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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29일 11시 27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1월 29일 11시 27분 KST

"노동시간 단축" 정부 발표가 '공염불'이었다는 강력한 증거

Businessman agonizing something on the desk
RUNSTUDIO via Getty Images
Businessman agonizing something on the desk

정부가 세계 최장 수준인 우리나라 노동시간을 줄이겠다고 공언했지만, 최근 수년 새 노동시간이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노동사회연구소의 '노동시간 실태와 단축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연간 노동시간이 2천 시간을 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멕시코, 그리스뿐이다.

OECD에 보고된 우리나라의 연간 노동시간은 2천100시간을 넘어 OECD 평균(1천766시간)보다 무려 400시간 가까이 길다.

정부는 이 같은 세계 최장 수준의 노동시간을 줄이기 위해 연간 노동시간을 점진적으로 줄여 2020년까지 1천800시간으로 단축하겠다는 계획을 2011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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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같은 정부의 발표는 '공염불'에 지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집계된 취업자 연간 노동시간은 2013년 2천247시간에서 2014년 2천284시간, 2015년 2천273시간으로 되레 늘고 말았다.

연간 노동시간의 이 같은 증가는 그동안 노동시간 단축의 주 요인이었던 주5일 근무제의 확산 추세가 멈췄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체 노동자 중 주5일 근무제를 적용받는 노동자 비율은 2005년 30.2%에서 2010년 48.9%, 2013년 66.4%로 빠르게 높아졌으나, 2015년에는 65.7%로 오히려 낮아졌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에는 대부분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됐으나, 수익성이 낮은 영세 사업장에 주5일제를 적용하기 쉽지 않아 그 확산 추세가 멈춘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정부와 재계가 장시간 노동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근로기준법을 탈법적으로 해석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근로기준법이 연장근로 한도를 주 12시간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휴일근로는 연장근로 한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고용노동부 해석이 탈법적인 장시간 노동을 합리화했다는 지적이다.

근로기준법은 주 40시간을 초과하는 노동을 금지하고, 당사자가 합의하더라도 주 12시간까지만 연장근로를 허용하고 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남성 노동자의 주당 노동시간 평균은 30대 후반(47.1시간)에서 정점을 이뤘다. 이후 50대 후반(44.5시간)까지 완만하게 감소하다가, 60대 초반에 다시 늘어났다.

학력별로는 고졸 근로자의 주당 노동시간 평균이 44.6시간으로 가장 길고, 이어 전문대졸(44.1시간), 대졸 이상(42.5시간) 순이었다.

산업별로는 운수업(47.7시간)이 가장 길고, 제조업(45.9시간)과 부동산임대업(45.9시간)이 그 뒤를 이었다. 교육서비스업(34.7시간)은 모든 산업 중 가장 짧았다.

보고서는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주요 대책으로 ▲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주5일 근무제 전면 확대 ▲ 휴일근로 제한 ▲ 연차유급휴가 적용 및 사용 확대 ▲ 법 위반 사업장 근로감독 강화 등을 제시했다.

김유선 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노동시간 단축은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여가생활 증대로 내수를 진작시키고, 저성장 시대 일자리를 늘릴 방안"이라며 "정부는 실현 가능한 정책수단을 구체화하고, 이를 강력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