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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10일 12시 20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1월 10일 12시 40분 KST

부장들이 신년에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 8가지

sciurus carolinensis

글 쓰는 판사로 유명한 문유석 씨가 기고해 오늘(10일) 중앙일보에 올라온 '전국의 부장님들께 감히 드리는 글'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문 판사는 신년 첫 칼럼인 이 글에서 전국의 부장들에게 해서는 안 되는 일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해주고 있다. 구구절절 맞는 얘기라 직장 생활을 시작하는 젊은이들이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퍼가고 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그 중 몇 가지 깊이 동감한 구절에 대해서 부연 설명을 하고 한 두 가지를 덧붙였다.

1. "(부하 직원들과) 저녁 회식하지 마라"

- 돈도 있고 친구도 있고 없는 건 '당신이 뺏고 있는 시간뿐'이라는 말 맞다. 특히 퇴근 한 시간 전에 '오늘 한잔'은 절대 금물이다.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 가서 혼자 컵라면을 먹더라도 부장님과의 술자리보단 낫다. 게다가 이걸 '회식'이라고 부르지도 말라. '회식'이란 적어도 일주일 전에 전 부서를 대상으로 공지한 공식 행사에나 쓰는 말이다. 번개는 네이버 밴드에서 하시길.

2. "‘우리가 남이가’ 하지 마라"

- '남이다'라는 말에 격하게 공감한다. 형제품으로 '가족 같은 회사', '친구 같은 상사' 다 가족처럼 불어먹으려는 수작인 거 우린 애 진작에 알고 있었다. 게다가 설사 가족이라도 그렇다. 가족이 뭐 대수인가? 오늘 장시호가 최순실 태블릿 PC 제보한 거 못 봤나? 정유라가 덴마크에서 '엄마가 다했다'고 기자들에게 흘린 거 못 들었나? 가족도 나 빼곤 다 남이다.

3. "상사가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다"

- 처음부터 어떻게 하면 당신의 설명이 '찰떡'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대충 말하고 찰떡같이 알아듣기를 원하는 건 태업이다. 특히 나쁜 짓 할 때 '찰떡'같이 알아들으면 전부 부하직원 손해다. 지금 박근혜가 주장하는 게 그런 거 아닌가? 그냥 '좋은 일'이라며 '(최순실) 도와주라'고 개떡처럼 말했는데, 안종범이랑 정호성이 찰떡같이 알아듣고는 대기업 모아서 돈 내놓으라고 했다는 거 아닌가? 회사의 모든 '당신과 나'는 법적 관계. 법적 관계에서 개떡과 찰떡은 완전 다른 떡이다.

4. "굳이 미모의 직원 집에 데려다준다고 나서지 마라"

- '굳이 미모의 직원'이 아니더라도 함께 일하는 누구도, 성별에 상관 없이 당신의 차에 타거나 같은 택시를 타고 집에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당신과 어쩔 수 없이 택시를 같이 타야 하는 경우는 영종도에 사무실이 있고 집이 수원이라 택시비가 15만 원쯤 나오는데 통장에 잔액이 7만 5천 원 밖에 없고 하필 카드가 한도 초과일 때뿐이다. 게다가 그 경우에라도 반드시 앞에 태워라. 뒷자리에 같이 타서 가는 내내 말 걸지 말고.

5."‘우리 때는 말야’ 하지 마라"

- 그때가 어땠는지 이미 부모에게 귀에 박힐 만큼 듣고 자란 요새 애들은 그 자리에 들어가기 위해 당신보다 한 200점쯤 높은 토익 점수를 따고 당신보다 5개쯤 많은 자격증을 가지고도 방학 때마다 무급인턴으로 경력을 쌓고서야 신입으로 들어간다. 당신의 연륜과 경험을 무시하는 게 아니다. 그냥 요새 신입사원 되기가 그렇게나 어렵다는 걸 명심하시라는 얘기. 당신이 집에서 아들이나 딸에게 했을 때 '왜 또 저래'라는 말을 들을 것 같은 말은 절대 부하직원에게도 하는 게 아니다.

여기서부턴, 쓰다 보니 가슴이 복받쳐 꼭 해야 할 말 몇 가지가 떠올랐다.

6. '위에다 어떻게 얘기하냐'는 말하지 마라

- 당신이 위에 눈치 보인다는 이유로 직원의 휴가를 자르지 마라. 오분 욕먹고 직원 하루 쉬게 해주는 게 당신 연봉이 걔보다 높은 첫 번째 이유다. 당신이 위에 혼날까 봐 걱정된다는 이유로 직원의 아이디어를 밟지 마라. 개떡 같은 아이디어라도 위에 올려도 될 만큼 찰떡같이 만들어 주는 게 당신 역할이다. 그리고 그게 당신 연봉이 걔보다 높은 두 번째 이유다.

7. 노래방에서 랩 하지 마라

- 일단 회식하고 2차로 노래방에 가자는 말을 꺼내지 마라. 그러나 만약 누군가가 '부장님 노래방 가시죠'라고 자꾸 조른다면 그 자식은 아첨꾼이다. 경계하라. 근데 혹시 아첨꾼이 너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가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해도, 절대, 네버! 노래방에서 랩이 들어간 노래는 하지 마라. 당신의 하트가 너무 김건모의 잘못된 사랑을 부르고 싶다고 요동을 쳐도 참아라. 체통을 지킬 의무가 당신의 연봉이 걔들보다 높은 세 번째 이유다.

8. 이 기사를 봤어도 못 본척 해라

- 절대 내일 회사 가서 '그 기사 봤냐'고 부하 직원들에게 물어보지 마라. 혹시 누가 그 기사 봤냐고 물어봐도 '못 봤다'고 답하라.

9.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이게 다 다른 회사 부장님들 얘기라는 점이다. 우리 부장님 얘기는 절대 아닙니다.

동물은 최고의 사진 방해꾼이다