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017년 01월 23일 12시 16분 KST

0세부터 100세까지 읽어도 좋은 그림책 3권

the

어린 아이가 있는 집은 그림책이 넘쳐난다. 요즘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신기하고 재미난 그림책이 많다. 그런데 아이를 위해 찬찬히 그림책을 읽어주다 보면 마음에 끌리는 책들이 있다. 내용이 따뜻한 경우도 있고, 상처를 치유 받는 때도 있다. 그렇지만 ‘아이를 위한 책인데?’ 싶어서 더 관심을 가지진 않는다. 과연 그림책은 아이만을 위한 책일까?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책이 있다. 그림책은 모든 사람을 위한 책이며, 0세부터 100세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단다. 어른이 읽어도 좋은 그림책 3권을 만나보자.

reading a book with kid

1. 인생의 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비 오는 날의 소풍’

the

“드디어 소풍날이 밝았습니다. 그런데! 절대 벌어지면 안 될 일이 일어납니다. 우리 모두 한 번쯤 이런 경험이 있지 않을까요? 소풍날 아침, 세상에 비가 내립니다. 잔뜩 기대했을 꼬마의 상심이 얼마나 클지 단박에 이해 됩니다. 창가에 기댄 셀레스틴느의 낙심한 어깨를 저라도 따뜻하게 다독거려주고 싶습니다. 에르네스트 아저씨의 위로에도 셀레스틴느는 울기만 합니다. 그런데, 이때 에르네스트 아저씨는 누구나 할 수 없는 아주 색다른 제안을 합니다. 비는 내리지만, 비가 안 오는 셈 치고 소풍을 가자고 말입니다. 얼마나 통쾌한 역전인가요.” (책 ‘이토록 어여쁜 그림책’, 이상희, 최현미, 한미화, 김지은 저)

소풍날 비 오는 것만큼 괴로운 일도 없다. 대부분은 소풍이 취소된다. 그림책의 주인공도 소풍 갈 마음에 들 떠 있다가, 당일 아침 비가 오는 것을 보고 낙심한다. 그런데 아저씨가 비가 오지 않는 셈 치고 소풍을 가자고 한다. 생각을 바꾸면 상황도 바뀔 수 있음을 알려준 것이다. 진짜 비가 오지 않는 셈 치고 주인공은 소풍을 떠나는데,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진다. 한 편으로는 통쾌함도 있다. 우리의 삶도 이런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2. 기억의 힘으로 사랑은 언제나 현재진행형 ‘아모스와 보리스’

the

“미국 그림책 작가 윌리엄 스타이그의 ‘아모스와 보리스’는 전혀 다른 존재간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그림책입니다. 주인공은 육지에 사는 쥐와 바다에 사는 고래입니다. …. 육지의 작은 동물인 쥐와 바다를 헤엄치는 거대한 고래라는 전혀 다른 존재,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존재가 우연히 만나 서로의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중요한 존재가 되는 것을 그리고 있습니다. …. 돌아보면 우리가 보낸 그 많은 시간들은 모두 기억으로 차곡차곡 쌓입니다. 내 몸에 내 마음에 기억으로 흔적을 남기죠. 함께 했던 시간, 함께 했던 추억으로 그 사람을, 그 시간을, 그 순간을 생각하며 그 추억의 힘으로 살아갈 때 그 순간 비로소 사랑은 완성되는 것인지 모릅니다. 기억의 힘으로 사랑은 끊임없이 현재진행형이 될 수 있습니다.” (책 ‘이토록 어여쁜 그림책’, 이상희, 최현미, 한미화, 김지은 저)

이 그림책에는 서로 도저히 만날 수 없는 인연이 서로 만나 인연을 쌓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리고 이들은 헤어지는데 둘 모두 다시는 만날 수 없음은 잘 안다. 그렇지만 아마도 서로를 무척이나 그리워할 것이다. 너무나 소중하고 각별한 인연이었기 때문이다. 우리의 사랑도 이와 비슷한 존재다. 기억이 이어지는 한, 비록 이별을 했더라도 우리가 나누었던 사랑은 유효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통해 이별 뒤 어떻게 스스로의 마음을 어루만져줄지를 배울 수 있다.

3. 날마다 날마다 시간이 모자란다면 ‘시간 상자’

the

“책 속의 주인공 소년은 바닷가에서 우연히 바닷가재 한 마디를 발견합니다. 그 바닷가재의 작은 눈을 들여다보면서 저 바다 싶은 곳을 여행하고 왔을 그의 모험을 상상합니다. 소년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건 바닷가재만이 아닙니다. 흰 갈매기와 꽃게도 자꾸만 발길을 붙잡습니다. 한 차례 파도가 몰아치고 난 뒤에 눈앞에 작은 수중 카메라가 떠밀려 와 있는 것을 봅니다. 소년은 이 카메라 안의 사진을 인화해본 뒤 깜작 놀랍니다. 낡은 카메라 속의 필름은 수많은 바다 생물들의 저마다 다른 시간을 기록해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 이 비밀스러운 수중카메라를 만난 존재들은 빠짐없이 그 직전 카메라의 주인 사진을 들고 함께 셀프 카메라를 찍고 있습니다. 소년도 마지막에 인화된 알 수 없는 소녀의 사진을 들고 자기 얼굴을 찍은 다음 그 카메라를 바다에 던집니다.” (책 ‘이토록 어여쁜 그림책’, 이상희, 최현미, 한미화, 김지은 저)

각자 시간 상자를 가지고 있다. 그 안에는 기억하고 간직하고 싶은 순간이 담겨 있다. 매일 매일 그런 순간이 있기도 하고, 간혹 오기도 한다. 어떤 이에게는 꽤 오랜 기간 동안 오기도 한다. 이 그림책은 글이 없이 그림만 있다. 그럼에도 시간에 대해 제대로 느끼게 해 준다. 아마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체험적으로 잘 알 수 밖에 없는 시간이 갖는 힘인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