 내야 되는 그런 것들이 1년에 15조원 정도 되는데 그걸 면제해준다는 분도 있어요. 그러면 그 돈은 결국 국민들이 일인당 30만원씩 내야 되는 거죠. 매년.

또 그런 것도 있죠. 범죄행위로 뭔가 재산을 만들었으면 환수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훔친 재산을 그냥 갖게 하면 안 되잖아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민연금을 동원해가지고 불법적으로 자신이 몇 조원의 이익을 얻지 않았습니까? 그거 법 만들어서라도 환수하는 게 맞죠. 도둑이 훔친 물건 그냥 갖게 하는 건 정의가 아닙니다. 그런데 이 불법행위로 만들어진 재산 환수하자라는 주장을 해도 저나 이런 소리 하지 아무도 못해요. 이재용 삼성 부회장, 범죄행위 했잖아요. 그 범죄행위를 부수적으로 수행한 문형표(전 보건복지부 장관)는 구속됐어요. 그런데 이걸 직접 수행하고 그 이익을 본 이재용은 기각됐습니다. 멀쩡히 돌아다니잖아요. 이게 정의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것도 합당한 처분을 해야 된다는 얘기에 대해서 저나 얘기하지 아무도 얘기 못해요.

이건 뭐냐면 우리사회가 공정한 사회가 되어야 된다는 국민적 꿈, 열망이 이번 촛불 민심인데 우리사회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다시피 하고 있는 정치권력조차도 들었다 놨다 하는 실제 권력자가 누굽니까? 재벌이죠. 재벌의 이 기득권자들 각 소수의 가문에 대해서 험한 소리를 아무도 못해요. 저라는 사람만 할 수 있죠. 왜. 저는 흙수저도 아닌 무수저 출신에다가 지금도 여전히 주류, 중심이 아닌 아웃사이더 비주류니까. 저를 믿어주세요 여러분. (웃음)

여성/소수자

lee jaemyung

손미나 : 정규직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도 문제지만 남성과 여성 사이의 임금 격차도 매우 심각합니다. 이런 건 어떻게 바꾸면 좋을까요?

이재명 : 대한민국처럼 똑같은 현장에서 똑같은 일 하고 똑같은 성과를 내는데 여성이냐 남성이냐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를 가지고 차별하는 나라가 없다시피 합니다. 비정규직은 원래 비정규적이니까 똑같은 일을 한다면 더 줘야 하는 게 맞죠. 일부 예를 들면 호주 같은 나라는 실제 그러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나라는 절반 또는 40%를 주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들의 보수가 엄청 낮죠. 이게 대한민국 헌법에서 정하고 있는 평등원칙에 위반되는, 즉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기 때문에, 국가가 정책적으로 엄정하게 관리해 나가면 됩니다. 그게 원래 국가 해야 될 일이거든요.

그런데, 국가가 이런 차별을 통해서 이익을 보는 강자들 편을 들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국가지도자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죠. 당연히 똑같은 현장에서 똑같은 일을 한다면 똑같은 기회를 주고 똑같은 보수를 주는 게 맞습니다. 국가 정책으로 그것들을 밀어붙여서, 행정 권력만 가지고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 많고, 필요하면 차별 금지법에 이런 것들을 좀 명시해서,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이 좀 지켜지는 남녀평등의 원칙이 지켜지는 그런 나라를 꼭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손미나 :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재명 : 페미니스트이려고 노력하죠. 근데 아직도 여전히 저는 뭐 경상도에서 어머니가 아버지하고 밥상을 같이 못 놓고 하던 그런 집안에서 살아와서 노력은 하지만 아직 그 찌꺼기들이 조금은 남아있는 것 같아요. 정말 치열하게 노력은 합니다. 젠더감수성도 키워보려고 노력하고. 예를 들면 우리 직원들한테도 남자 여자 구별하지 마라, 그냥 하나의 사람이다, 여자는 뭐 남자는 뭐 이런 얘기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가르치기도 하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하죠. 끊임없이 노력하려고 합니다.

