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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2월 07일 15시 03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2월 07일 15시 15분 KST

정부가 농민의 '모럴해저드'를 탓하자 축산계가 격앙됐다

정부가 구제역 발생과 관련, 축산 농가의 '모럴해저드' 탓으로 돌리자 발생 농가와 축산 단체는 "규정대로 했는데 책임을 농민에게 전가한다"며 반발했다.

백신 구입비 부담이나 착유량·증체율 저하 등을 이유로 농가가 백신 접종을 기피했을 수 있다는 게 농림축산식품부의 설명이지만 일선 축산 농가는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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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소 80마리를 기르는 신관호 한국낙농육우협회 충북지회장은 "백신 접종에 드는 비용은 기껏해야 10만원"이라며 "구제역에 걸리면 기르던 소를 모두 살처분해야 하는데 그 돈 아끼자고 안 하는 농가가 어디 있겠느냐"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백신 접종을 안 했다면 아예 항체가 생기지 않았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항체 형성률이 낮게 나온 명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항체가 생겼다는 것은 백신 접종을 했다는 증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 보은 젖소 사육농가와 전북 정읍 한우농가의 항체 형성률이 각각 19%, 5%에 그친 원인이 농가의 접종 부실 때문이라는 농식품부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구제역 백신 접종 방법을 홍보·교육해야 할 축산 방역 당국의 소극적 자세가 문제라는 주장도 나왔다.

박병남 전국한우협회 충북지회장은 "돈을 주고 산 백신을 몰래 버리는 농가는 없다"며 "오히려 축산농을 대상으로 접종 방법을 제대로 교육하지 않은 방역 당국에 잘못이 있다"고 꼬집었다.

박 지회장은 "비교적 까다로운 백신 접종 방법을 수시로 교육해야 하는데, 방역 당국은 한번 고지하고는 할 일 다했다는 식으로 팔짱만 끼는 탁상행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항체 형성률이 20%에 그친 것으로 확인된 충북 보은군의 한 농장주는 냉장 보관했던 백신을 꺼내 바로 접종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접종 가이드라인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그는 "축산 방역 당국이 농장주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접종 방법을 제대로 교육한 적이 있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농장주는 "나중에 공수의가 백신을 미지근한 물에 담갔다가 주사를 놓기에 '왜 그렇게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게 올바른 접종 방법이라고 하더라"라며 "당국이 구제역 발생 책임을 떠넘길 줄만 알지 농민 교육에는 소홀하다"고 울화통을 터뜨렸다.

구제역이 발생한 보은지역의 젖소 사육농장 주인도 "착유량 저하에도 군청이 하라는 대로 작년 10월 백신을 빠짐없이 접종했는데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전북 정읍의 한우농가 농장주 역시 "농식품부가 구제역 발생 책임을 농가에만 떠넘기는 것 같아 억울하다"고 격앙했다.

이 농장주는 "냉장 보관한 백신을 실온에 놔뒀다가 접종하는 가이드라인도 지켰는데 내 새끼들이 다 죽어 나간 잘못이 나한테 있다고 하니 환장할 노릇"이라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하충호 낙농육우협회 안성지부장 역시 "구제역 백신 접종은 대부분 사료회사 서비스팀이 담당한다"며 "백신 접종이 부실하게 이뤄질 리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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