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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14일 11시 26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1월 14일 11시 32분 KST

공무원 때문에 분노한 미국 시민이 세금을 동전 30만개로 낸 사연

Nick Stafford/Facebook

세계 어디를 가나 공무원들에 대한 인식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미국 공무원들은 특히 불친절하고 게으르기로 유명하다. 문의사항 때문에 전화를 걸어 하염없이 기다려봐도 아무도 응답하지 않는 일이 다반사다.

공무원의 불친절함과 불성실함이 한 미국 시민으로 하여금 엄청난 일을 저지르게 만들었다. 닉 스태포드를 소개한다. 작년 12월 11일, 그는 자신이 사는 버지니아주 레바논의 교통국에 카트 다섯 대를 끌고 나타났다.

카트에는 동전이 가득했다. 2987.14달러, 자신의 차량에 대한 세금을 29만 8745개의 동전으로 내러 온 것이었다. 그는 심지어 동전을 쪼개서 담는 일을 도와줄 사람 11명을 시급 10달러(한화 1만 2천 원 가량)에 고용하기까지 했다! 동전을 다 담는 데 4시간이 걸렸다고 하니 440달러(한화 52만 원 가량)를 쓴 것이다.

허프포스트 US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교통국의 공무원들은 스태포드가 동전 부대를 앞세워 교통국 사무실에 출두했던 수요일 오전 9시부터 계속 수작업으로 동전을 셌는데 이튿날 아침에야 끝이 났다고 한다.

뭔지는 몰라도 화가 단단히 났던 게 틀림없다. 대체 무엇이 이 선량한 자영업자를 분노케 했을까?

스태포드는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홈페이지에 쓴 글을 통해 자신이 이런 행동을 벌이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왜 이런 짓을 하느냐고 물을지 모른다. 나는 2016년에 소득세로만 30만 달러(한화 3억 5천만 원) 가까이를 냈고 주의 법을 지키지 않는 공무원들에 대해 가차없기 때문이다."

작년 9월 스태포드는 레바논 교통국에 간단한 질문을 하러 전화를 걸었다. 그가 여러 주소에 집을 소유하고 있어서 새로 구입한 차를 등록할 경우 어디를 주소지로 하여 등록을 해야 하는지 문의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웹에서 볼 수 있었던 교통국 전화번호는 '현재 통화량이 많으니 기다려달라'는 자동응답 메시지만 반복했다. 한 시간이 넘어도 담당자와 통화할 수 없었던 스태포드는 담당자 직통 전화번호를 알아보려 했지만 교통국 홈페이지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정보공개청구법을 통해 교통국 직원들의 전화번호를 얻었다. 그리고 담당자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전화를 받은 공무원은 스태포드에게 이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면 안된다면서 전화를 끊어버렸다. 스태포드는 원하는 대답을 얻을 때까지 계속 그 번호로 전화를 걸어 결국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스태포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다시 그 번호로 전화를 걸어 버지니아주의 다른 교통국 아홉 군데의 직통 전화번호들을 요청했다. 레바논 교통국이 이를 거부하자 스태포드는 법원에 소를 제기했다.

"이 사람들이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으니 나도 이들을 불편하게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스태포드는 브리스톨 헤럴드 쿠리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스태포드는 이렇게 해서 얻은 전화번호들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모두 공개했다. "나는 우리 공화국과 민주주의의 근간이 열린 정부와 정부의 투명성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정보공개청구법의 힘을 모른다는 사실이 놀랍다." 스태포드가 브리스톨 헤럴드 쿠리어에 한 말이다.

카트 다섯 대로 이루어진 동전 부대의 역습은 스태포드의 마지막 복수였다. 레바논 교통국은 그의 세금을 수납 처리하였으며 이제는 매우 공손하고 정중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스태포드는 전한다.

이런 사례를 읽어보면 그나마 한국 공무원처럼 친절하고 성실한 공무원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 그런데 이거 하나는 알아둬야 한다. 미국의 정보공개청구법은 매우 강력한 반면, 한국의 정보공개법은 거의 무력하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