손미나 : 집에서 혹시 가사노동을 같이 하십니까

이재명 : 역시 노력하죠. 시간 날 때마다 같이 분담하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집사람은 전업주부고 저는 뭐 시간이 많지 않으니까 아무래도 제가 많이 못하긴 하는데…

손미나 : 하신다면 주로 어떤 걸…

이재명 : 주로 뭐 청소, 뭐… 이런 거… 집안 정리하는 거… 제가 정리는 잘하는데...

손미나 : 아드님 두 분한테는 그렇게 가르치시나요?

이재명 : 하라고 하죠. 제가 왜 그러냐면 앞으로 아마 내 세대와 달리 너네들의 세대에는 아버지 세대처럼 하면 아마 쫓겨날 거다, 제가 이렇게 가르치죠. (웃음)

손미나 : 낙태수술을 합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재명 : 참 어려운 질문이죠. 여성들의 자기신체결정권을 존중해야 된다고 하는 점은 저도 기본적으로 동의하고, 그렇게 해야죠. 그런데 이게 엄마 좋아 아빠 좋아처럼 둘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존중은 하되, 예를 들면 그것도 하나의 생명인데, 예를 들면 정말로 다 큰 아기를 그야말로 자유롭게 아무렇게나 낙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국민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겠느냐. 그런 문제들이 있죠. 일종의 시기나 한계. 자유로운 여성들의 신체결정권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가야되고요 그러나 다만 전면적인 자유화는 좀 사회적 합의를 거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손미나 : 미국을 비롯해서 전세계적으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 게 추세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재명 : 아이고. 엄청나게 어려운 질문이 많네요. 각자의 삶의 방식들은 존중되어야죠. 소수자에 대한 정책적 배려, 또는 소수자의 삶 자체를 인정하는 게 어느 정도냐에 따라서 그 사회의 문명적 수준이 결정 난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것처럼 각자의 삶의 양식은 충분히 존중되어야 되고 그게 차별의 이유로 절대 작용하면 안 된다는 것까지는 제가 동의하죠.

근데 이거를 합법화, 예를 들면 결혼의 하나의 형태로 인정할 것이냐를 제가 적극적으로 주장할 수 있느냐는 문제는 역시 좀 조심스러운 면이 있어요. 존중은 하는데, 존중하고 (성정체성이) 차별적 요소로 작동되지 말아야 되지만 그걸 하나의 제도로 받아들이는 거는 그야말로 좀 더 많은 노력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손미나 : 지금 질문 드렸던 여성들에 관한 문제라든가, 성소수자에 관한 문제는 사실은 우리 사회의 굉장히 심각한 문제이지만 당사자가 아니면 잘 못 느끼는 문제죠. 앞으로 대통령이 되시면 그런 소수를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실 생각인지요?

이재명 : 저는 정부의 제일 역할이 약자들을 보호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해요. 강자들은 스스로 잘 살아남습니다. 가만 놔둘수록 더 잘 살겠죠. 거긴 억제되어야 하고, 다수든 소수든 약자들은 보호되고 지지되어야 하죠. 이게 나쁜 짓도 아니고, 나쁘다 좋다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그냥 하나의 삶의 양식인데, 특히 성소수자 문제는 주어진 거잖아요. 성이라는 게 양성만 있는 게 아닌데, 절대 선이라고 할 수도 없고, 이런 문제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인정하는 것, 그걸 수용하는 것, 포용하게 하는 것, 다르다고 해서 배척하지 않는 것. 그게 저는 공공 영역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

lee jaemyung

손미나 : 한국과 일본 정부가 맺은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 비판적인 입장을 피력하셨어요. 다음 정부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이재명 : 잘못된 건 바로잡는 게 맞습니다. 정부가 국민을 지배하는 게 아니라 정치인 대통령은 국민을 대리하는 거니까, 국민의 뜻이 존중되어야 합니다. 특히 위안부 문제는 한일관계의 근본에 관한 문제기도 하고, 특히 피해자가 동의하지 않는데, 국가가 무슨 권한으로 피해자 개인들의 문제를 종국적으로, 영구적으로, 불가해적으로 합의할 수 있습니까? 사실 언어도단이거든요. 국가 간 합의의 문제라면 이미 한일협정으로 해소됐다는 게 정부의 입장입니다. 이번에 뭘 또 합의한 거예요? (이번엔) 개인의 문제에 합의한 거죠. 잘못된 게 많습니다. 국가 간 합의의 요건도 갖추지 못했고, 권한도 없고.

