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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25일 16시 10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1월 25일 16시 10분 KST

울산 남구가 수입하려는 '日 다이지 돌고래'의 진실(사진)

“그물에 걸린 새끼 돌고래가 어미한테 가려고 미친 듯이 날뛰었어요. 그물 바깥에 바싹 붙은 어미 돌고래는 새끼 옆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울산 남구가 24일 일본 다이지에서 잡힌 4~5살 야생 암컷 큰돌고래 두 마리를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에 추가 반입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시각, 일본 다이지에서는 전 세계 수족관으로 보낼 전시공연용 큰돌고래 사냥이 벌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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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4일 일본 다이지에서 벌어진 돌고래 사냥. 250마리를 만으로 몰아 그 중에서 선별 작업을 벌이고 있다. 닷새 동안 100마리가 잡혔다.

일본 다이지에서 돌고래 포획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리즈 카터(44)는 25일 <한겨레>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결국 새끼는 가두리에 갇혀 어미와 헤어져야만 했다”고 말했다. 리즈 카터는 두 딸과 함께 호주 멜버른에서 사는 40대 주부다. 다이지의 돌고래 학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더 코브>를 본 뒤, 돌고래가 잔인하게 학살되는 걸 두고 볼 수 없어서, 지난해 1월에 이어 두 번째로 일본에 왔다. 매년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다이지에는 돌고래 사냥이 벌어지고, 전 세계 환경단체 수십 명이 몰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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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돌고래가 다이지 앞바다에 나타나면, 어선 10~11척이 나가 돌고래를 몰고 그물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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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들을 만에 가둔 뒤, 닷새 동안 선별 포획 작업이 이뤄졌다.

돌고래 사냥은 20일 시작됐다. 이날 아침 250여 마리가 다이지 근해에 나타나자, 어선 10여 척이 ‘돌고래 몰이’를 시작했다.

“어선 위의 어부들이 긴 철봉을 바닷물에 집어넣고 망치로 ‘꽝꽝’ 칩니다. 그러면 물속에서 음파의 벽이 형성되고, (음파로 위치를 파악하는) 돌고래들은 혼란에 빠져요. 어부들은 그런 식으로 돌고래들을 육지의 만 쪽으로 몹니다.”

1~5시간 걸려 돌고래들은 그물이 넓게 쳐진 만에 도착한다. 소형보트를 탄 어부들과 잠수부들이 작은 그물을 치면서 며칠 동안 선별 작업을 벌인다. 번식력이 있는 암컷과 인기 높은 새끼가 선호 대상이다.

24일까지 진행된 닷새 동안의 사냥에서 100마리의 돌고래가 잡혔다고 국제 환경단체 ‘돌핀프로젝트’는 밝혔다. 아무것도 먹지 못한 돌고래는 탈수증에 빠진다. 다수의 돌고래들이 부상당하거나 죽는다. 이번 포획 과정에서 네 마리가 죽었다. ‘죽음의 사냥터’가 된 다이지 만에서 ‘운 좋게’ 살아남은 돌고래는 150여 마리였다. 24일 어부들은 다이지 만의 그물을 풀었고, 돌고래들은 바다로 돌아갔다. 새끼와 이별한 어미 돌고래도 이때 돌아갔을 거라고 리즈 카터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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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단계에서는 그물이 사용된다. 번식력 있는 암컷과 귀여운 새끼가 선호된다.

돌핀프로젝트의 크리스틴 고우 활동가는 25일 <한겨레>에 “포획된 돌고래는 주변 바다의 가두리나 다이지 고래박물관에 수용된 뒤 전 세계로 팔려나간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가 돌고래 거래시장의 큰 손”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대만, 필리핀 등과 함께 3~4위권의 구매자다. 울산시 남구가 수입하는 돌고래 두 마리도 이렇게 야생에서 잡혀 현재 고래박물관에서 한국으로 이송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은 ‘장꽃분’ ‘장두리’ 등 암컷 두 마리와 수컷 ‘고아롱’ 등 총 세 마리의 다이지산 큰돌고래를 가지고 있다. 울산 남구는 지난해 1월 다이지로부터 큰돌고래 2마리의 추가 수입을 추진했다가, 반대 여론이 일면서 수입 추진을 보류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1월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일본 돌고래 수입을 자제 권고”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일 년 만에 기존 입장을 뒤집어 지난 11일 일본산 돌고래 수입을 허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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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코브>에 출연한 세계적인 돌고래 보호운동가 리처드 오배리 ‘돌핀프로젝트’ 대표는 25일 <한겨레>에 다음과 같은 입장을 전했다. “제돌이 등 수족관돌고래를 바다에 성공적으로 돌려보낸 한국이 일본 다이지에서 잔인하게 포획된 돌고래들을 다시 수입한다는 사실이 놀랍다. 야생을 착취하지 않고 존중하는 모범적 정책을 한국이 계속 지켜나가길 바란다.”

리즈 카터는 인터뷰에서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했는지 25일 오후 다시 메신저를 보내왔다. “사람들이 돌고래쇼의 돌고래들이 야생에서 왔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우리가 돌고래쇼 입장권을 사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그렇게 하지 못하면 다이지의 돌고래들에게 희망이 없어요.”

서울대공원의 ‘태지’ 등 일본에서 국내로 수입돼 돌고래쇼를 벌이는 큰돌고래는 모두 27마리다. 이번에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 두 마리가 추가 수입되면 29마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