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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30일 10시 01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1월 30일 10시 02분 KST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금지'가 말도 안 되는 정책인 이유를 보여주는 5가지 팩트

WASHINGTON, DC - JANUARY 29:  President Donald Trump is seen through a window making a phone call to King of Saudi Arabia, Salman bin Abd al-Aziz Al Saud, in the Oval Office of the White House, January 29, 2017 in Washington, DC. On Sunday, President Trump is making several phone calls with world leaders from the Oval Office.  (Photo by Mark Wilson/Getty Images)
Mark Wilson via Getty Images
WASHINGTON, DC - JANUARY 29: President Donald Trump is seen through a window making a phone call to King of Saudi Arabia, Salman bin Abd al-Aziz Al Saud, in the Oval Office of the White House, January 29, 2017 in Washington, DC. On Sunday, President Trump is making several phone calls with world leaders from the Oval Office. (Photo by Mark Wilson/Getty Images)

21세기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최소한의 교양만 있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린 '무슬림 입국금지' 행정명령이 완벽히 틀렸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테러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편견 가득한 '추정'만으로 7개 무슬림 국가(이라크, 시리아, 이란,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예멘) 출신 시민들의 미국 입국을 모조리 거부하거나 이들을 억류할 정당한 이유는 지구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게 전부가 아니다. 미국 언론들의 분석에 의하면 트럼프의 이 행정명령은 현실과도 매우 동떨어져 있으며,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조치임이 분명해진다.


팩트 1 : 7개국 출신 난민이 미국에서 발생한 테러에 연루된 적은 없다

white house

트럼프는 이 행정명령이 미국을 테러에서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수많은 외국 태생이 2011년 9.11 테러 이래 미국에서 테러 관련 범행을 저지르거나 연루됐으며 여기엔 방문·학생·고용비자를 받거나 난민정착프로그램 등을 통해 미국에 입국한 외국 국적자들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CNN은 1980년 난민법 제정 이후 이들 7개국 출신 난민이 미국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테러에 연루된 일이 없으며, 그 이전에 테러를 저지르다 사살된 난민이 있었지만 3명 모두 쿠바 출신이었다고 지적했다.


팩트 2 : 미국 내 테러리스트 대부분은 '시민권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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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카토연구소가 2016년 9월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해 9.11 이후 미국 내 테러 모의자 및 실행자 대부분은 미국 태생의 시민권 및 영주권 보유자였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으로 불렸던 지난해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격 테러의 범인은 뉴욕 태생으로 부모가 아프가니스탄계였다.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테러 범인은 키르기스스탄에서 체첸 출신 부모에게서 태어났으며 난민 출신이 아니었다.

워싱턴포스트도 "미국 내 지하드 테러리스트들은 외국인 침투자와는 거리가 멀며 대부분 미국 시민이거나 합법적 거주자"였다면서 "대규모 조직의 구성원이 아닌 이른바 '외로운 늑대'에 의한 자생적 테러리즘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는 비당파 싱크탱크 '신(新)미국재단'(NAF) 보고서 내용을 전했다.


팩트 3 : 트럼프가 사업하는 국가는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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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트럼프가 '무슬림 입국금지' 구상을 처음으로 밝히기 직전인 2015년 12월 로스앤젤레스(LA) 동부 샌버나디노 총기난사 사건을 예로 들며 이번 행정명령의 허구성을 짚었다.

샌버나디노 사건의 범인들은 시카고에서 태어난 28세의 미국 국적자와 파키스탄 태생으로,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성장한 뒤 결혼 비자로 미국에 온 사람이며 이번 금지국 명단에 사우디와 파키스탄 등이 없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한 것.

그런가하면 AFP통신은 "9.11 테러 용의자들의 고국인 사우디, 이집트, 레바논,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이번 여행 금지대상국에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이들 국가가 모두 미국의 동맹국임을 상기시켰다.

나아가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의 입국금지 행정명령 대상국에서 제외된 사우디, 인도네시아, UAE, 터키, 이집트, 레바논 등 주요 무슬림 국가들이 트럼프의 사업상 이익과 관련 있는 곳이라는 주장을 소개했다.

시민단체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 회장이자 오바마 정부 때 백악관 윤리 자문관을 지낸 놈 아이슨은 트윗 글을 통해 "경고. 트럼프 대통령의 무슬림 금지는 자신의 사업상 이해관계가 있는 나라들을 제외하고 있으며 이는 위헌"이라며 "법정에서 봅시다"라고 꼬집었다.


팩트 4 : '오바마도 똑같이 했다' = 거짓말

donald trump

백악관은 국내외 비판이 쏟아지자 "이번 조치는 무슬림이나 종교에 관한 것이 아니라 테러로부터 미국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11년 이라크 난민에 대한 입국 비자 검토를 6개월간 동결한 조치와 유사하다며 금지 대상 7개국은 오바마 정부가 테러의 원천으로 지목한 나라들이라고 강변했다.

그러나 CNN은 "트럼프의 이번 명령은 모든 이라크 국적자의 미국 입국을 90일 동안 금지하는, 훨씬 더 포괄적인 것"이라며 오바마 정부는 미국 입국을 직접 금지하지는 않았다고 반박했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오바마는 미군을 노린 폭탄 제조에 관련되어 있다는 정보가 드러난 두 명의 이라크인이라는 실제 위협에 대응한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한 뒤, "반면 트럼프는 어떤 당면한 위협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행정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또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는 비자 발급 금지를 발표한 것이 아니다"라는 점과 "오바마의 정책은 영주권자를 포함해 미국에 입국하는 해당 국가 출신 모든 시민들에게 적용됐던 게 아니다"라는 점을 친절하게 설명했다.


팩트 5 : 미국 정부가 소송에서 이길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donald trump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브루킹스연구소의 벤저민 위티스 수석 연구원은 '로페어' 기고에서 이번 행정명령 가운데 이중국적자 처리를 비롯한 많은 조항의 내용이 너무 부실해서 소송이 벌어질 경우 정부가 연방법원에서 방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종합하자면, 백악관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할 만큼 뒤죽박죽인 데다 미국 전역의 거센 반발각 주 법무장관들의 비판을 부르고 있는 이번 행정명령은 어떻게 보더라도 그 정당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있다.

이건 끔찍한 재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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