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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24일 04시 04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1월 24일 04시 08분 KST

도널드 트럼프가 TPP 탈퇴를 공식 선언하며 '미국 우선주의'의 시대를 알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다자 간 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공식으로 선언했다.

트럼프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에 이어 TPP 탈퇴 수순에 돌입함에 따라 세계 무역질서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졌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TPP 탈퇴 계획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는 TPP 탈퇴에 대해 "미국 노동자를 위해 아주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TPP는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2개국이 참여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TPP를 아·태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야심 차게 추진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아세안 정상회의 연설에서 "TPP는 '아시아 중시 정책'(Pivot to Asia)의 핵심"이라며 "흐지부지될 경우 미국의 지도력에 대한 의문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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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트럼프는 선거운동 내내 "미국에 잠재적인 재앙"이라며 TPP를 비판하는 한편, 취임 첫 날부터 TPP 탈퇴를 준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는 나프타 재협상 방침을 밝힌 지 하루 만에 TPP 탈퇴까지 선언함으로써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트럼프식 무역 노선을 재천명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첫 공식 브리핑에서 "미국이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양자 무역협정 시대로 가고 있다"고 평했다.

오는 27일 백악관에서 열릴 트럼프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간의 미·영 정상회담에 대해 스파이서 대변인은 "어느 정도 수준에서 다뤄질지는 모르지만, 무역과 관련한 협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이어 "이번 주내에 무역과 관련된 행정명령이 추가로 나올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전날 백악관에서 열린 참모진 시무식에서 "나프타와 이민 문제, 국경 치안 문제를 재협상하기 위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엔리케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조만간 회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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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TPP 철회 방침에 대해 민주당 진보주의자들과 미국 노조는 환영했다. 반면 공화당의 '정통 보수' 인사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여야의 입장이 거꾸로 된 형국이다.

민주당 대선주자였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은 "TPP가 사라지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지금은 미국의 노동자 가정을 돕는 새로운 무역정책을 개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줄곧 TPP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자유무역 협정에 반대해왔던 인물이다.

반면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 등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미국의 아·태 지역 경제 및 경제적 지위 약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매케인 의원은 성명에서 "중국에 경제 규칙을 만드는 빌미를 줄 뿐 아니라 미국이 아·태 지역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골치 아픈 신호를 주게 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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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도 TPP에 강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밝힌 적이 있기 때문에 사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TPP는 폐기될 운명을 피할 수 없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의 경제 정책은 보호무역에 대한 전 세계의 우려를 부르기에 충분하다. TPP 탈퇴는 어쩌면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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