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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16일 12시 33분 KST

반려 동물로 입양하고 싶은 중국 전설 속의 동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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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함께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예방 주사, 건강 검진, 사료 문제를 비롯해 신경 써야 하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반려 동물을 입양하기를 원하며, 함께 많은 추억을 쌓아나간다. 한국과학기술정보원의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반려동물 사업은 2020년까지 5조 81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한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려는 사람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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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런 반려동물을 상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중국의 가장 오래된 신화서로 알려진 ‘산해경(山海經)’에 등장하는 신기한 동물들을 기르는 상상 말이다. 동물과 함께 하고 싶지만 여러 이유로 여의치 않은 사람들에게 "~쪽으로 ~리를 가면 나오는 산에 사는"이란 문장으로 시작하는 각종 동물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본다. 건강검진과 사료 등 현실에 대한 고민은 상상 속에서라도 잠시 제쳐놓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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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숙호(孰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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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쪽으로 360리를 가면 엄자산이라는 곳이다. 산 위에서는 단목이 많이 자라는데 잎은 닥나무 같고 열매는 크기가 오이만 하며 붉은 꽃받침에 결이 검다. 이것을 먹으면 황달병이 낫고 화재를 막을 수 있다. 그 남쪽에는 거북이가 많고 북쪽에서는 옥이 많이 난다. 초수가 여기에서 나와 서쪽으로 바다에 흘러드는데, 그 속에는 고운 숫돌과 거친 숫돌이 많다. 이곳의 어떤 짐승은 생김새가 말의 몸에 새의 날개, 사람의 얼굴에 뱀의 꼬리를 하고 있다. 이 짐승은 사람을 안아 들기를 좋아하며 이름을 숙호(孰湖)라고 한다..." (책 '산해경(山海經)', 정재서 역)

'산해경(山海經)'은 말 그대로 중국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의 '산'과 '바다'에 사는 신비한 식물과 동물들에 대해 적어놓은 책이다. 때문에 단순한 신화집이 아닌 고대 중국(춘추전국시대쯤으로 추정)의 '지리서' 역할을 했을지 모른다는 추측도 있다. '지리서' 역할을 하기에는 지나치게 신기한 동물들이 많긴 하지만 말이다. '서남쪽으로 360리를 가면 있는 엄자산'에 사는 '숙호(孰湖)'란 동물도 그 중 하나다. 이 동물은 말의 몸에 새의 날개를 하고 사람의 얼굴에 뱀의 꼬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언뜻 보면 키메라 같기도, 또 달리 보면 케르베로스 같은 생김새를 하고 있는 셈이다. 재미있는 건 이 동물이 키메라나 케르베로스처럼 사람을 잡아먹거나 싫어하지 않고 사람을 보면 "안아 들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마치 사람을 만나면 재롱을 피우며 반기는 강아지 같은 느낌이다(너무 크긴 하다!). 집에 공간만 충분하다면 이런 동물 하나쯤 기르며 때때로 '서울 구경'을 해보는 건 어떨까?

2. 쌍쌍(雙雙)

"남해의 밖, 적수의 서쪽, 유사의 동쪽에 짐승이 있는데, 좌우에 머리가 있고 이름을 출척(䟣踢)이라고 한다. 세 마리의 푸른 짐승이 한 몸이 되어 함께 붙어 있는데 이름을 쌍쌍(雙雙)이라고 한다." (책 '산해경(山海經)', 정재서 역)

‘쌍쌍(雙雙)’은 ‘산해경(山海經)’ 중 대황남경(大荒南經)에 나오는 동물이다. 대황경(大荒經)은 주로 중국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세계에 대한 기록이라고 알려져 있다. "세 마리의 푸른 짐승이 한 몸이 되어 붙어 있는" ‘쌍쌍(雙雙)’이란 동물이 여기 등장한다. 언뜻 보면 그리스 신화에서 지옥을 지키는 '케르베로스'와 매우 흡사한 형상을 가졌다. 딱히 개라는 언급은 없지만 말이다. 머리가 붙어있다는 언급 말고는 성질에 대한 어떤 설명도 없어서 궁금증을 더한다. 그리 포악하지만 않다면 데리고 사는 것도 나쁘진 않을지도 모른다. 사료값은 세 배가 들겠지만.

3. 산휘(山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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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북쪽으로 200리를 가면 옥법산이라는 곳인데 회택수가 여기에서 나와 동북쪽으로 태택에 흘러든다. 그 속에는 초어가 많은데 생김새는 잉어 같으나 닭발이 있고 이것을 먹으면 혹을 낫게 할 수 있다. 이곳의 어떤 짐승은 생김새가 개 같은데 사람의 얼굴을 하고 던지기를 잘하며 사람을 보면 웃는다. 이름을 산휘(山揮)라고 하는데 다니는 것이 바람 같고 이것이 나타나면 천하에 큰 바람이 분다." (책 '산해경(山海經)', 정재서 역)

‘산휘(山揮)’는 ‘산해경(山海經)’ 중 북산경(北山經)에 적혀 있는 동물이다. 지금까지 나온 동물 중 제일 상식 선의 반려 동물과 가까운 형상인 '개'의 생김새를 하고 있다. 한 가지 사소한(?) 차이점이 있다면, 그 얼굴이 개가 아닌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혹시 술 많이 먹고 사람이 '개 됐다'는 관용어구를 그대로 상상해 적어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들지만, 다행히 성질이 그렇게 못된 편은 아니다. 던지기를 잘하며 '사람을 보면 웃는다'고 한다. 던지기를 잘한다고 하니 흔히 개랑 같이 할 수 있는 '던진 막대기 물어오기' 같은 놀이를 해보는 건 어떨까? 달려가서 막대기를 가져오는 쪽이 사람이어야 하는 것만 이해해 주시길!

4. 귀초(鬼草)

"다시 북쪽으로 30리를 가면 우수산이라는 곳이다. 이곳에 이름을 귀초(鬼草)라고 하는 풀이 이는데, 그 잎은 해바라기 같으며 줄기가 붉고 이삭이 벼와 같다. 이것을 먹으면 근심이 없어진다. 노수가 여기에서 나와 서쪽으로 휼수에 흘러든다. 이곳에는 비어가 많은데 생김새가 붕어 같다. 이것을 먹으면 치질을 낫게 할 수 있다." (책 '산해경(山海經)', 정재서 역)

혹 반려 동물보단 식물 쪽에 관심이 있다면 '북쪽 30리를 가면 나오는' 우수산에 서식하는 이 식물에 관심을 기울여보는 건 어떨까. '귀초(鬼草)'라는 이름의 이 식물은 잎이 해바라기 같고 이삭이 벼와 같은데, 먹으면 근심이 없어진다고 한다. 난 대신 기르기도 좋고 식용으로도 쓸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먹으면 귀신 같이 근심이 없어진다고 해서 '귀초(鬼草)'라고 불리는 모양이다. 다만 조심할 일이다. 함부로 기르다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잡혀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어쩌면 오래 전 사람들도 '대마'류의 식물을 알고 있었던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