그래서 저는 무효가 아니라 부존재한다고 보는 게 맞다고 보는 사람이죠. 여기에 우리 국민들이 반대하는 뜻이 명백하다면, 예를 들어 국회에서 ‘이거는 협정으로서 국가간 합의로서 유효하지 않다’라고 의결이라도 해주고, 여론 수렴과정을 거쳐서 원래대로 되돌려 놓고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잘못 해놓으니까 지금 ‘왜 위안부상을 어디다가 만들었냐’는 얘기를 듣는 겁니다. 아니, 당신들(일본)이 잘못했다고 인정은 했지만, 침략당한 억울한 피해자 입장에서 우리가 그 사실을 기억하기 위해 조형물을 만들어 놓고, 그걸 깔고 자든지 우물가에 놓고 빌든지, 길바닥에다 설치하든지, 왜 남의 일에 관여하느냐는 거죠. 그건 침략자로서 그 피해를 입은 사람들한테 인정하고 반성하는 자세가 아니죠. 저는 그거 내정 간섭이라고 봅니다.

손미나 : ‘일본은 적성국가’라는 발언을 하셔서 ‘일본 국민에게 반감을 사고 있는 후보’라는 평이 일본에서는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 대해서 반박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요?

이재명 : 정확한 표현으로는 ‘적대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라고 말했죠. 우리가 분명하게 기억해야 하는 것은 북한이 남한을 침공한, 그로부터 5년 전까지, 무려 36년간 이 한반도를 불법 침략해서 점거하고 있던 사람들이 바로 일본입니다. 그런데 이 일본이, 한반도를 점거했던, 침공했던 자들이 여전히 그 사실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반성하지 않고 억지를 쓰기도 해요. 더군다나 거기다 뭐라고 합니까? 독도가 자기 땅이라고 그러죠. 침략 야욕을 계속 드러내고 있는 거예요.

근데 이런 상태에서 보면, 우리가 함께 공존해야 될 이웃 국가, 선린인 게 분명한데, 군사적 측면에서는 우리가 그 위협을 간과해서는 안 되는 상태가 맞죠. 군사적 측면에서는 적대성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가 아니다. 제 말에 동의하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사실. 그 얘기를 한 거예요. 우리가 예를 들면 북한만 방어하면 됩니까? 일본도 사실 군사 대국화를 추구하고 있고, 끊임없이 헌법 고쳐가지고 해외 진출할 수 있게 하려고 하잖아요. 자위대가 아니라 군대를 만들려고 하는 거죠. 그런데 우리는 군대로 인정해 주었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란 이름으로 ‘군’임을 인정해 준거예요. 이게 문제가 있는 거죠.

일본이 군사 대국화가 됐을 때 그 첫 번째 진출 대상지가 한반도임을 우리가 부인하지 말자는 겁니다. 그러면 당연히 우리가 군사력 그리고 일본에 대응해서 해양, 해군들 늘려야죠. 그런데 그런 점을 지적한 걸 가지고 적성국가라고 얘기했다고 막 흥분하는데, 적성국가성을 일본이, 본인이 해소해야 됩니다. 독도가 자기 땅이라고 우기면서, 과거 침략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위안부 문제가지고 뭐 소녀상을 없애라 이런 뭐 내정간섭적 주장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실제로 적대성이 없다라고 하는 것은 사실은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는 거죠.

북한/도널드 트럼프/중국

lee jaemyung

손미나 :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 의견을 여쭙고 싶습니다.

이재명 : 개성공단은 남북교류협력법이라는 명백한 현행법을 위반해서, 대통령이 월권으로 폐쇄한 것이기 때문에, 불법 폐쇄된 거죠. 북한과의 협의를 거쳐서 가장 조속한 시일 내에 복구되어야 합니다. 금강산 관광 문제도 안전문제나 북한의 책임 문제를 조금 해결한 다음에 재개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해서도 경제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북한에 대해 우리가 봉쇄 정책을 펴면서, 대화 루트까지 단절하고 경제 협력은 다 없애버렸는데, 그로 인해서 북한이 고통스러워졌느냐, 남한이 더 어려워졌느냐? 우리 대한민국이 더 어려워졌잖습니까?

그래서 저는 이런 강압적이고 자해적인 대북 봉쇄 단절 정책, 압박 일변도 정책 이런 것을 빨리 정리하고, 그런 정책이 필요하면 하되, 대화와 교류 협력이란 것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안보라는 것은 평화를 지키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평화가 최고의 안보 수단입니다. 그래서 북한과의 북한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이런 온건 정책도 동시에 강경 정책과 섞어서 하는 것이 우리 스스로를 위해서도 더 좋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손미나 : 북한과의 관계나 일본과의 관계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여러 가지 불안한 상황들이 지속되고 있는데요, 트럼프 시대에서 대한민국은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이재명 : 트럼프 대통령은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 왜 좀 불합리한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만약에 불합리하게 감정에 휘둘리고 함부로 하는 게 정말 그 사람의 최종적인 행태였다면 부동산 재벌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거래방식이 조금 과격한 거죠. 결론에 있어선 매우 합리적인 사람입니다. 절대 손해 안 보는 사람이라는 거죠. 한반도의 미군을 포함한 한·미 동맹도 사실 미국과 한국의 이익이 서로 공존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뭔가 부당한 요구를 했다가 한국이 안 들어줬다고 해서 확 철수를 해버려가지고, 미군의 세계 군사 전략에 차질을 빚는 그런 결정을 할 사람이 아니죠.

[동영상] 트럼프 시대의 필요한 지도자


우리도 그런 점들은 좀 감안해야 합니다. 모두가 자국중심주의의 강경한 지도자들이 나왔기 때문에, 대한민국도 사실 국익 중심의 자주적 균형 외교를 강경하게 지켜낼 수 있는, 그리고 합리적으로 상호 ‘윈-윈’하는 결론을 낼 수 있는 그런 강한 의지와 철학을 가진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만약에 여기저기 휘둘려가지고 달라는 대로 다 주고, 시키는 대로 다 하고, 그러다가 중국이 뭐라고 하면 중국에 또 끌려가고, 일본이 또 뭐라고 하면 거기 또 끌려가고, 그러면 이제 또 러시아도 가만 안 있고 뭔가를 요구하겠죠. 거기 또 끌려가고, 그러면 뭐가 남겠어요? 이렇게 가면 안 되는 거죠.

그래서 강대국에 둘러싸인 소위 반도 국가 입장에서는 자기 이익을 지키기 위한 강한 의지, 그리고 여기저기 휘둘리지 않는 중심성, 그리고 양측의 균형을 맞추는 균형성 이런 게 매우 중요합니다. 반도 국가들은 흥하기도 하고 망하기도 하는데 흥하는 이유는 이런 기회 요인을 잘 살리기 때문이고, 망하는 이유는 허약해가지고 여기저기 휘둘리기 때문이거든요. 두 가지 가능성이 동시에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는 주변 강대국들에서 강경한 지도자들이 나왔기 때문에 대한민국도 뚜렷한 강한 의지와 용기 있는 그런 지도자가 필요하죠.

손미나 : 사드배치를 놓고 논란이 많았지 않습니까? 특히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우리가 어떻게 외교적으로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보시나요?

이재명 : (우리 정부가) 자주적 균형외교라는 관점은 나름 지금까지는 좀 지켜왔던 측면이 있습니다. 근데 사드는 실제로 북핵 미사일을 막는 게 아니라, 한·미·일 군사 동맹을 통해서 중국 내륙을 감시한다는 의심을 받기 때문에, 중국이 적대적으로 전환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경제제재도 가하고, 거기다 또 더해서 한·미·일이 군사동맹을 맺어서 중국을 봉쇄한다고 느끼니까 중국과 북한과의 관계가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미사일 핵 개발 억제를 위한 국제 공조가 사실상 무너져서 북한은 여유를 갖게 됐어요. 한반도 안보에 도움이 되는 게 아니라 한반도 안보를 더 나쁘게 만드는 게 분명하고요. 경제적으로도 손실이고, 또 한미 관계가 대등한 그런 관계가 아니라 그야말로 미국이 시키는 대로 그냥 따르는 종속 관계로 전환됐고요.

한일 관계까지도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일본에 우리가 굴욕적으로 억지로 위안부 합의하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맺고 그러다 보니까 일본이 교만해져서 한국 내정에까지 간섭하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우호 관계는 유지되게 해야죠. 그걸 미국의 요구에, 압박에 넘어가서 결국 자주성을 잃고 균형을 상실하는 바람에 사드 배치로 인한 큰 위기 상황이 왔습니다. 형평성이라고 하는 건 사실 상식적으로 보면 되죠. 우리 국익 중심으로 봤을 때, 미국의 이익을 들어주기 위해서 왜 중국과 관계가 나빠지는 선택을 합니까? 그거 잘못된 것이거든요.

그러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되돌려야 되고, 일부에서는 이미 합의한 거 미국의 의사에 반해서 어떻게 되돌리냐, 라고 얘기하는데, 필요한 일이고 그것 자체가 대한민국 국익에 심각한 위해가 되면, 그런 걸 되돌리라고 우리가 권력 주고 대통령 뽑아놓는 거지, 쉬운 일 아무나 할 수 있는 일 그런 거 할 거면 대통령을 뭐 하러 이렇게 싸워가면서까지 뽑습니까? 그냥 장관에게 시켜서 그렇게 하라 하면 되죠.

그래서 이 한반도가 사드 배치 특히 이 비정상적인 한미관계 때문에 외교 관계에서 균형이 무너지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나중에 어떻게 될 수 있냐하면, 마치 구한말에 강대국들이 한반도에서 대리전을 치렀던 것처럼 국제적 대리 전장화가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좀 심한 얘기를 한다면, 지금은 우리가 남북 간의 군사 충돌만 걱정을 하는데 만약 중미 간의 군사 충돌이 발생하면, 중국 동부에 있는 미사일들이 어디로 날아올 것 같습니까? 당연히 사드가 배치된 한반도로 날아옵니다. 이제는 중미 군사분쟁까지 우리가 걱정하게 됐습니다. 이게 대한민국 안보에 무슨 도움이 됩니까? 그러니까 이건 잘못된 거니까 되돌리는 게 맞습니다. 힘들더라도.

인간 이재명

lee jaemyung

손미나 : ‘나에 대한 비판 중 이거 하나는 억울하다’ 혹시 생각하시는 게 있다면요?

이재명 : 저보고 과격하다고 하지요. 과격하다고 하는데, (우리가) 강도를 잡을 때 우아하게 잡습니까? 저는 사회악들, 부정부패들, 부당한 기득권자들하고 싸웠는데, 다른 정치인들처럼 적당히 하는 척하다가 물러서고, 자기 손해 보면 그만두고, 타협하고 이러지 않았어요. 그냥 끝까지 갔죠. 근데 이런 걸 보고 사람들은 과격하다고 하죠. 대통령하고 왜 싸우냐. 국정원하고 왜 싸우냐. 검찰하고 왜 싸우냐. 언론하고 왜 싸우냐고 얘기하지만, 잘못된 걸 싸우지 않고 어떻게 고치겠어요. 그건 진짜 억울하죠. 저는 보통의 이웃집 사람하고 싸우지 않습니다. 왜 싸우겠어요. 그런데, 제가 마치 아무하고나 싸우는 것처럼, 마치 시비 거는 행패 꾼처럼 저를 그렇게 모욕하거나 왜곡하는 건 진짜 억울하죠.

손미나 : 그럼 원래 성격은 온순하신 편입니까?

이재명 : 저는 상당히 내성적이고 온순하고, 실제도 그래요. 대신에 부당한 기득권들이나 부당함에 대해서는 제가 너무 맺힌 게 많기도 하고요. 그게 제 사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치열하게 싸우는 거죠. 진짜 무서워요 사실. 사람들은 제가 두려움도 없는 사람인 줄 아는데, 실제론 정말 무섭습니다. 가슴 두근두근하고. ‘야, 이러다 내가 정말 제거당하지 않을까?’. 사실은 제가 가스총 사서 한 3년 동안 차고 다닌 적도 있어요. 양복 뒷주머니에 넣고. 진짜 죽인다고 하더라고요. 양복 뒷주머니가 빵꾸가 낫죠. 총구 부분이 자꾸 닿으니까 닳더라고요. 그런 일도 있었죠. 우리 가족들 무서워서 도망 다니고요. 애들 죽인다고 이러니까.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이제 내성들은 좀 강해지긴 했는데, 여전히 사실 지금도 두렵습니다. 재벌 체재 해체해서 재벌 가문들 기업 경영에서 손 떼게 만들자, 기업들 함부로 못 하게 만들자. 이재용 구속 시키자. 재벌들 정경유착 못 하게 만들자. 이거 하면 저한테 아무도 안 도와줄 거 아닙니까? '돈 있는 사람들, 기득권, 힘센 강자들 제압하는 게 국가의 의무다!' 이러면 그 힘 센 사람들이 저한테 한 표라도 주겠어요? 그 뿐만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엄청나게 음해할 겁니다. 자기들을 지키기 위해서. 모두가 두려워하죠. 저도 두렵다니까요. 그러나 싸워야죠. 그걸 싸우지 않으면 이 세상이 어떻게 바뀝니까? 나 같은 약간 지나쳐 보이는 사람도 있어야 세상이 바뀌지. 그걸 국민들이 저한테 기대하는 거 아닙니까?

손미나 :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 한 가지와 정말 크게 후회되는 것 한 가지 어떤 게 있을까요?

이재명 : 뭐 가장 잘한 거는 나름 6~7년 정도 되지만, 시장으로서 많은 사람들한테 저의 작은 역할을 통해서 기쁨을 줬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자주 하는 말이, 시장의 한 시간은, 백만 도시 시장의 한 시간은 백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 제가 공무원들에 자주 하는 말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시정 성과’라고 할까요? 새누리당 다수의원들이 다 반대해도 주민들과 함께 싸워서 다 관철했으니까요.

후회되는 건, 제가 가족 간 싸움에서 좀 부족했던 점이 있죠. 아무리 어머니가 맞아서 입원해도 사실은 좀 냉정하게 폭언을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제가 사실 견디기 어려웠습니다. 평생 7남매 키우느라 고생하신 어머님이 몸도 잘 못 가누도록 두들겨 패서 입원시키고, 집안 살림 어머니가 아끼는 살림 다 부숴놓고, 이런 걸 보고 제가 격분해서, 감정통제를 못 한 거죠 사실. 그래서 제가 폭언을 했고, 결국 그거를 형님이 녹음을 해서 저한테 한 번의 기회를 줬어요, 사실. 공개한다고 저한테 위협을 했거든. 그때 형님이 원하는 바를 다 들어줬더라면 이런 일도 없었겠죠. 통제했으면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거? 그 다음에 형님이 시정에 개입도 하고 싶어 했고, 인사도 청탁하고 본인이 뭐 이권도 챙기고 하는 걸 제가 막다 보니까 싸움이 났는데, 지금 박사모 지부장 하시잖아요. 그때라도 그냥 적당히 무마하고 했으면 내가 이런 고통을 겪었을까? 이런 생각 하면 가끔 후회될 때도 있죠.

손미나 : 만약 슈퍼파워, 초능력 중 한 가지를 고를 수 있다면 뭘 고르시겠습니까?

이재명 : 지금이야 뭐 당연하죠.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바꿀 수 있는 것. 전 진짜 지금은 답답한 게 제 진심이 잘 전달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가 많아요. 왜냐면 저는 비주류, 아웃사이더의 삶을 계속 살고 있고, 그건 뭐 제가 선택한 거니까. 판검사 안 하고 일부러 지역 변호사가 됐고, 중앙정치보단 지방 정치를 선택했고, 언제나 높은 데보단 낮은 데를 선택했고. 언제나 풀뿌리, 뿌리를 중시하는 사람이니까. 본질적으로 아웃사이더죠. 그게 지금은 각광받는 측면이 있기도 한 것 같은데, 그래도 여전히 우리 사회의 주류세력, 기득권들과는 머니까. 기존 시스템의 덕을 못 보지 않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보면 제 진심을 진짜로 전달할 수만 있다면, 뭐 그런 꿈을 꿀 때가 있죠.


lee jaemyung

CREDITS

진행 : 손미나 편집인

비디오 에디터 : 이윤섭 윤인경

촬영·조명 : 이태안

사진 : 레스(less)

사진 어시스턴트 : 이우정

뉴스 에디터 : 허완 박세회


이재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